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2016. 9. 29. 선고 2016노81 판결

주문

1.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한다.

2.

피고인을 징역 3년에 처한다.

3.

다만, 이 판결 확정일부터 5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4.

피고인에게 20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한다.

5.

피고인으로부터 1,614,698,306원을 추징한다.

6.

원심판결 중 무죄 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업무상횡령의 점에 관하여, 원심판결 별지3 범죄일람표 순번 37번의 16,419,000원은 기존에 T가 리스 보증금을 납입하였던 그랜저 승용차의 매각대금 1,100만 원과 O이 2013. 1. 15.경 피고인의 처 AQ의 계좌로 AS 명의로 송금한 1,000만 원을 피고인이 E에 입금한 대금으로 지불한 것이고, 이는 원심 증인 J의 증언에 의해서도 확인되고 있어, 피고인에게 불법영득의사가 없었고, 원심판결 별지3 범죄일람표 순번 44번 내지 54번 부분은 피고인이 E의 대표이사직에서 사임한 2013. 10. 7. 이후에 T의 제네시스 승용차의 리스료로 지급된 것으로서 피고인에게 보관자 지위가 인정되지 않으므로, 업무상횡령죄가 성립하지 않는다(피고인은 당심 제2회 공판기일에서 뇌물공여의 점과 관련하여 직무관련성이 없다는 등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을 철회하였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징역 3년, 집행유예 5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검사

1)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9,000만 원 뇌물 공여의 점에 관하여, ① 피고인과 O의 진술이 일치하지 않고 상호 모순되어 신빙성이 없는 점, ② 9,000만 원 송금 이전에 1억 원을 주고받은 근거를 소명하지 못하고 있는 점, ③ 피고인은 당시 재무구조가 취약한 코스닥상장사를 인수하였고 20회에 걸친 유가증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유가증권 관련 사기죄, 미공개정보이용 및 보고의무위반죄 등의 범죄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하였는바 검찰수사관이었던 O에게 뇌물을 공여할 만한 동기가 충분하였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위 9,000만 원이 뇌물임을 인정할 수 있다.

3,000만 원 및 1,500만 원 합계 4,500만 원 뇌물공여의 점에 관하여, ① E가 당시 9억 9,000만 원 규모의 소액 공모 전환사채를 발행하였고, 청약 미달을 우려할 만한 객관적인 사정도 없었으며, 이미 주변 사람들로부터 상당한 정도의 청약 약정을 확보하였으므로, 피고인이 청약 미달을 우려하여 2억 7,000만 원의 청약을 확보하기 위하여 3,000만 원이나 되는 양도성예금증서 할인수수료를 부담할 이유가 없는 점, ② 만약 O이 검찰공무원이 아니었다면 피고인이 굳이 위 3,000만 원의 비용을 부담하거나 수익금 보전 차원에서 1,500만 원을 지급할 이유가 없었던 점 등을 종합하면, 위 4,500만 원 역시 뇌물임을 인정할 수 있다.

범죄수익 9,000만 원 및 3,000만 원 은닉의 점에 관하여, 위 9,000만 원 및 3,000만 원이 뇌물임이 명백하므로, 피고인의 행위는 위 뇌물을 차명계좌 등에 받아 적법하게 취득한 것처럼 가장하고 은닉한 경우에 해당된다.

범죄수익 3억 원 양도성예금증서 은닉의 점에 관하여, ① 피고인 스스로 O이 얘기해주지 않는 양도성예금증서의 출처를 알려고 하지 않았던 점, ② 검찰공무원 신분인 O이 주로 자금의 출처나 사용처 등을 숨기기 위해 이용되는 양도성예금증서로 3억 원이나 보유하고 있었다는 점에서 그 불법성을 의심할 수밖에 없었다는 점, ③ O의 요구로 양도성예금증서를 만기 전 현금화하여 O이 지정한 3명 계좌로 분산투자 처리해주는 등 전형적인 수법의 불법자금 세탁 과정을 실행해준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양도성예금증서가 범죄수익임을 알았다고 인정된다.

2)

양형부당

원심의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직권판단

피고인과 검사의 항소이유에 앞서 직권으로 살펴본다.

