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 2019. 6. 14. 선고 2019가합15246 판결

주문

1.

피고가 원고에 대하여 한 2019. 3. 1.자 전보발령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2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 및 피고는 원고에게 6,000,000원 및 이에 대한 2019. 2. 15.부터 이 사건 소장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법률구조법 제8조에 따라 설립된 법인으로 전국에 18개 지부, 41개 출장소를 두고 있는 단체이다. 원고는 2007. 4. 1. 피고에 임용되어 현재까지 소속변호사로서 소송구조업무 등에 관한 근로를 제공하면서 급여를 지급받아왔다. 원고는 2007. 4. 1.부터 2009. 2. 24.까지는 B지부 지부장직무대리로, 2009. 2. 25.부터 2014. 2. 16.까지는 B지부 지부장으로, 2014. 2. 17.부터 2015. 4. 5.까지는 C지부 소속변호사로, 2015. 4. 6.부터 2016. 2. 21.까지는 C지부 구조부장으로, 2016. 2. 22.부터 2017. 2. 26.까지는 D지부 구조부장으로, 2017. 2. 27.부터는 E지부장으로 각 근무해왔다.

나.

관련 사건의 경과

1)

피고는 2018. 7. 20. 소속변호사들에 대하여 2018. 8. 16.자 인사발령을 하면서, 원고에 대하여는 E지부장에서 E지부 F출장소장으로 전보하는 인사발령(이하 '선행 전보발령'이라 한다)을 하였다.

2)

원고는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2018. 7. 25. 이 법원에 선행 전보발령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등의 가처분 신청을 하였고(2018카합10020), 2018. 8. 8. 이 법원에 선행전보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다(2018가합16112, 이하 위 소송을 '선행 본안소송'이라 한다).

3)

이 법원은 2018. 8. 13. 선행 전보발령이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징벌적 의미의 전보를 한 것이거나 인사권을 남용한 위법한 명령으로서 무효이므로 원고는 선행 전보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고 그 보전필요성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선행 전보발령의 효력을 선행 본안소송에 관한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정지하는 결정을 하였다.

4)

피고는 2018. 8. 14. 원고에 대한 선행 전보발령을 취소하였고, 이에 원고는 선행 전보발령이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주장하며 그 위자료로 800만 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구하는 것으로 선행 본안소송의 청구취지를 변경하였다.

5)

이 법원은 2019. 4. 19. 이 사건 전보발령이 인사권자인 피고 이사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 내지 추측에만 기대어 원고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를 가지고 행하여진 것으로서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서 위법하게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는 이유로, 피고로 하여금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위자료 3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는 판결을 선고하였다. 피고는 위 판결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항소하였고(2019나22211), 현재 항소심 계속 중이다.

다.

피고에 대한 2019. 3. 1.자 인사발령 및 관련 가처분 사건의 경과 등

1)

피고는 2019. 2. 15. 소속변호사들에 대하여 2019. 3. 1.자 인사발령을 하였는데, G에 대하여는 H지부장에서 1부장으로, 원고에 대하여는 E지부장에서 H지부장으로, J에 대하여는 K지부장에서 E지부장으로 각 전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이하 피고의 원고에 대한 2019. 3. 1.자 인사발령을 '이 사건 전보발령'이라 한다).

2)

원고는 피고를 상대방으로 하여 2019. 2. 18. 이 법원에 이 사건 전보발령의 효력정지를 구하는 등의 가처분 신청을 하였는데(2019카합10008), 이 법원은 2019. 3. 14.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 무효라고 볼 여지가 많으므로 원고는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확인을 구할 피보전권리가 있고 그 보전필요성도 인정된다는 이유로 이 사건 전보발령의 효력을 이 사건 소송의 본안판결 선고 시까지 정지하는 결정을 하였다(이하 위 사건을 '관련 가처분 사건'이라 한다).

3)

피고는 위 가처분결정에 불복하여 이 법원에 가처분이의를 하였으나(2019카합9), 이 법원은 2019. 4. 16. 위 가처분결정을 인가하였다(이하 위 사건을 '관련 가처분이의 사건'이라 한다). 피고는 이에 불복하여 대구고등법원에 항고하였고(2019라10136), 현재 항고심 계속 중이다.

4)

피고는 J에 대하여 2019. 3. 25.자로 H지부 파견근무를 명하면서 H지부장에 보하는 인사발령을 하였다.

라.

피고의 통상적인 인사발령 절차

1)

피고는 통상 매년 1~2월에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따라 인사희망지역에 관한 의견조회 후 소속변호사들에 대한 정기인사(전보)발령을 해왔고, 2019년에는 인사희망지역을 5순위까지 기재하여 제출하도록 하였다.

