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 중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는 트랙터, 콤바인, 지게차 등 농업용 기계 및 동 부품에 대한 제조 등의 업을 영위하는 회사이다. 원고는 중증의 뇌병변장애인으로, 2022. 7. 18. 피고와 근로기간을 3개월로 하는 임시직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4회에 걸쳐 근로기간을 연장하는 방법으로 2023. 10. 18.까지 15개월 동안 피고의 농업용기계 생산라인에서 근무하였다.
피고는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하는 유해인자(소음) 노출사업장으로, 2023년도 상반기 작업환경측정에서 "소음" 항목의 측정최고치가 97.6dB(A)이고, 측정대상 공정 23개 중 소음 노출기준 초과공정이 9개인 것으로, 2023년도 하반기 작업환경측정에서는 소음의 측정최고치가 94.2dB(A)이고, 측정대상 공정 23개 중 소음 노출기준 초과공정이 7개인 것으로 각 평가되었다. 피고의 인사관리규정은 위와 같은 작업환경을 반영하여 채용제한사유 중 하나로 "회사 지정병원 신체검사 결과 근무 수행에 지장이 있다고 판정된 자(소음성 난청 예상자, 허리디스크 등 초기에 직업병이 우려 또는 예상되는 자, 기타 전염성 질병으로 회사 근무자로 부적법한 경우)"를 들고 있다.
원고는 피고의 임시직 직원으로 채용된 직후인 2022. 7. 25. 실시된 청력 정밀검사에서는 오른쪽 귀의 청력에 이상이 있어 근무 중 치료를 요한다는 소견을 받았고(을 제7호증), 2022. 8. 19.에 실시된 사후관리 검사에서도 C병원 소속 의사 D로부터 난청(비소음성)으로 근무 중 전문진료 및 치료가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을 제8호증). 원고는 2023. 5. 31. 같은 병원을 방문하여 피고의 트랙트생산 3팀에서 근무 중임을 밝힌 후 의사 E으로부터 "편측 난청의 경우 과거 병력상 1997년 우측 두개골 골절로 인한 난청으로 일반적인 대화 소통(근무지에서의 소통)에 문제가 없는 상태이고, 그 외생산라인 근무 시 요구되는 신체적 요구에 대한 부적합 내용은 없는 상태이며, 현 상태에서 트랙트라인 근무에 제한을 둘 필요는 없으며 소음 및 진동 노출의 경우 귀마개 착용 및 정기적인 특수검진 실시로 추적관찰 요한다"는 소견이 기재된 업무적합평가서 (갑 제5호증)을 받았다.
원고는 2023. 11. 16. 피고의 정규직 신규채용절차에 지원하여 실무면접을 통과하였으나, 최종면접자를 대상으로 한 특수건강진단결과 '오른쪽 귀의 비소음성 난청으로 전문진료 및 치료요함' 진단을 받았고(을 제4호증), 2023. 12. 5. 피고의 인사노무본부장으로부터 '피고의 인사관리규정에서 정한 채용제한사유인 난청질환자에 해당하여 채용에서 탈락하였다'는 통보를 받았다(이하 '이 사건 불합격 통보'라 한다).
원고는 이 사건 소송이 계속 중이던 2025. 12. 1. C병원 소속 의사 남성일로부터'순음청력검사상 우측 43dB, 좌측 10dB로, 우측 중등도 감각신경성 난청 소견을 보여 상세불명의 감각신경성 청력소실(H90.5)로 진단하였으며, 다만 현재의 우측 감각신경성 난청은 소음 노출과의 연관성은 낮은 것으로 보인다'고 기재된 진단서(갑 제10호증)를 받았다.
이 사건 불합격 통보 당시 시행되던 산업안전보건법 및 동법 시행규칙은 특수건강진단 및 그 대상이 되는 소음에 관하여 다음과 같이 정하고 있다.
<1>[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 5, 6, 10호증, 을 제1, 3 내지 9, 2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에 대한 판단
본안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의 주장 요지
근로자지위 확인의 소는 유효하게 성립된 근로관계의 존부에 관한 다툼이 있는 경우 법률관계의 불안을 해소하기 위하여 제기하는 소송인데, 원고와 피고 사이에는 원고가 이 사건 소로서 확인을 구하는 정규직 근로계약관계가 성립한 바 없으므로, 원고에게는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 지위의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이 없다.
