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 1. 13. 선고 2020가단54088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A에게 20,000,000원, 원고 B에게 123,096,688원, 원고 C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 9. 7.부터 2022. 1. 13.까지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각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들이 부담하고, 50%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인정사실

가.

피고는 경북 고령군 E에 사업장을 둔 차광망, 건축안전망 등 제조업체인 ‘F’의 대표자이다.

나.

망 G(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9. 7. 07:15경 위 F의 사업장에서 연신기(압출기에서 방사된 원사를 늘여 강도를 올리는 작업에 사용하는 장치)에 근접하여 연신 롤러에 걸려 있는 실을 끊는 작업을 하던 중 회전하는 롤러 사이에 상반신이 끼이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를 당하여 같은 날 중증뇌손상으로 사망하였다.

다.

원고 A은 망인의 부, 원고 B는 망인의 모로서 망인의 상속인들이고, 원고 C는 망인의 누나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7,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2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손해배상책임의 존재

가.

당사자들의 주장 요지

1)

원고들

망인은 2016. 5.경 피고에게 고용되어 그 무렵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때까지 F에서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사용자는 고용 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지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는데, 망인의 사용자인 피고는 위 연신기의 롤러의 회전축에 안전덮개 등을 설치하지 않는 등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위반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게 되었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상속인들인 원고 A, B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고, 또한 망인의 직계존속인 원고 A, B와 망인의 형제인 원고 C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그들이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피고는 2015년 말경 원고 A과, 피고가 원사 생산에 필요한 압출기 등을 구입하여 주면 원고 A과 그 가족들이 위 기계를 이용하여 원사를 생산하여 피고에게 공급하고, 피고는 원고 A에게 공급된 원사 종류와 수량에 따라 대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하였다. 위 약정에 따라 원고 A은 F 사업장 내에 마련된 별도 공간에서 원고 B 및 망인과 함께 독립적으로 원고가 구입해 준 압출기 등을 사용하여 원사를 생산하여 피고에게 공급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는 원고 A, B와 망인에게 작업에 관하여 어떠한 지시나 감독을 행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피고와 원고 A, B, 망인 사이의 관계는 도급관계라 할 것이므로 망인을 피고의 근로자로 볼 수 없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하지 아니하므로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손해 또는 원고들의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다.

나.

판단

1)

망인이 피고의 근로자인지 여부

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9. 5. 14. 선고 2009다6998 판결, 대법원 2015. 9. 10. 선고 2013다40612(본소), 2013다40629(반소) 판결 등 참조), 전체적으로 보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인정되는 이상, 근로자에 대한 위 여러 징표 중 일부 사정이 결여되었거나 다른 지위를 아울러 가지고 있다고 하여도 그러한 사유만으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할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09. 4. 23. 선고 2008도11087 판결 등 참조).

나)

을 제2 내지 5, 14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 A이 2016. 2.경부터 F 사업장 내에 설치된 압출기 등 원사 생산 기계를 사용하여 원사 제작을 해 왔고, 그 가족들인 원고 B와 망인은 2016. 5.경부터 위 장소에서 원고 A과 함께 원사 제작 업무를 수행한 사실, 원고 A은 피고가 요청하는 종류와 수량의 원사를 제작하여 피고에게 공급하였고, 피고는 원고 A에게 그가 공급한 원고의 종류와 수량에 따라 계산된 금액을 지급한 사실이 인정되기는 한다.

그러나 갑 제6, 13, 14, 15호증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망인은 F에서 근무하면서 피고의 지휘ㆍ감독 아래 종속적인 관계에서 일정한 노무를 제공하고 그 대가로 보수를 받았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1)

원고 A이 원사 제작을 하면서 그 작업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일일이 지시를 받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압출기, 연신기 등 원사 생산 기계가 피고의 소유로서 F 사업장 내에 설치되어 있었고, 원고 A이 제작할 원사의 종류와 수량을 피고가 정하였으며, 원고 A이 그가 제작한 원사를 제3자에게 원사를 납품하지 않고 오로지 피고에게만 공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원고 A은 원고의 지휘ㆍ감독 아래 원사 제작 업무를 수행하였다고 보아야 한다.

(2)

원고 A은 F 사업장에서 원사 제작을 시작한 2016. 2.경부터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한 2019. 9. 7. 사이에 따로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 그리고 피고는 원고 A, B와 망인에게 매월 기본급(원고 A 2,000,000원, 원고 B 1,500,000원, 망인 2,500,000원)을 지급하고, 공급한 원사의 종류와 수량에 따라 추가적인 금액을 지급하였는데, 이러한 점들에 앞서 본 원고 A의 업무 수행 형태 등을 보태어 보면 원고 A이나 원고 B, 망인이 원사의 제작 및 공급에 관하여 이익과 손실을 부담했다고 보기 어렵다.

(3)

피고는 원고 A, B와 망인을 F의 직원으로 하여 그들이 4대 보험에 가입토록 하였고, 그들에게 지급한 급여에 대한 근로소득세도 원천징수하였으며, 종합소득세 신고시 위 급여를 비용으로 처리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 A, B는 이 사건 사고 발생 후에 피고의 사업장에서 원사를 제작하는 업무를 중단하였는데, 피고는 2020. 3. 25. 원고 A의 계좌로 원고 A, B와 망인의 퇴직금으로 19,550,000원을 송금하였다.

