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고등법원판결

대구고등법원 1994. 7. 7. 선고 93나6356 판결

주문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원고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1.

기초가 되는 사실관계

아래의 사실은 다툼이 없거나 갑 제1,2,3호증, 을 제1 내지 5호증의의 5, 제6호증의 3, 4, 6 내지 12, 14 내지 37, 제7호증의 2 내지 15, 제8호증의 각 기재, 환송전 당심증인 C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보면 인정된다.

가.

원고는 1987.6.24.부터 피고회사의 조립공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1990.2.7. 피고회사 노동조합의 위원장으로 선출되었다. 그후 원고는 노조위원장으로서 1990.4.20.경부터 같은해 6.7.경까지 노사간에 임금교섭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업무를 방해하고 불법으로 태업, 파업을 하며 옥외집회를 열고 시위를 주동하였다는 이유로 같은해 6.13. 구속되어 같은해 9.8. 대구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죄, 노동쟁의조정법 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1991.1.25. 항소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으며, 다시 대법원에 상고하여 같은해 6.26. 상고기가되어 형이 확정되었다.

나.

피고회사와 노동조합 사이에서 1988.12.1. 작성된 합의서(을 제2호증으로 제출되었다. 그 합의서 부칙에 의하면 1988.12.1부터 1990.11.30까지 유효하고, 1991.5.에 이르러 다시 갑 2호증으로 제출된 단체협약이 작성되었는데 그 효력은 노사 쌍방의 대표자가 조인한 날로부터 발생되며 유효기간은 1992.12.31.까지로 되어 있다.) 제23조에 의하면 정당한 사유없이 5일 이상 무단결근 하였을 때, 조합원이 정년에 달했거나 사망하였을 때,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 금치산, 한정치산,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 전역일(轉役日) 또는 질병, 부상으로 인해 휴직한 자가 완치일로 부터 2주 이내에 복직원을 제출하지 아니한 때, 본인이 사직원을 제출하였을 때에는 당연퇴직 한다고 규정되어 있고, 취업규칙 제9조 제2항에도 위와 같은 사유외에 군 입영 휴직자가 직업 군인으로 전환하였을 경우, 근로계약 기간이 정하여 있을 경우 그 계약기간이 만료되었을 경우 등을 첨가하고 있고 위 노사합의서 이후에 피고회사의 노사관계 등을 규정한 단체협약 제 24조에도 같은 내용의 당연면직사유를 정하고 있으나 교통사고로 형사상의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면직여부는 인사위원회에서 결정하고 경범괴는 예외로 한다는 내용이 추가되었다.

다.

또한 피고희사의 취업규칙에서는 당연면직과는 별도로 제15조 제2항 제1호에서 취업규칙에 위반하는 자에 대하여는 징계활 수 있다고 규정하고, 제2호에서 징계의 종류로 경고, 견책, 감봉, 정직, 해고를, 제4호에서 당연퇴직사유와 다른 해고사유룰 각 규정하고 있으며, 위 노사합의서 제25조에서도 위와 같은 징계 종류가 정하여져 있다.

라.

피고회사는 원고가 항소심에서도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에 처하는 판결을 선고받자 1991.1.29. 인사위원회를 열어 노사합의서 및 취업규식상의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하였다 하여 형식적인 심의의결을 거쳐 같은 날짜로 원고가 당연퇴직되었음을 원고에게 통보하였다.

2.

원, 피고의 주장과 그에 대한 판단

가.

당연퇴직처분 규정은 무효인가.

원고소송대리인은 피고회사의 취업규칙 제9조 2,3,항이나 노사합의서 제23조에 규정되어 있는,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의 당연면직사유는 회사측과 무관한 근로자 자신만의 귀책사유로 노무의 제공이란 고용관계의 채무를 이행할 수 없어 피고회사에 의하여 임의퇴직의 의사가 있는 것으로 처리되어도 근로자에게 불이익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효력이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하며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원고가 임금협상도중 피고회사와의 사이에 마찰로 야기된 행위로 유죄판결을 받은 경우에는 원고로서는 노무제공이 가능하고 또한 이를 제공할 의사까지 있는 이상 이는 실질에 있어서 징계해고인데도 대상자인 원고에게 아무런 변명의 기회도 주지 아니라고 노조의 동의나 해고예고도 없었을 뿐만 아니라 해고예고수당도 지급하지 아니하였으므로 이와 같은 당연면직처리 규정은 무효이고 그에 따른 면직처리 또한 정당한 절차에 의한 것이 아니어서 무효라 주장한다.

