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5. 14. 선고 2024나75306 판결

주문

1.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1.

원고들의 주장 요지

피고는 대리인인 G을 통해 원고 E에게 광양시 H체육관 기계설비공사 중 도시가스 배관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재하도급 주었고, 원고 E은 2022. 5. 9.경 위 공사를 마쳤다. 그러나 피고는 아직까지 노무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 따라서 피고는 ① 원고 E이 조달한 근로자인 나머지 원고들에게는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에 따라 원고 E과 연대하여 그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② 원고 E에게는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에 따라 그 대금 중 원고 E의 인건비에 해당하는 금액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은 "건설업에서 사업이 2차례 이상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11호에 따른 도급이 이루어진 경우에 같은 법 제2조 제7호에 따른 건설사업자가 아닌 하수급인이 그가 사용한 근로자에게 임금(해당 건설공사에서 발생한 임금으로 한정한다)을 지급하지 못한 경우에는 그 직상 수급인은 하수급인과 연대하여 하수급인이 사용한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할 책임을 진다."라고 규정하고, 건설산업기본법 제2조 제7호는 "건설산업자란 이 법 또는 다른 법률에 따라 등록 등을 하고 건설업을 하는 자를 말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근로기준법 제44조의2 제1항이 적용되기 위해서는 피고와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한 하수급인이 건설사업자가 아니어야 하는데, 원고 E은 건설산업기본법에 따른 등록을 하지 않아 건설사업자가 아닌 반면 I 주식회사(이하 'I'이라 한다)는 '가스시설시공업 제1종'으로 건설업등록을 하고 건설업을 영위하는 자로서 건설사업자에 해당한다. 따라서 피고와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이 누구인지 여부가 이 사건의 쟁점이다(원고 E의 인건비 청구 역시 원고 E이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의 상대방임을 전제로 하고 있으므로, 마찬가지이다).

나.

관련 법리

계약을 체결하는 행위자가 타인의 이름으로 법률행위를 한 경우에 행위자 또는 명의 인 가운데 누구를 계약의 당사자로 볼 것인가에 관하여는, 우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한 경우에는 그 일치한 의사대로 행위자 또는 명의인을 계약의 당사자로 확정해야 하고, 행위자와 상대방의 의사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에는 그 계약의 성질 · 내용 · 목적 · 체결 경위 등 계약 체결 전후의 구체적인 제반 사정을 토대로 상대방이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행위자와 명의자 중 누구를 계약 당사자로 이해할 것인가에 의하여 당사자를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7. 9. 6. 선고 2007다31990 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1, 12호증, 을 제1, 2, 3, 8, 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증인 J의 일부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와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한 상대방은 I로 봄이 타당하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지 않는다.

①

원고 E은 I의 기술이사로서, 이러한 내용이 인쇄된 명함을 소지하고 다니면서 이를 사용해 왔다.

②

피고는 2020. 4. 28. 주식회사 K로부터 광양시 H체육관 기계설비공사를 하도급받았다. 그런데 피고와 원고 E 또는 I 사이에 이 사건 공사에 대한 재하도급계약서는 작성된 바 없다.

③

원고 E은 피고에게 I 명의로 세금계산서와 거래명세표, 공사대금청구서를 발행하면서, I의 은행계좌로 공사대금을 지급해 줄 것을 요청하는 의미로 I의 통장사본을 함께 교부하였다.

④

I은 2022. 3. 8. 이 사건 공사의 시공자로서 한국가스안전공사 전남동부지사에 이 사건 공사의 시공관리자를 원고 E에서 L로 변경신고하였다.

⑤

피고가 원고 E에게 직접 공사대금을 지급하거나 원고 E의 은행계좌로 공사대금을 송금한 적은 없다.

⑥

원고 E은 2022. 9. 6. 이 사건 공사와 관련하여 L가 진정한 체불임금 사건에서 참고인으로 조사받을 당시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모든 내용을 I 대표이사인 M에게 보고하였고, 위 M로부터 지시를 받아 직원으로서 이 사건 공사를 담당하였으며, L가받지 못한 임금은 I이 지급해야 한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⑦

만약 원고 E이 I의 명의를 빌려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을 체결한 것이라면 원고 E과 I 모두 형사처벌 대상인데(건설산업기본법 제95조의2 제2호<1>), 이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는 자료는 확인되지 않는다.

⑧

원고들이 내세우는 사정들은 원고 E이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의 상대방이기 때문이 아니라 I의 기술이사로서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업무를 전담하여 처리하였기 때문으로 보이고, 그 밖에 원고 E과 피고 사이에 원고 E을 하수급인으로 하기로 의사가 일치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를 찾을 수 없다(원고들은 피고의 제1심 답변서 기재 내용 등에 비추어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이 원고 E과 피고 사이에 체결되었다는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고가 위 답변서에 기재한 내용은 명의대여와 관련한 피고의 추측 내지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 체결 후에 밝혀진 사정 등을 기재한 것이거나,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의 상대방이 원고 E인지, I인지불명확하다는 취지로 보일 뿐이어서, 그러한 기재 내용만으로 이 사건 재하도급계약의 상대방이 원고 E이라는 점에 관하여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는 것으로 확정되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⑨

오히려 원고들은 이 사건 소장에서 피고가 G에게 이 사건 공사를 재하도급 주었고, 원고 E이 관리자로서 위 공사를 시행하였다는 취지로 주장한 바 있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들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종환(재판장) 박희정 정윤현

각주1) 제95조의2 (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각주2) 2. 제21조 제1항 또는 제2항을 위반하여 다른 사람에게 자기의 성명이나 상호를사용하여 건설공사를 수급 또는 시공하게 한 건설사업자와 그 상대방, 건설업 등록증이나 건설업 등록수첩을 빌려준 건설사업자와 그 상대방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