2)

G와 L은 각 H지부장, H지부 구조부장으로 인사발령 받은 시점이 2018. 1. 15.로 근속기간이 2년이 되지 않아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상 원칙적인 전보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았고, 이에 그들은 2019년 초에는 피고에게 인사희망지역을 기재하여 제출하지 않았다.

3)

원고는 생활근거지, 선행 본안소송 진행 등을 이유로 2019년 인사희망지역을 1부터 5순위까지 모두 E지부라 기재하여 제출하였다.

마.

G에 대한 인사발령 및 의원면직

1)

피고는 2019년 1월 말경부터 본부 구조국장, 행정국장, 감사실장, 기획부장, 구조1, 2부장, 인사부장 등에 대한 보직 공모 절차를 비공개로 진행하였는데, G는 피고에게 본부 기획부장, 감사실장 보직에 대한 지원서를 제출하였다.

2)

G는 자신이 지원한 보직이 아닌 I부장으로 전보발령되자 그와 같은 인사발령 과정에서 자신과의 의사타진이나 조율과정이 전혀 없었음을 주된 이유로 피고에 사의를 표하였고 2019. 3. 8.자로 의원면직되었다.

바.

원고의 근무조건

1)

원고는 아내 및 자녀 2명(2010년생과 2016년생)과 M에 거주하면서 N지부로 출퇴근하며 근무하고 있었는데, 원고의 주된 생활근거지에 가까운 O종합버스터미널에서 이 사건 전보발령에 따른 근무지역인 H지부와 가까운 P시외버스터미널까지는 시외버스로 약 4시간이 소요되고 그 비용은 편도로 3만 원 정도이다.

2)

피고는 18개 지부 중 13개 지부에 직원 숙소를 마련하고 있는데 H지부에는 직원 숙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사.

관련 규정

이 사건과 관련된 법령 및 피고의 내부규정은 별지 기재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내지 8, 11, 12, 14 내지 17, 25, 26, 32 내지 34, 37, 38, 44호증, 을 제1, 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이 사건 전보발령이 무효인지 여부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 소속변호사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여 전보 대상자가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면 지방에서 순환하여 근무하는 것이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었는데, 피고는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원고에 대하여 선행 전보발령을 취소한 지 불과 6개월 만에 달리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없음에도 이러한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 반하여 원고와의 아무런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원고에게 현저한 생활상 불이익을 입게 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하였다. 따라서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가)

근로자에 대한 전보나 전직은 원칙적으로 인사권자인 사용자의 권한에 속하므로 업무상 필요한 범위 내에서 사용자는 상당한 재량을 가지며 그것이 근로기준법 등에 위반되거나 권리남용에 해당되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무효라고 할 수 없고, 전보처분 등이 권리남용에 해당하는지의 여부는 전보처분 등의 업무상의 필요성과 전보 등에 따른 근로자의 생활상의 불이익을 비교, 교량하고 근로자 측과의 협의 등 그 전보처분 등의 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대법원 2000. 4. 11. 선고 99두2963 판결 참조).

나)

이 때 업무상의 필요성이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하며, 전보명령 등에 있어서의 신의칙상 요구되는 절차란 사용자의 일방적인 전보명령을 제한하기 위한 절차적 정당성을 말하는 것으로 전보의 필요성에 대한 설명, 고려기간의 부여, 반대급부에의 배려 등 근로자의 동의를 얻기 위한 노력의 정도나 근로자의 사정을 어디까지 고려하였는지의 정도 등을 의미한다.

2)

이 사건 전보발령의 업무상 필요성 여부

앞서 본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는다.