그러므로 보건대, 근로계약의 종료사유는 근로자의 의사나 동의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퇴직,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해고, 근로자나 사용자의 의사와는 관계없이 이루어지는 자동소멸 등으로 나누어 볼 수 있을 것인데, 근로기준법 제27조에서 말하는 해고란 실제 사업장에서 불리우는 명칭이나 그 절차에 관계없이 근로자의 의사에 반하여 사용자의 일방적 의사에 의하여 이루어지는 모든 근로계약관계의 종료를 의미한다고 해석하여야 할 것이므로 피고회사가 일정한 사유의 발생을 당연퇴직사유로 규정하고 그 절차를 통상의 해고나 징계해고와는 달리하였다 하더라도 근로자의 의사와 관계없이 사용자측에서 일방적으로 근로관계를 종료시키는 것이면 성질상 이는 해고로서 근로기준법에 의한 제한을 받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그러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조처가 단체협약이나 취업규칙에서 당연퇴직으로 규정하였다 하더라도 이는 위와 갈은 의미의 해고의 일종이고, 다만 그 절차에서 다른 일반의 해고절차와 구분하기 위하여 피고회사가 내부적으로 그 명칭과 절차를 달리하여 규정한 것이라 할 것이므로 당연면직으로서의 해고가 징계해고화는 다른 절차를 취하고 있어 피고회사가 원고에 대한 당연면직처리 조처를 함에 있어 징계해고절차 내지 그에 준하는 절차를 밟지 아니하였다 하여(을 제8호증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가 해고예고수당을 수령하지 아니하므로 1991.8.10. 이를 공탁하였다.) 바로 해고로서의 효력이 없는 것이라 단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이다. 다만 당연면직처리가 본질에 있어서는 징계해고와 다를 바 없으므로 원고에 대한 이 사건 퇴직조처가 유효하기 위하여는 근로기준법 제27조 제1항이 규정하는 데로 정당한 이유가 있어야 하고 이는 당연면직처리 절차를 취하는 해고가 유효하기 위한 내재적 한계라 할 것이다.

나.

당연면직처리가 정당한 것인가.

원고와 피고회사 사이의 근로관계가 통상의 해고절차가 아닌 당연면직 절차를 거쳐 종료되는 실체적 사유는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는 것인데 그 경우에 있어서 유죄판결의 의미가 문제된다.

원고소송대리인은 당연면직처리의 사유가 되는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때"에 있어서 형사상 범죄란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임금협상도중 피고회사와의 사이에서 마찰로 야기된 범죄는 포함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유죄판결의 뜻도 유죄의 확정판결을 받았을 때를 의미하는 것인데도 피고회사는 원고가 1990.6.13. 노사협상도중에 야기된 행위를 범죄행위로 하여 구속되어 그래 9.8. 대구지방법원에서 업무방해, 노동쟁의조정법위반죄 등으로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받고 항소하여 1991.1.25. 대구지방법원 항소부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의 형을 선고 받아 아직 그 형이 확정되지도 아니한 그 달 29.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당연면직처리를 하였으므로(그 판결은 그해 6.26. 상고기각됨으로써 확정되었다) 위 당연면직처리는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피고회사의 취업규칙이나 노사합의서에 정하여져 있는 당연면직처리 사유에는 근로자가 스스로 근로관계의 종료를 원하는 경우나, 근로관계의 종료시기가 정하여져 있는 경우에 그 기간이 만료된 때 외에, 근로자가 근로계약이 체결될 당초와 같은 질과 양의 근로공급을 기대하기 어려운 때로서 금치산, 한정치산, 파산선고를 받았을 때나 이 사건에 있어서와 같이 형사상의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 계속 5일 이상 무단 결근하였을 때, 군 입영 휴직자가 직업군인으로 전환하였을 때 등이 규정되어 있는것으로 보아 결국 피고회사가 당연면직사유로 정하고 있는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을 경우란 그 범죄의 죄질상 당초 근로관계가 이루어질 때와 같은 정도의 노무공급이나 근로관계의 질서유지들 기대할 수 없다고 보여지는 범죄로서(따라서 쟁의과정에서 일어난 범죄라 하여 이에서 제외할 것은 아니고 오히려 노동쟁의과정에서의 범죄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이 상정하는 형사상 범죄의 가장 전형적인 예가 아닐까 한다.) 현실적인 근로제공이 사실상 불가능하게 되는 내용의 유죄판결, 즉 1심에서의 실형선고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3.5.11. 선고, 92다20712 판결 참조) 원고소송대리인의 위 주장은 이유없다.