원심은 사기죄 관련하여, "피고인이 피해자 Z를 기망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로 하여금 2억 원을 피고인에게 대출금 채권을 가지고 있는 AE 명의의 우리은행 계좌로 송금하도록 하고, 기존 차용금 2,000만 원의 변제기한을 2014. 10. 31.까지 연장 받아 합계 2억 2,000만 원 상당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라는 공소사실을 그대로 유죄로 판단하였다.

원심의 위 판단 중 2억 원 부분은 정당하나, 2,000만 원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이 취득한 재산상 이익은 기존 차용금 2,000만 원에 대한 변제기의 연장일 뿐이고 2,000만 원 자체가 아니므로, 피고인이 2억 2,000만 원의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였다고 본 원심의 판단은 유지될 수 없다. 한편 원심은 이 부분 범죄사실과 나머지 범죄사실이 형법 제37조 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 하나의 형을 선고하였으므로, 결국 이 부분 범죄사실뿐만 아니라 나머지 유죄부분도 전부 파기되어야 한다.

다만, 위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음에도 피고인과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은 여전히 이 법원의 판단대상이 되므로 아래에서 이에 관하여 본다.

나.

피고인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심 별지3 범죄일람표 순번 37번 부분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원심에서도 이 부분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O이 반납한 그랜저 승용차의 매각대금과 2013. 1. 15. 피고인의 처 AQ의 계좌로 송금한 돈 1,000만 원이 2013. 2. 8. 이전에 E 계좌로 입금되어 E가 위 돈으로 제네시스 승용차의 리스 보증금을 지출하였다고 볼만한 아무런 자료가 없고(오히려 피고인은 2013. 3.경 E 계좌로 그랜저 승용차의 매각대금 1,100만 원을 입금한 것으로 보일 뿐이다. 피고인이 제출한 증 제1호증의 거래처원장 기재 참조), 나아가 피고인이 사후적으로 위 돈을 E 계좌로 입금하였다고 하더라도, 업무상횡령죄에서 불법영득 의사는 자기 또는 제3자의 이익을 꾀할 목적으로 업무상의 임무에 위배하여 보관하는 타인의 재물을 자기의 소유인 것과 같이 처분하는 의사를 말하고, 사후에 이를 반환하거나 변상・보전하려는 의사가 있다고 하여 불법영득의 의사가 없다고 할 수는 없으므로(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3도15895 판결 참조), 피고인이 E의 직원으로 하여금 위 회사 자금을 개인적인 용도에 사용하도록 한 행위는 업무상횡령죄를 구성한다고 판단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피고인은 제네시스 승용차 리스 보증금 16,419,000원은 T와 O으로부터 제공된 위 2,100만 원으로 지급된 것이고 이러한 사실은 원심 증인 J의 증언에 의해서도 확인된다고 주장하나, E의 상무로 재직 중인 J는 원심에서 자금거래가 너무 많아 위와 같은 사실에 관하여 잘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하였을 뿐이고[원심 2015고합146 사건의 공판기록(이하 '공판기록'이라 한다) 308면], 오히려 시차가 있기 때문에 그랜저 승용차의 매각대금 1,100만 원이 그대로 제네시스 승용차의 보증금으로 사용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311면) 등을 보태어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원심 별지3 범죄일람표 순번 44번 내지 54번 부분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피고인은 이 부분에 관하여도 원심에서 항소이유와 같은 취지의 주장을 하였고, 이에 대하여 원심은, 형법상 업무상횡령죄에서의 요건인 '업무상 보관자'라는 신분관계 또는 위탁관계는 사실상의 위탁관계이므로, 위탁관계를 발생시킨 사법상의 계약이 취소되거나 종료되었다고 하더라도 본인과 거래의 신의칙에 따른 위탁관계 내지 신임관계가 사실상 지속되는 이상 여전히 '업무상 보관자'의 지위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고 한 후(대법원 1982. 1. 12. 선고 80도1970 판결 등 참조), 원심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2013. 10.경 이후에도 E 계좌에서 출금된 제네시스 승용차의 리스비용에 대하여 업무상 보관자로서의 지위를 가진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E의 대표이사로 있을 때인 2009. 9~10.경 및 2013. 1~2.경 E 직원에게 E 명의로 현대캐피탈 주식회사(그랜저 승용차) 또는 AJ캐피탈 주식회사(제네시스 승용차)와의 사이에 위 각 승용차에 관한 리스계약을 체결하도록 하였고, 위 각 리스계약에 따라 그 무렵부터 2014. 7.경까지 T가 사용한 승용차의 리스비용 등이 E 계좌에서 출금되었다.

