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25. 10. 31. 선고 2024가단64571 판결

손해배상(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22,500,000원 및 그중 15,000,000원에 대하여는 2022. 9. 1.부터, 7,500,000원에 대하여는 2024. 8. 20.부터 각 2025. 10. 31.까지는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95. 6. 1. 피고가 운영하는 K대학교 L병원(이하 'L병원'이라 한다)에 간호직 9급으로 입사하여 1997. 10. 1. 8급으로, 2007. 9. 1. 7급으로 각 승진하였고, 2024. 9. 30.까지 위 병원 및 K대학교 <지역명>L병원(이하 '<지역명>L병원'이라 하고, L병원과 합하여 '피고 병원'이라 한다)에서 간호사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는 일반 간호업무를 수행하던 중 1998. 9. 1.부터 L병원의 산부인과 체외 수정실로 발령받아 그 무렵부터 2024. 8. 31.까지 피고 병원의 체외수정실에서 시험관아기 시술을 하는 의사를 보조하는 배아생성인력으로 근무하였고,<1> 2024. 9. 1.부터 L병원 ○병동의 간호부에서 근무하다가 2024. 9. 30. 퇴직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을 제1, 2, 9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 주장의 요지

가.

원고는 피고 병원에서 근무하면서 다른 입사 동기들과 달리 2007년부터 2024년까지 7급에 머무르면서 승진하지 못하였다. 그런데 다음과 같은 이유로 피고 병원은 '배아생성인력'이라는 사회적 신분을 이유로 원고를 승진에서 제외하는 차별적 처우를 하여 헌법 제11조와 근로기준법 제6조를 위반하였으며, 설령 그렇지 않더라도 고의 또는 과실로 원고의 승진임용 여부에 관한 재량을 일탈·남용함으로써 원고가 합리적인 기준과 객관적인 정당한 평가에 의한 심사를 받을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였으므로, 이는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

1)

원고는 피고 병원에 1명뿐인 배아생성인력이었음에도 다른 간호직과 동일한 평가군으로 분류되어 일률적·기계적으로 조정계수를 적용받았다.

2)

원고에 대한 평정권자인 산부인과 과장 중 2010년 하반기부터 2018년 상반기까지 근무성적평정을 실시하여 낮은 원점수를 부여한 E, F은 원고의 업무를 제대로 파악할 수 있는 지위에 있지 아니하였고 객관적인 평가를 위한 자료 확인이나 면담 등도 진행하지 않았으므로, 근무성적평정이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이루어졌다고 볼 수 없다.

3)

원고는 2019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근무성적평정 원점수가 모두 만점이었다. 그러나 원고가 속한 부서인 체외수정실은 1명 또는 2명으로 분류되었음에도 특별한 보완책이나 구제책 없이 조정계수를 계속 적용받았고, 그로 인하여 승진에서 불이익을 받았다.

나.

따라서 피고 병원을 운영하는 법인인 피고는 원고에게 불법행위로 인한 손해배상금으로 78,000,000원(= 2014년에 6급, 2022년에 5급으로 각 진급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및 연장근무수당, 휴일근무수당 등의 차액 합계 48,000,000원 + 위자료 3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근로기준법 제6조의 차별적 처우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헌법과 근로기준법에 열거된 사회적 신분이란 사회에서 장기간 점하는 지위로서 일정한 사회적 평가를 수반하는 것을 의미하고(헌법재판소 2022. 3. 31. 선고 2019헌바520 결정 등 참조), 사회적 신분이 반드시 선천적으로 고정되어 있는 사회적 지위에 국한된다거나 그 지위에 변동가능성이 없을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지만, 개별 근로계약에 따른 고용상 지위는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대법원 2023. 9. 21. 선고 2016다255941 전원합의체 판결의 취지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고의 '배아생성인력'이라는 직무는 근로관계 내에서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설정되는 고용상 지위에 불과할 뿐만 아니라 그에 대한 장기적인 사회적 평가가 수반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사회적 신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받아들일 수 없다.

4.

승진임용 재량권 일탈·남용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판단

가.

