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들은 각자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피고 B, D은 각 2011. 2. 17. 부터, 피고 C, E은 각 2010. 9. 16.부터 각 2013. 6. 28.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 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에 의한 금원을 지급하라.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1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 을 제12, 18, 20, 21, 22, 23, 24, 25, 29, 3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이를 인정할 수 있다.
원고는 반도체 제품 및 동부품의 제조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이고, 피고들은 원고의 근로자였다가 해고당한 자들로서 전국금속노동조합(이하 '금속노조'라 한다) F지회(이하 'F 지회'라 한다)의 조합원들이고, 피고 B는 F 지회의 지회장, 피고 C은 수석부지회장, 피고 D은 사무장, 피고 E은 조직 1부장직을 맡고 있었다.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이하 '노동조합법'이라 한다) 개정에 따라 근로시간 면제한도제(이하 '타임오프'라 한다) 도입으로 유급노조전임자의 숫자가 줄어들 것이 예상되자 금속노조는 유급노조전임자 숫자의 현행 유지를 2010년도 사업목표로 삼았고, F 지회는 금속노조의 지침에 따라 2010. 3. 11.부터 2010. 3. 30.까지 원고를 상대로 노조전임자 수와 처우의 현행유지 등을 목적으로 4차례에 걸쳐 특별단체교섭(이하 '특단협'이라 한다)을 진행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다.
금속노조는 2010. 3.경 타임오프에 관하여 중앙교섭으로 진행할 것을 결정하였고, 이에 따라 F 지회는 2010. 4. 9.부터 원고와 통상적인 임금 등에 관한 단체협상(이하 '임단협'이라 한다)을 진행하면서 '노동조합에서 추천하는 사외이사 1명 선임', '해외 공장 지분 변동시 노사합의', '투자유치시 G공장 우선투자 보장' 등 회사의 인사경영권에 해당하는 내용을 요구하였다.
그러나 금속노조의 중앙교섭 역시 해결되지 아니하자 금속노조는 2010. 5.경 각 지회별로 특단협을 다시 진행할 것을 지시하였고, 이에 F 지회는 2010. 5. 7. 임단협 제5차 교섭시부터 2010. 5. 20. 임단협 제8차 교섭에 이르기까지 임단협과 특단협을 동시에 진행할 것을 주장하였으나 원고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금속노조는 파업을 검토하라는 지침을 지부에 하달하였고, F 지회는 2010. 5. 27. 조합원 투표를 거쳐 파업을 결의하고 2010. 6. 9.부터 경고파업 및 부분파업을 진행하였으며, 2010. 6. 21.부터 전면파업에 돌입하였다. 이에 원고는 2010. 6. 30. 직장폐쇄 조치를 하였다. 이후에도 F 지회는 2010. 10. 21. 원고의 1공장을 무단 점거하기 전까지 전면파업을 유지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F 지회의 지회장, 수석부지회장, 사무장, 조직 1부장으로 있으면서 노조 전임자에 대한 임금 요구 등을 목적으로 하는 불법적인 쟁의행위를 주도하여 실행하였으므로 그로 인한 모든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는 명시적 일부 청구로서 2010. 10. 21. 피고들의 공장점거 이전의 불법파업행위(이하 '이 사건 쟁의행위'라 한다)로 인하여 원고가 입은 신용, 명예 등의 훼손에 대한 위자료를 구한다.
피고들의 주장
피고들은 ① 이 사건 쟁의행위의 주된 목적은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것으로 정당하고, ② 가사 F 지회가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과 관련하여 이 사건 쟁의행위를 하였다 하더라도, 단체협약 제11조 제5호에서 "전임자 임금지급 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에 대한 노동법이 개정될 경우 노사는 법개정 즉시 특별단체교섭을 진행한다"고 합의한 바 있어 전임자 임금지급에 관한 사항도 단체교섭의 대상이 되므로 이 사건 쟁의행위는 목적의 정당성이 부인되지 아니하며, ③ 이 사건 쟁의행위가 위법하다하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는 노동조합이라는 단체의 행위이므로 조합원에 불과한 피고들 개인이 책임을 지지 아니하며, 피고들이 이 사건 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였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손해배상책임을 지지 아니한다고 주장한다.
