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이 사건 근로계약 및 교육훈련계약의 체결
원고는 순천시 C에서 'D' 헬스장을 운영하던 중인 2024. 4. 초 피고와 사이에 아래와 같은 근로조건으로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생략>
원고는 2024. 5. 10. 피고와 사이에, 원고는 피고에 대하여 퍼스널 트레이닝과 관련된 교육훈련을 6주간 실시하고 피고는 그 대가로 교육훈련비 1,000만 원을 지급하기로 하는 교육훈련계약을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계약'이라 하고, 그 계약서를 '이 사건 계약서'라 한다), 그 교육내용은 아래와 같다.
<생략>
피고의 퇴사와 원고의 교육훈련비 청구
피고는 이 사건 계약 체결 후부터 2024. 7. 10.경까지 원고로부터 '각종 웨이트 기구 설명 및 사용방법' 등의 교육을 받았다. 한편 피고는 위 교육기간은 물론 교육을 마친 이후에도 계속 트레이너로서 회원 지도 및 각종 헬스장 업무를 수행하던 중 2024. 9. 9.경 개인적인 사정을 이유로 퇴사하였다.
원고는 2024. 9. 9.경 피고와 E가 참여한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피고 및 E에게 각 교육훈련비 1,000만 원의 지급을 요구하였다.
[인정근거] 갑 제1, 2, 4호증, 을 제1,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후 피고에게 위 계약에 따른 교육을 실시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교육훈련비 1,0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 주장의 요지
이 사건 계약은 원고가 피고의 근로를 강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체결된 것으로서 그 실질은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내지 손해배상액의 예정이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위반되어 무효다.
이 사건 계약은 피고가 원고와 대등한 지위에서 자유로운 의사에 기하여 체결한 것이 아니다. 사회초년생인 피고는 트레이너로 일하기 위하여 사용자인 원고의 제안을 거절할 수 없었다.
이 사건 계약에서 정한 교육훈련비는 원고로부터 받은 교육훈련의 양과 내용에 비추어 과다하다.
관련 법리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아래에서는 '구 근로기준법'이라고만 한다) 제27조<1>가 "사용자는 근로계약 불이행에 대한 위약금 또는 손해배상액을 예정하는 계약을 체결하지 못한다."고 정하고 이를 위반하는 행위를 형사처벌대상으로 삼은 취지는, 근로자의 근로계약 불이행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를 묻지 않고 바로 일정 금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약정을 미리함으로써,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강제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것이다(대법원 2004. 4. 28. 선고 2001다53875 판결 등 참조).
따라서 근로자가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기로 하면서 이를 위반할 경우 소정 금원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경우, 그 약정의 취지가 약정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사용자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사용자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이라면 이는 명백히 위 조항에 반하는 것이어서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다만, 그 약정이 사용자가 근로자의 교육훈련 또는 연수를 위한 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근로자는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인 경우에는, 그러한 약정의 필요성이 인정되고, 주로 사용자
의 업무상 필요와 이익을 위하여 원래 사용자가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비용을 지출한 것에 불과한 정도가 아니라 근로자의 자발적 희망과 이익까지 고려하여 근로자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사용자가 대신 지출한 것으로 평가되며,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위와 같은 약정으로 인하여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으로 평가되지 않는다면, 그러한 약정까지 구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되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8. 10. 23. 선고 2006다37274 판결 참조).