판단의 기준

직원이 승진임용 요건을 모두 갖추었다고 하더라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 이상 임용권자가 해당 직원을 승진임용할 의무가 없고, 이 사건에 있어서 원고가 인사규정에서 정한 승진임용 절차를 거쳐 당연히 승진임용될 수 있으리라는 법률상 이익 또는 기대권을 갖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그러나 피고 병원이 인사규정 등에서 승진임용의 요건, 절차 등에 관하여 규정하고 있는 이상, 직원인 원고로서는 피고 병원으부터 인사규정 등에서 정한 승진임용 절차에 따라 합리적인 기준과 정당한 평가에 따른 심사를 받을 절차적 권리 내지 기대권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 병원이 고의 또는 과실로 인사규정에서 정한 요건과 절차를 도외시한 채 승진임용 대상 여부를 결정하거나, 승진임용 대상에서 제외할 객관적 사유, 즉 승진임용 심사기준에 미달한다는 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승진임용 대상에서 제외한 경우 또는 그 사유가 존재한다 하더라도 객관적인 정당한 평가 없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결과 합리적인 기준에 기초한 공정한 심사가 결여되어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였다고 인정될 정도에 이른 경우 등 피고 병원을 운영하는 학교법인인 피고에게 손해의 배상책임을 부담시켜야 할 실질적인 이유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한 승진임용 제외결정은 원고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하는 것으로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승진임용 여부 심사에 관한 피고의 재량권 일탈·남용이 우리의 건전한 사회통념이나 사회상규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한 경우, 원고로서는 위법한 승진제외가 없었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과 실제로 지급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재산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고, 나아가 위법한 승진제외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음을 이유로 위자료를 청구할 수 있다.

나.

인정사실

1)

피고 병원 직원인사규정(이하 '인사규정'이라 한다) 제9조, 제30조에 의하면 직원의 승진임용은 승진인원의 5배수의 범위 안에 있는 자 중에서 직원인사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피고 이사장이 행한다. 인사규정 제23조 제1항에 의하면 직원은 경력평정 및 근무성적평정에 의하여 승진하고, 같은 조 제3항에 의하면 근무성적평정은 성과, 공통역량, 직무수행역량 및 리더역량을 평가하여야 한다.

2)

인사규정 제25조 및 [별표 4]에 의하면 임상각과 평직원에 대한 1차 평정자는 분과장, 2차 평정자는 과장인데, 원고가 근무하였던 산부인과는 분과가 따로 없으므로 2차 평정자인 산부인과 과장이 실시한 근무성적 평정만이 승진임용에 반영된다. 다만, 1차 평정을 받지 않는 평정대상자는 2차 평정으로만 평정하며 1차 평정점수는 2차 평정점수로 갈음한다([별표 4] 비고 2.).

3)

인사규정 제24조 제3항은 '근무성적의 평점점 산출시 반영기간은 평정일 기준으로 직종에 따라 차상위급으로 승진시 해당직급의 승진 소요연수(제22조 2항 기준)기간을 반영한다'고 규정하고, 같은 규정 제22조 2항은 간호직 중 4, 5, 6급으로 승진할 경우 3년 이상 당해 직급에 재직하여야 한다고 규정하는바, 이에 따르면 간호직 7급이 6급, 6급이 5급으로 각 승진시에는 3년(6개 학기) 간의 근무성적평정이 반영된다.

4)

인사규정 제26조 제5항은 '조정계수<2>는 부서별(단, 간호부 병동간호팀은 병동별, 특수간호팀은 단위부서별), 직종별 적용을 원칙으로 하며 팀장 이상(처장, 부장, 부처장, 실장, 팀장)은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고 있었는데, 피고 병원은 2021. 1. 1.자로 위 조항 중 밑줄 부분을 '팀장 이상(처장, 부장, 부처장, 실장, 팀장) 및 부서별로 팀장 이상을 제외하고는 직명기준 1명 이하인 직원에 대해서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개정하였고, 다시 2021. 11. 1.자로 위 밑줄 부분을 '팀장 이상(처장, 부장, 부처장, 실장, 팀장) 및 조정계수 적용대상 기준으로 부서원이 1명인 경우는 적용하지 아니한다.'고 개정하였다. 원고는 위 2021. 1. 1.자 개정 조항이 적용될 당시에는 같은 평가군에 속한 간호직이 원고 1명이었으나 팀장이 없었고, 위 2021. 11. 1.자 개정 조항이 적용될 당시에는 같은 평가군에 속한 간호직이 원고 포함 2명이었으므로, 위 제26조 제5항의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았다. 따라서 원고에 대한 승진심사 시 반영되는 근무성 적평정 점수에는 원점수에 조정계수를 곱한 산출점수가 계속하여 적용되었다.

