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항소 및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항소비용과 예비적 청구로 인한 소송비용은 모두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3 내지 5, 10, 11호증, 갑 제2호증의 1, 2, 갑 제6호증의 1 내지 31, 을 제2, 6 내지 8호증, 을 제3호증의 1, 2, 을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다만 위 갑 제11호증의 기재 중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와 원심증인 F의 증언(다만 뒤에서 믿지 않는 부분 제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고 반증이 없다.
당사자의 지위 등
⑴
. 주식회사 D(이하 D라 한다)는 1997년말 현재 16개의 계열회사로 구성되어 있고 자산총액이 2,085,400,000,000원 가량인 G그룹의 모회사로서 국내도급순위 21위의 대형건설업체였는데,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1998. 8. 17.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1999. 7. 13. 정리계획인가결정을 받았고, 2001. 1. 2. E가 그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⑵ ①
. D의 정관과 ‘임원처우에 관한 규정’은 직위상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②
전무이사, 상무이사, 이사, 이사대우 및 감사로 상근인 자를 임원으로 하고, 주주총회 의결을 거친 임원(법인등기부에 등재되는 임원이다. 이하 등기임원이라 한다)의 선임 및 해임의 인사권은 대표이사가 행하고,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않은 임원(법인등기부에 등재되지 않는 임원이다. 이하 비등기임원이라 한다)의 인사권은 이사회의 결③
의에 의하여 대표이사가 행하며, 효과적인 업무추진을 위하여 임원의 담당업무를 분장할 수 있고, 담당업무는 업무위촉에 의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⑶
. 원고 A는 1989. 12. 1. D의 비등기임원인 재무담당 상무이사로 입사하여 자금관리를 담당하다가 1995. 2. 28.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친 등기임원인 이사가 되었고 1998. 3. 28. 이사에서 퇴임함과 동시에 감사로 취임하였다가 1998. 5. 9. 퇴직하였다(법인등기부에는 1998. 12. 24. 퇴직한 것으로 기재되어 있다). 원고 B은 1991. 8. 16. D의 비등기임원인 기술담당 이사로 입사하여 그 때부터 대구지역 토목담당 이사 및 상무이사로 근무하다가 1998. 6. 24. 퇴직하였다. 원고 C은 1989. 1. 4. D의 부장으로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3. 1. 3. 및 1994. 1. 3. 비등기임원인 기술담당 이사대우 및 이사로 각 승진하여 대구지역 공사담당 이사(대구지역현장PM)로 근무하다가 1998. 6. 24. 퇴직하였다.
D의 임원 및 직원에 대한 퇴직금 지급규정등
⑴ ①
. D의 ‘임원처우에 관한 규정’은 임원의 보수 총액은 주주총회에서 정하고, ②
임원의 퇴직금은 별도의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임①
원 퇴직금 지급규정’은 임원의 퇴직금에 대하여, 등기 또는 비등기를 불문한 상근임원의 퇴직금은 퇴임 당시의 최종직위 평균보수월액(퇴임전 3개월간 지급된 월보수 총액을 3분한 금액과 퇴임전 1년간 지급된 상여금 총액을 12분한 금액을 합한 것이다)에․
회장 부회장은 근속기간(이사대우 승진일로부터 퇴임발령일까지의 기간) 1년에 4개월․ ․ ․ ․ ․
분,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는 근속기간 1년에 3개월분, 상무이사 이사 이사대우 감②
사는 근속기간 1년에 2개월분의 지급율을 곱하여 산정하고,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개월 이내에 지급함을 원칙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⑵ ①
. D의 ‘퇴직금 지급규정’은 직원의 퇴직금에 대하여, 퇴직 당시의 평균임금(퇴직전 3개월간 지급된 급여 총액을 3분한 금액과 퇴직전 1년간 지급된 상여금 및 기타 제수령금을 12분한 금액을 합한 것이다)에 근속년수(입사일부터 퇴직발령일까지의 ②
기간)를 곱하여 산정하고,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함을 원칙으로 ③
하며, 직원이 임원으로 선임되는 경우에는 퇴직으로 간주하고 퇴직금을 지급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 및 정리계획의 확정 등
⑴
.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원고들의 퇴직금을 산정하면, 원고 A는 89,250,000원, 원고 B은 72,650,000원, 원고 C은 49,500,000원이 된다.
