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이 법원의 심판 범위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근로자 C, D에 대한 근로기준법위반의 점과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의 점에 대해 공소를 각 기각하고, 나머지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를 선고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인만이 유죄 부분에 대하여 항소하였으므로, 위 공소기각 부분은 그대로 분리·확정되어 이 법원의 심판범위에서 제외된다.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원심 판시 특정경제범죄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의 점에 대하여]
원심은 피고인이 정부관리양곡을 횡령하여 취득한 이득액을 2,641,106,102원으로 산정하였으나, 피고인이 횡령한 정부관리양곡의 처분가액은 위 금액에 미치지 못한다고 할 것이므로, 원심판결에는 피고인이 횡령한 재물의 가액을 잘못 산정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징역 4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관한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이 부분 공소사실에 대하여 피고인의 자백 진술 등을 근거로 피고인이 정부관리양곡을 임의로 처분하여 횡령죄가 성립한다고 판단하면서 피고인이 횡령한 재물의 가액을 2,641,106,102원이라고 인정하여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이하 '특경법'이라 한다) 제3조 제1항 제2호를 적용하였다.
이 법원의 판단
관련 법리
형법 제355조 제1항의 횡령죄는 타인의 재물을 보관하는 자가 재물을 횡령하거나 반환을 거부함으로써 성립하고 재물의 가액이 얼마인지는 문제되지 아니하는 데 비하여, 횡령으로 인한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죄에 있어서는 횡령한 재물의 가액이 5억 원 이상 또는 50억 원 이상이라는 것이 범죄구성요건의 일부로 되어 있고 그 가액에 따라 그 죄에 대한 형벌도 가중되어 있으므로, 이를 적용함에 있어서는 횡령한 재물의 가액을 엄격하고 신중하게 산정함으로써 범죄와 형벌 사이에 적정한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죄형균형 원칙 및 형벌은 책임에 기초하고 그 책임에 비례하여야 한다는 책임주의 원칙이 훼손되지 않도록 유의하여야 한다(대법원 2013. 5. 9. 선고 2013도285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타인의 재물을 횡령한 경우에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의 적용을 전제로 하여 그 재물의 가액을 산정함에 있어서, 횡령행위의 태양에 따라 소비, 반출, 은닉, 매각, 증여, 교환 등의 경우에는 재물의 시가 상당액이 그 가액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구체적인 판단
피고인의 원심 자백 진술을 포함하여,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이 횡령한 정부관리양곡의 가액을 2,641,106,102원 상당이라고 인정한 조치는 정당한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거기에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은 잘못은 없다. 따라서 사실오인을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인은 2015. 4.중순경부터 2015. 9.말경까지 업무상 보관하던 정부관리양곡 중 2014년산 합계 881.152톤을, 2016. 4.중순경부터 2016. 9.말경까지 정부관리양곡 중 2015년산 합계 932.64톤을 임의로 반출하여 처분하였다(증거기록 제366, 814, 852, 853쪽).
양곡관리법에 의하면,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은 정부관리양곡을 국가기관용, 가공용, 공공용, 일반판매용 등 그 용도에 따라 판매하고, 그 판매가격은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고(제9조 제1, 2항), 이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고시한 2015년 정부관리양곡 판매가격(시·군이 지정하는 정부관리양곡 보관창고 또는 정부양곡 가공공장 문전상차도 기준)은 2014년산의 경우 88,050원/40㎏이고(농림축산식품부 고시 제2014-132호), 2016년 정부관리양곡 판매가격은 2015년산의 경우 80,405원/40㎏(농림축산식품고시 제2016-2호)이다.
위 정부관리양곡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피고인이 반출·처분한 정부관리양곡의 가액을 산출해 보면, 그 액수는 합계 3,814,358,820원(= 2014년산 1,939,635,840원 + 2015년산 1,874,722,980원)이다.
