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3. 5. 24. 선고 2020가합51345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따라 2011. 11. 21. 설립되어 기초과학연구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의 연구기관(기타공공기관)으로, 2012. 11. 26. 재단법인 B(B, 이하 ‘B’이라 한다)과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 제37조의2 제2항<1>, 같은 법 시행령 제49조 제2항<2>에 따라 ‘캠퍼스 연구단 운영지원에 관한 협약’(이하 ’이 사건 협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다. 나. 원고는 2014. 1.경까지 미국 C 대학(C)에서 부교수로 근무하던 자로, B의 교수로 부임하면서 2014. 1. 13. 피고와 별지2 기재와 같은 내용의 고용계약(고용계약기간: 2014. 1. 13.~그룹리더직 수행기간까지, 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여 피고 내 연구단인 ‘D 연구단’(단장: E, 이하 ‘이 사건 연구단’이라 한다)의 ‘그룹리더’로 임용됨으로써 B에서의 소속과 직위를 그대로 유지한 채로 피고의 학연교수가 되었다.

다.

한편 피고는 2013년 국정감사 이후 2013. 9. 26.경부터 피고 내 연구단의 인적 구성 등과 관련한 연구단 발전 방향에 관하여 토론회, 공청회 등을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였고, 2013. 12. 31. 2014. 1. 이후에는 더는 신규 그룹리더는 채용하지 않고 기존의 그룹리더를 대신하여 부연구단장(Associate Director)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취지의 ‘IBS(피고 기초과학교육원) 연구단 발전방안과 세부 실행계획’을 내부적으로 수립하였고, 이후 연구단장 간담회 등을 거쳐 2014. 5. 12. 그룹리더 제도를 폐지하고 부연구단장 제도를 도입하기로 최종적으로 결정하였다.

라.

이에 따라 피고는 2016. 4. 4.경 원고에게 부연구단장 제도 도입에 따라 원고가 이 사건 연구단의 성과평가 시(해당 연구단 착수 후 5년이 경과한 시점의 해당 월 1일로, 이 사건 연구단의 경우 2017. 12. 1.)까지 피고의 부연구단장으로 임용되지 못할 경우, 그때부터 이 사건 고용계약은 종료되고 캠퍼스 연구단인 원고의 경우 학연교수(비영년직 트랙 연구위원)로 재계약이 필요함을 안내하였다.

마.

이에 원고는 피고의 부연구단장에 지원하였으나 2017. 10. 19. 부연구단장 심사에서 탈락하였고, 이후 피고는 2017. 10. 30. 원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이 2017. 11. 30.에 종료됨을 통보하여 원고는 2017. 12. 1.부터는 더는 이 사건 연구단의 그룹리더로서 근무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이 사건 연구단은 2021. 8. 31. 종료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5, 9호증, 을 제2 내지 8, 11, 12, 30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선택적 청구)

1)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로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이 사건 연구단의 존속 시까지 그룹리더직을 보장받았음에도 피고는 일방적으로 이 사건 고용계약을 해지하였으므로 이는 부당한 해고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사건 고용계약의 종료 및 원고에 대한 해고는 무효이므로 그 확인을 구함과 동시에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 및 그 지연손해금의 일부로서 2017. 12. 1.부터 이 사건 소장 접수일 전날인 2020. 5. 12.까지 발생한 별지 1 표 기재와 같은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2)

또한, 피고에게는 신의칙상 이 사건 고용계약 전에 원고에게 피고의 그룹리더 제도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릴 의무가 있음에도 피고는 이를 이행하지 않은바, 이는 사기적인 고용계약으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신의칙상 고지의무를 위반한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으로 위와 같은 돈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먼저 원고는 B의 근로자일 뿐 피고의 근로자가 아니며, 설령 그렇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고용계약은 그룹리더 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2017. 11. 30. 적법하게 종료되었다.

2)

피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 전에 원고에게 피고의 그룹리더 제도가 폐지될 수도 있다는 점을 알려줄 신의칙상 고지의무가 있다고 보기 어렵고, 위 폐지는 2014. 5. 12. 최종적으로 결정된 바 이를 알려줄 수도 없었다. 나아가 피고의 그룹리더 제도의 변경 및 개선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점은 이미 2013년 하반기부터 언론에 보도된 사실이다.

3.

판단

가.

해고 무효 확인 및 부당해고에 따른 임금 청구에 관하여

1)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인지

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이 근로자가 사용자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 시간·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되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도록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해 스스로 이윤을 창출하거나 손실 등 위험을 부담하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사용자가 정한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이 적용되는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져 있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되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근로자가 아니라고 쉽게 단정해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9. 11. 28. 선고 2019두50168 판결 등).

