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13,835,570원 및 이에 대한 2016. 11. 2.부터 2018. 7. 20.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반소피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반소원고)의 반소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그중 80%는 피고(반소원고)가, 나머지는 원고(반소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본소와 반소를 함께 본다.
기초사실
피고는 경주시 C 일대에 위치한 B 골프장(이하 '이 사건 골프장'이라 한다) 및 그 부대시설을 운영하는 법인이고, 원고 및 D은 피고 회사의 골프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는 사람이다.
원고와 D은 2014. 1. 7. 09:50경 이 사건 골프장 E코스 15번 홀의 잘 깎인 잔디 구역(페어웨이) 중 골프채에 파인 자국(divot mark, 디보트 마크)을 보수하는 작업(이하 '이 사건 보수작업'이라 한다)을 하기 위하여 피고 회사 소유의 사륜전동차인 골프카트를 타고 작업장소로 이동하였다. 당시 원고가 골프카트를 운전하였고 D은 조수석에 앉아 있었는데, 원고가 아스팔트로 포장된 골프카트 도로에서 15번 홀 잔디밭으로 좌회전을 하는 순간, D이 골프카트에서 추락하여 아스팔트 도로에 머리를 부딪치게 되었다(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
D은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외상성 지주막하 출혈, 급성 경막하 출혈, 뇌수두증 등의 상해를 입어 두개골 절제술 및 혈종 제거술 등을 받았으나, 현재 의사소통과 거동이 전혀 불가능한 상태(식물인간 상태)이다.
이 사건 사고에 대해 D 및 그 가족들은 원고와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6가합2475호), 위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과실 비율을 30%, D의 과실 비율을 70%로 판단하고, '피고들은 공동하여 D에게 손해배상금 245,193,983원, D의 남편 F에게 위자료 500만 원, D의 자녀 G, H에게 위자료 각 25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이에 D 및 그 가족들이 항소하였고(대구고등법원 2016나26274), 위 법원은 원고와 피고의 과실 비율을 50%, D의 과실 비율을 50%로 판단하고, '제1심 판결 금원에 추가하여 피고들은 공동하여 D에게 183,944,806원, F에게 100만 원, G, H에게 각 50만 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판결을 선고하였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D의 부상 부위 치료와 관련하여 발생한 보험급여비용에 대 하여 원고, 피고를 상대로 구상금 청구소송을 제기하였는데(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4가단13436호), 위 법원은 '피고들은 공동하여 국민건강보험공단에게 104,706,505원 및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내용의 화해권고결정을 하였고, 위 결정은 확정되었다.
원고와 피고는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아래 [표] 기재와 같이 손해배상금 등을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5호증, 을 제4 내지 9호증(가지번호가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사고는 골프카트의 구조상 불가피하게 발생할 수 있는 유형의 사고로서, 원고의 과실이 경미한 점, 이 사건 사고가 피고 회사의 지시에 따라 이 사건 보수작업을 하던 중 발생한 점, 기타 사고 발생 경위와 과실 정도, 원고의 근무 태도, 피고 회사의 규모 등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피고의 원고에 대한 구상책임은 면제함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46,754,01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를 비롯한 골프경기보조원들에게 골프카트 운행과 관련한 안전교육을 실시하여 왔고, 이 사건 사고 당시 골프카트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 원고는 DI 양손에 삽을 들고 있어 안전손잡이를 잡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고도 골프카트를 그대로 운행하였고, 원고가 급하게 좌회전을 한 과실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해 보면, 피고의 부담비율을 30%로 보아야 할 것인바, 원고는 피고가 출재한 금원 중 피고의 부담비율을 초과하는 금액인 318,460,553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구상관계의 존부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 채무자들 상호간의 구상관계의 존부에 대하여 보건대, 부진정연대채무자들은 채권자에 대한 관계에 있어서는 각자 이를 변제할 책임을 지지만, 그들 내부관계에 있어서는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관점에서 일정한 부담부분이 있는 것이라고 할 것이고, 이 부담부분은 각자의 과실의 정도 등에 따라 정하여지는 것으로서, 부진정연대채무자들 중 일부가 자기의 부담부분 이상을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을 때에는 민법 제425조 제1항을 유추적용하여 다른 부진정연대채무자에게 그 부담부분의 비율에 따라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 27. 선고 2005다19378 판결, 대법원 2009. 8. 20. 선고 2007다795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원고가 골프카트 운전자로서 부담하는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과 피고가 골프카트 운행자로서 부담하는 자동차손해배상보장법에 의한 손해배상책임은 부진정연대 관계에 있는바, 원고와 피고는 자신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한 부분에 대하여 상대방에 대하여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부담부분의 비율
부진정연대채무자 상호간의 부담부분은 과실의 정도를 비롯한 기여도 등 불법행위 및 손해와 직접적으로 관련된 대외적 요소를 고려하여야 함은 물론, 나아가 특별한 내부적 법률관계가 있어 그 실질적 관계를 기초로 한 요소를 참작하지 않으면 현저하게 형평에 어긋난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대내적 요소도 참작하여야 하며, 일정한 경우에는 그와 같은 제반 사정에 비추어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견지에서 신의칙상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한도 내에서만 구상권을 행사하도록 제한할 수도 있다(대법원 2001. 1. 19. 선고 2000다33607 판결 참조).
앞서 든 증거 및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에 대한 내부적 부담부분을 정하는 데 있어 고려할 만한 요소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이 있고, 손해의 공평한 분담이라는 원리에 비추어 원고 부담부분의 비율을 20%, 피고 부담부분의 비율을 80%로 정한다.
