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2. 1. 11. 선고 2021가소323839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4,147,982원과 이에 대하여 2021. 5. 10.부터 2022. 1. 11.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50%는 원고가, 나머지 50%는 피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2015. 4. 1.부터 피고에게 고용되어 피고가 입주자대표회의로 있는 대구 남구 B빌라(다음부터 '이 사건 빌라'라 한다)에 경비원으로 근무하다가 2021. 4. 25. 퇴직하였다.

나.

원고는 피고에게서 2021. 매월 135만 원(세후 132만 원)을 보수로 받았고, 추석과 설날 각 10만 원씩을 지급받았으며, 피고의 회장인 C에게서 추석과 설날에 현금으로 각 3만 원씩을 받았다.

다.

피고는 원고가 퇴직한 이후에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위 인정 사실에 따르면,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나아가 퇴직금 지급의무의 범위에 관하여 보건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을 산정해 보면, 원고가 퇴직한 날 이전의 3개월간 원고에게 지급된 임금의 총액은 4,050,000원(= 1,350,000원 × 3개월)이고, 3개월간의 일수는 90일이며, 1년간 추석, 설날 상여금이 합계 20만 원(추석과 설날에 추가로 지급된 3만원씩은 피고의 회장인 C이 개인적으로 지급한 돈이므로 평균임금에 산입할 수 없다)이므로, 1일 평균임금은 45,547.94원{= 45,000원(= 4,050,000원 ÷ 90일) + 547.94원(=200,000원 ÷ 365일)}이고, 원고는 2015. 4. 1.부터 2021. 4. 25.까지 2,216일간 근무하였으므로(퇴직일 당일은 제외), 피고가 지급하여야 할 퇴직금 총액은 8,295,965원(= 45,547.94원 × 2,216일/365일 × 30일, 원 미만 버림)임이 계산상 명백하다.

다.

따라서 피고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에게 퇴직금으로 8,295,965원과 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피고의 항변에 관한 판단

가.

피고 항변의 요지

피고는 이미 원고에게 매월 월급에다가 추가로 10만 원씩을 지급하면서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기로 합의하였으므로, 원고에게 지급할 퇴직금이 없다고 항변한다.

나.

인정 사실

1)

원고와 D는 애초에 'E'이라는 용역업체 소속 근로자로 이 사건 빌라에서 경비원으로 근무하던 중, 2015. 4. 1.경 용역업체와의 근로계약을 종료하고 피고와 사이에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경비원으로 근무하였다.

2)

E은 종전에 원고와 D에 대하여 매년 연말에 E에서 퇴직하게 하고, 다음 해에 새로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3)

D는 피고와 사이에 근로계약을 체결하면서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는 대신에 매달 1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하여 달라고 요구하였고, 피고로서는 원고와 D에게 매달 1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하더라도 종전에 E에 지급하던 관리비용보다 절감되는 효과가 있어 이를 받아들여 원고와 D에게 원고와 D가 종전에 E에서 지급받던 월급에 10만 원씩을 추가로 지급하였다.

다.

판단

1)

관련 법리

가)

구 근로기준법(2005. 1. 27. 법률 제737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이하 '법'이라 한다)은 제34조 제1항에서 "사용자는 계속근로년수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하는 근로자에게 지급할 수 있는 제도를 설정하여야 한다. 다만 근로년수가 1년 미만인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고 규정하고, 제3항 전문에서 "사용자는 근로자의 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제1항의 규정에 불구하고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당해 근로자가 계속 근로한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위 법조항의 "퇴직금"은 사용자가 근로자의 근로 제공에 대한 임금 일부를 지급하지 아니하고 축적하였다가 이를 기본적 재원으로 하여 근로자가 1년 이상 근무하고 퇴직할 때 일시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서, 본질적으로 후불적 임금의 성질을 지니는 것이므로(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등 참조), 이러한 퇴직금의 지급청구권은 퇴직금 중간정산이 유효하게 성립하는 경우가 아닌 한 근로계약이 존속하는 동안에는 발생할 여지가 없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법 제34조 제3항 전문 소정의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인 법 제34조에 위배되어 무효이고(대법원 2002. 7. 26. 선고 2000다27671 판결, 대법원 2007. 8. 23. 선고 2007도4171 판결 등 참조),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나)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실질적으로 퇴직금을 미리 지급하기로 한 경우 이는 어디까지나 위 약정이 유효함을 전제로 한 것인바, 그것이 위와 같은 이유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사용자는 본래 퇴직금 명목에 해당하는 금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었던 것이 아니므로,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법 제18조 소정의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없다.