가)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상 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자뿐만 아니라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자를 전보 대상자의 원칙으로 규정하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① 수도권 지부 및 출장소의 자리가 한정되어 있고 본부 역시 지방(김천)에 있는데, 생활근거지 등의 이유로 되도록 수도권에서 근무하기를 원하는 변호사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지방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지방으로 전보한 사례는 상당수 발견되는 반면,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사례는 거의 발견되지 않는 점(피고는 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최근 5년간 지방에서 수도권으로의 발령 현황'을 제출하였으나, 서울이나 수도권 지역을 2순위 내로 희망하지 않았던 변호사가 없었다. 피고는 관련 가처분이의 사건에서는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3건의 사례(Q, 원고, R)를 제출하였으나, 그중 Q의 경우 생활근거지, 친가, 처가가 모두 서울인데 S출장소에서의 근무기간이 2년 미만이라 수도권 근무 대상이 아니어서 수도권에서 가까운 원주, 천안, 서산을 근무지역으로 희망하였던 것으로 보일 뿐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았다고 보기는 어렵고, 원고의 경우 연고지인 B에서 약 7년간 연속하여 근무한 상황에서 C지부로 전보된 것이기에 E에서 근무한 기간이 2년인 이 사건 전보발령과는 차이가 있으며, R의 경우 구조부장에서 지부장으로 전보된 것으로서 원고가 승진인사라고 주장하였는바, 피고가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변호사들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한 것이라면서 주장한 사례들이 이 3건뿐이라면 오히려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 경우 지방에서 순환하여 근무하는 것이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었다는 원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논거가 될 수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는 이 사건 소송에서는 이에 관한 별다른 사례를 제출하지 못하였다), ③ 2019. 3. 1.자 인사발령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방에서 수도권으로 전보된 변호사들은 전부 수도권을 희망지로 기재한 자들(T, U, V, W, X, Y, Z, AA, AB 등)이었고, 2019년 인사희망지 조사에서 5순위까지 전부 지방만 기재한 변호사들은 지방에서 3년 이상 근무하였더라도 원고 이외에는 전부 지방 내에서 전보(AC, AD, AE, AF, AG, AH, AI, AJ, AK, AL 등)되거나 유임(AM, AN, AO 등)되었고, 이들 중 AC, AF, AH은 지부장이었으며, 이들 중에는 피고에 입사한 이래 수도권에 한 번도 전보되지 않고 지방에서만 근무한 변호사들(AD, AE, AF, AM, AN, AG, AH, AI, AJ, AK, AL 등)도 상당수 있었던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의 주장처럼 피고 소속변호사들 중 상당수가 수도권 근무를 선호하여 전보 대상자가 수도권 근무를 희망하지 않는다면 지방에서 순환하여 근무하는 것이 통상적인 인사 관행이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피고는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속한 자에 대하여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규정된 원칙적인 전보 대상자로서 인사희망지역에 관한 의견조회를 한 후, 계속하여 지방 근무를 원하는 경우에는 수도권 지부 및 출장소의 한정된 자리에 비해 수도권 근무를 원하는 자가 많은 상황을 고려하여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 규정된 예외 사유인 '인사운영상 부득이한 경우' 또는 '근무희망자가 없고 계속 근무를 원하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아 지방권역 내에서 전보하거나 유임하는 방식으로 인사발령을 하여 왔다고 판단된다. 따라서 피고가 근무희망지로 E지부만을 기재함으로써 E지부장 유임을 원하고 적어도 지방 근무를 계속하길 원한다는 의사를 강력히 표시하는 원고에 대하여 수도권으로 전보하는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것은 위와 같은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 반하는 이례적인 조치로 보인다.

나)

업무상의 필요성이란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고 그 변경에 어떠한 근로자를 포함시키는 것이 적절할 것인가 하는 인원선택의 합리성을 의미한다. 피고는 H 지부장으로 근무한 기간과 수도권에서 연속하여 근무한 기간이 전부 약 1년밖에 되지 않아 소속변호사의 인사 및 복무규칙 제27조 제2항 및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에서 규정한 원칙적인 전보 대상자에 해당하지 않은 G에 대하여, 자신이 지원하지도 않은 부장으로 전보발령하였는데, G는 이를 이유로 사직을 하기에 이르렀는바, 피고가 부장을 지원하지 않은 G를 부장으로 전보발령하여 H지부장에 관한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는지 의문이 든다. 설령 피고가 G를 부장으로 전보발령할 필요성이 있었다거나 H지부장에 관한 인원 배치를 변경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소속변호사 전보지침상 대규모 그룹인 H지부의 지부장이 될 수 있는 법조경력 6년 이상의 1군 보직군인 변호사로서 원고처럼 지부장 경력이 있는 전보 대상 변호사들 중에는 수도권 근무를 계속 희망하는 자들이 있었고(W 등), H지부와 같은 대규모 그룹의 지부장으로서 수도권 근무를 계속 희망하는 자도 있었으므로(J 등), 수도권 근무를 원하지 않는 원고보다는 수도권 근무를 원하는 이들을 H지부에 배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 보인다. 설령 피고가 3년 주기의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경향교류의 원칙을 지키기 위해 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자를 배제하고 비수도권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자를 선택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2019. 3. 1.자 인사발령 대상자였던 변호사들 중에서는 해당 기관에서 근무한지 2년 이상이면서 원고보다 지방에서 연속하여 근무한 기간이 긴 변호사들이 상당수 있었고, 심지어 피고에 입사한 이래 수도권에 한 번도 전보되지 않고 지방에서만 장기간 근무한 변호사들도 상당수 있었으므로, 이들을 전부 배제하고 비수도권에서 연속하여 근무한 기간이 이제 막 3년이 된 원고를 H지부에 배치하는 것은 다른 특별한 업무상 필요성이 없는 한 적절하다고 볼 수 없다. 그런데, 피고는 유독 원고만을 위와 같은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 반하여 H지부장으로 전보하였음에도 2년 주기의 기관간 순환보직의 원칙 및 3년 주기의 수도권과 비수도권간의 경향교류의 원칙에 따라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을 뿐 그 업무상 필요성이 무엇인지에 관하여 별다른 주장·증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관련 가처분 사건에서 피고가 한 업무상 필요성에 관한 주장이 전부 배척되자 이 사건 소송에서는 별다른 주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3)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한 생활상 불이익 여부