2)

피고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 위반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부담한다.

앞서의 인정사실과 갑 제9, 14, 15호증의 각 기재, 증인 H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의 사업장에 설치된 원사 제작 기계에 회전하는 롤러가 설치되어 있어 사고의 위험성이 높았음에도 피고는 앞전덮개나 안전유리벽, 동력차단장치의 설치 등 작업 중 사고 방지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않는 등 사용자로서의 보호의무 또는 안전배려의무를 게을리 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된다. 따라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망인과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3)

책임의 제한

이 사건 사고의 발생 경위 및 갑 제1 내지 5, 7, 9 내지 15호증(가지번호 포함), 을 제2 내지 17호증(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영상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망인이 피고에게 고용되어 상당 기간 원사 제조 작업에 종사하여 왔던 것으로 보이고, 또한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이 수행하던 작업이 상당히 위험한 작업이었으므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 이를 수행하였어야 함에도 스스로의 안전을 도모하지 아니한 과실이 있는 점, 망인의 부친인 원고 A이 원사 제조에 상당한 기술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원고 A이나 원고 B, 망인이 원사 제작 과정에서 피고로부터 일일이 작업 지시를 받지 않고 상당히 독립적으로 작업을 수행하였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공평의 원칙에 기하여 피고의 책임을 5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3.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것 이외에는, 계산의 편의상 기간은 월 단위로 계산함을 원칙으로 하되, 월 미만 및 원 미만은 버린다. 손해액의 사고 당시 현가 계산은 월 5/12%의 비율에 의한 중간이자를 공제하는 단리할인법에 따른다.

가.

일실수입

1)

망인의 인적사항, 소득 및 가동기간

-

성별 : 남자

-

생년월일 : I

-

사고일시 : 2019. 9. 7.(사고당시 38세 2개월 16일)

-

가동연한 : 2046. 6. 21.(만 65세)

-

소득(건설업임금실태조사보고서상 보통인부 노임) : 기간별 단가는 아래 [표] 기재와 같고, 월 가동일수는 22일로 봄.

직장에 종사하는 자가 자기 직장에서 얻고 있던 수입보다 일반노동임금이 많은 경우에는 일반노동에 종사하리라는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할 것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변론종결 당시의 일반노동임금이 노동능력 상실 당시의 현실로 얻은 수입보다 다액일 때에는 그 노동임금을 선택하여 이를 기준으로 하여 일실수입을 산정하여야 할 것이므로(대법원 1992. 1. 21. 선고 91다39306 판결, 대법원 1995. 2. 28. 선고 94다31334 판결 등 참조), 건설업임금실태조사보고서상 보통인부 노임을 기준으로 망인의 일실수입을 산정한다.

2)

생계비 : 소득의 1/3 공제

3)

일실수입의 계산 : 412,386,752원

4)

책임제한 후의 일실수입액 : 206,193,376원(= 412,386,752원 × 50%)

5)

일실수입의 상속

원고 A, B : 각 103,096,688원(= 206,193,376원 × 1/2)

6)

유족급여의 공제

근로자가 업무상 재해로 사망함에 따라 발생하는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은 모두가 그 공동상속인들에게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되고, 근로복지공단이 수급권자에게 지급하는 유족급여는 당해 수급권자가 상속한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을 한도로 하여 그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하고, 이와 달리 망인의 일실수입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 유족급여를 먼저 공제한 후 그 나머지 손해배상채권을 공동상속인들이 각자의 상속분 비율에 따라 공동상속하는 것으로 해석할 것은 아니다(대법원 2009. 5. 21. 선고 2008다13104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의 경우 원고 A은 유족급여의 수급권자로서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그 중 50%인 55,567,930원을 일시금으로 지급받았고, 또한 위 공단으로부터 연금으로 지급받을 나머지 유족급여의 일시금 환산액이 55,567,930원임을 자인하고 있으므로, 위 유족급여 합계 111,135,860원(= 일시금 55,567,930원 + 일시금 환산액 55,567,930원)을 원고 A의 위 일실수입(103,096,688원) 상당 손해배상채권에서만 공제하면 원고 A의 경우 유족급여 공제 후 남아 있는 일실수입 상속액이 없다.

나.

위자료

이 사건 사고의 경위, 망인의 근로 형태, 사망 당시 망인의 나이, 가족관계, 책임제한사유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을 참작하여 위자료를 망인 20,000,000원, 원고 A, B 각 10,000,000원, 원고 C 5,000,000원으로 정한다.

다.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의 산정

그렇다면 피고가 배상하여야 할 손해액은, 원고 A에게 20,000,000원[= 망인의 위자료 상속액 10,000,000원(= 20,000,000원 × 1/2) + 원고 A의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B에게 123,096,688원[= 망인의 일실수입 상속액 103,096,688원 + 망인의 위자료 상속액 10,000,000원(= 20,000,000원 × 1/2) + 원고 B의 위자료 10,000,000원], 원고 C에게 위자료 5,000,000원이다.

라.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A에게 20,000,000원, 원고 B에게 123,096,688원, 원고 C에게 5,000,000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손해발생일인 2019. 9. 7.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2. 1. 13.까지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각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그러므로 원고들의 청구는 위 각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각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상호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