②

피고인은 2013. 7.경 그 소유의 E 주식을 모두 매각하고 AR에게 경영권을 양도하였으나, 주식대금 정산 등의 문제로 2014. 3.경까지는 위 회사의 등기부상 이사로 등재되어 있었다.

③

피고인이 E의 대표이사직을 사임한 2013. 10.경 이후에도 E 계좌에서 전적으로 피고인의 이익을 위한 것인 T가 사용한 승용차의 리스비용이 출금되었다. 만약 AR가 E의 경영권을 양수하면서 피고인을 배제하고 독자적으로 E 계좌에 입금되어 있던 자금을 관리하기로 하였다면, 비록 피고인의 요청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다른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을 위한 개인적인 용도로 위 자금을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실제로 E는 2014. 10.경부터 제네시스 승용차의 리스료를 납부하지 않았고, 그 무렵 위 승용차에 관한 리스계약은 파기되었다{원심 2015고합146 사건의 증거기록(이하 '증거기록'이라 한다) 2471면 참조}].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을 기록과 자세히 대조하여 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따라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다.

검사의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1)

9,000만 원 뇌물 공여의 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 즉 ① 수사기관에서 O이 지급받은 돈 9,000만 원에 대한 수사를 시작하자, 피고인과 O은 O의 처와 피고인 사이의 금전거래였다고 서로 말을 맞추기로 하였던 점, ② 만약 피고인이 O에게 위 9,000만 원을 정당하게 반환하거나 변제한 것이라고 한다면, 직접 O의 계좌로 송금하는 것이 상례라고 할 것임에도 자신이 운영하던 회사 직원 명의의 계좌를 통하여 O이 사용하던 AS 명의의 계좌로 송금한 점, ③ 피고인과 O 사이에 위 9,000만 원에 관한 투자약정서나 차용증 등의 처분문서를 작성한 사실이 없는 점, ④ 피고인이 O으로부터 1억 원을 투자받거나 대여받은 정확한 시기 및 해당 자금의 보관 내지 사용처에 대하여 정확하게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O에게 차명계좌로 송금한 돈 9,000만 원이 O의 직무와 관련하여 공여한 뇌물이 아닌가 하는 매우 강한 의심이 들기도 하나,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그 주장과 같이 O에게 이전의 대여금이나 투자금에 대한 변제조로 위 9,000만 원을 지급하였을 가능성을 섣불리 배제하기 어려우므로,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O에게 준 위 돈의 성격이 뇌물이라는 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과 O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이 O에게 송금한 돈 9,000만 원의 성격이 '투자금 또는 대여금의 변제금'이라는 점에 관하여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비록 O이 피고인에게 투자금이나 대여금으로 1억 원을 지급하였다는 주장과 관련하여, 투자금 또는 대여금의 변제기한과 이자, 변제방법 등에 관한 구체적인 약정내용, 투자 또는 대여한 시기 및 경위 등에 관한 두 사람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이 거듭 번복되거나 상호 모순된 사정은 있다.

그러나 피고인과 O이 위와 같이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을 당시가 그들이 1억 원의 투자 또는 대여일이라고 주장하는 2008. 8.경부터 무려 6년 정도나 지난 시점이라는 점과 친분관계가 상당히 두터운 두 사람 사이에서는 구체적인 약정내용을 서면으로 작성하지 않을 수도 있는 점 등을 고려하면, 두 사람의 수사기관에서의 각 진술이 거듭 번복되거나 상호 모순된 것이 오래전의 일에 대하여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지 못하다가 객관적인 증거가 순차적으로 제시됨에 따라 기억이 교정되고 분명해진 데 따른 것으로 볼 여지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②