근로기준법 제20조 위반 주장에 대한 판단
이 사건 계약의 실질
이 사건 계약은 형식상 원고의 교육훈련 용역 제공과 이에 대한 피고의 대가 지급을 내용으로 하는 용역계약의 외관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을 제4호증의 영상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계약의 목적은 '교육비의 회수'가 아닌 '교육훈련 종료 후 피고를 일정기간 계속 근무'하게 하려는 것으로서, 그 실질은 '피고가 상당한 근무기간 이전에 퇴직하면 그로 인하여 원고에게 어떤 손해가 어느 정도 발생하였는지 묻지 않고 바로 소정 금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것'으로서 근로기준법 제20조에 반하므로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
피고가 퇴사한 날인 2024. 9. 9.경 원고는 피고와 E가 있는 카카오톡 대화방에서 피고와 E에게 갑자기 '계약에 따른 교육비를 2024. 9. 11.까지 각 지급해 달라'고하였고, 이에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계약 작성 당시 수업 마무리가 안 되거나 나쁘게 그만 두거나 잠수타거나 하면 교육비를 받는다고 말씀하셨는데 자신들은 이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취지로 말하자, 원고는 '교육이 다 마무리 되어 이제 일을 해야 하는데 피고와 E가 개인적인 사정으로 그만두면 나는 자선사업가냐'고 반문했다.
이에 피고는 위와 같은 취지의 말을 반복하면서 "그만 두겠다 라고 말을 하고 마무리를 잘하면 교육비는 없다고 고지하셨는데 저랑 E은 실제로 수업도 다 진행했었고 사정까지 이야기하며 그만 뒀는데 교육비를 이야기하시는 이유를 모르겠어요"라고 말했고, 원고는 "죽어라 교육 다해줬는데 집에 일 도와주러 간다는 게 좋게 그만 둔거야??? 말을 좋게 하면좋게 그만 둔거야??? (중략) 밥도 못먹고 교육해 주고 이제 일할 시기인데 그만 둔다니 현타가 세게 온다고"라고 응답하였다.
원고가 트레이너를 모집하기 위하여 헬스장 내부에 세워 둔 배너광고에는 "최대 8주 동안 자체 전문교육 진행, 1000만 원 수준의 교육과정 무상 지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다.
원고는 트레이너로 일을 하다가 퇴사하는 경우에만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교육비를 청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가정적 판단
설령 이 사건 계약을 원고가 피고의 교육훈련비용을 우선 지출하고 피고는 추후 실제 지출된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상환하는 의무를 부담하기로 하되 장차 일정 기간 동안 근무하는 경우에는 그 상환의무를 면제해 주기로 하는 취지의 약정으로 본다 하더라도, 앞서 본 바와 같은 아래의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전적으로 또는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비용을 원고가 대신 지출하였다거나 약정 근무기간 및 상환해야 할 비용이 합리적이고 타당한 범위 내에서 정해져 있는 등 이 사건 계약으로 인하여 피고가 의사에 반하는 계속 근로를 부당하게 강제하는 것 으로 평가되지 않는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다.
이 사건 계약상의 교육내용에는 '상담 및 인바디 설명, 각종 웨이트기구 설명 및 사용방법, 상황에 따른 기구 설명과 대처방법 등' 피고가 헬스장 트레이너로서의 기본적인 업무 수행에 필수적인 내용들을 포함하고, '퍼스널 트레이닝에 필요한 기술과 화법, 퍼스널 트레이닝에 필요한 세일즈 교육과정'은 원고의 사업이익을 증대시키기 위한 교육으로 볼 수 있어 이 사건 계약상의 교육내용 중 상당부분은 사용자인 원고가 비용을 부담하여야 할 성질의 것으로 볼 수 있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원고가 세워 둔 트레이너 모집광고에는 위 교육내용과 관련하여 무상 지원이라고 기재되어 있는바, 피고가 희망하여 이 사건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이 사건 계약에 따른 교육훈련은 원고가 직접 지도한 것으로 보이는데, 어떠한 근거로 교육훈련비가 1,000만 원으로 산정되었는지 전혀 알 수 없는바, 실제 교육에 소요된 비용이라기보다는 원고에 의하여 임의로 책정된 금액으로 보인다. 더욱이 위 교육훈련비는 피고가 근무기간 중 급여로 수령한 월 180만 원의 합계액보다도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와 피고 사이에 의무근무기간에 관한 합의는 없다.
결 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현수(재판장) 김성주 조우연
1현행 근로기준법 제20조와 동일한 내용이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