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피고 주식회사 B에서 2016. 10. 17.부터 2017. 7. 11.까지, 피고 주식회사 C에서 2018. 4. 4.부터 2019. 6. 11.까지 근무하였던 사람이고, 피고들은 대구에서 택시여객자동차운송사업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들로 최저임금법 적용 사업장이다.
피고들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은 총 운송수입금에서 운송수입금 기준액(이하 ‘사납금’이라 한다)을 피고들에게 지급하고 이를 제외한 나머지 운송수입금(이하 ‘초과운송수입금’이라 한다)의 전부 또는 일정 비율을 자신들이 보유하며 피고들로부터 일정한 고정급을 지급받는 방식인 ‘정액사납금제’ 형태로 임금을 지급받아 왔다.
최저임금법이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일부 개정되면서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인 택시운전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하는 내용의 제6조 제5항(이하 ‘이 사건 특례조항’이라 한다)이 신설되었고, 위 법률 부칙에 따라 이 사건 특례조항이 2009. 7. 1.부터 피고들이 소재한 대구광역시에서 시행되었다.
피고들과 피고들 소속 택시운전근로자들 사이의 근로관계는 각 소속 교섭단체인 D사업조합(이하 ‘이 사건 사업조합’이라 한다)과 E노동조합 F본부(이하 ‘이 사건 노동조합’이라 한다)가 체결한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의 적용을 받는다.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이 체결한 2011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으나,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과 2015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6시간으로 정하였고, 2017년도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5시간 20분으로, 2018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50분으로, 2019년도 임금협정에서는 근로시간을 1일 4시간 30분으로 정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2, 제2호증의 2, 을 제7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 주장 요지
원고는 피고들로부터 정액사납금제 형태의 임금을 지급받고 있었는데, 2013년 단체협약에서 소정근로시간이 1일 6시간 40분에서 6시간으로 단축되었고, 이후 2015년, 2017년, 2018년, 2019년 각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통하여 순차적으로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 이와 같은 소정근로시간의 단축합의(이하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라 한다)는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에 따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을 외형상 증액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것으로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에 해당하여 무효이다.
최저임금산정을 위한 ‘월별 소정근로시간’은 2016년부터 2018년까지는 165.4시간, 2019년 1월부터는 194.4.시간으로, 월 최저임금은 2016년 997,362원(= 6,030원 × 165.4시간), 2017년 1,070,138원(= 6,470원 × 165.4시간), 2018년 1,245,462원(= 7,530원 × 165.4시간), 2019년 1,623,240원(= 8,350원 × 194.4시간)이고, 이를 월 근로일수 25일로 나눈 ‘1일 미수금’으로 환산하면 2016년 39,894원, 2017년 42,805원, 2018년 49,818원, 2019년 64,929원이 된다.
결국 원고의 ‘각 월별 실제근무일’에 ‘1일 미수금’을 곱하면 해당 월의 ‘각 월 최저임금’이 되고, 원고가 피고들로부터 실제 지급받은 각 실지급액에서 ‘야간수당’을 공제한 각 ‘월별비교대상임금(최저임금산입금액)’을 각 월 최저임금에서 빼면 원고의 각 ‘월별 최저임금미달액’이 된다.
따라서 별지 ‘최저임금미달액 산출내역’의 기재와 같이 원고에게, 피고 주식회사 B은 3,821,710원, 피고 C는 18,615,188원 및 위 각 돈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관련 법리
헌법 및 최저임금법 관련 규정 내용과 체계, 이 사건 특례조항의 입법 취지와 입법 경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의 규정 취지 및 일반택시운송사업의 공공성,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합의 관련 전후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정액사납금제 하에서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할 의도로 사용자가 소정근로시간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택시운전근로자 노동조합과 사이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소정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합의한 경우, 이러한 합의는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탈법행위로서 무효라고 보아야 한다.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택시운전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 또는 근로자 과반수의 동의를 얻어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내용으로 취업규칙을 변경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적용된다(대법원 2019. 4. 18. 선고 2016다2451 전원합의체 판결 참조). 다만, 소정근로시간은 노사 간의 자유로운 의사에 따라 정할 수 있는 것이 원칙이므로, 노사 간의 합의에 의해 정해진 소정근로시간의 효력을 위에서 본 바와 같은 사유 등으로 부정하기 위해서는 그 사유의 예외적인 성격에 비추어 최저임금제도의 실질적 잠탈 여부 등 관련 사정을 종합하여 엄격하게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24. 1. 4. 선고 2023다237460 판결, 대법원 2024. 2. 29. 선고 2023다292955 판결 등 참조).