나)

앞서 든 증거에 갑 제5, 6, 8,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비록 피고의 특성 및 원고의 직위에 비추어 원고에게 업무에 있어 폭넓은 재량이 주어지나 기본적으로 원고는 이 사건 연구단의 그룹리더로서 D에 관하여 연구할 의무가 있고, 이는 피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원고에게 부여한 업무인 점, ② 원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 제4조에 따라 피고의 제규정을 성실히 준수하여야 하고 제6조에 따라 피고의 연구단 인사규정의 적용을 받는 점, ③ 피고는 이 사건 협약 제7조 제2항 및 피고의 연구단 선정·평가 및 운영에 관한 규정 제14조에 따라 3년마다 원고가 포함된 이 사건 연구단의 성과를 평가하고 그 결과에 따라 연구비를 조정하거나 연구단을 해산하는 등 원고를 지휘·감독하는 점, ④ 원고의 근무 장소는 B 내에 있으나 이는 이 사건 협약 제9조에 따른 것일 뿐 원고가 다른 근무 장소를 자유롭게 정할 수는 없고, 피고가 원고의 근무 시간을 제한하지는 않지만 이는 원고의 학연교수라는 직위의 특성에 따른 것인 점, ⑤ 원고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를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지 않으며, 이 사건 연구단의 운영에 필요한 인력, 시설·장비 등은 B이 제공하나, 연구비 관리 등 연구단 운영은 피고가 담당하고 이 사건 협약 제8조에 따라 인건비 역시 피고가 B을 통해 원고에게 지급하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피고에 대한 종속적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다고 보이므로, 원고는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한다.

2)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가)

갑 제11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F이 2013. 7. 26. 이 사건 고용계약의 수행기간을 묻는 원고에게 “그룹리더 수행기간은 IBS(피고) 연구단 운영과 같은 부분입니다.”라는 내용의 메일을 보낸 사실은 인정되는바, 이는 이 사건 고용계약이 이 사건 연구단의 존속 시까지라는 원고의 주장에 일부 부합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기는 하다.

나)

그러나 F은 피고의 직원이 아니라 B의 직원인 점, 오히려 위 메일에서도 “IBS 연구단은 기간이 확정된 것이 아닙니다. 3년마다 평가를 진행하여 연장이 됩니다.”라고 기재하여 이 사건 연구단의 기간 역시 확정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3년마다 평가를 통해 연구단이 유지되지 않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린바 이에 따르면 이 사건 연구단의 그룹리더인 원고의 기간 역시 확정적이지 아니하고 그 기간도 정년까지 보장되지 아니한 점, 당시에는 연구단에 그룹리더직이 존재하였고 그 뒤 부연구단장직으로 개편되었는바 F으로서는 그룹리더직과 연구단이 운명을 같이 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것이 오히려 자연스러운 점, 무엇보다 처분문서에 해당하는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 고용기간이 “그룹리더직 수행기간까지”라고 명백하게 명시되어 있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문언과 달리 해석할 수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의 고용기간이 이 사건 연구단의 존속 시까지라 볼 수 없고 이 사건 고용계약은 그 적시된 바대로 피고의 그룹리더 제도의 폐지에 따라 2017. 11. 30. 적법하게 종료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

이에 대하여 원고는, 피고가 원고를 이 사건 연구단의 부연구단장 심사에서 탈락시킨 것이 절차적 및 실체적으로 위법하다고 주장하나, 이는 피고의 이 사건 고용계약 해지가 부당한 해고에 해당하여 무효이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임금을 지급하여야 한다는 원고의 이 부분 청구원인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주장이므로 따로 판단하지 않는다.

라)

또한 원고는, 그룹리더 제도의 존속을 전제로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피고가 일방적으로 그룹리더 제도를 폐지한 것은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근로자인 원고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앞서 본 바와 같이 그룹리더 제도를 폐지하고 부연구단장 제도를 택한 것은 피고의 내부적인 연구단 인적 구성 및 운영에 관한 것으로 취업규칙이 아니라 경영권에 속하는 사항에 해당하는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3)

소결론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무효 확인 청구 및 임금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나.

불법행위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에 관하여

우선 피고에게 이 사건 고용계약 체결 전에 원고에게 그룹리더 제도가 폐지될 수도 있다는 점을 고지할 신의칙상의 의무가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①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역시 2014. 5. 12.에야 확정적으로 그룹리더 제도를 폐지하고 부연구단장 제도를 도입하기로 결정한 점, ② 위와 같은 논의는 2013년 8월경 이후 급속하게 전개된바 아직 확정되지 않은 사항을 원고에게 미리 알리기는 어려웠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③ 기간제 및 단시간근로자 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4조 제1항 제6호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조 제3항 제8호에 따르면 피고와 같은 공공기관의 부설 연구기관의 경우 2년을 초과하여 기간제근로자를 사용할 수 있는바, 이는 원고와 같은 전문적 지식·기술이 있는 근로자의 경우에는 다른 근로자들에 비해 근로기간을 탄력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법이 허용하고 있는데다가 원고가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근무한 기간은 3년 10개월 남짓으로 설령 피고에게 그러한 사실을 알리지 아니한 잘못이 있다하더라도 기간제 근로자인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성립할 정도로 단기간에 고용관계가 종료되어 임금 상당의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볼 수는 없는 점, ④ 원고가 미국 대학 부교수 자리를 그만두고 B 교수로 부임하면서 피고와 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하게 된 것은 원고의 개인적인 사정과 선택에 따른 것으로 보아야 하고, 피고에게 원고가 가지는 고용기간에 관한 기대나 신뢰를 보호하고 배려해야 할 의무가 존재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지적하는 신의칙상 고지의무 위반의 잘못이 피고에게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손해배상 청구 역시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으므로 받아들이지 않는다.

4.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차경환(재판장) 김준우 최규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