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들은 각 무죄.
이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공소사실
피고인 B 주식회사는 서울 서초구 E, 302호에 본점을 두고 조경공사업 등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피고인 A는 위 B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A
사업주는 고온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근로자들이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이를 게을리 한 채 2015. 7. 10.부터 같은 달 11.까지 김천시 F에 있는 G에서 주식회사 B 소속 근로자인 피해자 H(33세)에게 작업로 보수공사를 하도록 하면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그늘막 등의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한 과실로 2015. 7. 11. 16:30경 섭씨 30도 이상의 무더위에서 일을 하던 피해자로 하여금 열사병으로 쓰러지게 하여 같은 날 21:10경 대구 중구 동덕로130에 있는 경북대학교병원에서 치료를 받던 중 열사병 의증에 의한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피고인 B 주식회사
피고인은 제1항 기재 일시, 장소에서 피고인의 사용인인 A가 위와 같이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사고위험 방지를 위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아니하였다.
판단
관련 법령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는 "같은 법 제24조 제1항을 위반하여 근로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자는 7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억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정하고 있고,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은 "사업주는 사업을 할 때 다음 각 호의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고 정하고 있으며, 그 제2호는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정하고 있다.
또한,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2항은 "제1항에 따라 사업주가 하여야 할 보건상의 조치 사항은 고용노동부령으로 정한다."라고 정하고 있는데,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9장(휴게시설 등)의 제79조(휴게시설)에서는 "① 사업주는 근로자들이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 있도록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하여야 한다. ② 사업주는 제1항에 따른 휴게시설을 인체에 해로운 분진등을 발산하는 장소나 유해물질을 취급하는 장소와 격리된 곳에 설치하여야 한다. 다만, 갱내 등 작업장소의 여건상 격리된 장소에 휴게시설을 갖출 수 없는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적용법조
검사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를 구체화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79조 제1항이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의무를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업주의 휴게시설 설치의무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에서 규정한 '고온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피고인 A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66조의2, 제24조 제1항 제2호'를, 피고인 B 주식회사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 제71조, 제66조의2, 제24조 제1항 제2호'를 각 적용법조로 하여 이 사건 공소를 제기하였다.
판단
살피건대,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명문규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어긋나는 것으로서 허용되지 않는바(대법원 2002. 2. 8. 선고 2001도5410 전원합의체 판결, 대법원 2004. 2. 27. 선고 2003도6535 판결 등 참조),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A가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산업안전보건법은 사업주가 사업을 할 때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하면서(법 제24조 제1항 제2호), 그 필요한 조치에 관한 세부사항은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으로 정하도록 규정하고 있다(같은 조 제2항).
부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만 규율할 수 있으므로(헌법 제75조, 제95조 등 참조),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2항에 의하여 위임받은 내용을 규정하는 부분은 사업장의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야기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구체적 조치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이라고 볼 것이다.
그런데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총칙(제1편), 안전기준(제2편), 보건기준(제3편)으로 구분하면서, 보건조치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상술하고 있는 '제3편 보건기준'에서 휴게시설의 설치와 관련하여서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한랭·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규칙 제567조 제1항), 그 이외에 달리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과 관련하여 휴게시설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다.
또한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79조(휴게시설)는 그 편제상 총칙(제1편)에 배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문언상으로도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관한 문구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구체화한 조항이라고 보기 어렵다.
오히려 위 조항은 문언 등에 비추어 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서 일반적인 사업주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할 것'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이는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될 뿐이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에 대한 이 사건 공소사실은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의 위반행위로 볼 수 없어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전단에 의하여 피고인들에 대하여 각 무죄를 선고한다.
판사 김지숙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