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를 징역 6개월, 피고인 주식회사 B을 벌금 10,000,000원에 처한다.
다만, 이 판결 확정일로부터 2년간 피고인 A에 대한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피고인 A에 대하여 40시간의 산업안전보건프로그램 이수를 명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에 대하여 위 벌금에 상당한 금액의 가납을 명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판결
사건
2022고단2062
판결선고
2023. 3. 8.
범죄사실
피고인 주식회사 B은 2009. 12. 11. 대구 서구 C에 사업장을 두고 금속 가공 및 표면처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 상시 근로자 27명을 사용하여 자동차 배터리 부품 도금업을 경영하는 사업주이다.
피고인 A는 피고인 주식회사 B 설립 시부터 현재까지 대표자 사내이사인 사람으로,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소속 근로자들의 안전·보건에 관한 업무를 총괄하는 안전보건관리책임자이다.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위반 및 업무상과실치사
주식회사 B은 자동차 배터리 부품에 주석, 니켈, 크롬 등으로 도금을 하는 사업장으로, 도금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수 중 니켈 및 질소 폐수는 자체적으로 정화할 수 없어 공장 지하에 설치되어 있는 집수조(입구 크기 : 가로 60cm, 세로 42cm, 총 부피 : 가로 4m, 세로 6m, 깊이 2.6m, 폐수 약 40t 저장 가능)에 모아두었다가 폐수처리 위탁업체인 주식회사 D을 통해 폐수를 반출하여 처리하고 있다. 피해자 E(남, 81세)은 2021. 5. 10.경부터 피고인 주식회사 B에 고용되어 폐수처리 업무를 담당하는 근로자이다.
사업주는 근로자가 작업 중 또는 통행 시 굴러 떨어짐으로 인하여 화상·질식 등의 위험에 처할 우려가 있는 케틀(kettle, 가열 용기), 호퍼(hopper, 깔때기 모양의 출입구가 있는 큰 통), 피트(pit, 구덩이) 등이 있는 경우에 그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장소에 높이 90cm 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하는 안전조치를 하여야 한다.
피고인은 2021. 9. 16. 07:26경 위 사업장에서, 피해자 및 전무 F로 하여금 지상에 있는 집수조 입구 주변에 서서 폐수처리 위탁업체인 주식회사 D의 폐수처리 차량에 연결된 고압호스를 풀어 집수조 안에 넣고 폐수를 뽑아낸 후 고압호스를 다시 꺼내는 작업을 하게 하였고, 당시 집수조 입구 및 내부에서는 그 안에 있던 니켈 및 질소 폐수 등으로 인해 유해화학물질인 시안화수소, 포름알데히드 및 산화에틸렌이 신체에 급성독성을 일으킬 수 있는 수준으로 발생되고 있었으므로, 이러한 경우 사업주인 피고인에게는 피트(pit, 구덩이)에 해당하는 집수조 입구 주변에 높이 90 cm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하여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하고, 근로자로 하여금 집수조에 가까이 가기 전 충분히 환기를 하고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도록 하고 집수조 주변에 안전대, 방독면 등 유해가스 중독을 방지하고 추락을 방지하는 장비 및 호이스트 등 추락 시 즉시 구조할 수 있는 장비를 구비해두는 등 근로자가 집수조 안으로 추락하여 질식하는 재해를 방지하여야 할 업무상 주의의무가 있었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집수조 입구 주변에 높이 90cm 이상의 울타리를 설치하지 아니하고, 피해자로 하여금 집수조에 가까이 가기 전 충분히 환기를 하고 유해가스 농도를 측정하도록 하지 아니하고 집수조 주변에 안전대, 방독면 등 유해가스 중독을 방지하고 추락을 방지하는 장비 및 호이스트 등 추락 시 즉시 구조할 수 있는 장비를 구비해 두지 아니하는 등 업무상 주의의무를 게을리 한 채 피해자로 하여금 폐수 반출 작업을 하도록 하여, 그 결과 폐수를 뽑아내고 고압호스를 꺼낸 후 집수조 입구에서 마무리 작업을 하던 피해자가 집수조 안으로 추락하여 그 안에서 유해가스 중독으로 의식을 잃게 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에서 작업을 하는 근로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위와 같은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함과 동시에 업무상 주의의무를 위반하여, 유해가스 중독으로 의식을 잃은 피해자를 2021. 9. 22. 12:32경 G병원에서 후송 치료 중 ‘유해화학물질 노출에 의한 급성 중독 및 이로 인한 합병증(저산소성 뇌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산업안전보건법위반