판단
확인의 소는 원고의 권리 또는 법률상의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이 있고,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그 분쟁을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가장 유효 · 적절한 수단일때에 허용된다(대법원 2007. 12. 14. 선고 2007다69407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확인의 이익 등 소송요건의 유무는 사실심 판결종결일을 기준으로 판단하여야 하고(대법원 2006. 7. 28. 선고 2006다5932 판결 등 참조),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는데도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불안제거에 실효가 없고 소송경제에 반하여 확인의 이익이 없다(대법원 1991. 10. 11. 선고 91다1264 판결 등 참조).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로써 이 사건 불합격통보가 무효여서 피고의 정규직 채용절차에 합격하였음을 전제로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고 있다. 그러나 원고가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서의 지위 내지 권리'에 대한 현존하는 불안 · 위험을 해소시킴에 있어서, 이행의 소인 '정규직 근로계약체결 절차의 이행청구' 또는 '채용(고용)의 의사표시의 진술을 구하는 소'를 제기할 수 있음에도 확인의 소인 근로자지위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것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원고의 권리나 법적인 지위에 현존하는 불안, 위험을 제거하는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으로 평가할 수 없어 확인의 이익이 없다(원고는 확인의 이익을 다투는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하여, 피고의 차별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가장 적합한 조치는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지위에 있음을 선언하는 것'이라고 주장할 뿐, 위와 같이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음에도 확인의 소를 제기하는 특별한 사정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
원고는, 이 사건 불합격 통보가 장애인차별금지 및 권리구제 등에 관한 법률(이하 '장애인차별금지법'이라 한다) 제10조에서 금지하는 '채용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차별적 행위의 중지를 위한 적극적인 조치 등 판결을 구할 수 있다고 주장하나, 위 법 제48조 제2항은 '피해자의 청구에 따라 차별적 행위의 중지나 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 등의 판결을 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을 뿐, 지위의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범위를 넘어서서 적극적인 이행판결을 선고할 수 있다고 정하고 있지는 아니하므로, 위 법 제48조 제2항에 따른 적극적인 조치로 원고가 구하고 있지 아니한 근로계약 체결절차의 이행 등을 명할 수도 없다고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소 중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다.
본안에 관한 가정적 판단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고 할 것이나, 가정적으로 본안에 관하여 살펴본다.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조 제1항은 '이 법에서 금지하는 차별행위의 사유가 되는 장애라 함은 신체적, 정신적 손상 또는 기능상실이 장기간에 걸쳐 개인의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상태를 말한다'고 규정하고 있고, 장애인차별금지법 제4조 제1항 제1호는 금지하는 차별행위의 유형으로 '장애인을 장애의 사유로 정당한 사유 없이 제한 · 배제 · 분리 · 거부 등에 의하여 불리하게 대하는 경우'를 들고 있다. 장애인차별금지법과 관련한 분쟁해결에 있어서 장애및 그로 인한 차별행위가 있었다는 사실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가 입증하여야 하며, 이에 따른 차별행위가 장애를 이유로 한 차별이 아니라거나 정당한 사유가 있었다는 점은 차별행위를 당하였다고 주장하는 자의 상대방이 입증하여야 한다(위법 제47조).
원고는 이 사건 소장에서, 피고가 원고의 뇌병변 장애를 이유로 이 사건 불합격통보를 하였다는 전제 하에 피고의 이 사건 불합격 통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에서 금지하는 '채용에 있어 장애인을 불리하게 대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8조 제2항에 따라 차별행위의 중지 및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의 일환으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한다고 주장하나, 앞서 살펴본 기초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원고의 뇌병변 장애가 아닌 비소음성 난청질환을 이유로 이 사건 불합격통보를 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부분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한편 원고는 2025. 12. 1.자 준비서면에서는 피고가 원고의 난청을 이유로 이 사건 불합격 통보를 한 것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를 위반한 부당한 차별행위라는 주장을 추가하였으나, 앞서 인정한 사실, 앞서 든 증거들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현재까지 원고가 제출한 증거들만으로 이 사건 불합격 통보일 무렵 원고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조 제1항이 정한 청각장애가 존재하였다고 인정하기 부족하고 달리 이를 입증할 증거가 없다.
원고가 제출한 2025. 12. 1.자 진단서에는 외상으로 인한 우측 귀의 중증도청력손실이 있다고 기재되어 있기는 하나, 그와 같은 기재만으로 원고의 청력손실의 정도가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을 초래하는 정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위 진단서는 이 사건 불합격 통보 시점으로부터 1년여의 시간이 경과된 이후에 발급된 것으로써 이 사건 불합격 통보 당시 원고의 청력장애 및 이를 이유로 한 피고의 채용에 있어서의 차별행위의 존재를 입증할 수 있는 증거로 된다고 보기 어렵다.
