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01. 10. 19. 선고 2001나488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을 취소한다.

2.

원고(선정당사자)의 청구를 기각한다.

3.

원고(선정당사자) 및 별지 선정자목록 기재 2 내지 43 선정자들은 피고에게 가지급물의 반환으로, 별지 가지급금내역서 지급합계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1999. 3. 4.부터 2001. 8.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연 25%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4.

피고의 나머지 가지급물반환신청을 기각한다.

5.

위 3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6.

소송총비용(가지급물반환신청 포함)은 원고(선정당사자)의 부담으로 한다.

1, 2항과 같다.

가지급물반환신청취지

원고 및 별지 선정자목록 기재 2 내지 43 선정자들은 피고에게 별지 가지급금내역서 지급합계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한 1999. 3. 4.부터 완제일까지 연 25% 의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본안전항변에 관한 판단

원고가, 원고 및 별지 선정자목록 기재 2 내지 43 선정자들(이하 선정자들이라 한다)이 소외 B 주식회사(이하 B이라 한다)의 퇴직근로자임을 주장하면서 대구지방법원 C 부동산임의경매신청사건에서 원고 및 선정자들(이하 '원고 등'이라고 한다)이 배당받을를 상대로 하여 부당이득금반환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B의 이사이자 주주일 뿐 임금채권자가 아니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다는 취지로 다툰다.

살피건대, 갑 제2, 5, 8호증의 각 기재와 원심 증인 D의 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 합하면, 원고는 1995. 2. 26. B의 이사직을 사임하고 같은 해 8. 31.까지 B의 생산과장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고는 위 회사의 퇴직근로자라 할 것이고, 원고가 위 회사의 주주라고 하더라도 선정자들과 마찬가지로 원고가 배당받을 최종 3개월분의 임금 상당액을 피고가 배당받았음을 주장하는 이 사건에서 선정자들과는 공동의 이해관계가 있다고 할 것이므로, 피고의 본안전항변은 이유 없다.

2.

본안에 관한 판단

가.

기초사실

갑 제1호증, 갑 제2호증, 갑 제3, 9호증의 각 1, 2, 갑 제6, 7, 12호증, 갑 제13호증의 1 내지 14, 갑 제14호증의 1 내지 11의 각 기재에 변론의 전취지를 종합하면, 다음 각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을 제1호증의 기재는 위에서 인용한 증거들에 비추어 믿지 아니하며, 달리 반증이 없다.

(1)

원고 등은 B에서 근무하다가 별지 체불임금내역서 기재 각 해당날짜에 퇴직한 근로자들로서 B에 대하여 같은 내역서 합계란 기재 각 해당 최종 3개월 이내의 임금채권을 가지고 있었다.

(2)

B 소유의 경산시 E 공장용지 6,311m²에 관하여 1994. 6. 28. 대구지방법원 경산 등기소 접수 제16440호로 근저당권자 피고, 채무자 B, 채권최고액 1,100,000,000원의 근저당권설정등기가 경료되고, 같은 해 8. 11.에 위 토지 지상 2층 공장건물이, 같은 해 11. 30.에 위 공장내 기계, 기구 등이 위 근저당권의 담보목적물로 추가되었으며, 그 후 위 토지와 건물, 기계, 기구 등을 공동담보로 하여 채무자는 B, 근저당권자는 피고로한 1994. 12. 23.자 채권최고액 130,000,000원, 1995. 3. 29.자 채권최고액 200,000,000원의 각 근저당권설정등기가 추가로 경료되었다.

(3)

그런데 1995. 8. 19. B이 이 사건 공장용지 및 지상 공장(이하 '이 사건 부동산'이라고 한다)을 소외 주식회사 F(이하 'F' 이라고 한다)에게 매도하고, 같은 달 22.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으며, 위 소유권 이전 후인 1995. 9. 5. 피고가 위 각 근저당권실행을 위한 경매신청을 하여 대구지방법원 C로 경매절차가 진행되고, 그 결과 피고가 1996. 5. 30. 이를 750,000,000원에 낙찰받아 1996. 8. 14. 소유권이전등기를 경료하였다.