피고인과 O은 2000년경 'AT'라는 친목 모임에서 처음 만나 2004년경부터는 지속적으로 연락을 주고받으며 만남을 계속하여 오는 등 사적으로 매우 가깝게 지내는 사이였고, 피고인이 O에게 위 돈 9,000만 원을 송금할 당시에는 범죄혐의 등으로 수사를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그 당시 특별히 O에게 9,000만 원이라는 큰돈을 뇌물로 공여할 만한 이유가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③

한편, O은 2008년경 뇌물수수 등을 통하여 가족들 명의의 차명계좌에 상당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고, 위 자금이 정상적인 수익금이 아니었기 때문에 자금의 출처를 숨기고 이를 운용할 필요성이 있었다. 이러한 사정에 비추어 보면, 그 당시 O에게는 피고인 등 제3자에게 금전을 투자하거나 대여할 만한 충분한 자금과 동기가 있었다고 할 것이다.

그리고 피고인으로서도 2008. 9.경부터 그 해 12.경까지 사이에 코스닥 등록업체인 ㈜N가 L의 주식을 양수하고, L의 대주주인 피고인이 ㈜N의 최대주주가 되는 방식으로 L을 사실상 우회적으로 상장시켰기 때문에 그 당시 주변 사람들로부터 ㈜N의 인수대금으로 상당한 자금을 차용하여 사용할 필요가 있었다.

④

비록 피고인이 O의 차명계좌로 위 돈 9,000만 원을 송금하기는 하였으나, 이는 O의 요청에 따른 것으로서 피고인의 입장에서는 검찰공무원인 O이 재산등록 등의 문제로 자금의 출처를 감추려 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었다고 보이므로, 위와 같은 피고인의 변명이 어느 정도 일리가 있다고 할 것이다.

⑤

아울러 만약 위 돈 9,000만 원이 뇌물이었다면, 그 무렵 서로 잦은 만남을 가져오던 피고인과 O이 언제든지 직접 돈을 주고받을 수 있었을 것으로 보임에도, 피고인은 O에게 송금할 돈을 마련하기 위하여 회사자금을 사용함에 있어 회사 경리직원을 시켜 회계장부상에 피고인이 가수금을 입금한 것으로 그 내역을 기재하여 회계처리하도록 함으로써 그 수수의 증거가 명백하게 드러나도록 하였고, 비록 회사 직원 명의의 계좌를 이용하였지만, 은행거래를 통하여 송금하는 방법을 사용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더불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①

피고인이 O 측에게 9,000만 원을 송금하기 이전에 1억 원을 주고받은 근거가 분명하지 않은 것은 사실이지만, O은 2008. 12. 31. 전에 AW으로부터 O의 처남 AX의 처 BX 명의 계좌로 2억 원 이상의 돈을 지급받았고, AW으로부터 지급받은 돈을 여러 차례에 걸쳐 소액 현금으로 출금하는 등(증거기록 285면, 310~315면, 748~759면, 공판기록 251면), 상당한 자금을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②

검사는, 피고인이 재무구조가 취약한 코스닥상장사를 인수하였고 20회에 걸친 유가증권 발행으로 자금을 조달하면서 유가증권 관련 사기죄, 미공개정보이용 및 보고의무위반죄 등의 범죄로 검찰 수사를 받기도 하였으므로 검찰수사관이었던 O에게 뇌물을 공여할 만한 동기가 충분하였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위와 같이 수사를 받은 시기는 피고인이 9,000만 원을 송금한 2008. 12. 31.경부터 2009. 2. 6.경까지인 것으로 보이지는 않고, 기록상 피고인이 그 무렵 검찰 수사를 받은 흔적은 2009. 3. 12. 근로기준법위반으로 입건되어 2009. 3. 30. 각하 처분을 받은 것 외에는 찾아보기 어렵다(증거기록 825면 참조).

