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선정당사자)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한다.
이유
인정사실
원고, 선정자와 피고의 근로관계
피고는 상시 약 350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시내버스운송사업 등을 영위하고 있는 법인이다.
원고는 2023. 2. 9. 피고와 사이에 2023. 3. 1.부터 2023. 8. 31.까지를 근로계약기간으로 하는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버스운전원으로 2023. 8. 31.까지 근무하였다.
선정자 C(이하 '선정자'라고만 한다)는 2021. 11. 4.경 피고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2022. 12. 1. 피고와 사이에 2022. 12. 1.부터 2023. 5. 31.까지를 근로계약 기간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버스운전원으로 2023. 5. 31.까지 근무하였다.
원고(1955년생)와 선정자(1955년생)는 위 각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만 67세로서 피고가 정한 정년(만 61세)을 도과한 상태였다.
피고가 원고, 선정자(이하 원고와 선정자를 통틀어 '원고 등'이라고 한다)와 작성한 근로계약서(이하 '이 사건 근로계약'이라고 한다)의 '2. 기타 근로조건' 제1항에는 "해당 근로계약이 종료되는 날 갱신계약은 존재하지 않으며 계약은 종료된다." 및 제2항에는 "계약직 근로자 평가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으며 본 계약이 당사자와 체결하는 마지막 계약임을 상호 합의한다. 따라서 갱신기대권도 없음을 확인하며 동의한다."라고 기재되어 있다.
단체협약 등
피고는 2022. 6. 7. 교섭대표 노동조합인 'D노동조합'과의 사이에 단체협약을 체결하였고(이하 '이 사건 단체협약'이라 한다), 2023. 4. 17.과 2023. 8. 17. 두 차례의 보충합의를 통해 이 사건 단체협약 제27조 제3항의 내용을 아래와 같이 변경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변경협약'라고 한다), 이 사건 단체협약과 이 사건 변경협약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이 사건과 관련 있는 피고의 취업규칙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이 사건과 관련 있는 피고의 '계약직(촉탁직)근로자 계약직 평가규정'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원고와 선정자의 부당해고구제신청 등
원고 등은, 피고가 2023. 9. 1. 원고에게, 2023. 6. 1. 선정자에게 행한 각 해고는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2023. 10. 5.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2023. 12. 1. 위 구제신청에 대하여 '선정자는 2023. 5.31. 근로관계가 종료되었으므로 선정자의 구제신청 기간이 도과되었고, 원고는 근로계약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아 근로관계는 계약기간 만료로 정당하게 종료되었다.'는 취지로 판정하였다.
원고와 선정자는 2024. 1. 2. 전남지방노동위원회의 판정서를 송달받고, 이에 불복하여 2024. 1. 4.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24. 3. 28. 원고와 선정자의 재심을 기각하는 판정을 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 을 제1, 2호증, 을 제9 내지 1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원고
원고 등은 피고 소속의 촉탁직 근로자로서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다는 정당한 기대권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피고는 합리적 이유 없이 이 사건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였다. 이는 부당해고에 해당하므로 피고는 원고 등에게 부당해고 기간에 대한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원고 등은 기간을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한 기간제 근로자이고, 이 사건 단체협약및 이 사건 변경협약 제27조 제3항에 따르면, 계약직 근로자 채용 및 재계약 여부는 피고의 재량적 판단에 따르므로 원고 등에게는 갱신기대권이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원고 등과의 근로관계는 계약기간이 만료되어 적법하게 종료되었으므로 피고는 원고등에게 임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이 사건 변경협약 유효 여부에 관한 판단
원고는, 이 사건 변경협약이 단체교섭요구 등 적법한 절차 없이 노동조합과 사용자 대표가 날인만 하여 체결된 것이므로 무효라고 주장한다.
