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안동지원 2021. 8. 31. 선고 2021가단21050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건설업을 하는 사람으로, 2012. 9.경부터 피고와 근로계약을 맺고 피고로부터 근로를 제공받았다. 피고는 2017. 12.경 1차로 퇴직하였으나 곧바로 다시 원고와 근로계약을 맺고 근무하다가 2020. 7. 27. 2차로 완전히 퇴직하였다.

원고와 피고가 체결한 근로계약에 따르면 임금은 일당으로 계산하여 월 1회 지급하되 위 일당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하는 것으로 약정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피고에게 퇴직금을 포함한 일당을 계산하여 매월 임금을 지급하였는데, 그 중 2012. 9.부터 2017. 12.까지 퇴직금으로 지급된 것은 합계 32,392,305원이다.

그럼에도 피고는 2017. 12.경 1차 퇴직한 후 원고에게 별도로 퇴직금을 요구하였고, 이에 원고는 2017. 12. 29. 피고에게 퇴직금 명목으로 3,000,000원을 지급하였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2차 퇴직한 이후인 2020. 9. 21. 자체 정산한 퇴직금 5,485,353원을 피고에게 지급하였으며, 그럼에도 피고가 퇴직금 일부를 지급받지 못하였다며 대구지방고용노동청 영주지청에 진정하자 2020. 11. 9. 피고에게 퇴직금(합의금) 명목으로 8,485,353원을 지급하였다. 이와 같이 원고는 세 차례에 걸쳐 피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하였고, 앞서 매월 지급한 임금에 퇴직금을 포함하여 지급한 것은 퇴직금으로서의 효력이 없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와 같이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받은 퇴직금 합계 32,392,305원을 반환할 책임이 있다.

2.

판단

가.

사용자와 근로자가 매월 지급하는 월급이나 매일 지급하는 일당과 함께 퇴직금으로 일정한 금원을 미리 지급하기로 약정(이하 ‘퇴직금 분할 약정’이라 한다)하였다면, 그 약정은 퇴직금 중간정산으로 인정되는 경우가 아닌 한 최종 퇴직 시 발생하는 퇴직금청구권을 근로자가 사전에 포기하는 것으로서 강행법규에 위배되어 무효이고, 그 결과 퇴직금 분할 약정에 따라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다 하더라도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

한편 근로기준법상 임금은 사용자가 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지급하는 일체의 금원으로서, 근로자에게 계속적·정기적으로 지급하고 그 지급에 관하여 사용자가 단체협약, 취업규칙, 급여규정, 근로계약, 노동관행 등에 따라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근로관계의 계속 중에 퇴직금 분할 약정에 의하여 월급이나 일당과는 별도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하였으나 퇴직금 분할 약정이 위와 같은 이유로 무효여서 퇴직금 지급으로서의 효력이 없다면 위 약정에 의하여 이미 지급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하는 임금’에도 해당한다고 할 수 없고, 따라서 사용자는 법률상 원인 없이 근로자에게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지급함으로써 그 금액 상당의 손해를 입은 반면 근로자는 같은 금액 상당의 이익을 얻은 셈이 되므로, 근로자는 수령한 퇴직금 명목의 금원을 부당이득으로 사용자에게 반환하여야 한다고 보는 것이 공평의 견지에서 합당하다.

다만 퇴직금 제도를 강행법규로 규정한 입법 취지를 감안할 때 위와 같은 법리는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존재함을 전제로 하여 비로소 적용할 것이어서, 사용자와 근로자가 체결한 당해 약정이 그 실질은 임금을 정한 것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사용자가 퇴직금의 지급을 면탈하기 위하여 퇴직금 분할 약정의 형식만을 취한 것인 경우에는 위와 같은 법리를 적용할 수 없다. 즉 사용자와 근로자 사이에 월급이나 일당 등에 퇴직금을 포함시키고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합의가 존재할 뿐만 아니라, 임금과 구별되는 퇴직금 명목 금원의 액수가 특정되고, 위 퇴직금 명목 금원을 제외한 임금의 액수 등을 고려할 때 퇴직금 분할 약정을 포함하는 근로계약의 내용이 종전의 근로계약이나 근로기준법 등에 비추어 근로자에게 불이익하지 아니하여야 하는 등, 사용자와 근로자가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한 경우에 한하여 위와 같은 법리가 적용된다 할 것이다(대법원 2012. 10. 11. 선고 2010다95147 판결 등 참조).

나.

이 사건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2, 6, 7, 10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비추어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해 보면,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원고와 피고가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 즉 임금과 구별하여 추가로 퇴직금 명목으로 일정한 금원을 실질적으로 지급할 것을 약정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1)

원고와 피고가 2014. 5. 1. 작성한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에는 제6항 ‘임금’ 항목에 ‘일급 45,000원’, 제10항에 ‘본인은 월급에 퇴직금 및 그 외의 금액을 포함’이라고 기재되어 있고, 그 아래 부분에 ‘65,000함’이라고 기재되어 있을 뿐, 명시적으로 일당과 구별되는 퇴직금의 액수가 특정되어 기재되어 있지 않고, 그 외에 ‘일당’, ‘퇴직금’, ‘그 외의 금액’이 각각 얼마인지 알 수 있는 기재는 없다.

2)

또한 위 근로계약서에는 퇴직 시 별도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다는 취지의 기재도 없다. 실제로 원고는 피고가 2차 퇴직한 후 자체 정산한 퇴직금 5,485,353원을 피고에게 지급하기도 하였다.

3)

원고는 위 근로계약서(갑 제2호증)에 기재된 ‘65,000원’ 중 ‘45,000원’이 일당, ‘20,000원’이 퇴직금이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위 근로계약서는 2014. 5. 1. 작성되어 그때부터 새로운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2017. 12. 28.까지 적용되었는데, 피고의 1일 근로시간에 따라 계산한 최저임금이 2016. 1. 1.부터는 하루 48,240원, 2017. 1. 1.부터는 하루 51,760원이 되기 때문에 원고의 주장에 따르면 피고의 일당 45,000원은 위 최저 임금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원고도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2016. 1. 1.부터는 위 65,000원 중 일당이 48,240원, 퇴직금이 16,760원이고, 2017. 1. 1.부터는 일당이 51,760원, 퇴직금이 13,240원이라고 주장하고 있는데 이는 위 근로계약서의 문언에도 맞지 않을 뿐 아니라, 퇴직금 액수가 일당과 구별되어 특정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사이에 실질적인 퇴직금 분할 약정이 있었음을 전제로, 임금에 포함하여 지급한 퇴직금의 반환을 구하는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기각한다.

판사 이정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