판단
이 사건 쟁의행위의 정당성 여부
근로자의 쟁의행위가 적법하기 위해서는 첫째 그 주체가 단체교섭의 주체로 될 수 있는 자이어야 하고, 둘째 그 목적이 근로조건의 향상을 위한 노사 간의 자치적 교섭을 조성하는 데에 있어야 하며, 셋째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조건 개선에 관한 구체적인 요구에 대하여 단체교섭을 거부하였을 때 개시하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조합원의 찬성결정 등 법령이 규정한 절차를 거쳐야 하고, 넷째 그 수단과 방법이 사용자의 재산권과 조화를 이루어야 함은 물론 폭력의 행사에 해당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여러 조건을 모두 구비하여야 할 것이고(대법원 1998. 1. 20. 선고 97도588 판결, 2001. 10. 25. 선고 99도483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쟁의행위에서 추구되는 목적이 여러 가지이고 그 중 일부가 정당하지 못한 경우에는 주된 목적 내지 진정한 목적의 당부에 의하여 그 쟁의목적의 당부를 판단하여야 할 것이며, 부당한 요구사항을 제외하였다면 쟁의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그 쟁의행위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한다고 보아야 하며(대법원 2001. 6. 26. 선고 2000도2871 판결 참조), 2010. 7. 1.부터 시행되는 노동조합법 제24조 제5항에서는, 유급노조전임자 한도(같은 조 제4항)를 위반하여 급여 지급을 요구하고 이를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호증, 을 제23, 31, 36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① F 지회가 원고와의 임단협을 진행하면서 타임오프(개정된 노동조합법 시행 이전과 동일한 유급노조전임자 보장), 회사경영권과 관련된 문제(노조추천 사외이사 1명 선임, 해외공장 지분 변동시 노사합의, 투자유치시 G공장 우선투자보장)와 더불어 임금문제(수당인상), 복지문제(유급휴일확대, 육아휴직범위 확대, 보육시설, 건강진단범위 확대, 주택자금대출금액 상향조정, 기숙사 환경개선, 교육비보조 증대, 통근편의증대, 근무복 교체)를 요구하였고, 8차에 거친 교섭과정에서, '육아휴직, 건강진단, 주택자금대출금액, 기숙사환경, 통근, 근무복' 등의 안건에 대하여 상호 양보를 통한 의견의 접근이 이루어졌으나, 2010. 5. 7. 제5차 교섭부터 2010. 5. 20. 제8차 교섭까지 노조전임자 문제를 안건으로 상정할 것인지 여부에 관한 노조측과 회사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섰고, 결국 2010. 5. 20. 노조측에서 협상결렬을 선언하게 되었던 사실, ② 피고 B는 2010. 6. 9.부터 2010. 6. 18. 원고 공장 내에서 실시한 집회에서 투쟁의 목표는 4가지로 첫 번째가 전임자임금문제이고, 두 번째가 고용안정의 문제로 다른 회사로 넘어간 영업조직문제, 해외지분문제, G공장투자문제이며, 세 번째가 임금인상이고, 네 번째가 육아휴직, 기숙사 문제 등의 복지문제라고 하면서, 특히 전임자 부분에 있어 이는 단순히 전임자 임금 지급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동조합의 존립이 달린 대단히 중요한 문제로 2010년의 싸움은 예전의 싸움과는 분명히 다르다는 취지로 연설하는 등 교섭과정 또는 그 무렵 집회에서 노조측의 발언내용이 노조전임자문제에 집중되어 있었던 사실, ③ 금속노조는 7월의 투쟁을 전략적으로 '노동조합법' 전면 재개정투쟁의 성격을 분명히 하여야 하고, 앞으로 전임자 관련 위 법을 뛰어 넘어 구속력을 강제하려는 사측과 노동부의 불법적 개입을 차단하고 타임오프를 현장에서 무력화하는 타임오프 무력화 투쟁에 지속적으로 힘을 쏟아야 한다는 계획을 세웠고, 그러한 지침을 금속노조 G지부에 하달하였으며, G지부를 거쳐 위 지침이 F 지회에 전달되었던 사실, ④ F 지회에서 2010. 7. 1. 회사에 특단협은 임단협 교섭 종료 후에 별도의 논의를 거치자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으나, 그 이후에도 피고 B는 집회에서 타임오프를 거론하면서 이는 민주노조의 깃발을 내리려는 음모이기에 이 투쟁을 멈출 수 없다는 취지의 연설을 하면서 노조전임자 처우와 관련된 기존의 주장을 계속하였던 사실이 인정되고, 이러한 인정사실에다가 2009년도 단체협약 제11조 제5항에서 "전임자 임금지급금지와 복수노조 허용에 대한 노동법이 개정될 경우 노사는 법개정 즉시 특별단체교섭을 진행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인정되나, 그러한 규정만으로 노동조합법에 위반하여 개정된 노동조합법 시행 이전과 동일한 유급노조전임자의 보장을 요구하는 쟁의행위가 허용된다고 보이지 아니하는 점을 더하여 보면 F 지회 파업의 주된 목적은 개정된 노동조합법과 상관없이 기존과 동일한 수준의 유급노조전임자보장에 있었고, 이러한 파업목적은 2010. 