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지방법원판결

광주지방법원 2025. 9. 4. 선고 2024노2839 판결

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이 사건 연료전지 설치 계약 당시에는 분담비용을 환급받아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었다. 피고인은 피해자 D 주식회사(이하 '피해자 회사'라고 한다)가 하자보수를 해주지 않아 환급금을 수령한 후 공사대금의 지급을 미루던 중 2022. 12.경부터 대출금리 인상 등 경제사정이 악화되어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못하게 된 것이므로, 피해자를 기망한 사실이 없고 편취의 범의가 없었다. 그럼에도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오인의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인정사실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 각 사실이 인정된다.

1)

피고인은 H 모텔(현 C호텔) 등을 운영하는 H 주식회사의 실질적 운영자로 2021. 7. 13.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2021. 7. 13.부터 2021. 11. 9.까지 위 모텔에 연료전지(설비타입: PEMFC, 설치용량: 18kw, 이하 '이 사건 연료전지'라고 한다)를 사업비총액 263,788,000원(= 보조금 239,830,000원 + 설치자 분담비용 23,958,000원)에 설치하는 내용의 계약(이하 '이 사건 설치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다.

2)

이 사건 설치계약서 제4조 제1항은, "'신청자(H 주식회사)'는 '참여기업(피해자 회사)'이 설치기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였을 경우, '참여기업'의 설치자 분담비용 지급요청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설치자 분담비용을 지급하여야 하며, 반드시 예금주가 '참여기업'의 상호로 기재되어 있는 상기의 통장으로 입금하여야 한다."라고 정하고 있다.

3)

피고인은 2021. 10. 20. 위 계약에 따라 설치가 완료된 설비에 관하여 "설치 완료된 신재생에너지 설비가 정상 가동됨을 확인하며, 건물 구조안전 등 설비 설치로 인해 발생될 수 있는 문제에 대하여 참여기업과 충분한 검토 및 협의 결과 이상 없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설치완료 확인서'를 작성하였다.

4)

광산세무서는 2021. 11. 8. 11:18경 H 주식회사 명의의 신협 계좌로 위 분담비용 환급금 23,958,000원이 포함된 부가가치세 환급금 45,374,220원을 입금하였다. 피고인은 같은 날 14:21경 위 계좌에서 피고인이 실질적으로 관리 · 사용하는 I 명의의 신협은행 계좌로 4,500만 원을 이체하였다.

5)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는 2021. 12. 21. 신재생에너지센터로부터 이 사건 연료전지가 신 · 재생에너지 설비의 지원 등에 관한 기준 및 지침에 적합하게 설치되었다는 내용의 '신 · 재생에너지 설비 설치 확인서'를 교부받았고, 피해자 회사는 그 무렵 피고인에게 분담비용의 지급을 요청하였다.

6)

피해자 회사는 2022. 8. 11. 피고인에게 이 사건 연료전지 설치에 따른 분담비용의 지급을 독촉하는 내용증명을 발송하였으나 피고인은 이를 지급하지 않았다. 피해자 회사는 피고인이 H 주식회사를 상대로 설치자 분담비용 23,958,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지급명령을 신청하였고(서울동부지방법원 2022차전31321), 위 지급명령은 2022. 11. 11. 발령되어 2022. 12. 1. 확정되었다.

나.

관련 법리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의 존부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아니하는 한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피해자와의 관계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1996. 3. 26. 선고 95도3034 판결 참조).

다.

구체적 판단

위 인정사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설치계약 체결 당시 분담비용을 환급받아 공사대금을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마치 이를 지급할 의사나 능력이 있는 것처럼 피해자 회사를 기망하여 피해자 회사로부터 분담비용에 해당하는 공사대금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편취의 범의도 인정된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1)

피고인은 자신이 운영하던 모텔에서 2019. 7. 17.부터 2020. 9. 4.까지 근무하다 퇴직한 L의 임금과 연차휴가 미사용수당 합계 32,032,741원과 퇴직금 4,612,700원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위반 등으로 약식 기소되는 등 이 사건 설치계약 체결 이전부터 근로자의 임금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태가 좋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1>. 2)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연료전지를 설치하면 부가가치세를 제가 받아 사용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계약서를 작성할 당시에 그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해야 된다고 하여 서로 언성이 높았었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그 부가가치세를 환급받아 그 금액을 피해자 회사에 준다고 해도 제가 손해보는 것은 아니겠다 싶어서 계약을 진행한 것이다."라고 계약 당시의 상황에 대하여 진술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앞서 본 바와 같이 2021. 11. 8. 11:18경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입금 받고 약 3시간 후인 14:21경 대부분의 금액을 I의 계좌로 이체하였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위와 같이 이체된 돈은 당시 진행 중이던 호텔 엘리베이터 공사와 리모델링 비용, 직원들월급 등을 지급하기 위하여 사용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

이 사건 설치계약 당시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하는 것에 이의를 제기하였던 점, 공사 완료 후 설치자 분담비용에 해당하는 부가가치세 환급금이 입금되었음에도 피고인이 이를 피해자 회사에 공사대금으로 지급하지 않고 곧바로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경위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에게 이 사건 설치계약 당시 설치자 분담비용에 해당하는 공사대금을 피해자 회사에 지급할 의사가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피

고인은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부가가치세 환급금이 입금되면 피해자 회사에 공사대금으로 지급할 것처럼 피해자 회사의 직원을 기망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봄이 상당하고, 따라서 편취의 고의도 충분히 인정된다.

3)

피고인은 스위치가 떨어지고 누수가 발생하는 등 이 사건 연료전지에 하자가 있었고 피해자 회사가 이를 보수해주지 않아 하자보수가 완료되기 전까지는 공사대금을 지급할 수 없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① 피고인이 2021. 10. 20. 이 사건 연료전지가 정상적으로 가동되고 이상이 없음을 확인하는 내용의 확인서를 직접 작성하여 피해자 회사에 교부하였던 점, ②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는 2021. 12. 21. 신재생에너지센터로부터 이 사건 연료전지가 관련 기준에 적합하게 설치되었다는 내용의 확인서를 교부받았는데, 위 과정에서 피고인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한 바 없는 점, ③ 앞서 본 바와 같이 피해자 회사가 공사대금의 지급을 구하는 지급명령을 신청하여 위 지급명령이 2022. 11. 11. 발령되었는데, 피고인이 이를 송달받고도 이의신청을 하지 않아 위 지급명령이 2022. 12. 1. 그대로 확정되었는바, 그 과정에서도 피고인은 하자발생에 관한 아무런 주장을 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의 위 주장은 믿기 어렵다.

3.

결론

피고인의 이 사건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한다.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오기임이 명백한 원심판결 '증거의 요지' 중 "증인 E의 법정진술"을 "증인 G의 법정진술"로 정정하는 것으로 경정한다.

판사 김동욱사법연구발령으로인한서명날인불능재판장(재판장) 연선주 김유진

각주1) 피고인은 위 약식명령에 대하여 정식재판을 청구하였고(광주지방법원 2022고정83), 2022. 11. 21. L과 합의함으로써 공소기각 판결을 받았다. 피고인이 2021. 11. 8. 부가가치세 환급금을 입금 받아 같은 날 위 다.의 2)항과 같이 I의 계좌로 이체한 경위 및 피고인의 수사기관에서의 진술에 비추어 보면 위 환급금이 L과의 합의를 위하여 사용되었을 가능성이 크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