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는 원고에게 1,37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4. 4. 14.부터 2025. 11. 4.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 중 9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인정사실
피고는 주류 도매업을 영위하는 법인이고, 원고는 1998. 9. 1.부터 2024. 3. 29.까지 피고의 근로자로 근무하였다.
피고는 원고에게 2021. 3. 1.부터 2024. 3. 29.까지의 임금 및 퇴직금 등 합계70,350,526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고, 원고의 근로기간 동안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임금을 지급하였다.
원고는 2024. 5. 13. 피고의 위와 같은 행위에 관하여 진정을 제기하였고, 피고의 대표이사 C은 2024. 9. 27. 근로기준법위반,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최저임금법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되었다.
원고는 2024. 10. 22. 검찰에 '고소인은 주식회사 B 진정 고소 사건 전부를 이의없이 취하합니다.'라는 내용의 고소취하서를 제출하였다.
원고는 2024. 11. 1. '피고로부터 합의금으로 20,000,000원을 영수하였다.'라는 내용의 영수증을 작성하였고, 이는 2024. 11. 5. 검찰에 제출되었다. 이에 검찰은 2024.11. 5. C에 대하여 불기소결정(근로기준법위반 및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에 관하여 각 공소권없음, 최저임금법위반에 관하여 기소유예)을 하였다.
원고와 피고는 2024. 11. 25. '경제 사정이 어려워서 지급일자 매월 말일로 200만 원씩 정한다.'라는 내용의 약정에 합의하였다. 원고는 2024. 10. 21.부터 2025. 9. 1.까지 피고로부터 다음과 같이 금원을 지급받았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내지 7, 13 내지 16, 18, 20 내지 22호증, 을 제3,5, 6호증(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의 주장
원고의 주장
주위적으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70,350,526원과 별도로 합의금 20,000,000원을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잔액 66,720,526원(= 70,350,526원 + 20,000,000원 - 23,63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예비적으로, 원고가 2024. 10. 21. 피고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 모든 채권을25,000,000원으로 합의(을 제4호증, 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이는 피고가 미지급 임금 등의 금액에 관하여 기망한 상태에서 원고가 그 금액을 잘 알지 못한 채 이루어진 것이고, 또한 원고가 형사상 합의를 넘어서 미지급 임금 등의 채권을 민사상으로도 포기하게 됨을 알지 못하고 이루어진 것이므로 의사표시의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어, 원고는 민법 제109조 제1항 및 제110조 제1항에 따라 2025. 5.23. 자 준비서면 부본 송달로써 이 사건 합의를 취소한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미 지급 임금 및 퇴직금 중 잔액 46,720,526원(= 70,350,526원 - 23,63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
피고와 원고는 2024. 10. 21. 이 사건 합의에 따라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할 최저임금미달분,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등에 관한 모든 채무를 25,000,000원으로 합의하였고, 원고에게 위 금액을 모두 지급하였다.
판단
이 사건 합의의 효력 및 내용
앞서 든 증거들, 을 제4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와 피고는 2024. 10. 21. 이 사건 합의를 통해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 퇴직금 및 합의금 등을 총액 25,000,000원으로 합의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합의서에는 원고가 자필로 성명을 기재하고 서명·무인하였으며, 합의서 작성일인 2024. 10. 21. 원고가 직접 발급받은 인감증명서가 첨부되어 있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합의서 본문에 수기로 기재된 '이천오백만', '오백만', '24년 10월 31일 이천만원 지급' 등이 작성된 사실이나 경위를 알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합의 금액과 지급방법 등 주요 내용이 공란인 상태의 합의서에 우선 서명날인부터 하였다는 원고의 주장은 경험칙에 반할 뿐만 아니라, 원고가 이 사건 합의에 부합하는 내용으로 합의금 중 20,000,000원을 지급받았다는 영수증을 2024. 11. 1. 작성한 사실도 있으므로,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고, 이 사건 합의는 원고와 피고의 의사 합치에 따라 유효하게 성립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이 사건 합의서에는 원고와 피고 사이의 노동부 안동지청 진정사건에 대하여 '지급 채권총액'을 금 25,000,000원으로 정한다고 기재되어 있는바, 이에 따르면 피고가위 사건과 관련하여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그 합의대상으로 삼는 것이 분명하고, 위 문구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과 별도로 합의금을 지급하기로 약정한다는 내용으로 해석되지는 아니한다.
한편 원고는 이 사건 합의가 형사상 고소취하와 연계된 형사합의서에 해당한다고 인식하였을 뿐 민사상 채권의 포기를 인식하지 못한 착오에 빠져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고소취하서 제출 후 담당 검사에게 "미지급 임금과 퇴직금을 아직 전부 지급받지는 못했지만 이달 말일까지 지급받기로 했다."라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고, 이에 검사는 '최저임금에 미달하는 미지급 임금에 대하여 원고와 원만히 합의하여 원고의 경제적 피해가 회복된 것으로 보인다'라는 이유로 피고의 최저임금법위반혐의에 대해서 기소유예 결정을 한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이 사건 합의 당시 위와 같은 착오에 기해 의사표시를 하였다고 인정하기 어려우며,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는 피고가 이 사건 합의 당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액수가25,000,000원 정도라고 기망하였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원고가 2024. 5. 13. 피고에 대하여 진정을 제기하여 피고에 대한 사건이 2024. 9.27.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된 단계였던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액수를 대략적으로라도 알지 못하는 상태에 놓여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
장래 발생할 임금지급청구권을 사전에 포기하거나 사전에 그에 관한 민사상 소송을 제기하지 않겠다는 부제소특약을 하는 것은 강행법규인 근로기준법에 위반되어 무효이지만, 이미 구체적으로 그 지급청구권이 발생한 임금이나 퇴직금은 근로자의 사적재산영역으로 옮겨져 근로자의 처분에 맡겨진 것이다(대법원 2010. 1. 28. 선고 2009다76317 판결 등 참조). 따라서 원고는 이 사건 합의를 함으로써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25,000,000원을 초과하는 부분에 해당하는 이미 발생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을 포기하였다고 봄이 타당하고, 이러한 합의는 유효하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합의에서 정한 금액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25,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고, 원고는 피고로부터 합계 23,630,000원을 지급받았음을 자인하면서 해당 금액을 청구취지에서 감축하여 청구하고 있다. 결국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채권 잔액 1,370,000원(= 25,000,000원 - 23,630,000원)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24. 3. 30.로부터 근로기준법 제37조에서 정한 14일이 경과한 2024. 4. 14.부터 피고가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5. 11. 4.까지는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주위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인용하고, 나머지 주위적 청구 및 예비적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각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지선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