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을 징역 2년 6월에 처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판결
사건
2019고합12
판결선고
2019. 6. 20.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제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피고인은 2012. 10. 15.경부터 피해자 B가 실질적으로 운영하는 물류업체인 C에서 경리직원으로 근무하다가 2013. 2. 20.경 피해자 B가 C를 폐업하고 물류업체인 피해자 주식회사 D(이하 '피해자 회사'라 한다)을 설립하여 피해자 회사의 대표자로 취임하자 계속하여 피해자 회사에서 경리직원으로 근무하면서 피해자 B 및 피해자 회사의 계좌관리, 거래처 대금지급, 세금계산서 발행, 금전출납, 회계, 법인카드 관리 등 재정업무 전반에 종사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B가 업무상 사용하는 계좌의 입·출금내역과 증빙자료, 법인카드 사용내역과 그에 대한 정산내역 등을 일일이 확인하지 않는 것을 기화로 피해자 B 및 피해자 회사의 자금을 마음대로 인출하여 사용하고, 법인카드를 사용한 후 정산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기로 마음먹었다.
업무상횡령
피고인은 2012. 11. 15.경 경주시 E상가 F호에 있는 C 사무실에서 C의 업무에 사용하는 G(C)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H)에서 돈을 이체하면서 '적요'란에 'I'라고 기재하여 마치 운송차량 차주에게 운송비를 이체하는 것처럼 가장한 후 위 계좌로부터 528,000원을 피고인 명의의 J 계좌(계좌번호 K)로 이체한 후 이를 생활비, 채무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에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B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
피고인은 2013. 6. 20.경 경주시 E상가 F호에 있는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회사의 법인차량 유류비 관리 계좌로 사용하는 피해자 회사 명의의 L은행 계좌(계좌번호 M)에서 마음대로 1,500,500원을 피고인 명의의 기업은행 계좌(계좌번호 N)로 이체한 후 이를 생활비, 채무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에 소비하였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2013. 2. 28.경부터 2018. 4. 16.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1) 기재와 같이 총 633회에 걸쳐 위 L은행 계좌 등 피해자 회사가 업무상 사용하는 계좌로부터 합계 618,473,751원을 위 기업은행 계좌 등 피고인의 개인계좌로 이체한 후 이를 생활비, 채무변제 등 개인적인 용도에 소비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회사의 재물을 횡령하였다.
업무상배임
피고인은 2015. 11.경 경주시 0에 있는 피해자 회사의 사무실에서 피해자 B에게 "법인 유류비용 체크카드(끝번호 P)로 주유를 하면 유류비 할인 혜택을 볼 수 있으니 법인 유류비 카드를 사용하여 내 차에 주유를 하고 할인 혜택을 볼 수 없겠느냐."라고 말하여 피해자 B로부터 "위 체크카드를 사용하되 그로 인하여 회사가 이익을 보게 되는 주유소 할인액, 주유회사 할인액, 유가보조금 환급액 등을 빼고 남은 금액을 급여에서 정산하고 사용하라."라는 허락을 받았으므로, 피해자 회사의 급여 정산 및 지급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위 체크카드를 사용한 후 급여를 정산하여 지급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업무상 임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2015. 11. 17.경 경주시 Q에 있는 R주유소에서 위 체크카드로 피고인의 개인차량 주유비 50,000원을 결제하고도 위 임무에 위배하여 위 50,000원에서 주유소 할인액 등 합계 15,000원을 빼고 남은 35,000원을 피고인의 급여에서 공제하지 아니하고 급여 전액을 자신에게 지급되게 하였다.
