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14. 8. 27. 선고 2014가단550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에게 7,356,426원 및 이에 대하여 2005. 1. 1.부터 2014. 8. 27.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소송비용 중 1/10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1979. 4. 13. 피고 조합(변경 전 상호 : 도산농업협동조합)에 사원으로 입사한 후, 피고 조합을 비롯한 다른 지역농업협동조합에서 근무하였고, 2000. 8. 11.부터 2005. 2. 1.까지 다시 피고 조합에서 근무하였으며, 2005. 2. 2.부터 안동농업협동조합에서 근무하던 중 2013년경 퇴직하였다.

나.

피고 조합은 2001. 5. 31.경 퇴직금 지급방식을 누진제에서 단수제로 변경하기로 하고, 2000. 12. 31.까지는 누진제 방식에 따라 중간정산 퇴직금을 산정하여 전 근로자들에게 지급하였고, 그 후 매년 단수제 방식에 따라 근로자들에게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했다.

다.

원고는 피고 조합으로부터 2001. 5. 31.경 1979. 4. 13.부터 2000. 12. 31.까지 누진제 방식에 따라 산정된 중간정산 퇴직금 94,797,585원을 지급받고, 2002년경부터는 단수제 방식에 따라 산정된 중간정산 퇴직금으로 2001년분 퇴직금 3,475,230원, 2002년분 퇴직금 3,768,180원, 2003년분 퇴직금 4,453,230원, 2004년분 퇴직금 4,679,610원을 지급받아 총 합계 111,173,835원을 수령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호증의1 내지 3, 을 제2 내지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1)

퇴직금 누진제를 소급적으로 폐지하는 것은 취업규칙의 내용을 근로자들의 조건이 불리하게 개정하는 것으로서 전체 직원의 과반수의 동의가 필요함에도 피고 조합은 2004. 12. 11. 직원회의를 개최하여 전체 직원 48명 중 22명만이 참석한 상태에서 퇴직금 누진제를 폐지하는 결의를 하였는바, 이는 직원들 과반수의 동의를 얻지 못한 결의로서 효력이 없다.

2)

설령 직원들의 동의가 있었다 하더라도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대한 동의는 퇴직금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는 약정으로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다.

3)

따라서 피고 조합은 원고가 피고 조합에 근무하였던 마지막 날인 2005. 2. 1. 이전으로서 2004. 12. 31.까지는 누진제 방식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바, 원고가 입사한 1979. 4. 13.부터 2004. 12. 31.까지 퇴직금 누진제 방식에 따라 계산한 퇴직금은 171,285,974원이므로,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위 금액에서 원고가 피고 조합으로부터 그 동안 중간정산 퇴직금으로 지급받은 111,173,835원을 공제한 60,112,139원 및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의 권한은 원칙적으로 사용자에게 있으므로 사용자는 그 의사에 따라 취업규칙을 작성·변경할 수 있으나, 취업규칙의 작성·변경이 근로자가 가지고 있는 기득의 권리나 이익을 박탈하여 불이익한 근로조건을 부과하는 내용일 때에는 종전 근로조건 또는 취업규칙의 적용을 받고 있던 근로자의 집단적 의사결정방법에 의한 동의, 즉 당해 사업장에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있는 경우에는 노동조합, 근로자의 과반수로 조직된 노동조합이 없는 경우에는 근로자의 과반수의 동의를 요한다. 그리고 근로조건이 이원화되어 있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직접적으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 이외에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되는 근로자 집단이 없는 경우에는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는 근로자 집단만이동의 주체가 된다(대법원 2009. 5. 28. 선고 2009두2238 판결 등 참조).

살피건대, 을 제2 내지 4호증, 제5호증의 1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피고 조합은 2004. 12. 4.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관한 협의회를 개최하였고, 위 협의회에서는 퇴직금 누진제 적용 기준시기 등에 관한 안건을 2004. 12. 11. 전체 직원회의에 상정하기로 한 사실, 2004. 12. 11. 개최된 전체 직원회의에는 퇴직금 누진제 적용을 받는 직원들 27명 중 22명이 참석하였고 그 중 15명의 찬성으로 2001. 12. 31.까지는 누진제를 적용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지급받기로 하고, 2002. 1. 1.부터는 퇴직금 단수제를 적용하기로 하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지급받아야 할 2001. 12. 31.까지 누진제를 적용한 퇴직금에서 원고가 지급받은 중간정산퇴직금을 공제하면 7,356,426원인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다.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2001. 12. 31.까지는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여 중간정산 퇴직금을 지급하기로 하였음에도 원고는 2000. 12. 31.까지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한 중간정산 퇴직금만 지급받았는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2001. 12. 31.을 기준으로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여 산정된 퇴직금과 단수제를 적용하여 지급받은 중간정산 퇴직금과의 차액 7,356,426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다만, 원고의 주장 중 피고 조합의 퇴직금 누진제 폐지 결의가 무효이므로 2002. 1. 1. 이후에도 퇴직금 누진제를 적용하여야 한다는 부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보면 피고 조합의 2004. 12. 11. 결의 당시 기존의 퇴직금 누진제 적용을 받던 근로자들 27명이,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되어 불이익을 받게 되는 근로자 집단으로서 퇴직금 누진제 폐지에 대한 동의의 주체가 된다 할 것이고 이들 과반수의 동의가 있었음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2004. 12. 11. 직원회의의 결의가 달리 무효라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는 이상, 원고의 주장 중 나머지 부분은 이유 없다.