을 제3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피고는 복수노동조합 사업장에 해당하는데, 원고와 선정당사자가 소속된 E노동조합이 2022. 3. 30. 피고에게 교섭을 요구하고, D노동조합이 2022. 4. 4. 피고에게 교섭요구를 하였는데, 피고가 2022. 4. 7. 교섭요구 노동조합 확정공고를 하였고, 2022. 4. 26. D노동조합이 교섭대표(과반수) 노동조합임을 공고한 사실, 이후 피고가 D노동조합과 2022년 이 사건 단체협약을 체결한 후 별도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치지 않고, 2023. 4. 17. 및 2023. 8. 17. 보충합의를 통해 제27조 제3항의 내용을 변경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단체협약은 노동조합이 사용자 또는 사용자단체와 근로조건 기타 노사관계에서 발생하는 사항에 관한 합의를 문서로 작성하여 당사자 쌍방이 서명날인함으로써 성립하는 것이고, 그 합의가 반드시 정식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쳐서 이루어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므로 노동조합과 사용자 쌍방이 단체협약을 체결할 의사로 문서를 작성하고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는 등으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면 이는 단체협약이라고 보아야 하는바(대법원 2018. 7. 26. 선고 2016다205908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변경협약은 당사자 쌍방의 대표자가 각각 노동조합과 사용자를 대표하여 서명날인하여 체결되었으므로 단체협약의 실질적·형식적 요건을 갖추었다고 할 것이어서, 별도의 단체교섭절차를 거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변경협약이 무효라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변경협약을 통해 계약직 근로자의 근로계약 상한 연령을 만 66세로 한 것은 상한 연령을 만 67세로 정하고 있는 2024년도 단체협약과 비교할 때에도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한 것으로 무효라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협약자치의 원칙상 노동조합은 사용자와 사이에 근로조건을 유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뿐만 아니라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을 체결할 수 있으므로, 근로조건을 불리하게 변경하는 내용의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을 벗어난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러한 노사 간의 합의를 무효라고 볼 수는 없고, 노동조합으로서는 그러한 합의를 위하여 사전에 근로자들로부터 개별적인 동의나 수권을 받을 필요가 없으며, 단체협약이 현저히 합리성을 결하였는지 여부는 단체협약의 내용과 그 체결경위, 당시 사용자측의 경영상태 등 여러 사정에 비추어 판단해야 한다(대법원 2000. 9. 29. 선고 99다67536 판결 등 참조).
위 인정사실 및 을 제4, 5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 즉, ① 나주시는 2023. 6.경 피고에게 '피고가 운행 중인 지선 및 간선노선의 운행대수를 줄이라'는 취지의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고, 이와 더불어 피고에게 차량 감차 등에 따른 승무사원 감축 예정 인원 및 명단 제출을 요구하였으며, 2023. 7.경 피고가 진행 중이던 공공형 버스 사업의 종료를 통보하였는바, 피고는 그 무렵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운전은 어느 때나 일정 정도의 위험성을 가지는 사무이고, 버스운전업에 종사하는 근로자는 승객의 안전 및 대중교통수단으로서 버스의 신뢰성 확보를 위하여 도로 운전에 적합한 신체적인 기능을 최대한 발휘하여 운전 사무에 종사할 수 있는 직무수행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피고가 이 사건 변경협약에서 근로계약 상한 연령을 만 66세로 정한 것이 근로자가 수행하는 직무의 위험성에 비추어 그 타당성을 현저히 결여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③ 이 사건 변경협약은 조합장 추천 및 경영상 필요 인정 시 1회 추가 채용 가능이 가능하다는 예외를 두어 만 66세 이상에 대한 일률적 배제는 아닌 점 등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변경협약을 통해 계약직 근로자의 근로계약 상한 연령을 만 66세로 정한 것이 합리성을 현저히 결여하여 노동조합의 목적에 벗어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이 사건 변경협약 우선 적용에 관한 판단