③

피고인은 자동차 리스비용 6,600여만 원 및 T에게 송금한 1,000만 원과 관련하여서는 형사사건 등으로 문제될 경우 O으로부터 도움을 받으려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고 O에게 리스비용을 달라고 독촉하기도 하였는데(증거기록 2133~2137면, 2471~2472면), 반면 위 9,000만 원에 관하여는 O에게 반환을 요구한 적이 없고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O의 도움을 받으려 하였다는 진술을 한 바도 없어, 위 9,000만 원은 위 자동차 리스비용 등과는 다른 성격의 금품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2)

3,000만 원 및 1,500만 원 합계 4,500만 원 뇌물공여의 점에 관하여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여러 사정들을 종합하면,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O에게 공여한 위 돈의 성격이 뇌물이라는 사실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①

O에게 공여한 위 돈 4,500만 원의 성격에 관하여,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원심 법정에 이르기까지 그중 3,000만 원은 E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기 위한 청약금에 대한 유치비용이고, 나머지 1,500만 원은 위 청약금에 대한 수익금이라고 비교적 일관되게 진술하고 있다.

㉮

E가 2009. 10. 30. 실시한 회사 주식에 대한 전환사채 발행은 피고인이 그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최초로 실시하는 것이었으므로, 피고인으로서는 위 전환사채 발행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하는 입장에 있었고, 이를 위하여 피고인은 O을 비롯한 여러 지인들에게 회사 발행의 전환사채를 인수하라고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있었다.

이처럼 피고인이 당시 제3자로부터 투자금을 긴급하게 유치할 필요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피고인과 O이 위 양도성예금증서를 주고받을 당시 서로 친분관계가 상당히 두터웠던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위 돈 3,000만 원이 전환사채를 인수하기 위한 청약금에 대한 유치비용이라는 피고인의 진술을 쉽사리 배척하기 어렵다.

㉯

또한, 나머지 돈 1,500만 원 부분은 피고인이 검찰 조사에서 위 양도성예금증서를 현금화한 자금의 사용처에 관하여 진술하던 중 스스로 언급한 것이고, 위 돈의 성격에 관한 피고인의 진술 내용이 E의 상무였던 J의 검찰 진술과도 부합하는 점(증거기록 658~659면 참조), O은 전환사채 인수 청약일로부터 약 5개월 후인 위 양도성예금증서 만기일인 2010. 3. 29.에 원금과 이자를 확실히 지급받을 수 있었음에도 이를 포기하고 E의 전환사채를 인수하기 위한 청약금으로 투자한 것이므로 피고인에게 추가적인 수익금을 얼마든지 요구할 수 있는 상황이었고, 전환사채 발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피고인으로서는 상당한 친분관계에 있던 O의 위와 같은 요구를 충분히 들어줄 수 있는 입장이었던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O에게 공여한 돈 1,500만 원이 전환사채를 인수하기 위한 청약금에 대한 수익금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②

피고인이 2009. 3. 12. P지방검찰청에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입건되었다가 같은 달 30. 각하처분을 받고, 2010. 11. 2. 같은 혐의로 '공소권 없음'의 불기소처분을 받은 사실은 있다. 그러나 피고인이 O에게 위 돈 4,500만 원을 지급한 시기(2009. 10. 30.경 및 2010. 1.경)와 위 각 형사처분결과를 기준으로 볼 때, 위 각 사건의 처리 경과와는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을 뿐만 아니라 직접적인 관련성도 매우 낮다.

게다가 피고인은 그 당시 다른 범죄혐의로 입건되거나 내사를 받은 사실이 전혀 없었고, 이 사건 기록상으로도 피고인이 특별히 O에게 뇌물을 공여해야만 하는 상황에 있었음이 뚜렷이 드러나지 않는 점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공여한 위 돈 4,500만 원을 뇌물이라고 섣불리 단정하기 어렵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더불어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①