판단
살피건대, 앞서 본 기초사실, 앞서 든 각 증거들, 을 제3 내지 6, 14 내지 17, 23 내지 26, 29, 30, 31, 3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와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이 사건 특례조항 등의 적용을 잠탈할 의도로 이루어진 것이어서 무효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를 전제로 한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
앞서 본 법리에 의하면, 피고들과 같은 택시회사가 택시운전근로자에게 지급하여야 할 고정급이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것을 회피하고자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시간당 고정급의 외형상 액수를 증가시키기 위해 소정근로시간만을 형식적으로 단축하기로 합의하는 등의 특별한 경우에는 그 합의가 강행법규인 이 사건 특례조항의 적용을 잠탈하기 위한 것이어서 무효라는 것인데, 이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에 관한 합의가 무효라는 점에 관하여는 이를 주장하는 원고에게 입증책임이 있고, 단지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되었다는 사정 그 자체만으로는 위와 같은 특수한 사정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대구광역시에서 2009. 7. 1.부터 시행되었는데,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 전인 2006. 7. 1.부터 시행된 2005년도 임금협정에서 1일 근로시간을 6시간 40분으로 정하였고, 위 1일 근로시간 6시간 40분은 이 사건 특례조항이 시행된 이후 시행된 2009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 2011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에서도 그대로 유지되었으며,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입금협정에서 1일 소정근로시간을 6시간으로 정함으로써 종전에 비해 40분이 단축되었는바, 2013년도 단체협약 및 입금협정에 의하여 소정근로시간이 단축된 것은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일로부터 4년 가량 경과한 시점으로 이 사건 특례조항의 시행일과 상당한 시간적 간격이 있다.
F 택시 기본요금은 2013. 1. 1. 중형택시의 경우 기존 2,200원에서 2,800원으로 600원(27.27%), 소형택시의 경우 기존 1,800원에서 2,200원으로 400원(22.22%)이 각 인상되었고, 할증요금의 변경 거리와 시간은 중형택시의 경우 150m당 100원에서 144m당 100원으로, 36초당 100원에서 34초당 100원으로 단축되었다. 2018. 11. 1.부터 중형택시의 기본요금은 기존 2,800원에서 3,300원으로 500원(17.85%)이 인상되었고, 할증요금의 변경 거리와 시간은 중형택시의 경우 144m당 100원에서 134m당 100원으로, 34초당 100원에서 32초당 100원으로 단축되었다. 한편, 택시호출 서비스가 보편화됨으로써 택시영업 형태가 기존 ‘순항배회형’에서 ‘순행배회형 + 호출형’으로 변화하여 기존의 순항식 근무의 필요성이 점차 감소하여 운행시간에 대비한 운임 창출의 효율성이 증가하였다. 이와 같은 택시요금인상, 택시호출 서비스의 보편화 등의 영향으로 2017년에는 2011년에 비하여 주행거리는 줄고 운송수입금은 증가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사정들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가 실제 근무형태나 운행시간의 변경 없이 단순히 근로시간만을 단축하기로 한 것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이 사건 특례조항은 택시운전근로자가 받는 임금 중 고정급의 비율을 높여 운송수입금이 적은 경우에도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받을 수 있도록 보장함으로써 택시운전근로자의 생활안정을 도모하고, 이를 통해 국민의 안전과 교통편익을 증진하고자 하는 것이다. 고정급의 비율이 높아진다고 논리필연적으로 사납금이 인상되는 것은 아니지만, 이 사건 특례조항 시행 당시 택시운송업계의 수입구조에 비추어 볼 때 택시운송사업자의 주요 재원은 택시운전근로자의 사납금이었으므로, 별도로 경비절감이 기대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이 사건 특례조항에 의하여 최저임금의 인상에 따라 고정급이 증액됨에 따라 사납금 인상도 예견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 사건 소정근로시간 단축합의 당시 택시운송사업의 특성상 사납금이 인상될 경우 초과운송수입금이 줄어들 결과를 가져올 수 있어 택시회사와 택시운전기사들 사이에서는 소정근로시간이 얼마인지 여부보다 사납금이나 초과운송수입금이 얼마인지 여부가 더 중요한 고려사항이었던 것으로 보이고, 이 사건 사업조합과 노동조합은 여러 차례에 걸친 교섭 끝에 사납금 증액 여부와 소정근로시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노사 양쪽의 각 이익 교량에 따라 소정근로시간을 단축하는 방향으로 합의를 하게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2018년도 단체협약 및 임금협정을 체결하면서 월 25일이 만근이었던 종전의 근로형태 외에 월 23일이 만근인 근로형태도 신설하여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근무시간을 선택할 수 있게 하였고, 2023년도 임금협정에서는 택시운전근로자들에게 1일 소정 근로시간을 1일 6시간 40분 또는 1일 4시간 50분 중 하나로 선택하도록 하였는데, 택시운전근로자들의 대부분이 1일 소정근로시간을 4시간 50분으로 선택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승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