(4)

위 경매절차에서 원고 등 및 소외 G이 구 근로기준법(1997. 3. 13. 법률 제530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0조의2 제2항 소정의 임금우선채권에 기하여 B에 대한 임 금 및 퇴직금 합계 93,737,970원의 배당요구를 하였던바, 경매법원은 위 부동산이 B의 소유가 아니라는 이유로 원고 등을 배당에서 제외하고 낙찰대금 중 집행비용을 공제한 나머지 배당할 금액 732,175,972원 전액을 1996. 7. 10. 피고에게 배당하였다(피고는 1,247,628,194원의 배당요구를 하였으며, 위 낙찰대금지급의무와 배당금청구권은 대등액에서 상계되었다).

(5)

한편 원고 등은 위 배당종료 후 B과 F 사이의 이 사건 부동산 매매계약이 사해행위라고 주장하면서 그 취소 및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는바, 위 소송에서 F이 1997. 4. 15. 원고 등의 청구를 인락하였다.

나.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1)

원고는 먼저, 원고 등이 B에 대하여 가지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채권은 피고의 담보물권보다 우선함에도 불구하고 피고가 위 경매대금에서 원고 등보다 우선적으로 배당을 받은 것은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 등에게 우선배당할 금액 상당의 이득을 얻고 이로 인하여 원고 등에게 손해를 가한 것이므로, 피고는 원고 등에게 이를 반환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이 사건 소변경신청을 하면서 퇴직금 부분은 제외하고 임금채권 상당액만으로 청구를 감축하였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위 근로기준법 제30조의2 제2항은 근로자의 최저생활을 보장하고자 하는 공익적 요청에서 일반 담보물권의 효력을 일부 제한하고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을 규정한 것으로서, 그 규정의 취지는 최종 3개월분의 임금에 관한 채권은 다른 채권과 동시에 사용자의 동일재산으로부터 경합하여 변제받는 경우에 그 성립의 선후나 질권이나 저당권의 설정 여부에 관계없이 우선적으로 변제받을 수 있는 권리가 있음을 밝힌 것일 뿐, 나아가 사용자의 특정재산에 대한 배타적 지배권을 본질로 하는 추급효까지 인정한 것은 아니므로, 사용자의 재산이 제3자에게 양도된 경우에 있어서는 양도인인 사용자에 대한 임금채권의 우선권은 이 재산에 대하여는 더 이상 추구될 수 없고, 양수인의 양수재산에 대하여까지 우선권을 인정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인데(대법원 1994. 1. 11. 선고 93다30938 판결), 앞서 인정한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부동산은 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이전인 1995. 8. 22. 이미 B으로부터 F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어 원고 등의 사용자인 B의 재산에 속하지 아니하므로 원고 등이 우선권을 주장할 수 없는 경우에 해당하니, 원고 등의 위 주장은 이유가 없다.

(2)

원고는 다음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위 경매절차가 개시되기 전에 이미 B으로부터 F으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임금채권자인 원고 등을 해하기 위한 사해행위에 해당하므로, 위 부동산은 등기 명의자가 누구인지 여부 및 사해행위 취소에 의하여 실제로 등기 명의가 B 명의로 회복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실질적으로는 원고 등의 사용자인 B의 소유에 속하는 재산이라고 보아 원고 등의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B이 1995. 8. 19. 이 사건 부동산을 F에 매도하여 같은 달 22. F 명의로 소유권이전등기가 경료된 사실 및 그 후 원고 등이 B과 F 사이의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위 매매계약의 취소와 위 소유권이전등기의 말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1997. 4. 15. 소외 F이 위 사해행위취소청구 등을 인락한 사실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다.

그러나, B과 F 사이의 위 매매계약이 사해행위에 해당하는 것으로 인정되었다고 하여 당연히 위 부동산이 그 등기 명의와 상관없이 B의 재산이라고 볼 수는 없고, 또한 사해행위취소의 효력은 상대적이기 때문에 소송당사자인 채권자와 수익자 또는 전득자 사이에만 발생할 뿐 소송의 상대방 아닌 제3자에게는 아무런 효력을 미치지 아니하므로, 원고 등이 F을 상대로 한 사해행위취소소송에서 비록 F이 원고 등의 청구를 인락하였다 하더라도 그 취소의 효력은 원고 등과 F 사이에만 발생할 뿐 위 사해행위 이전에 이미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근저당권을 가지고 있던 피고에게 위 사해행위취소의 효력이 미치는 것이 아니며, F이 원고 등의 청구를 인락하였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이 사건 부동산이 소급하여 B의 책임재산으로 회복되는 것도 아니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이유가 없다.