2)

나아가 2011. 12. 14. 직원회의에서 누진제 변경에 대한 근로자들의 집단적 동의가 퇴직금 사전포기약정에 해당하여 무효인지 여부에 관하여 살피건대, 퇴직금 누진제를 단수제로 변경하는 것에 동의한 것이 퇴직금을 지급받는 것 자체를 포기한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고,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8조 제2항에서 사용자는 근로자가 요구하는 경우에는 근로자가 퇴직하기 전에 해당 근로자의 계속근로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미리 정산하여 지급할 수 있다고 되어 있는 점에 비추어 보면, 퇴직금을 중간정산받기로 한 것을 두고 퇴직금을 사전에 포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할 것이므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3.

피고 조합의 항변 등에 관한 판단

가.

피고 조합의 항변 등

①

원고가 피고 조합에서 안동농협으로 전적한 2005. 2. 2.부터 퇴직금 지급청구권소멸시효기간인 3년이 이미 도과하였으므로, 원고의 퇴직금지급청구권은 시효로 소멸하였고, ② 원고는 2004. 12. 11. 전체 회의 개최 사실을 알거나 알 수 있었음에도 참석하지 않았고, 2001년부터 2005년 초까지 매년 단수제에 따라 산정된 퇴직금을 아무런 이의 없이 수령하였다가 2013년이 되어서야 피고 조합에게 퇴직금지급청구를 하고 있는바, 이는 실효의 원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위배된다.

나.

판단

1)

살피건대, 을 제6호증의15 내지 19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원고가 2005. 2. 2. 피고 조합에서 직원 승진임용 및 이동교류의 형식으로 안동농협으로 이직한 사실, 안동농협에서 원고와 새로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고 새로이 고용관계를 시작한 사실, 피고 조합과 안동농협은 임원의 구성, 영업활동 등이 서로 다른 사실을 인정할 수 있는바,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두 조합은 서로 별개의 조직이라 할 것이므로 원고의 피고 조합에 대한 퇴직금지급청구권의 기산일은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 제9조에 의하여 피고 조합에서의 근무를 종료한 2005. 2. 1.부터 14일이 경과한 2005. 2. 15.이라 할 것이고, 원고의 이 사건 소는 그로부터 3년이 경과된 후인 2014. 2. 7. 제기되었음이 기록상 명백하나, 한편 갑 제1호증, 제4호증의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 조합은 2012. 5. 14. 원고에게 퇴직금 누진제 재정산금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 위 공문에는 피고 조합의 2004. 12. 4. 퇴직금 재정산 관련 협의회 의사록과 2001. 12. 31.까지 누진제를 적용하여 산정한 금액에서 이미 수령한 중간정산 퇴직금을 공제한 차액에 관한 퇴직금내역서가 첨부된 사실을 인정할 수 있으므로, 이로써 피고 조합은 위 차액 부분에 관하여는 소멸시효 완성 후에 원고에 대한 채무를 승인하였다 할 것이고, 채무자가 시효완성 후에 채무를 승인한 때에는 시효완성의 사실을 알고 그 이익을 포기한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으므로(대법원 1992. 5. 22. 선고 92다4796 판결 등 참조), 결국 피고 조합의 위 항변은 이유 없다(피고 조합은 시효완성 사실을 알고 원고에게 위 공문을 보낸 것은 아니라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2)

일반적으로 권리의 행사는 신의에 좇아 성실히 하여야 하고 권리는 남용하지 못하는 것이므로 권리자가 실제로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기간이 경과하도록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하여 의무자인 상대방으로서도 이제는 권리자가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할 것으로 신뢰할 만한 정당한 기대를 가지게 된 다음에 새삼스럽게 그 권리를 행사하는 것이 법질서 전체를 지배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반하는 것으로 인정되는 결과가 될 때에는 이른바 실효의 원칙에 따라 그 권리의 행사가 허용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또한 실효의 원칙이 적용되기 위하여 필요한 요건으로서의 실효기간(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길이와 의무자인 상대방이 권리가 행사되지 아니하리라고 신뢰할 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었는지의 여부는 일률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구체적인 경우마다 권리를 행사하지 아니한 기간의 장단과 함께 권리자측과 상대방측 쌍방의 사정 및 객관적으로 존재한 사정 등을 모두 고려하여 사회통념에 따라 합리적으로 판단하여야 할 것이다(대법원 2005. 10. 28. 선고 2005다45827 판결).

이 사건에서 보건대 을 제3, 4호증, 제6호증의8의 각 기재에 의하면, 원고가 2004. 12. 11. 누진제 폐지에 관한 직원회의에 참석하지 아니한 사시, 원고가 2013. 9. 12.이 되어서야 피고 조합에게 퇴직금 재정산금액 27,958,307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것을 구하는 통지를 보낸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원고가 2002년경부터 2005년까지 피고 조합으로부터 단수제로 산정한 퇴직금을 수령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나 한편 피고 조합이 2012. 5. 14. 원고에게 2001. 12. 31.을 기준으로 계산한 차액을 지급하겠다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으므로, 이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2013. 9. 12. 피고 조합에게 퇴직금 재정산 금액의 지급을 구하였다는 사실만으로는 원고의 퇴직금 재정산 금액 지급청구가 실효의 원칙에 반한다거나 금반언의 원칙에 반한다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피고 조합의 항변 등은 모두 이유 없다.

다.

소결

따라서 피고 조합은 원고에게 7,356,426원 및 이에 대하여 위 차액 산정 기준일 이후로서 원고가 구하는 2005. 1. 1.부터 피고가 이 사건 이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이 사건 판결선고일인 2014. 8. 27.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정덕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