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0. 5. 12. 선고 2018고정666 판결

주문

1.

피고인은 무죄.

2.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공소사실

피고인은 대구 서구 B, C호 소재 'D'의 대표로서 상시 4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제조업을 경영하는 사용자이다.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을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2016. 5. 4.부터 2018. 6. 13.까지 미싱공으로 근로하다 퇴직한 E의 2018. 6.분 임금 715,000원 및 퇴직금 3,562,555원을 지급기일 연장에 관한 당사자 간 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판단

가.

이 사건의 쟁점은 E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이다.

나.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 보다 실질적으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 창출과 손실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12. 1. 12. 선고 2010다50601 판결 등 참조).

다.

기록에 의하면 E의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E는 피고인이 제공한 사업장인 D 내에서 근무하였고, 작업에 필요한 생산설비 일체도 피고인이 제공하였다.

②

E가 D에서 근무하는 동안 다른 사업장에 노무를 제공하거나 별도로 종업원을 채용하여 업무를 처리한 적은 없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편 E의 근로자성에 부합하지 않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을 인정할 수 있다.

①

E는 미리 정해진 급여를 받은 것이 아니라 작업 물량에 따른 보수를 한 달에 한 번 지급받았다. 이에 대해 E는 일급이 65,000원으로 정해져 있었다고 주장하나, 피고인이 작업 물량에 따른 보수를 산정한 대장이 작성되어 있고(증 39~43면), E 스스로의 진술에 의하더라도 월급을 일급 65,000원으로 계산하여 지급받은 것이 아니라 그 액수가 들쑥날쑥하였다는 것이어서, E의 위 주장을 믿을 수 없다.

②

E는 한 달에 한 번 지급받는 보수 외에 상여금이나 휴가비 등을 지급받지 않았다. E는 보수 외에 1년에 명절과 휴가철에 각 10만 원씩 총 30만 원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그 지급 시기와 액수 등에 비추어 볼 때, 일반적인 근로자로서 지급받는 상여금이나 휴가비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③

E는 평일 근무시간이 09:00부터 18:30까지라고 주장하고 대체로 위 시간 동안은 근무하였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할당된 작업을 완료하는지 여부이고, 위와 같은 근무시간에 반드시 구속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④

E는 D에서 근무를 시작할 당시 4대 보험 가입 여부에 관하여 가입하지 않는 것을 선택하였다. 한편, E는 2016. 4. 1. 고용보험에 가입되었다가 2016. 5. 1. 그 자격을 상실하였는데, 이에 관하여 피고인은 거래하던 세무사의 착오로 가입하였다가 이를 바로잡은 것이라고 주장하고 그에 대한 반론이 없는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인의 주장이 사실로 보인다.

⑤

E는 D에서 근무한 2017년과 2018년 종합소득세를 납부하였는데, 종합소득세 산정의 기초가 된 업종코드 '940909'는 독립된 자영업으로 고정보수를 받지 않고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업종에 해당한다.

⑥

피고인과 E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출퇴근카드도 없었으며,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에 따른 규제가 이루어지지도 않았다.

⑦

피고인이 E에게 작업 물량을 할당하고 제품에 대한 품질검사를 한 것 외에 그 작업수행에 관하여 구체적인 지시를 하였다고 볼 만한 어떤 자료도 찾을 수 없다.

⑧

피고인은 E에게 점심식사를 제공하거나 식대를 지급하지 않았다. 단지 피고인은 쌀만 제공하였고, E는 동료들과 위 쌀로 밥을 해서 집에서 마련해 온 반찬으로 점심식사를 하였다.

라.

이와 같이 E의 근로자성에 부합하는 사정이 일부 있기는 하나, 반대되는 사정에 비추어 볼 때, E가 D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피고인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범죄의 증명이 없는 때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피고인에 대하여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따라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전우석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