한편 수사기관은 피고인이 반출·처분한 정부관리양곡의 피해액을 산정함에 있어 피고인과 E이 체결한 정부관리양곡보관도급계약에 따라 농림축산식품부장관이 정하는 정부양곡변상원가를 기준으로 피해액을 합계 2,641,754,502원으로 산정하였는데(증거기록 제65 ~ 92쪽, 제152, 153쪽, 제815, 816쪽), 이는 위 판매가격을 기준으로 산출한 가액에 미달한다.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 조사를 받으면서 피고인이 보관하였던 정부관리양곡을 임의로 반출하여 가공한 후 이를 판매하였고, 그 판매대금을 피고인 명의의 농협계좌(AL)에 입금한 후 자신이 농민들에게 지급하지 못한 수매대금으로 지급하거나 개인적으로 소비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위 계좌 중 농민들에게 수매대금으로 지급한 내역을 형광색으로 표시하여 수사기관에 제출하였다(증거기록 368쪽, 증거기록 제550 ~ 714쪽).
수사기관은 피고인의 위 진술과 위 계좌내역을 토대로 공소사실 기재 범죄일람표 기재와 같이 피고인이 횡령한 정부관리양곡의 가액을 산출한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인은 검찰에서 피고인이 위 횡령 가액 합계 2,641,106,102원을 그대로 인정하였다(증거기록 제852쪽).
피고인은 경찰에서 피고인이 정부관리양곡을 반출·가공하여 판매한 금액의 합계가 14억 원 상당이라고 주장하면서도 그 자료를 제시하지 않았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하여
이 사건의 여러 양형조건들을 살펴보면, 피고인이 이 사건 각 범행을 대체로 인정하면서 반성하고 있는 점, 피고인이 횡령한 정부관리양곡이 AR협회 경북지회를 통하여 전부 현물로 상환된 점, 피고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피고인이 근로자들에게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 중 최우선변제권이 있는 상당 부분이 변제될 것으로 보이는 점, 당심에 이르러 근로자들 중 GC, AO과 합의를 하였고, 위 근로자들이 피고인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 피고인이 동종 범행으로 처벌받은 전력이 없고, 벌금형을 초과하는 형사처벌을 전력도 없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유리한 정상이다.
그러나 한편 피고인은 보관료를 받고 정부관리양곡을 보관하면서 자신의 채무변제 등을 위하여 이를 임의로 반출하여 가공·처분하였고, 이로 말미암아 양곡의 수급조정과 적정가격을 유지함으로써 국민식량의 확보와 국민경제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양곡관리제도의 취지를 무색하게 한 점, 변상단가를 기준으로 한 피해액이 26억 원에 달함에도 피고인의 출재로 인한 피해회복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은 점, 이로 인하여 피고인에 대한 연대보증인들이 위 피해액 내지 현물 상환 가액(1,820,722,500원)에 대하여 구상을 당할 우려가 있고, 피고인의 부동산에 대한 경매절차에서 위 피해액 등이 전부 변제될 수 있을지 분명하지 않고, 피고인이 위 피해액 등을 전부 변제하지 못할 경우 그 피해는 연대보증인들에게 그대로 전가될 수 밖에 없는 점, 연대보증인들은 이로 인한 고통을 호소하면서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고인에 대한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 그럼에도 피고인은 막연히 경매절차에서 피해가 회복될 것이라고 주장만 하면서 위 피해액 등에 대한 변제를 위하여 별다른 노력을 하고 있지 않은 점, 피고인이 체불한 임금 및 퇴직금의 액수가 합계 1억 6,800여 만 원에 이르는 점 등은 피고인에게 불리한 정상이다.
위와 같이 피고인에게 유리하거나 불리한 양형요소들에다가, 피고인의 나이, 성행과 환경, 가족관계, 범행의 동기와 경위, 범행 수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 및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조건을 종합적으로 참작하면,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러 근로자들 중 일부와 합의를 한 점을 고려하더라도, 원심이 양형기준에서 정한 권고형의 범위(징역 3년 ~ 6년 9월) 내에서 선고한 징역 4년은 피고인의 죄책에 따른 적정한 형벌의 범위 내에 있는 것으로 수긍할 수 있고, 그것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는다.
따라서 양형부당을 다투는 피고인의 항소이유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기각한다.
판사 박준용(재판장) 이영진 어재원
각주1) = 477.472톤 + 309.28톤 + 94.4톤
각주2) = 798.24톤 + 134.4톤
각주3) = 881.152톤 × 88,050원/40㎏
각주4) = 932.64톤 × 80,405원/40㎏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