피고인은 이를 비롯하여 2015. 11. 17.경부터 2018. 4. 2.경까지 사이에 별지 범죄일람표(2) 기재와 같이 총 104회에 걸쳐 위와 같은 방법으로 위 체크카드로 피고인의 개인차량 주유비를 결제한 후 주유소 할인액 등을 공제하고 남은 합계 4,551,400원을 피고인의 급여에서 공제하지 아니하고 급여 전액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액 상당의 재산상의 이익을 취득하고 피해자 회사에게 같은 금액 상당의 손해를 가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피고인에 대한 경찰 및 검찰 피의자신문조서(B 진술부분 포함)
B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고소장
피해내역 정리 자료, 각 지입차량 세금계산서 초과발행내역, 전표조회, 세금계산서, 각 계좌거래내역, 협력사 상계처리 외상매출내역, 현금거래내역, 주유소 외상거래장부, 등기사항전부증명서, (주)D 등 계좌번호 일람표, 각 범죄일람표, 고객별 원리금조회, 가족에게 송금한 내역, 주유거래장 사본, 유류비 결제내역
수사보고(별책 첨부, 가족에게 송금한 내역서 첨부, 거래내역서 첨부 관련, 범죄일람표 정리 보고, 고소인 제출의 주유거래장 및 결제내역 첨부, 진술 청취, 범죄일람표 정정 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피해자 회사에 대한 업무상 횡령의 점, 포괄하여),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1항 (피해자 B에 대한 업무상 횡령의 점, 징역형 선택), 형법 제356조, 제355조 제2항(업무상 배임의 점, 포괄하여,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형이 가장 무거운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횡령)죄에 정한 형에 경합범 가중]
작량감경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을 참작)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의 체크카드로 유류비를 결제하고 이를 피고인의 급여에서 공제하기로 하는 약정은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 사이의 채권채무관계에 기한 것으로 이는 피해자 회사의 경리직원인 피고인의 본질적인 재산관리의무와 관계가 없는 사무이고, 피고인이 급여에서 유류비 결제금액을 공제하지 않은 것은 피고인 자신의 사무로서 단순한 채무불이행에 불과하다.
판단
관련 법리
배임죄에 있어서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라 함은 타인과의 내부적인 관계에서 신의성실의 원칙에 비추어 타인의 사무를 처리할 신임관계에 있게 되어 그 관계에 기하여 타인의 재산적 이익 등을 보호·관리하는 것이 신임관계의 전형적·본질적 내용이 되는 지위에 있는 사람을 말한다. 그러나 그 사무의 처리가 오로지 타인의 이익을 보호·관리하는 것만을 내용으로 하여야 할 필요는 없고, 자신의 이익을 도모하는 성질도 아울러 가진다고 하더라도 타인을 위한 사무로서의 성질이 부수적·주변적인 의미를 넘어서 중요한 내용을 이루는 경우에는 여기서 말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에 해당한다(대법원 2012. 5. 10. 선고 2010도3532 판결 등 참조).
구체적 판단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피해자 회사는 화물자동차 운송업 등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피고인은 2012. 10. 15.경 C에 입사하여 2013. 2. 20.경 피해자 회사가 설립된 이후부터는 피해자 회사의 경리직원으로서 피해자 회사의 계좌 관리, 세금계산서 발행, 유류비 지급, 지입차주에 대한 운송료 지급, 수수료 관리, 급여 지급 등 피해자 회사의 공금 보관 및 관리업무 일체를 담당하였다.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 명의의 유류비 체크카드를 사용하는 경우 유류비 할인, 유가보조금 환급 등의 혜택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피해자 회사의 대표이사인 B에게 자신의 개인차량 주유시에도 피해자 회사 명의의 유류비 체크카드를 사용하게 해 줄 것을 요구하였고, B는 유류비 중 할인비용 등을 제외한 금액을 피고인의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식으로 정산할 것을 조건으로 피해자 회사의 체크카드 사용을 허락하였다.
이후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체크카드를 사용하여 자신의 유류비를 결제하고 이를 자신의 급여에서 공제하는 방법으로 정산하였으나, B가 피고인의 경리업무를 제대로 감독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2015. 11. 17.경 피해자 회사 명의의 체크카드로 자신의 유류비 50,000원을 결제한 다음 유류비 할인액, 유가보조급 환급액 약 15,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35,000원을 자신의 급여에서 공제하여야 함에도 이를 공제하지 아니한 것을 비롯하여 그 무렵부터 2018. 4. 2.까지 합계 4,551,400원을 자신의 급여에서 공제하지 않고 급여 전액을 그대로 지급하였다.