살피건대, ① 원고는 아내와 어린 자녀 2명(2010년생과 2016년생)과 M에서 함께 거주하고 있었는데,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갑자기 생활근거지를 H로 이동하거나 근무일 중에는 별거를 해야 하는 상황에 처하게 된 점, ② 피고는 18개 지부 중 13개 지부에 직원 숙소를 마련하고 있는데 H지부에는 직원 숙소가 마련되어 있지 않은 점, ③ M와 H 사이에 거리가 멀어, 원고가 가족들과 별기할 경우 생활비, 교통비가 추가로 지출되고 주말 이동 시간도 상당히 소요될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해 볼 때, 이 사건 전보발령으로 인하여 원고가 입는 생활상 불이익이 적지 않다.

피고는 1군 변호사인 원고의 경우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고려하는 생활상의 이익이 인사고려사항이 되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피고의 소속변호사 전보지침(갑 제11호증)에 의하면 2군·3군 변호사에 대한 전보 시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고려사항으로 명시하고 있는 반면, 1군 변호사의 경우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고려사항으로 규정하고 있지 않다. 그러나 생활상의 이익은 생활근거지와의 거리를 포함하는 보다 광범위한 이익을 가리키는 것이므로, 위 전보지침상의 규정만으로 원고에 대한 전보의 적정성을 판단함에 있어 생활상의 이익을 고려할 필요가 없다고 볼 수 없다.

4)

신의칙상 협의절차 준수 여부

통상적인 인사원칙을 준수하여 전보인사를 행한 경우에는 인사원에 인사희망을 제출받는 것만으로 필요한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볼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① 피고는 이 법원이 선행 전보발령에 대하여 정당한 이유 없이 징벌적 의미의 전보를 한 것이거나 인사권을 남용한 위법한 명령으로서 무효라는 이유로 그 효력을 정지하는 가처분결정을 하고 이에 선행 전보발령을 취소한지 6개월 정도밖에 지나지 않은 상황에서, 원고에 대하여 상당한 생활상 불이익을 초래하고 통상적인 인사 관행에도 반하는 이례적인 이 사건 전보발령을 한 점, ② 피고는 그 과정에서 이러한 이례적인 전보발령에, 관하여 원고와 면담을 하거나 원고에게 의견제출기회를 부여하지 않은 점 등을 종합할 때, 피고가 원고에게 인사희망을 제출받은 것만으로는 원고의 전보과정에서 신의칙상 요구되는 정도의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는 원고가 근무희망지로 E만 기재하여 유임되기를 요구하여 타지방근무지로 전보하는 것에 대하여 논의와 협의의 가능성을 막아버렸다고 주장하나, 위와 같은 유임 희망을 타지방근무지로의 전보거부의사를 표시한 것으로 볼 수 없으므로, 더 이상의 협의절차가 불필요하였다고 볼 수 없다.

다.

소결론

이 사건 전보발령은 그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고, 원고에게 적지 않은 생활상 불이익을 입히며, 피고가 원고와 신의칙상 요구되는 정도의 협의절차를 거쳤다고 보기도 어려운바, 이 사건 전보발령은 정당한 인사권의 범위를 벗어난 것으로서 무효이다. 또한 피고가 그 효력을 다투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그 무효 확인을 구할 이익도 있다.

3.

위자료 청구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전보발령은 피고 이사장이 정당한 이유 없이 원고에 대한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감정 내지 추측에만 기대어 원고에게 불이익을 줄 의도를 가지고 행하여진 것으로서 위법하게 원고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인바, 피고는 원고에게 위자료로 6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전보인사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로 판단되는 경우에 그러한 사유만으로 곧바로 그 전보인사가 불법행위를 구성하게 된다고 볼 수 없고, 인사권자가 당해 공무원 내지 근로자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그 전보인사는 위법하게 상대방에게 정신적 고통을 가하는 것이 되어 당해 공무원 내지 근로자에 대한 관계에서 불법행위를 구성한다(대법원 2007. 12. 28. 선고 2006다33999 판결, 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6다16215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피고의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전보발령이 무효라는 점은 앞에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는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복감정 등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인사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음이 명백한 경우 등 전보인사가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도저히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에 해당한다고 보기에 부족하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 중 이 사건 전보발령의 무효 확인 청구부분은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치봉(재판장) 허민 이규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