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정부는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 정책에 따라 공공기관에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는데, 2017. 7. 20.자 공공부문 1단계 기관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은 다음의 각 사항을 정하고 있다.
한국수력원자력 주식회사(이하 '한수원'이라 한다)는 10여 차례의 노·사및전문가 협의회(이하 '노사전협의회'라 한다)를 거쳤고, 2019. 3. 5. 아래와 같은 내용이 포함된 " 『노·사및전문가 협의회 합의서』 합의서-제1협 일반관리"가 작성되었다(이하 '이 사건 합의'라고 한다).
위 합의에 따라 한수원은 R에 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컨설팅용역을 맡겼고, R는 제수당 및 복리후생체계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이 설계하였다.
한수원은 환경미화, 시설관리, 소방대 용역 비정규직근로자들의 정규직전환을 위해 자회사로 피고를 설립한 후 2017. 7. 20. 기준 용역업체 재직자에 대해서는 별도의 채용절차 없이 전부 회사의 정규직으로 전환하였고, 2017. 7. 20. 이후 입사자에 대해서는 아래 내용의 2019 9. 27. 채용공고를 통해 가점 또는 무가점 방식으로 채용하였다.
피고는 2020. 7.경 노조의 요구에 의해 정규직 전환 이후 종전 회사에서 받던 급여보다 적게 받는다고 생각하는 근로자들에게 보전수당을 신청하도록 하여 45명의 근로자들이 신청하였고 종전 급여내역을 확인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받아 검토한 후 2017. 7. 20.자 기준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한하여 실제로 적게 받고 있는 근로자들 28명에 대해 그 차액을 보전수당 명목으로 지급하였다.
피고로부터 보전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진정을 제기하였던 피해근로자들 중 이 사건 원고들의 기존 용역업체 입사일 및 피고 입사일은 다음과 같다.
또한 피고로부터 근속수당을 지급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원고 K, L, M, O, P은 모두 기존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던 중간에 경력 단절이 있었다.
피고의 종전 대표자 X은, 이 사건 원고들 및 Y, Z(이하 '이 사건 원고들 등'이라 한다)에게 이 사건 소에서 원고들이 미지급되었다고 주장하는 보전수당 및 근속수당 등을 지급하지 않았다는 취지의 범죄사실(근로기준법위반죄)로 기소(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22고단166)되었는데, 위 법원은 2023. 1. 19. '피고가 이 사건 원고들 등에게 보전수당 및 근속수당을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다수의 사정이 존재하고, 그와 같은 사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X에게 근로기준법위반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위 X에 대하여 무죄판결을 선고하였다.
위 1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항소(대구지방법원 2023노293)하였으나, 항소심 법원 역시 2023. 11. 22. 동일한 취지로 판단하면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였고, 위 항소심 판결에 대하여 검사가 상고하지 않아 위 무죄판결은 그 무렵 그대로 확정되었다(이하 '관련 형사판결'이라 한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22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변론 전체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원고의 주장
보전수당을 청구하는 원고들(A, B, C, D, E, F, G, H, I, J, N, 이하 '보전수당청구 원고들'이라 한다)이 비록 전환대상 산정의 기준이 된 2017. 7. 20. 이후에 한수원 일반관리분야 용역 근로자로 근무한 자들로서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피고에게 채용되기는 하였으나, 위 원고들에게도 이 사건 합의서 제7조 제2항이 적용됨은 그 문언상 분명해 보이고, 설령 문언상 분명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① 이 사건 합의서에는 2017. 7. 20. 이후 입사자에 대한 채용 부분도 포함되어 있는 점, ② 2017. 7. 20. 이후 입사자에 대하여도 가산점 이외에 경력과 근속수당을 인정해 주었던 점, ③ 정규직 전환추진 실적자료 등에 2017. 7. 20. 이후 입사자에 대한 부분도 포함되어 있는 점, ④ 이 사건 합의에 참여하였던 전문가 AA 역시 위 원고들 주장에 부합하는 취지의 진술을 하고 있는 점, ⑤ 위 원고들 근로계약서 임의수당 항목란에 '보전수당' 부분이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보전수당 청구 원고들에게도 보전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는 근속수당을 청구하는 원고들(K, L, M, O, P, 이하 '근속수당 청구 원고들'이라 한다)에 대하여 기존 용역업체에서 근무하던 중간에 경력 단절이 있었음을 이유로 위 원고들이 청구는 기간에 대하여 근속수당 지급 대상에서 제외하였으나, ① 이 사건 합의서 제7조 제3항의 문언 및 ② 위 원고들에 대한 근로계약서 임의수당 항목란에 '보전수당' 부분이 기재되어 있는 점, ③ '단절 있는 경력은 근속에 반영되지 않음'이나 '단절기간 이후만 근속수당에 반영'이라는 명시적 문구가 근로계약서, 근로계약서에 부속된 '자주하는 질문' 등 관련 서류에 존재하지도 않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위 근속수당을 청구하는 원고들에게 근속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인정된 사실, 앞서 거시한 증거들, 을 제1 내지 26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거나 관련 형사판결에서 언급하고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들에 대하여 원고들이 지급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보전수당 내지 근속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단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뚜렷한 증거가 없다.