7. 1. 이후에도 일정기간 유지되었다고 할 것인바, 비록 F가 2010. 7. 1. 원고에게 특단협은 별도의 논의를 거치자는 취지의 공문을 보냈다 하더라도 이후 진행된 쟁의행위에 위와 같은 목적이 주된 목적으로서 그로 인한 실질적인 쟁의행위의 중단이 없었던 이상, 이 사건 쟁의행위의 목적에 임금 기타 근로조건에 관련된 사항이 일부 포함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쟁의행위는 그 전체가 정당성을 갖지 못하여 불법파업에 해당한다.
손해배상책임의 귀속
노동조합의 간부들이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경우에 이와 같은 간부들의 행위는 조합의 집행기관으로서의 행위라 할 것이므로 이러한 경우 민법 제35조 제1항의 유추적용에 의하여 노동조합은 그 불법쟁의행위로 인하여 사용자가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한편 조합간부들의 행위는 일면에 있어서는 노동조합 단체로서의 행위라고 할 수 있는 외에 개인의 행위라는 측면도 아울러 지니고 있고, 일반적으로 쟁의행위가 개개 근로자의 노무정지를 조직하고 집단화하여 이루어지는 집단적 투쟁행위라는 그 본질적 특징을 고려하여 볼 때 노동조합의 책임 외에 불법쟁의행위를 기획, 지시, 지도하는 등으로 주도한 조합의 간부들 개인에 대하여도 책임을 지우는 것이 상당하다(대법원 1994. 3. 25. 선고 93다32828, 32835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앞서 든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들은 F 지회의 지회장, 수석부지회장, 사무장, 조직1부장 등의 중요 핵심직책을 담당한 사실, 피고 B는 원고 회사 직원들의 회사 출근을 방해하기 위하여 2010. 8. 23. 승용차를 운전하여 다른 노조원들이 운전하는 약 50대의 자동차를 이끌고 원고 회사 주위 도로를 서행하던 중 차량 출입을 통제하던 원고 회사의 경비원 H의 정차 유도신호를 보고도 차량을 정지하지 않고 그대로 진행하여 H을 들이받아 상해를 가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피고 C은 2010. 8. 30. 노조원들과 공모하여 위력으로 원고 회사 직원들의 출근 업무를 방해하였다는 등의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기도 한 사실, 피고들은 F지회의 집행부로서 파업이 길어지자 노조원들을 독려하기 위하여 2010. 10. 21. 원고의 1공장을 무단으로 점거를 기획, 지시, 지도하기도 하였던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들은 F 지회의 중요핵심직책을 담당하면서 이 사건 쟁의행위에 대한 기획, 지시, 집행업무를 수행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들은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하여 원고가 입게 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할 것이다.
손해배상의 범위
원고가 피고들을 상대로 이 사건 쟁의행위로 인한 위자료를 구하므로 살피건대, 피고들이 이 사건 쟁의행위에 참여하여 원고의 제품 생산 등을 방해함으로써 원고가 상당한 정신적 고통 등을 받았을 것이라는 점은 경험칙상 이를 인정할 수 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에게 이를 금전적으로나마 위자할 의무가 있다.
나아가 피고들이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쟁의행위의 동기 및 진행 경과, 이 사건 쟁의행위의 기간과 정도, 원고가 이 사건 쟁의행위로 입은 고통의 정도, 원고의 생산액 변동 추이, 피고들의 이 사건 쟁의행위에서의 역할, 피고들의 재산상태, 직업, 사회적 지위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을 종합해 보면, 위자료 액수는 50,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각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재형(재판장) 김옥희 신정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