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영덕지원 2024. 5. 14. 선고 2023가단11519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는 홍게잡이 어선 'C'(이하 '이 사건 어선'이라 한다)의 선주이다.

나.

원고는 2021. 4. 16. 피고와 사이에 피고를 2025. 7. 10.까지 이 사건 어선의 기관장으로 고용하는 계약(이하 '이 사건 고용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였고, 그 무렵 피고에게 30,000,000원(이하 '이 사건 금원'이라 한다)을 지급하였다.

다.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는 "원고가 피고에게 30,000,000원을 무상으로 지급하는데 기간은 승선하는 날부터 4년간 승선키로 함. 피고가 이유 없이 하선할 시에 원고가 손해배상금을 청구해도 무방함."이라는 내용이 기재되어 있다.

라.

한편 피고는 2021. 5. 8.부터 이 사건 어선에 승선하여 기관장으로 근무하여 오다가 2023. 4. 2. 하선하여 오른쪽 어깨 부위 수술을 받은 이후 현재까지 다시 승선하지 않고 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3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주장 및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가 2025. 7. 10.까지 이 사건 어선의 기관장으로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이 사건 금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근무기간 도중에 피고가 임의로 하선한 이상 이 사건 금원을 원고에게 반환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을 제1, 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금원이 원고의 주장과 같이 의무근무기간 미충족을 해제조건으로 하여 지급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가)

처분문서는 성립의 진정함이 인정되는 이상 법원은 그 기재내용을 부정할 만한 분명하고도 수긍할 수 있는 반증이 없는 한 그 기재내용에 의하여 그 의사표시의 존재 및 내용을 인정하여야 한다.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는 이 사건 금원이 아무런 조건 없이 교부되는 '무상'의 금원으로 명시되어 있고, 반환사유와 범위에 관하여는 아무런 내용이 기재되어 있지 않다.

나)

특히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는 피고가 임의로 하선하는 경우 손해배상을 청구하여도 무방하다는 일반적 사항만 기재되어 있을 뿐이고, 정작 그 경우 이 사건 금원을 반환하여야 한다는 내용은 없다. 또한 위와 같은 손해배상청구에 관한 내용이 이 사건 금원의 반환을 당연히 전제하는 것이라고 해석하기도 어렵다.

다)

피고는 2016년경부터 이 사건 어선에 기관장으로 승선한 후 2020. 11. 17. 좌측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로 수술을 받게 되면서 하선한 바 있고, 당시 원고도 피고의 하선 사유를 알았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위 시기로부터 약 4~5개월 뒤에 피고와이 사건 고용계약을 체결하였는데, 그 사이 피고를 대체할 만한 기관장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라)

피고는 '원고가 2016년경 피고에게 기관장으로 근무하는 대가로 외제차를 사주겠다고 하였다가 지키지 않았으므로, 이 사건 고용계약 체결 시에 이 사건 금원을 지급받기로 한 것이다.'는 취지로 주장하고 있다. 이는 이 사건 고용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부합할 뿐만 아니라, 앞서 본 이 사건 고용계약의 체결 시점과 경위 등에 비추어 볼 때 특별히 모순되는 부분도 없다.

마)

한편 이 사건 고용계약 체결에 관여한 보증인 D은 원고의 주장에 부합하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위 사실확인서는 이 사건 고용계약서의 문언을 벗어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그대로 믿기 어렵고, 이 사건 고용계약서 작성일로부터 상당한 기간이 경과한 시점에 이루어진 D의 진술에 의존하여 계약서의 기재 내용과 다른 약정이 존재한다고 인정하기도 어렵다.

2)

설령 위와 달리 보더라도, 앞서 든 증거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어선에서 무단으로 하선하였다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이 사건 금원을 전액 반환하는 약정은 선원법 제29조에 위반하여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가)

피고는 이 사건 고용계약에 따라 약 1년 11개월간 성실히 근무하여 오다가 우측 견관절 회전근개 파열 증상을 치료하기 위해 2023. 4. 4.부터 2023. 4. 12.까지 병원에 입원하여 수술 및 치료를 받았다. 당시 담당의사는 '피고에게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고, 힘줄의 유합까지 일정 기간 안정가료가 필요하였다.'는 취지의 소견을 밝히고 있다.

나)

이 사건 고용계약서에는 피고의 건강상태가 작업에 적합한지 여부를 원고가 판단하는 것으로 되어 있기는 하나,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건강상 사유로 일정기간 근무하기 어려운 사정이 없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

피고가 원고에게 미리 입원 치료 계획을 통지하지 않고, 단기간 내에 다시 승선하지 않은 사정만으로는 이 사건 어선에서 더 이상 근무하지 않을 의사로 하선한 것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피고가 건강상 사유가 아닌 다른 사유에 따라 더 이상 근무하지 않을 의사로 임의로 하선하였다고 볼 만한 자료도 없다.

라)

한편 대법원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일정한 금전을 지급하면서 의무근로기간을 설정하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그 전부 또는 일부를 반환받기로 약정한 경우, 의무근로기간의 설정 양상, 반환 대상인 금전의 법적 성격 및 규모·액수, 반환 약정을 체결한 목적이나 경위 등을 종합할 때 그러한 반환 약정이 해당 금전을 지급받은 근로자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이라고 볼 수 없다면, 이는 근로기준법 제20조가 금지하는 약정이라고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2022. 3. 11. 선고 2017다202272 판결).

마)

아래와 같은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가 의무근무기간을 충족하지 못할 경우 그 사유와 무관하게 이 사건 금원을 전액 반환하도록 하는 약정은 피고의 퇴직의 자유를 제한하거나, 그 의사에 반하는 근로의 계속을 부당하게 강요하는 것으로서 선원법 제29조에 따라 무효라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의 의무근무기간이 비교적 장기간으로 되어 있음에도 실제 근무한 기간이나 퇴직사유를 전혀 고려하지 않고, 전액을 반환하도록 정하고 있다. ② 이 사건 금원에는 피고가 이 사건 어선에 다시 승선하여 근무하는 것에 대한 대가적 성격을 갖는 부분도 존재한다. ③ 이를 고려하면 피고에게 지급하여야 하는 금원이 포함된 이 사건 금원을 전액 반환하도록 하는 것은 근무기간 약정을 위반하는 경우에 대한 위약금이나 손해배상으로서 성질도 갖는 것으로 보인다.

3)

따라서 원고의 주장은 어느 모로 보나 받아들이기 어렵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동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