5)

원고에 대한 2010년 상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근무성적평정 결과는 다음과 같다.

6)

원고는 피고 병원의 체외수정실에서 배아생성인력으로 근무하는 동안 다수의 시간외근무 및 휴일근무를 실시하였다. 원고와 장기간 함께 근무했던 산부인과 전문의 G는 원고의 근무시간 및 업무 강도 등에 관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작성·제출하였다.

7)

원고가 속한 간호직의 경우 승진임용 대상에 포함되는 '승진인원의 5배수'는 약 60명인데, 원고에 대한 2019년 하반기부터 2022년 상반기까지 3년간의 근무성적평정에 따른 해당 직급 내 순위는 다음과 같다.

8)

피고 병원 소속 간호직 7급 중 최근 3년간 6급으로 승진한 자의 소요연수는 평균 8년(상근) 또는 7.5년(교대)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앞서 든 증거, 갑 제2 내지 8, 13 내지 15호증, 을 제3, 8, 10 내지 12호증의 각 기재, 증인 H의 증언,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손해배상책임의 성립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들에 을 제13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내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 병원은 고의 또는 과실로 객관적 정당성을 상실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함으로써 원고를 승진임용 대상에서 제외하였고, 이는 승진임용에 관하여 합리적인 기준과 객관적인 정당한 평가에 따라 심사를 받을 원고의 절차적 권리를 침해한 불법행위(이하 '이 사건 불법행위'라 한다)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나아가 피고 병원이 원고의 승진임용을 거부할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이상 위와 같은 재량권 일탈·남용은 사회통념상 용인될 수 없음이 분명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승진임용 제외로 인하여 발생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1)

피고 병원의 근무성적평정은 원칙적으로 분과장이 1차 평정자로서, 과장이 2차 평정자로서 평정을 실시해야 하나, 산부인과에는 분과장이 없어 원고에 대하여 산부인과 과장의 2차 평정만 이루어졌다(인사규정 제25조 및 [별표 4]). 근무성적평정은 성과, 공통역량, 직무수행역량 및 리더역량을 평가하여야 하는데(인사규정 제23조 제3항), 원고가 피고 병원의 체외수정실에서 근무하는 배아생성인력이긴 하였지만, 산부인과 과장은 체외수정실을 포함한 부서 전체의 업무를 총괄하는 부서장이었고, 세부적인 업무에 차이가 있더라도 같은 병원에서 장기간 근무하며 원고의 근무태도·무역량 등을 충분히 평가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고, 2차 평정자는 참고사항으로 기재된 1차 평정자의 의견('과원과 의사소통에 문제', '조직 사회에서 소통 부족이 아쉬움', '매너리즘으로 신기술 습득에 소극적임')도 참고하였을 것이므로, 2차 평정자였던 E이나 F의 평정이 객관성을 상실하였다고 볼 수 없다. 즉, 원고가 다른 간호직들과 비교하여 다소 낮은 평정 원점수를 받았다고 하더라도 E, F이 체외수정실 업무를 잘 모른 채 자의적으로 평정을 하였을 가능성이 높다고 볼 수는 없다.

2)

원고는 2019년 하반기까지는 다른 산부인과 전담 간호사들과 같은 조정계수 적용을 받았고, 그 무렵까지 승진임용 대상에 포함되지 못한 원인은 3년간의 근무성적평정 원점수가 낮았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원고는 2020년 상반기부터는 1명 또는 2명을 기준으로 산정된 조정계수 적용을 받았고, 2019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는 근무성정평정 원점수를 모두 만점인 50점을 받았음에도 단 한 번도 승진임용 대상자인 '승진인원수의 5배수'에 포함되지 못하였다. 그 근본적인 원인은, 단위부서의 조정계수는 단위부서 평균이 높을수록 낮아질 수밖에 없는데, 단위부서가 원고 1명이거나 원고를 포함하여 2명에 불과하였으므로 원고가 원점수 만점을 받을 경우 그만큼 단위부서 평균이 현저히 높아졌고 그만큼 조정계수는 낮아졌기 때문이다.