이 사건 사고 당시 골프경기보조원들인 원고와 D, I는 이 사건 보수작업을 하기 위해 골프카트를 타고 골프장 15번 홀의 잔디밭 쪽을 향해 가고 있었는데, D은 양 손에 모래를 담은 삽을 잡은 채 골프카트 조수석 자리에 걸터앉아 있었다. 비록 원고에게, D이 안전손잡이를 잡고 있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골프카트를 운행한 과실과 잔디밭으로 가기 위해 좌회전을 하면서 속도를 줄이지 않은 과실이 있기는 하나, ① D은 오랜 기간 골프경기보조원으로 근무하여 골프카트 운행 중의 주의사항 및 사고 발생 위험성에 대해 잘 알고 있었던 점, ② 원고는 출발하기 전에 D에게 안전손잡이를 잡으라고 주의를 주었던 점, ③ 운전한 골프카트의 속도가 시속 약 20km 정도로 그리 빠르지 않았고, 원고가 급격하게 골프카트를 좌회전한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 점, ④ D이 안전손잡이를 잡거나 골프카트 좌석에 제대로 착석만 하였더라도 골프카트에서 추락하는 것을 쉽게 방지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 발생과 관련하여 원고의 과실이 그리 크다고 할 수 없다.
피고가 정한 경기보조원 행동 메뉴얼에서는 경기 도중에 디보트 마크가 생겼을 경우 골프경기보조원들로 하여금 모래로 이를 메꾸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 골프장에서는 골프경기보조원 1명이 골프카트를 이용하여 4명의 골프장 이용객들의 경기를 보조하고 있고, 경기간격이 7분에 불과한 점을 고려하면 골프경기보조원이 경기 중에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을 수행하기란 사실상 어렵다. 결국 피고는 골프경기보조원들로 하여금 일주일에 2회씩 5~6명씩 조를 짜서 비번인 날이나, 경기 사이에 시간이 남는 경우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을 실시하도록 교육하였고, 골프경기보조원들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일주일에 2회씩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을 해왔으며, 이 사건 사고도 경기시간 외에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을 하던 중에 일어났다.
경기시간 외에 이루어지는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은 앞서 본 이 사건 골프장 운영 방식에 비추어보면, 골프장 이용객들의 경기를 보조하고, 골프장 이용객들이 하여야 할 일들을 대신하여 도와주는 골프경기보조원의 본연의 업무(골프채가 들어 있는 골프가방을 운반하고, 골프장 이용객의 요구에 응하여 골프채를 꺼내 주는 등의 업무)를 벗어난 것으로서, 골프장 이용객이나 골프경기보조원이 스스로 해야 할 업무라기보다는 피고의 골프장 유지·관리에 필요한 업무라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골프경기보조원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하더라도, 골프경기보조원들이 피고를 위하여 디보트 마크 보수용역을 제공하고 있고,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과 관련하여 피고의 구체적인 지시를 받는 부분에 있어서는 사실상 사용자와 피용자의 관계에 있다고 할 것이다.
이 사건 골프장의 골프경기보조원의 수입은 골프장 이용객들로부터 받는 보수(이른바 캐디피)가 전부이고 피고로부터 따로 보수를 지급받지는 않는다. 따라서 원고를 비롯한 골프경기보조원들은 사실상 무보수로 디보트 마크 보수용역을 피고에게 제공하고 있고, 그로 인한 이익은 피고에게 귀속된다. 그렇다면, 이 사건 사고의 내부적 부담부분을 정함에 있어서 원고와 피고 사이의 이러한 대내적 요소도 참작되어야 할 것이다.
피고가 정한 경기보조원 행동 메뉴얼에서는 골프카트 운전 안전수칙을 정하고 있고, 카트 도로 외 러프 또는 페어웨이로는 운행을 금지한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골프경기보조원들이 이 사건 골프장의 디보트 마크 보수작업을 할 때는 잔디밭까지 골프카트를 운행하여왔던 것으로 보이고, 피고도 이를 용인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D 및 그 가족들이 원고와 피고를 상대로 제기한 관련 사건에서, 1심은 원고, 피고의 과실비율을 30%로, D의 과실 비율을 70%로 정하였다. 그러나 항소심은 원고, 피고의 과실비율을 50%로, D의 과실 비율을 50%로 정하면서,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였다. ① 피고는 평소 골프카트의 운행으로 인한 이익을 얻고 있다. ② 문이 없는 구조로 제작된 골프카트에는 처음부터 승객이 추락할 위험이 내재되어 있으므로, 골프카트의 소유자인 피고로서는 위와 같은 위험이 현실화할 경우 책임을 감수하여야 한다.
소결
본소 청구 부분
원고가 2016. 11. 2. D 등에 대한 손해배상금으로 146,754,018원을 공탁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은 바, 원고가 원고의 부담부분 132,918,448원(지급액 합계 664,592,244원 × 20%, 원 미만 금액 버림, 이하 같다)을 초과하여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한 13,835,570원(146,754,018원 - 132,918,448원)에 대하여 피고에게 구상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3,835,570원 및 이에 대한 2016. 11. 2.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판결 선고일인 2018. 7. 20.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반소 청구 부분
피고가 D, 국민건강보험공단 등에 합계 517,838,226원을 지급하였음은 앞에서 본 바와 같고, 이는 피고의 부담부분 531,673,795원(지급액 합계 664,592,244원 × 80%)을 초과하지 아니하며, 달리 피고가 자신의 부담부분을 초과하여 변제하여 공동의 면책을 얻게 하였음을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피고의 구상금 청구는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본소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원고의 나머지 본소청구와 피고의 반소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백정현(재판장) 정순열 류지미
각주1) 종전에는 골프경기보조원 2명이 각 2명의 골프장 이용객들의 경기를 보조하면서 페어웨이를 통하여 이동하는 방식으로 보조하였으므로, 경기 중에 모래로 디보트 마크를 수리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