검사는 피고인이 당시 청약 미달을 우려할 상황이 아니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O으로부터 교부받은 양도성 예금증서 3억 원을 2억 7,000만 원에 할인하는 과정에서 할인금 3,000만 원을 O이 보전할 것을 요구하였고, 자신이 AX 명의로 전환사채 3,000만 원을 청약하는 방법으로 O에게 주었으며, 자신은 3,000만 원을 보전하더라도 당시 전환사채를 발행하여 회사 운영자금을 마련할 필요가 있었기 때문에 그 돈은 기회비용이라고 생각하였고, 당시 전환사채를 발행하는데 투자가 미달될 수도 있기 때문에 그 정도 비용은 부담할 수 있었으며, O의 요구로 이자 상당액 1,500만 원을 추가로 지급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다(증거기록 2473~2474면). O 역시 양도성 예금증서 할인금 3,000만 원은 이를 이용하는 피고인이 부담해야 했던 것이고, 1,500만 원은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한 후에도 기대만큼의 수익이 나지 않자 피고인이 미안한 마음에 준 것이라고 진술하였고(증거기록 2761~2762면), E의 상무로 근무한 J도, 전환사채 발행 당시 E의 자금사정이 매우 좋지 않았고, 피고인이 당시 전환사채가 발행되지 못할 경우 회사이미지 등 부정적인 요소가 많으니 명단을 주면서 청약을 대행하라고 지시하면서 "청약이 되지 않으면 어쩌지?"라면서 걱정을 많이 했었으며, 전환사채 발행을 통한 유상증자를 성공시키기 위해서 주변 지인들에게 청약을 권유했고, 심지어 회사 직원들에게도 전환사채 청약을 권유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는바(증거기록 653~655면, 공판기록 306면), 당시 피고인으로서는 전환사채 발행을 성공시키는 것이 절실하였음을 알 수 있다.

②

O이 피고인의 권유로 전환사채 발행에 양도성예금증서 3억 원을 투자하게 되었다고 보이는 점(공판기록 279면), O은 양도성예금증서의 만기일인 2010. 3. 29. 약 3억 370만 원의 지급을 확실히 보장받을 수 있었던 점(증거기록 1065면), 피고인은 당시 전환사채 발행을 위하여 투자자를 모집하고 있었고 전환사채 발행에 따른 투자자의 높은 위험도를 고려할 때 성공적인 전환사채 발행을 위하여 추가적인 이익을 보장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O이 지급받은 총액 3억 1,500만 원(양도성예금증서를 할인하여 현금으로 교부받은 2억 7,000만 원을 포함한 금액)이 O이 만기에 지급받을 수 있었던 약 3억 370만 원에 비하여 비상식적으로 과도하다고 보이지는 않는다.

③

위 9,000만 원 부분과 마찬가지로 위 4,500만 원 부분에 관하여도 피고인은 위 자동차 리스비용 등과 달리 O에게 반환을 요구한 적이 없고 형사사건과 관련하여 피고인의 도움을 받으려 하였다는 진술을 한 바도 없어, 위 4,500만 원은 위 자동차 리스비용 등과는 다른 성격의 금품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

3)

범죄수익 9,000만 원 및 3,000만 원 은닉의 점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인이 O에게 9,000만 원 및 3,000만 원을 뇌물로 공여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려우므로 이를 뇌물수수로 인한 범죄수익이라고 인정할 수 없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범죄수익 3억 원 양도성예금증서 은닉의 점에 관하여

원심은, 검사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인이 O으로부터 3억 원 상당의 양도성예금증서를 건네받았을 당시 위 양도성예금증서가 O이 수수한 뇌물인 범죄수익이라는 사실을 알았거나 미필적으로나마 그 가능성을 인식하였다는 점에 관하여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충분히 증명되었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고 판단하였다.

살피건대, 검사가 주장하는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이 위 양도성예금증서의 출처를 파악하는 등을 소홀히 한 과실은 있었다고 보이지만, 나아가 피고인이 위 양도성예금증서가 O이 수수한 뇌물인 범죄수익임을 알았다고 단정하기 어렵고, 더욱이 피고인은 O이 상당한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던 점(증거기록 1482면, 2562면, 2585면 참조), E의 상무로 재직 중인 J는 원심에서 피고인으로부터 3억 원 양도성예금증서의 출처에 관하여 들은 적이 없다고 진술한 점(공판기록 307면) 등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심의 판단은 정당한 것으로 수긍이 되며, 거기에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이 없다. 따라서 검사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에는 앞서 본 바와 같은 직권파기사유가 있으므로 피고인과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2항에 의하여 원심판결 중 유죄부분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하고, 원심판결 중 무죄부분에 대한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