(3)

원고는 마지막으로, 회사가 외형상으로는 법인의 형식을 갖추고 있으나 이는 법인의 형태를 빌리고 있는 것에 지나지 아니하고 그 실질에 있어서는 완전히 그 법인격의 배후에 있는 타인의 개인기업에 불과하거나 그것이 배후자에 대한 법률적용을 회피하기 위한 수단으로 함부로 쓰여지는 경우에는, 비록 외견상으로는 회사의 행위라 할지라도 회사와 그 배후자가 별개의 인격체임을 내세워 회사에게만 그로 인한 법적 효과가 귀속됨을 주장하면서 배후자의 책임을 부정하는 것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되는 법인격의 남용으로서 심히 정의와 형평에 반하여 허용될 수 없고, 따라서 회사는 물론 그 배후자인 타인에 대하여도 회사의 행위에 관한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보아야 하는바, 1995. 8. 14. 부도 당시의 B의 대표이사인 H과 같은 시기 F의 대표이사는 I으로서 양자는 모녀지간인 점, B의 이사로 재직하였던 소외 J, K은 부도 당시 F의 이사를 겸직하고 있었던 점, F은 기업의 실체인 공장부지, 종업원 등이 거의 없는 명목상의 기업(소위 유령회사)에 불과한 점 등을 종합하여보면, F은 B으로 하여금 부도로 인한 법적 책임을 회피하게 할 목적으로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명의변경을 받았을 뿐 실제로는 B과 동일한 법인이고 그 실체도 없는 기업이므로, 사해행위취소의 상대적 효력과 상관없이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하여 원고 등의 임금채권의 우선변제권을 인정하는 것이 법적 정의와 형평 및 신의성실의 원칙에 합당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원고가 들고 있는 위와같은 사정만으로는 F의 법인격이 부인되어 이 사건 부동산이 위 경매 당시에 대외적으로도 B의 소유였고 따라서 원고 등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우선변제권을 인정하여야 한다는 근거로 삼기에 부족하고, 달리 F의 법인격을 부인할만한 자료를 찾아볼 수 없으며, 원고의 위 주장을 B이 F과 통정하여 그 소유의 이 사건 부동산을 허위로 F에게 이전한 것이라는 취지로 본다 하더라도, 원고가 들고 있는 위와같은 사정만으로는 F 앞으로의 소유권이전등기가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한다고 단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원고의 위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3.

가지급물반환 신청에 관한 판단

피고가, 환송전 당심에서 항소기각판결을 선고받은 후인 1999. 3. 4. 원고 등에게 제1심 판결에 기한 가집행을 면하기 위하여 위 판결의 인용원금과 이에 대한 그 때까지의 지연손해금 및 원고 등이 지출한 집행비용으로서 합계 95,171,845원을 별지 가지급금내역서 기재와 같이 지급하였다고 주장함에 대하여, 원고가 변론에서 이를 명백히 다투지 아니하므로 민사소송법 제139조 제1항에 따라 이를 자백한 것으로 본다.

그렇다면 위 제1심 판결의 가집행선고가 이 판결의 선고로써 실효되는 이상, 원고 등은 피고에게 위 가지급물의 반환으로, 별지 가지급금내역서 지급합계란 기재 각 해당 돈 및 이에 대하여 위 지급일인 1999. 3. 4.부터 이 사건 가지급금반환신청서부본 송달일임이 기록상 명백한 2001. 8.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완제일까지는 소송촉진등에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25% 의 각 비율에 의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없어 기각하여야 할 것인바, 제1심 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피고의 원고 등에 대한 이 사건 가지급물반환신청은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기각하며, 소송비용의 부담에 관하여는 민사소송법 제96조, 제89조, 제92조 단서를 적용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태호(재판장) 김태천 이은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