⑵
. 한편 정리회사 D의 관리인 H은 회사정리법 제211조 1항 전문 및 제216조에 따라 정리계획안을 작성하면서 원고들과 같은 임원을 포함한 임직원 555명의 1999. 7. 13. 현재 미지급 퇴직금 8,872,124,130원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하는 한편 당사자들과 협의를 거쳐 준비년도인 1999년과 제1차년도인 2000년에 그 1/2인 4,436,062,065원씩 분할하여 변제하기로 노력한다는 내용을 정리계획안 7장 공익채권과 그 변제방법에 명시하였고, 그 정리계획안은 1999. 7. 13.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인가결정을 받음으로써 정리계획으로 확정되었다.
주장 및 판단
주위적 청구에 대한 판단
⑴
. 원고들은 주위적 청구원인으로, 원고들이 명목상으로는 D의 임원인 이사 또․
는 감사의 지위에 있었지만 실질적으로는 대표이사 등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고용관계에 있었던 것에 불과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은 회사정리법 소정의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정리회사 D의 관리인 역시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한 다음 2000년말까지 분할하여 변제한다는 정리계획안을 작성하였고, 정리법원의 인가결정으로 같은 내용의 정리계획이 확정된 이상, ①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은 공익채권으로 확정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임원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인 원고 A에 대하여는 89,250,000원, 원고 B에 ②
대하여는 72,625,000원, 원고 C에 대하여는 49,500,000원, 그렇지 않으면 적어도 직원에 대하여 적용되는 ‘퇴직금 지급규정’에 의하여 산정한 퇴직금인 원고 A에 대하여는 44,625,000원, 원고 B에 대하여는 36,312,000원, 원고 C에 대하여는 24,750,000원과 각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
. 먼저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이 원고들 주장과 같이 회사정리법 소정의 공익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회사정리법 제208조 10호는 정리회사 근로자의 급료, 퇴직금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우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여야 할 것이다. 그런데 회사의 업무집행권을 가진 이사 등 임원은 회사로부터 일정한 사무처리의 위임을 받고 있는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사용자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근로를 제공하고 소정의 임금을 받는 고용관계에 있는 것이 아니어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고 할 수 없으나(대법원 1992. 12. 22. 선고 92다28228 판결 참조), 다만 회사로부터 위임받은 사무를 처․
리하는 외에 사장 등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다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할 것인바(대법원 2000. 9. 8. 선고 2000다22591 판결 참조), 갑 제4, 5호증, 갑 제6호증의 3, 을 제4호증의 1의 각 기재와 위 증인 F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들은 D로부터 효과적인 업무추진을 위하여 분장된 일정한 업무를 위촉받아 그 업무의 담당임원으로서 임원회의에 참석하는 등 재량과 권한을 가지고 업무수행을 해 온 사실, D의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 사이에는 업무수행권한과 보수 등 처우에 관하여 아무런 차별도 없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이에 반하는 듯한 갑 제7, 11호증의 각 일부 기재와 위 증인 F의 일부 증언은 믿지 아니하며, 위 인정사실에 원고들이 D의 비등기 또는 등기임원으로 선임된 경위, D의 자산규모, 앞서 본 바와 같이 D의 제 규정상 일반직원이 임원으로 선임되는 경우에는 퇴직으로 간주하여 퇴직금을 지급하도록 하고 있고, 임원의 퇴직금 지급율과 그 지급시기가 일반 직원의 그것과 다른 점 등의 여러 사정을 더하여․
보면, 비록 원고들에게 D의 대표이사 또는 개념상 주식회사의 지휘 감독을 받는다는 의미에서의 종속적인 관계조차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으나, 그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
휘 감독을 받았다고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원고들이 받은 보수 역시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
. 다음으로 정리회사 D에 대한 정리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이 공익채권으로 확정되었다는 주장에 관하여 살피건대, 정리회사 D의 관리인이 원고들과 같은 임원의 퇴직금 채권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하는 한편 그 변제계획을 정리계획안에 명시하고, 정리법원의 인가결정으로 같은 내용의 정리계획이 확정된 사실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회사정리법 제211조 1항 전문 및 제216조에서 정리계획에 공익채권 중 이미 변제한 것을 명시하고, 장래 변제할 것에 관한 합리적인 규정을 두는 등 공익채권의 변제에 관한 조항을 두어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공익채권의 규모가 정리채권, 정리담보권의 변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정리회사의 영업상 지출은 대부분 공익채권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이를 명시하여 이해관계인에게 결의의 자료를 제공함과 아울러 관리인에 의한 사업, 경영의 재산관리를 