3)

이처럼 단위부서에 소속된 인원이 1명 또는 2명에 불과할 경우에까지 조정계수를 일률적으로 적용하게 되면 원점수가 높더라도 산출점수는 낮은 불합리함이 발생하게 되고, 피고 병원은 이를 시정하기 위하여 인사규정 제26조 제5항을 2021. 1. 1.자로 '팀장 이상을 제외하고 1명 이하인 직원'에 대해서는 조정계수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개정하였고, 다시 2021. 11. 1.자로 '적용대상 기준으로 부서원이 1명인 경우'는 조정계수를 적용하지 않는다고 개정하였다. 그러나 원고는 소속 부서인 체외수정실에 팀장이 없거나 부서원이 2명이라는 등의 이유로 조정계수 적용 제외대상에 한 번도 포함되지 못하였고, 그에 따라 2019년 하반기부터는 상당히 낮은 조정계수(0.796~0.884)를 계속하여 적용받아 결국 승진임용 대상 후보군에 포함되지조차 못하는 불이익을 받았다.

4)

피고 병원의 경영전략팀장 I은 2021. 8. 27. G에게 '원고와 같이 장기간 한 부서(체외수정실)에 한 명만 있는 근무 형태에서는 승진인원수의 5배수 안에 들어올 수 없다. 인재관리팀도 이 문제점에 대해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고, 인사팀장 H은 2021. 9. 8. I에게 '조정계수 삭제를 위한 개정을 준비 중에 있다. 다음 학기부터 적용이 가능하나, 3년치 평균점수로 다음 학기 바로 5배수에 들어와서 승진되기는 어려울 듯 하고, 내년 하반기 이후로 가능할 거 같다. 일단은 G 교수님이 최고점으로 평가해 주시는게 우선이겠다'는 취지의 이메일을 보냈으며, 피고 병원의 인재관리팀은 2022. 8. 25. '원고 근무성적평정 결과' 자료에 '단위부서 평균으로 조정계수가 적용되기 때문에 같이 근무하고 있는 간호사(J)의 점수가 낮게 평가되어야 함'이라고 기재하였다. 즉, 피고 병원 역시 원고가 속한 체외수정실의 경우와 같이 예컨대 단위부서가 2명인 경우 1명을 승진시키기 위해서는 다른 1명에 대하여 의도적으로 낮은 근무성적평정 원점수를 부여하는 조치를 취해야 하는 등 조정계수의 적용상 불합리함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었고, 그로 인하여 원고가 지속적으로 승진임용 대상에서 제외되고 있다는 사실 역시 알고 있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5)

따라서 피고 병원으로서는 원고와 같이 단위부서에 팀장이 없고 같은 간호직이 1명 내지 2명밖에 근무하고 있지 않아 지나치게 낮은 조정계수를 적용받게 되는 결과 아무리 근무성적평정 원점수를 높게 받아도 승진임용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하여 조정계수의 적용을 완화하거나 그 예외를 폭넓게 규정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였어야 함에도,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더군다나 최근 3년간 피고 병원 소속 간호직 7급이 6급으로 승진하는 데 평균적으로 7.5년(교대) 또는 8년(상근)이 소요되었는데, 원고는 2007년부터 승진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그렇다면 원고는 적어도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 병원이 조정계수의 적용상 불합리함을 인지한 이후로서 원고의 직전 3년간(2019년 하반기~2022년 상반기) 근무성적평정 원점수가 모두 만점이 된 2022년 하반기(승진일 2022. 9. 1.)부터는 피고 병원의 고의 또는 과실로 위법·부당하게 승진대상에서 제외되는 손해를 입었다고 볼 수밖에 없다.

6)