원고에 대한 2022. 7. 25.자, 2022. 8. 19.자, 2023. 5. 31.자 각 청력검사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오른쪽 귀의 비소음성 난청질환이 있기는 하나 일상대화나 피고 작업장에서의 근무에 제한을 둘 정도는 아니라고 진단받았다. 또한 이 사건 불합격 통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원고에 대한 2023. 11. 27.자 배치전 건강진단에서도 원고의 오른쪽 귀 난청에 대하여 '근무 중 전문진료 및 치료를 요한다'는 소견이 기재되어 있을 뿐 난청으로 인하여 피고 작업장에서의 근로나 일상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초래될 수 있다는 기재는 존재하지 아니한다.
원고에게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른 장애가 있는지 여부는 장애인복지법상의 기준이 아닌, 장애인차별금지법에서 정한 '청력손실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였는지'가 판단의 기준이 된다고 할인데, 원고에게 위와 같은 오른쪽 귀의 청력손실로 인하여 장기간에 걸쳐 일상 또는 사회생활에 상당한 제약이 발생하였음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는 제출된 것이 없다. 오히려 원고는 피고의 작업장에서 15개월 동안 임시직 직원으로 근무하였고, 그 기간 동안 다른 직원들과 일상대화를 하거나 작업을 수행하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었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아도 원고의 오른쪽 귀 청력손실이 장애인차별금지법 제2조 제1항에서 말하는 청력장애의 정도에 이르렀다고 보이지는 아니한다.
장애인복지법 시행규칙 [별표 제1호]는 청력장애의 정도가 심하지 않는 청각장애인에 대하여, "두 귀에 들리는 보통 말소리의 최대의 명료도가 50퍼센트 이하인 사람, 두 귀의 청력을 각각 60데시벨 이상 잃은 사람(40센티미터 이상의 거리에서 발생된 말소리를 듣지 못하는 사람), 한 귀의 청력을 80데시벨 이상 잃고, 다른 귀의 청력을 40데시벨 이상 잃은 사람(제4조 가.항 제2)호)"으로 규정하고 있는데, 원고에 대하여 실시된 위 각 청력검사결과에 의하면 원고는 장애인복지법상의 청력장애인에도 해당하지 아니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불합격 통보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에서 금지하는 '장애를 이유로 한 부당한 채용 차별행위'에 해당한다는 전제 하에 차별행위의 중지 및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의 일환으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다는 확인을 구하는 원고의 청구는 모두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금전 지급 청구에 대한 판단
원고 주장의 요지
피고의 이 사건 불합격 통보는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에서 금지하는 '채용에 있어 장애인을 차별하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같은 법 제48조 제3항에 따라 차별행위의 중지 및 차별시정을 위한 적극적인 조치로 피고가 원고의 근로자지위를 부정하는 기간 동안 원고에게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로 채용되었을 경우의 임금상당액(5,000,000원)을 매월 말일에 지급할 의무가 있다.
판단
앞서 2의 나.항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불합격 통보가 장애인차별금지법 제10조에서 금지하는 '장애를 이유로 한 부당한 채용 차별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현재까지 제출된 증거들을 모두 종합하여 보더라도 원고와 피고 사이에 근로관계가 성립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의 임금 지급 청구는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모두 이유 없다.
결론
이 사건 소 중 근로자지위 확인 청구 부분은 부적법하므로 각하하고, 원고의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신정민(재판장) 김규희 정의원
각주1) 제512조 (정의) 이 장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뜻은 다음과 같다.
각주2) 1. "소음작업"이란 1일 8시간 작업을 기준으로 85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발생하는 작업을 말한다.
각주3) 2. "강렬한 소음작업"이란 다음 각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작업을 말한다.
각주4) 가. 90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1일 8시간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5) 나. 95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1일 4시간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6) 다. 100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1일 2시간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7) 라. 105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1일 1시간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8) 마. 110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1일 30분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9) 바. 115데시벨 이상의 소음이 1일 15분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10) 3. "충격소음작업"이란 소음이 1초 이상의 간격으로 발생하는 작업으로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작업을 말한다.
각주11) 가. 120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이 1일 1만회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12) 나. 130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이 1일 1천회 이상 발생하는 작업
각주13) 다. 140데시벨을 초과하는 소음이 1일 1백회 이상 발생하는 작업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