노사전협의회에서 근로자 측의 주 된 요구사항은 '비정규근로자에 대한 전환방식 즉 자회사 설립이 아닌 직접고용 방식을 취해줄 것'과 '전환대상자를 2017. 7. 20. 이후 입사자까지로 확대해 줄 것'이었고, 위 요구사항을 중심으로 논의가 이루어지면서 근로자의 처우 개선과 관련하여서는 구체적인 논의나 합의가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노사전협의회 이후 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를 마련하기 위한 컨설팅 결과에도 보전수당과 근속수당에 대한 일반적인 규정만을 두었을 뿐 지급대상이나 지급기준에 대한 구체적인 사항을 정한 바 없고, 피고 설립 후 노조와의 협의를 통해 마련된 취업규칙, 직원보수규정, 인사관리규정에도 이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없다.
이러한 이유로 노사전협의회에 참여한 위원들 사이에 '2017. 7. 20. 기준으로 이전 입사자는 전환 채용, 이후 입사자들은 공개 채용하기로 하였고 전환 채용자들에 대하여 합의서 제7조 제2항이 적용되는 것'에는 이견이 없으나, 2017. 7. 20. 이후 입사하여 공개 채용대상인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위 규정이 그대로 적용되어야 하는지, 근속수당 대상자를 중간에 단절이 있었던 경우까지 포함할 것인지에 대하여는 의견이나뉘고 있다.
보전수당과 관련하여
㉠ 고용부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2017. 7. 20. 현재 기준으로 재직 중인 근로자가 정규직 전환대상자이고 이후 취업한 근로자들은 신규 채용의 형식을 취하고 있으므로 전환대상자와 달리 신규 채용된 근로자들의 경우 '현 근로조건'과의 비교는 처음부터 성립하기 어려운 개념이다.
㉡ 변경된 취업규칙에 따른 근로조건을 수용하고 근로관계를 갖게 된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는 당연히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대법원 2011. 6. 24. 선고 2009다58364 판결 참조)는 법리에 비추어 볼 때, 신규 채용 방식으로 입사한 자들은 회사가 마련한 근로조건 즉 회사가 마련한 임금기준에 따라 기존 임금보다 적은 임금을 지급받게 된다고 하더라도 이를 수용하고 채용에 응한 것으로 볼 수 있다.
㉢ 피고는 노사전협의회의 2019. 3. 5.자 합의에 따라 전체 근로자에게 보전수당 신청을 공지하고, 2020. 8. 19. 센터장과, 같은 달 25.경 스포츠강사 노조분회장과 각각 회의를 거친 후 신청한 근로자들 중 일부에게 보전수당을 지급하였는데, 이 과정에서 보전수당을 청구하는 원고들에 대한 보전수당 지급 여부는 논의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이에 비추어 보면, 피고나 근로자들은 당시 공통적으로 위 보전수당이 2017. 7. 20. 당시 입사한 정규직 전환 대상 근로자에게 지급되는 임금이라고 인식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근속수당과 관련하여
㉠ 근로기준법에 반하지 아니하는 이상 회사와 근로자는 동등한 지위에서 자유의사에 따라 근로조건을 결정할 수 있고 더욱이 근속수당은 근로기준법에서 그 지급을 강제하는 법정 수당도 아니라서 이에 대한 명확한 기준을 정하거나 이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보이지 않는 이상 회사로서는 근속수당의 지급 기준을 정하고 그 기준에 따라 지급할 수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 피고 측 대리인 자격으로 진술하였던 임용직은, '경력'과 '근속'은 구분되는 개념으로 단절 전 근무기간을 경력으로 인정하여 추후 승호 및 승급에 반영할 수 있으나 근속수당의 지급대상이 되는 근속기간은 한수원 용역업체에 입사하여 가이드라인에 따라 회사에 입사할 때까지 단절이 없는 경력을 의미한다고 진술하였고, 노사전협의회합의서 제7조 제3항 역시 '경력은 근속수당 등 근로자 처우에 반영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이라서 경력을 근속수당이 아닌 다른 형태의 처우 즉 승호나 승급 등에 반영한다고 하여 위 합의서에 반하는 것이라 보기 어렵다(실제로 피고는 경력기간과 근속기간을 나누어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 피고의 2020. 