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한 점, 회사정리법 제239조, 제245조 1항이 정리계획 인가결정이 확정된 때에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기초한 계획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정리채권자표 또는 정리담보권자표에 기재하도록 하고, 그 기재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것은 정리계획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의 기재 뿐이어서 공익채권 변제에 관한 조항은 여기에 해당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달리 회사정리절차 내에서 공익채권을 확정하는 어떠한 절차도 존재하지 아니한 점, 그리고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 역시 기판력이 아닌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서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정도의 확인적 의미에 지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리채권이 이의 없이 공익채권으로 분류되고 그 변제계획까지 정리계획안에 반영된 후 그 내용대로 정리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으로 정리채권이 공익채권으로 변한다고 볼 수는 없을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⑵
. 원고들은 다음으로, 정리회사 D의 관리인이 스스로 원고들과 같은 임원의 퇴직금 채권을 공익채권으로 인정하여 정리법원에 신고하고 정리계획안에 반영한 탓에 원고들은 이를 믿고 정리채권신고를 하지 않았고, 그 후 같은 내용의 정리계획이 정리법원의 인가결정으로 확정되기까지 하였는데, 지금에 와서 공익채권으로 인정되지 않는다면 정리채권 신고기간마저 도과하여 정리채권자로서의 권리조차 잃게 되는바,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지금에 이르러 원고들의 퇴직금 채권은 공익채권이 아니라고 다투는 것은 종전의 선행행위에 현저히 모순되는 처사로서 신의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회사정리법은 정리회사가 부담하는 채무의 규모를 기초로 정리계획을 수립하고 그 정리계획에 따라 회사의 갱생을 도모하도록 하면서, 만약 뒤늦게 권리를 주장하는 권리자를 배제할 수 없다면 정리계획의 수행이 불가능하여 결국․
회사의 정리 재건이라는 회사정리절차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는 점을 감안하여, 정리채권자들로 하여금 일정기간 동안 자신의 정리채권을 법원에 신고하도록 함과 동시에 만약 채권신고가 이루어지지 않고 정리계획에서 그 변제방법이 반영되지 않을 경우에는 이를 실권시킴으로써 사실상 정리채권의 신고를 강제하고 있는 점, 앞서 본 바와 같이 회사정리절차 내에서 공익채권임을 확정할 수 있는 어떠한 절차도 존재하지 아니하고, 정리채권이 공익채권으로 분류되고 그 변제계획까지 정리계획안에 반영된 후 그 내용대로 정리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정리채권이 공익채권으로 변한다고 볼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들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로써 정리회사 내지 피고가 원고들에게 원고들의 퇴직금채권이 공익채권임에 관한 신의를 공여하고, 객관적으로 보아 원고들이 이에 대한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예비적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들은 이 사건 예비적 청구원인으로, 정리회사 D의 관리인은 사전에 정리법원에 문의하는 등으로 원고들과 같은 임원의 퇴직금 채권이 공익채권인지 여부를 정확하게 확인한 다음 그 결과를 원고들에게 알려 주어서 그 권리보전절차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여 줄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현저히 게을리 하고 만연히 임원의 퇴직금 채권도 공익채권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정리계획안을 작성하였고, 정리법원의 선임결정에 따라 선임된 D의 감사 F도 원고들에게 임원의 퇴직금 채권도 공익채권이므로 별도의 채권신고를 할 필요가 없고 법원의 허가를 얻어 지급하겠다고 하면서 잘못된 설명과 고지를 한 잘못이 있고, 이로 인하여 원고들이 퇴직금 채권을 적기에 신고하지 못하여 실권되는 손해를 입게 하였으므로, 피고는 직접 불법행위자 또는 F의 사용자로서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원고들이 입은 재산상, 정신상의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므로 살피건대, 회사정리법이 앞서 본 실권제도를 두어 사실상 정리채권의 신고를 강제하고 있고, 이러한 실권을 당하지 않기 위한 정리채권신고의 책임은 정리채권자에게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리회사의 관리인에게 임원의 퇴직금 채권이 공익채권인지 여부를 확인하여 그 결과를 알려주어 권리보전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여 줄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들 주장과 같이 정리회사의 관리인 등이 임원의 퇴직금 채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하는 것으로 잘못 알고 공익채권임을 전제로 한 정리계획안을 수립하고, 나아가 그에 따라 퇴직금이 지급될 것이라고 잘못 고지하였다고 하여 불법행위가 된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예비적 주장도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와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는 모두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이에 대한 원고들의 항소와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영목(재판장) 김태천 김성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