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16. 7. 21. 선고 2015나1971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금전지급을 명한 부분을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2.

당심에서 추가된 예비적 청구에 따라, 피고는 원고에게 127,000,000원을 지급하라. 3. 소송총비용 중 1/7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당심의 심판범위

제1심 법원은 원고의 이 사건 각 청구 중 부동산인도청구 및 차임지급청구를 인용하고, 부당이득반환청구 및 전기료대납부분청구를 기각하였다.

그런데 피고가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에 관하여 항소를 제기하였음에 반하여, 원고는 제1심 판결 중 원고 패소부분에 관하여 항소를 제기하지 않았고, 앞서 본 것과 같이 당심에서 부동산인도청구를 취하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청구 중 부동산인도청구, 부당이득반환청구 및 전기료대납부분청구는 당심의 심판대상에서 제외되었고, 차임지급청구만이 당심의 심판대상으로 남아 있다.

2.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 을 제10호증의 각 기재, 제1심 법원의 한국전력공사 경주지사, 건강보험 심사평가원 대구지원에 대한 각 문서제출명령결과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이를 인정할 수 있다.

가.

원고와 피고는 2012. 4. 1. 별지 목록 기재 부동산(이하 '이 사건 병원건물'이라 한다)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운영계약(이하 '이 사건 운영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로부터 2012. 10.경 4,800만 원을 지급받고, 그 무렵 피고에게 이 사건 병원건물을 인도하였으며, 그에 따라 피고는 2012. 10.경부터 2013. 5.경까지 이 사건 병원건물에서 D와 함께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였다.

3.

주위적 청구(차임지급청구)에 대한 판단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피고가 원고와 사이에 이 사건 운영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2012. 10.경부터 2013. 5.경까지 이 사건 병원건물에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사실은 앞서 본 것과 같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2. 10.분부터 2013. 4.분까지의 7개월의 차임 합계 1억 7,500만 원에서 기 지급한 차임 4,8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차임 1억 2,7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피고의 주장

가)

이 사건 운영계약에 따라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행위는 의료법 제33조 제2항이 금지하는 의료인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 · 운영한 것이라고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운영계약은 강행법규인 위 의료법 규정을 위반하여 무효이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이 사건 운영계약에 따른 차임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

나)

이 사건 운영계약은 피고가 직접 투자하여 이 사건 병원건물을 보수하고 시설을 구비하여 정상화한 후 이 사건 병원을 수탁운영하기로 하되, 그 수익금의 30%를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는 내용의 운영위탁계약이자 투자수익약정이므로, 이 사건 운영계약이 임대차계약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차임지급청구는 이유 없다.

다)

이 사건 운영계약에서 정한 월 차임은 2,000만 원이므로, 이를 초과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2)

판단

먼저, 피고의 첫 번째 주장에 관하여 본다.

비의료인이 이미 개설된 의료기관의 의료시설과 의료진을 인수하여 종전 개설명의자를 변경하지 아니한 채 그 명의를 계속 이용하여 의료기관의 운영을 지배·관리함으로써 종전 개설자의 의료기관 개설·운영행위와 단절되는 새로운 개설·운영행위를 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서 금지하는 비의료인의 의료기관 개설행위에 해당한다고 보아야 한다(대법원 2013. 11. 28. 선고 2012다67368 판결 참조). 구 의료법은 제30조 제2항에서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등 비영리법인이 아닌 자의 의료기관 개설을 원천적으로 금지하고, 제66조 제3호에서 이를 위반하는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바, 의료법이 의료의 적정을 기하여 국민의 건강을 보호 증진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므로 위 금지규정의 입법 취지는 의료기관 개설자격을 의료전문성을 가진 의료인이나 공적인 성격을 가진 자로 엄격히 제한함으로써 건전한 의료질서를 확립하고, 영리 목적으로 의료기관을 개설하는 경우에 발생할지도 모르는 국민 건강상의 위험을 미리 방지하고자 하는 데에 있다고 보이는 점,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등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행위는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범죄행위에 해당할 뿐 아니라, 거기에 따를 수 있는 국민보건상의 위험성에 비추어 사회통념상으로 도저히 용인될 수 없는 정도로 반사회성을 띠고 있다는 점, 위와 같은 위반행위에 대하여 단순히 형사 처벌하는 것만으로는 의료법의 실효를 거둘 수 없다고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위 규정은 의료인이나 의료법인 등이 아닌 자가 의료기관을 개설하여 운영하는 경우에 초래될 국민 보건위생상의 중대한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제정된 이른바 강행법규에 속하는 것으로서 이에 위반하여 이루어진 약정은 무효라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3. 4. 22. 선고 2003다2390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본 증거들, 갑 제5, 6호증, 을 제1호증의 1, 2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운영계약은 원고가 이 사건 병원을 그 토지, 건물 및 장비일체를 포함하여 운영에 관련된 일체의 권리를 피고에게 양도하고, 피고는 이를 양수하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점(이 사건 운영계약 제1조 참조), ② 피고는 원고에게 운영계약서 제3조에 기재된 임대차보증금 4억 원을 실제 지급하지 아니하고, 이 사건 병원을 개보수하여 운영하는 용도 및 원고가 미납한 각종 공과금을 지급하는 용도로 사용하기로 한 점(이 사건 운영계약 제3조 제1항, 제5조 참조), ③ 피고가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면서 발생하는 채권, 채무에 관하여 원고의 책임이 없음을 명시한 점(이 사건 운영계약 제7조 참조), ④ 피고는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하기 위하여 의사인 D를 고용하였고, 이 사건 운영계약 전 원고와 체결하였던 임대차계약서(을 제1호증의 1)를 D 명의로 작성하기도 하였던 점, ⑤ 원고는 H을 비롯한 원고 소속 직원을 통하여 이 사건 병원건물의 전반적인 관리를 하였을 뿐 이 사건 병원의 경영에 실질적으로 관여하였다고 볼 자료가 없는 점, ⑥ D의 배우자인 I는 이 사건 운영계약 이후 채용했던 직원들에게 월급을 지급하지 아니한 사실로 2014. 3. 14.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으로부터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약식명령을 발령받은 점, ⑦ 원고의 대표자인 E는 이 사건 운영계약 이후 이 사건 병원에서 이루어진 의료법위반행위를 이유로 의료법위반죄로 기소되었으나, 이 사건 병원을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무죄판결(서울중앙지방법원 2014고정1360)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그대로 확정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운영계약은 원고의 병원 운영을 중단하고 피고로 하여금 이 사건 병원을 새로이 개설 ·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의 계약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므로,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반되어 그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이 사건 운영계약이 임대차계약으로서 유효함을 전제로 한 원고의 이 사건 주위적 청구는 받아들일 수 없으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있다(피고의 첫 번째 주장을 받아들이는 이상 나머지 주장에 대한 판단은 하지 않는다).

4.

예비적 청구(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한 판단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본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가 2012. 10.경부터 2013. 5.경까지 이 사건 병원건물을 점유하면서 그 곳에서 이 사건 병원을 운영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이 사건 병원건물의 차임 상당액을 부당이득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피고가 부당이득한 차임 상당액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원고와 사이에 체결하였던 이 사건 운영계약에서 정한 월 2,500만 원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2012. 10.분부터 2013. 4.분까지의 7개월의 차임 합계 1억 7,500만 원에서 기 지급한 차임 4,800만 원을 공제한 나머지 차임 1억 2,700만 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 판결의 피고 패소부분 중 금전지급을 명한 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이를 취소하고 그 취소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원고가 당심에서 추가한 예비적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이상과 같은 이유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문관(재판장) 권준범 성기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