원고는, 피고의 '계약직(촉탁직)근로자 계약직 평가규정'을 근거로 이 사건 변경협약을 적용하는 것은 유리한 조건 우선의 원칙에 반한다고 주장한다.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피고의 '계약직(촉탁직) 근로자 계약직 평가규정'은 계약직 근로자의 근무태도와 업무능력을 평가하여 재계약 등 계속근로의 적격 여부를 판단하기 위한 평가기간 및 평가방법 등을 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제33조 제1항은 "단체협약에 정한 근로조건 기타 근로자의 대우에 관한 기준에 위반하는 취업규칙 또는 근로계약의 부분은 무효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단체협약의 개정에도 불구하고 종전의 단체협약과 동일한 내용의 취업규칙이 그대로 적용된다면 단체협약의 개정은 그 목적을 달성할 수 없으므로 개정된 단체협약에는 당연히 취업규칙상의 유리한 조건의 적용을 배제하고 개정된 단체협약이 우선적으로 적용된다는 내용의 합의가 포함된 것이라고 봄이 당사자의 의사에 합치한다고 할 것인바[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0516, 30523,30530, 30547(병합)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서 '계약직(촉탁직)근로자 계약직 평가규정'을 적용하는 것이 원고 등에게 더 유리하더라도, 유효하게 체결된 이 사건 변경협약이 위 평가규정에 우선하여 적용되어야 하는바,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갱신기대권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기간을 정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한 근로자의 경우 그 기간이 만료됨으로써 근로자로서의 신분관계는 당연히 종료되고 근로계약을 갱신하지 못하면 갱신거절의 의사표시가 없어도 그 근로자는 당연 퇴직되는 것이 원칙이다. 그러나 근로계약, 취업규칙, 단체협약 등에서 기간만료에도 불구하고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당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을 두고 있거나, 그러한 규정이 없더라도 근로계약의 내용과 근로계약이 이루어지게 된 동기 및 경위, 계약 갱신의 기준 등 갱신에 관한 요건이나 절차의 설정 여부 및 그 실태, 근로자가 수행하는 업무의 내용 등 당해 근로관계를 둘러싼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근로계약 당사자 사이에 일정한 요건이 충족되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어 근로자에게 그에 따라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사용자가 이에 위반하여 부당하게 근로계약의 갱신을 거절하는 것은 부당해고와 마찬가지로 아무런 효력이 없고, 이 경우 기간만료 후의 근로관계는 종전의 근로계약이 갱신된 것과 동일하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11. 4. 14. 2007두172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정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간제 근로계약을 체결한 경우에는 위에서 본 여러 사정 외에 해당 직무의 성격에서 요구되는 직무수행 능력과 근로자의 업무수행 적격성, 연령에 따른 작업능률 저하나 위험성 증대의 정도, 해당 사업장에서 정년이 지난 고령자가 근무하는 실태와 계약이 갱신된 사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계약 갱신에 관한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지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7. 2. 3. 선고 2016두50563 판결, 대법원 2019. 10. 31. 선고 2019두45647 판결 참조).
판단
앞서 살펴본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을 보건대, 위 인정사실에 앞서 든 증거들,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 등과 피고 사이에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신뢰관계가 형성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고 등에게 이 사건 각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인정되는 경우라고 할 수 없다.
이 사건 변경협약 및 피고의 취업규칙에는 촉탁직 근로자에 대하여 어떠한 요건이 충족되는 경우 당연히 그 근로계약이 갱신된다는 취지의 규정이 없다. 다만, 이 사건 변경협약 제27조 제3항에는 "만 66세 이상 계약이 종료되어 3개월 이상의 휴식기를 가진 자 중 교섭대표 노동조합 대표(조합장)와 협의하여 회사는 경영상 필요가 있다고 판단될 경우 정식채용과정을 통해 1회에 한하여 계약직으로 채용할 수 있다."라는 규정만 있는데, 이는 정년에 도달하여 당연퇴직하게 된 근로자라도 피고가 업무상 필요하다고 인정한 근로자에 한하여 촉탁직으로서 채용할 수 있다는 재량적인 규정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일 뿐이다.
원고 등은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할 당시 만 67세였으며, 피고의 근로계약 갱신거절 당시 이 사건 변경협약상 계약직 근로자의 계약 시점 연령인 만 66세가넘은 상태였다.
이 사건 변경협약 체결 후 피고가 만 66세 이상의 다른 근로자와 근로계약을 갱신한 사례가 있긴 하나, 그것만으로 피고의 모든 촉탁직 근로계약이 당연히 갱신되는 관행이 확립되어 있었다고 보기 어렵고 그러한 관행이 있었음을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이 사건 근로계약에는 "계약직 근로자 평가규정에 적용을 받지 않으며 본 계약이 당사자와 체결하는 마지막 계약임을 상호 합의한다. 따라서 갱신기대권도 없음을 확인하며 동의한다."고 명시적으로 기재되어 있고 원고 등은 이에 동의하여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보아야 하는바, 원고 등은 이 사건 근로계약이 갱신되지 않을 것을 예상하고 이 사건 근로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봄이 타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한다.
판사 한혜윤(재판장) 이재현 김성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