7. 1. 기안서에 의하면 '경력'은 한수원과의 직계약으로 용역을 제공한 기간을 의미하고, 중도 퇴사하였다가 재입사한 근로자의 경우 '경력'과 관련하여서는 실경력기간이 모두 합산되는 반면 '근속년수'와 관련하여서는 전환시점(입사시점)과 연결된 근무기간에 한하여 근속기간으로 인정되는 차이가 발생한다. 피고가 이와 같이 경력기간과 근속기간을 구분하여 관리하는 것이 근로자들에게 배포된 '자주하는 질문'의 답변 내용(갑 제19호증면)에 배치된다고 보이지 않고, 여기에 '근속'이 문언적으로 한 일자리에서 단절 없이 계속하여 근무하는 것을 일컫는 용어라는 사정을 아울러 고려하면, 피고가 근무기간이 단절된 근로자들에게도 근속수당을 지급하기로 약속하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보전수당은 개인별로 근로계약서를 통해 결정하기로 하였는데 원고들의 경우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는 물론 이후 노조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 피고를 상대로 보전수당을 요구한 바 없고, 근속수당 역시 노조에서 이를 문제 삼기 전까지 관련 원고들이 피고에게 그 지급을 주장한 바 없다.
노사전협의회에 참여한 위원들 사이에서 2017. 7. 20. 이후 입사하여 공개채용대상인 근로자들에 대하여 합의서 제7조 제2항의 규정을 그대로 적용하여야 하는지, 근무기간 단절이 있는 근로자들에 대하여 근속수당을 지급하기로 하였는지 등에 관하여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노사전협의회 합의서에서 정한 '정규직 전환 대상자'는 '2017년 7월 20일 기준한수원 일반관리분야 용역 근무자'이고(이 사건 합의서 제1조, 제3조, 제5조 제1항), '정규직 전환 대상자'에 대한 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는 정규직 전환(채용 완료) 이후 전문 컨설팅 용역 및 노사간 협의를 거쳐 마련하되 그 전까지 전환 이전의 임금 체계와 동등한 수준을 잠정적으로 적용하도록 하였는바(합의서 제7조 제1항, 제4항), 합의서 규정의 문언이나 내용에 비추어 보면 보전수당을 노사전협의회 합의서에 따라 정규직 전환 대상인 근로자들을 위하여 설계된 임금으로 볼 여지가 있다.
원고들은 노조에서 문제 삼기 전까지 회사에 보전수당 및 근로수당의 지급을 요구한 바 없다.
원고들은 이 사건 합의서 제7조 제1항에서 '정규직 전환(채용완료) 이후 임금 및 복리후생 체계는 전문 컨설팅 용역 및 노·사간 협의를 거쳐 마련하며' 에서 '(채용 완료)' 부분을 부가한 것은 전환 대상자 뿐만 아니라 원고들과 같이 공개경쟁채용 방식으로 채용된 자들에 대하여도 동등 대우를 하겠다는 취지를 명시한 것이라는 취지로 주장하지만, 이 사건 합의서 제5조 제1항에서 '한수원 자회사<1>는 제1조의 전환 대상자에 대하여 아래의 채용절차를 거쳐 최종 채용한다.'라고 규정하면서, 전환대상자에 대하여도 '자회사로의 채용'을 규정하고 있기도 하므로, 원고들 주장과 같이 '(채용완료)' 부분이 부가되어 있다고 하여 전환대상자가 아닌 원고들에 대하여도 이 사건 합의서 제7조 제2항이 적용되는 것으로 합의가 이루어졌다고 단언하기는 어렵다.
원고들은 근로계약서 중 아래와 같은<2> 임의수당 부분에 근속수당 내지 보전수당 항목에 대한 언급이 있으므로, 피고로부터 이를 지급받야 한다는 취지로도 주장고 있다.
그러나, 이는 '요건을 갖추어 수령대상자가 될 경우'에 지급받을 수 있는 수당을 부동문자로 나열하고 있는 것으로 보일 뿐인바, 계약서상 위 부분만을 근거로 원고들이 근속수당 내지 보전수당을 지급받을 수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이기 어렵다.
결론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학승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