이처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정작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인정되지 아니할 뿐만 아니라 법 제18조 소정의 임금 지급으로서의 효력도 인정되지 않는다면,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

법 제42조 제1항 본문에 따르면, 임금은 통화로 직접 근로자에게 그 전액을 지급하여야 하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 대하여 가지는 채권으로써 근로자의 임금채권과 상계를 하지 못하는 것이 원칙이고, 이는 경제적·사회적 종속관계에 있는 근로자를 보호하기 위한 것인바, 근로자가 받을 퇴직금도 임금의 성질을 가지므로 역시 마찬가지이다(대법원 1990. 5. 8. 선고 88다카26413 판결 등 참조). 다만 계산의 착오 등으로 임금을 초과 지급한 경우에, 근로자가 퇴직 후 그 재직 중 받지 못한 임금이나 퇴직금을 청구하거나, 근로자가 비록 재직 중에 임금을 청구하더라도 위 초과 지급한 시기와 상계권 행사의 시기가 임금의 정산, 조정의 실질을 잃지 않을 만큼 근접하여 있고 나아가 사용자가 상계의 금액과 방법을 미리 예고하는 등으로 근로자의 경제생활의 안정을 해할 염려가 없는 때에는, 사용자는 위 초과 지급한 임금의 반환청구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임금채권이나 퇴직금채권과 상계할 수 있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2. 28. 선고 93다38529 판결, 대법원 1995. 12. 21. 선고 94다26721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법리는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이미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그것이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어 사용자가 같은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갖게 된 경우에 이를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과 상계하는 때에도 적용된다고 할 것이다.

라)

그런데 한편 민사집행법 제246조 제1항 제5호[구 민사집행법(2005. 1. 27. 법률 제7358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246조 제1항 제4호도 같다]는 근로자인 채무자의 생활보장이라는 공익적, 사회 정책적 이유에서 '퇴직금 그 밖에 이와 비슷한 성질을 가진 급여채권의 2분의 1에 해당하는 금액'을 압류금지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민법 제497조는 압류금지채권의 채무자는 상계로 채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근로자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대법원 2010. 5. 20. 선고 2007다90760 판결 등 참조).

마)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고려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수 있다. 따라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해당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사용자가 퇴직금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대법원 2010. 5. 27. 선고 2008다9150 판결 참조).

2)

구체적 판단

가)

위 인정 사실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피고와 사이에 종전 E에서 받던 보수보다 매달 10만 원씩을 추가로 받는 대신에 퇴직금을 지급받지 않기로 약정하였음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원고가 명시적으로 피고에게 퇴직금의 중간정산을 요구하였다고 보기 어려우므로,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대신에 매월 10만 원씩을 지급한 것을 근로기준법이 상정하고 있는 유효한 퇴직금의 지급으로 보기 어렵다.

나)

다만 원고와 피고 사이에 월급에 퇴직금을 포함하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10만 원씩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 내용이 종전 E에서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원고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므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으로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다고 보아야 하고, 퇴직금 분할 약정이 앞서 본 바와 같이 효력이 없는 이상, 피고는 법률상 원인 없이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위 금원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원고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원고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피고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피고가 원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한 금원 상당의 부당이득반환채권을 자동채권으로 하여 원고의 퇴직금채권을 상계하는 것은 퇴직금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허용된다고 봄이 타당하다.

3)

따라서 이를 계산하면, 피고는 원고에게 적어도 720만 원(= 월 10만 원 × 72개월)을 퇴직금 명목으로 지급하였고, 이를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의 2분의 1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금액에 관하여만 상계를 하면, 원고의 피고에 대한 퇴직금 채권은 4,147,982원(= 8,295,965원 ÷ 2)이 남는다.

4.

결론

그렇다면 피고는 원고에게 4,147,982원과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한 2021. 5. 10.부터 피고가 지급이 지연되고 있는 퇴직금의 전부 또는 일부의 존부를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이 사건 판결 선고일인 2022. 1. 11.까지는 상법이 정한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일부 인용한다.

판사 김경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