사업주는 근로자가 특별관리물질을 취급하는 경우에는 그 물질이 특별관리물질이라는 사실과 산업안전보건법 시행규칙 별표18 제1호 나목에 따른 발암성 물질, 생식세포변이원성 물질 또는 생식독성 물질 등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에 관한 내용을 게시판 등을 통하여 근로자에게 알려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은 2021. 10. 20.경 위 사업장에서 황산, 6가크롬 화합물 등의 특별관리물질을 취급함에도 근로자들에게 게시판 등을 통해 그 물질이 특별관리물질이라는 사실과 발암성 물질, 생식세포 변이원성 물질 또는 생식독성 물질 등 중 어느 것에 해당하는지를 알리지 아니함으로써, 사업장에서 배출되는 기체·액체 또는 찌꺼기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보건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피고인 주식회사 B
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은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가.항 기재와 같이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안전조치를 하지 아니하여 피해자를 사망에 이르게 하였다.
보건조치 위반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피고인은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은 일시 및 장소에서 피고인의 대표자 A가 피고인의 업무에 관하여 제1의 나.항 기재와 같이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보건조치를 하지 아니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 A의 법정진술
F에 대한 경찰 진술조서
재해조사의견서
산업안전보건 감독점검표
사망진단서
부검감정서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 A: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 제39조 제1항 제3호(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68조 제1호, 제39조 제1항 제3호(보건조치의무 위반의 점), 형법 제268조(업무상과실치사의 점)
피고인 주식회사 B: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1호, 제167조 제1항, 제38조 제3항 제1호, 제39조 제1항 제3호(안전조치의무 및 보건조치의무 위반으로 인한 근로자 사망의 점),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제2호, 제168조 제1호, 제39조 제1항 제3호(보건조치의무 위반의 점)
상상적 경합
피고인 A : 형법 제40조, 제50조(근로자 사망으로 인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와 업무상과실치사죄 상호간, 형이 더 무거운 위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
형의 선택
피고인 A : 각 징역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집행유예
피고인 A : 형법 제62조 제1항
이수명령
피고인 A : 산업안전보건법 제174조 제1항
가납명령
피고인 주식회사 B : 형사소송법 제334조 제1항
양형의 이유
이 사건은 폐수처리 작업 시 집수조 안에 직접 들어가지 않는다는 이유로 평소 방독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안전불감증이 불러온 사고이다. 폐수처리 담당자인 피해자 본인의 과실도 없다고 볼 수는 없다. 그러나 평소 폐수처리 작업 시 방독마스크를 착용하도록 지시·감독을 하지 않은 대표자 사내이사 피고인 A에게 근본적인 책임이 있다. 다만 피해자 유족 측과 원만히 합의하여 유족 측이 피고인들의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 피고인 A는 도로교통법 관련 3회의 벌금형 외에 다른 범죄전력이 없는 점을 유리한 사정으로 참작한다. 피고인 주식회사 B의 경우, 산업안전보건법 제173조 양벌규정의 법정형이 행위자보다 10배 높은 ‘10억원 이하의 벌금’으로 정해진 취지를 고려하여, 검사 구형보다 높은 금액을 벌금으로 부과한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수단과 결과, 범행 후 정황 등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조건을 고려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박은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