위와 같은 사실에 의하면,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 사이에 피고인이 피해자 회사 명의의 유류비 체크카드를 사용하고 그 대금 상당액을 피해자 회사에게 지급하되, 그 방식은 피해자 회사가 피고인에게 지급하여야 할 급여에서 이를 공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사법상의 계약이 성립하였다고 할 것이다. 한편 피해자 회사의 경리직원으로서 급여 지급 업무 등을 담당하고 있는 피고인으로서는 위 채권채무관계에 기하여 피해자 회사에게 자신이 사용한 유류비 상당액을 지급하여야 할 의무뿐만 아니라, 피해자 회사의 위임에 따라 피해자 회사의 방침에 기하여 급여를 산정하고 정산하여 자신을 포함한 피해자 회사의 직원들에게 지급할 의무 역시 부담한다. 이와 같이 피해자 회사의 급여를 정산하여 지급할 의무는 본래 피해자 회사의 사무로서 피고인에 대한 인적 신임관계에 기하여 그 처리가 피고인에게 위탁된 것에 기초한 것으로, 피해자 회사의 재산적 이익을 보호 내지 관리하는 것을 그 본질적 내용으로 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이는 피고인이 자신의 급여에서 개인적인 유류비 사용액을 공제하여 지급할 의무가 피고인과 피해자 회사와 사이의 채권채무관계에 기초하여 피고인 자신의 사무의 성격을 일부 가지고 있다고 하여서 달리 볼 것이 아니다. 결국 피고인은 피해자 회사의 신임 관계에 기하여 피해자 회사의 급여 정산의무를 부담하는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의 지위에 있다고 할 것이고, 피고인이 그와 같은 지위에 있으면서 급여를 제대로 정산하지 않고 그대로 자신에게 급여 전액을 지급함으로써 피해자 회사에 손해가 발생하도록 한 것은 그 업무상의 임무를 위배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인이 유류비 대금 정산업무에 관하여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지위에 있다고 보는 이상 피고인과 변호인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 징역 1년 6월 ~ 22년 6월
양형기준에 따른 권고형의 범위
[유형의 결정] 횡령·배임범죄 >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없음
[권고영역 및 권고형의 범위 ] 기본영역, 징역 2년 ~ 5년
선고형의 결정 : 징역 2년 6월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C 및 피해자 회사의 경리직원으로서 업무상 보관 중이던 피해자 B 및 피해자 회사의 재물을 횡령하고, 피해자 회사 명의의 유류비 체크카드를 사용한 후 그 대금 상당액을 자신의 급여에서 정산하여 지급할 업무상 임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피해자 회사에게 재산상 손해를 가한 것이다. 피고인은 피해자들의 경리업무에 관한 감독이 허술한 상황을 이용하여 약 6년에 걸쳐 장기간 동안 피해자들에게 합계 623,553,151원 상당의 피해를 입게 한 것으로 그 죄질이 나쁘다. 피해자들이 피고인에 대한 처벌을 원하고 있다.
다만 피고인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깊이 반성하고 있다. 피고인은 주택 처분, 전세권 양도, 급여 및 퇴직금 정산 등의 방법으로 피해액 중 218,916,440원 상당을 회복하였다. 피고인은 아무런 전과가 없는 초범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이 사건 범행의 동기 및 경위, 범행 후의 정황 등 형법 제51조가 정하고 있는 여러 양형조건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최해일(재판장) 김영일 박지현
각주1) 공소장 기재 '2013. 3. 20.경'은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정정한다(수사기록183~184쪽).
각주2) 공소장 기재 공소사실을 피고인의 방어권 행사에 불이익을 주지 않는 범위에서 공소장변경절차 없이 증거조사를 통해 얻은 사실관계에 따라 일부 정정하거나 수정하였다.
각주3) 공소장 기재 '2015. 11. 7.경'은 오기임이 명백하므로 이를 정정한다(수사기록 495쪽).
각주4)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은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바,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을 가지고 일방적으로 근로자의 임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금지된다고 할 것이지만, 사용자가 근로자의 동의를 얻어 근로자의 임금채권에 대하여 상계하는 경우에 그 동의가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에 터잡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객관적으로 존재하는 때에는 근로기준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위반하지 아니한다(대법원 2001. 10. 23. 선고 2001다2518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피고인이 유류비 대금을 할인받기 위하여 자신의 요구에 따라 피해자 회사와 사이에 위와 같은 합의를 한 사정 등에 비추어 볼 때, 이러한 공제 합의는 유효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