이에 대하여 피고는, 원고가 피고 병원에 간호직으로 입사하여 체외수정실 대신 일반 병동으로 부서 이동을 요청하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였음에도, 승진임용 누락 등의 불이익을 감수하고 일정한 근무시간에 따른 가사, 육아, 대학원 진학의 용이성 등 혜택을 누리기 위하여 체외수정실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을 선택하였으므로 피고를 상대로 손해배상책임을 묻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가 체외수정실에서 근무할 당시 연장근무, 휴일근무 내역이 상당한 점, 체외수정 시술은 특성상 휴일에 다수 이루어지는 점, 피고 병원 내에 원고를 대체할 인력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피고 주장과 달리 체외수정실이 간호부와 비교하여 출퇴근 시간의 일정함이라는 이점이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가 승진임용에 있어 불이익을 다소 감수하고서라도 위와 같은 이점을 누리기 위하여 체외수정실에서 계속 근무하는 것을 선택하였다고 볼 별다른 근거가 없다(원고는 K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석·박사과정을 이수하는 등 배아생성인력으로서 상당한 전문성을 보유하고 있었고 피고 병원 내에서 원고를 대체할 다른 인력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에게 그러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는 기회를 포기하고 막연한 승진임용 가능성의 확대라는 목적만을 위하여 일반 간호부로 부서 이동을 요청할 것을 기대할 수도 없다).

라.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1)

재산상 손해

가)

앞서 인정한 사실관계와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원고에게 피고의 이 사건 불법행위가 없었더라면 원고가 승진하여 받았을 임금과 실제 지급받은 임금 간의 차액 상당의 재산상 손해가 발생하였다는 점은 일응 증명되었다고 봄이 타당하다. 다만, 원고가 위법·부당하게 승진대상에서 제외되는 손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2022년 하반기(2022. 9. 1.)가 되어서야 비로소 발생하였다고 봄이 타당한 점, 피고 병원 직원들의 직급에 따라 달라지는 급여의 항목은 직무급과 근속급, 상여수당, 정근수당, 체력단련수당, 휴일 및 연장근무수당, 야간근무수당 등으로 보이는데(피고 2025. 10. 13.자 참고서면 첨부 참고자료 1. 'L의료원 교직원 보수 규칙' 참조), 각 직급별 정확한 액수가 밝혀지지 않아 원고가 2022. 9. 1. 6급으로 승진하였더라면 그 무렵부터 지급받았을 임금 등의 차액을 구체적으로 산정하기 곤란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입은 구체적 손해의 액수를 증명하는 것은 사안의 성질상 매우 어렵다고 보인다.

나)

이처럼 손해가 발생한 사실은 인정되나 구체적인 손해액을 증명함이 사안의 성질상 어려운 경우 법원은 변론 전체의 취지와 증거조사 결과에 의하여 인정되는 모든 사정을 종합하여 상당하다고 인정되는 금액을 손해배상액수로 정할 수 있다(민사소송법 제202조의2). 그렇다면 원고의 직급과 급여, 승진 제외기간, 승진 여부·시기,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 사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재산상 손해액을 7,500,000원[= 월 30만 원 × 25개월(2022. 9. 1. ~ 원고의 퇴직일인 2024. 9. 30.)]으로 인정한다.

2)

위자료

원고의 나이, 경력과 근무강도, 원고와 피고 병원의 관계, 원고가 승진에서 제외된 횟수와 기간, 기타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여러 사정을 참작하고, 나아가 원고가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직후에 일반 간호부로 발령받아 근무하다가 얼마 되지 않아 퇴직한 점 등도 고려하여 원고의 정신적 손해에 대한 위자료로 15,000,000원을 인정한다.

마.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22,500,000원(= 재산상 손해액 7,500,000원 + 위자료 15,000,000원) 및 그중 ① 위자료 15,000,000원에 대하여는 피고가 원고를 2022년 하반기 승진임용 대상에서 제외함으로써 최초 불법행위가 성립한 2022. 9. 1.부터, ② 재산상 손해액 7,500,000원에 대하여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소장 부본이 피고에게 송달된 다음 날인 2024. 8. 20.부터, 각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0. 31.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5.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찬영

1피고는 L병원을 2019. 4. 15.자로 <주소>로 이전하면서 기존 L병원이 있던 시설(<주소>)에서 <지역명>L병원을 운영하였고, 그에 따라 원고는 2019. 11. 1.자로 <지역명>L병원 체외수정실로 파견되어 근무하던 중 2020. 2. 24.자로 L병원 산부인과로 한시적으로 복귀하였으며, 2020. 7. 1.자로 다시 <지역명>L병원 체외수정실로 파견되어 근무하였다.

2인사규정 제26조 제4항에 의하면, 단위부서의 조정계수는 평정 대상직군 전체평균을 단위부서 평균으로 나눈 값으로, 근무성적평정 원점수에 조정계수를 곱한 수치가 승진임용 시 반영되는 산출점수가 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