또 원고소송대리인은 피고회사의 1990.6.12.자 노사합의에 의하면, 피고회사는 근로자들에게 인사상의 불이익조치를 취하지 않기로 합의하였는데도 그 후인 1991.1.29. 원고에 대하여 형사상 범죄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하여 당연면직처리한 것은 위 합의에 어긋나는 부당한 것이라 다투고 있다.

그러므로 보건대 갑 제3호증의 2의 기재와 환송전 당심증인 C의 일부증언에 변론의 전취지를 보태어 보면, 원고가 소속되어 있는 피고회사의 노동조합과 피고회사가 1990.6.12. 임금교섭을 하면서 구속수배자 문제에 관하여, "고소, 고발로 인하여 구속될 경우 회사는 석방을 위하여 아래와 같이 최선을 다한다. 구속자중 형이 확정되지 않은 인원은 인사상의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며, 형의 확정, 집행후 석방되었을 경우 직장알선을 원칙으로 하고, 아니될 경우에는 1년간의 평균임금 수준의 생계비를 지원한다. 임금 협상 기간동안 발생된 불상사로 인하여 조합원에게 향후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도록 한다."라는 내용의 노사합의가 이루어진 사실이 인정되는데, 위 합의서 기재에 의하더라도 그 내용은, 이미 구속되었거나 앞으로 구속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형이 확정되기 전에는 회사에서 징계 등의 아무런 인사상 불이익조치를 취하지 아니하나, 재판을 받아 형이 확정되면 그 근로자가 취업규칙이나 단체협약의 규정에 따라 당연퇴직 됨을 전제로 하여 다른 회사로의 직장알선을 합의하였을 뿐이고 피고회사에 복직되는 것을 진제로 한 것은 아니며, 나아가 노사관계의 안정을 위하여 합의서 작성 이후 회사측에서 근로자를 추가로 형사고소를 하지 아니하기로 한다는 의미로 해석되는데 불과하고, 이와 달리 형이 확정되는 근로자에 대하여 위 규정에 따른 징계절차 내지 당연면직처리까지 하지 아니하기로 한 것이라거나 또는 그들을 복직시킨다는 뜻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위와 같은 주장도 이유 없으므로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당연면직처분은 적법하다 할 것이다.

3.

임금청구부분

피고회사의 원고에 대한 당연퇴직처리가 정당함은 앞서 판단한 것과 같지만 당연퇴직사유가 발생한 1991.6.26.까지는 원고가 여전히 피고회사 직원의 지위에 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지급하지 아니한 1991.1.29.부터 같은해 6.26.까지의 급료를 지급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그 당시 원고의 월 임금핵이 753,425원 임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으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위 기간 동안의 급료는 3,472,010원(753,425원×149/30, 원 미만은 버림)이 된다.

4.

결론

따라서 원고에 대한 위 해고 내지 당연퇴직처분이 무효임을 전제로 그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이유가 없어 이를 기각하고, 임금지급청구는 위 인정범위 안에서 이유있어 들어주고, 나머지는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원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1994. 7. 7.

판사 김동건(재판장) 이국환 김익환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