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원고는 포항시 북구 D 일원의 토지 총 면적 7,786.4㎡를 사업시행구역으로 하는 A 가로주택정비사업(이하 ‘이 사건 사업’이라 한다)을 시행하기 위하여 2016. 1. 25. 포항시장으로부터 설립인가를 받아 2016. 6. 16. 설립등기를 마친 가로주택정비사업조합이다. 포항시장은 2018. 4. 27. 사업구역 내에 아파트 191세대를 건축하는 내용의 이 사건 사업에 대한 사업시행계획인가처분을 하였고, 2020. 6. 22. 이 사건 사업에 관한 관리처분계획인가를 하였으며, 관리처분계획인가를 고시하였다. 그 후 포항시장은 2021. 6. 16. 아파트 234세대를 건축하는 것으로 사업시행계획변경인가를 하였고, 2021. 12. 1. 관리처분계획변경인가를 하였다.
E은 이 사건 사업구역 내에 위치한 포항시 북구 F 토지(이하 ‘이 사건 토지’라고 한다) 및 지상 단층건물(이하 ‘이 사건 건물’이라 하고, 이 사건 토지와 건물을 합하여 ‘이 사건 부동산’이라 한다)의 소유자이고, 피고 B는 E의 배우자로 이 사건 건물에서 E과 같이 G의원을 운영하였고, 피고 C은 E으로부터 이 사건 건물 중 일부를 임차보증금 40,000,000원에 월 차임 450,000원으로 임차하여 H약국을 운영하고 있었다.
원고는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18가합10840호로 E 외 17인을 상대로 빈집 및 소규모주택 정비에 관한 특례법(이하 ’소규모주택정비법‘이라 한다) 제35조에 기하여 매도청구권을 행사하는 취지의 소를 제기하였고, 2020. 2. 13. E에 대하여 ’E은 원고로부터 382,703,16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고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라‘는 판결을 선고받았다. E이 이에 대하여 항소한 결과 항소심(대구고등법원 2020나21641)에서 감정이 새로 이루어져 2021.
7. 7. ’E은 원고로부터 424,650,320원을 지급받음과 동시에 원고에게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2018. 8. 31. 매매계약을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이행하라‘는 취지의 항소심 판결이 선고되었다. E이 다시 상고하였으나 상고기각되어 2021. 11. 1. 위 판결이 확정되었다. 원고는 2021. 12. 6. I 주식회사와 사이에 착공일을 2022. 7. 1.로 예정하여 44,700,992,000원에 이 사건 사업을 위한 공사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
원고는 위 판결에 따라 2022. 12. 27. E 앞으로 424,650,320원을 공탁하였고, 공탁원인사실에 E이 공탁금을 수령하기 위하여는 이 사건 부동산을 인도하여야 한다는 조건을 기재하였다.
원고는 2023. 2. 8.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2018. 8. 31. 매매를 원인으로 한 소유권이전등기절차를 마쳤고, 이 사건 부동산은 이 사건 사업을 위하여 2023. 5. 17. 신탁을 원인으로 J 주식회사에 소유권이 다시 이전되었다.
원고는 2023. 3. 6. E을 상대로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하여 위 대구고등법원 2020나21641호 판결에 기하여 부동산인도집행을 하려고 하였으나, 피고 B가 점유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바람에 집행대상 물건의 점유관계가 상이하다는 이유로 인도집행이 실시되지 못하였다.
원고는 2023. 3. 6.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3가단101705호로 피고들을 상대로 하여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것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 이에 대하여 피고들은, ① 원고가 이 사건 건물의 소유자인 E과 피고들 사이에 체결된 임대차계약을 승계하였으므로, 원고로부터 위 각 임대차계약상 임대차보증금과 영업손실보상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원고에게 위 각 부동산을 인도할 수 없고, ② 피고 B가 운영하는 병원의 환자들이 대부분 노령층으로 거동이 불편한 환자들인데, 환자들에게 적합한 병원 이전지를 물색하는데 어려움이 있고, 위 병원에서 근무 중인 출산휴직자 대체인력과의 고용계약이 2023. 12.까지여서 그 이전에 이 사건 건물을 인도할 경우 고용보험법에서 정한 고용안정지원금을 지급받을 수 없는 피해가 발생하며, ③ 이 사건 부동산의 보상액이 적정하게 산정되지 않았고, ④ 원고가 이 사건 건물 주차장에 펜스를 설치하여 피고들의 영업행위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하였으나, 모두 배척되어 2023. 5. 18. 피고들 패소판결이 선고되었다. 피고들이 제1심판결에 대하여 2023. 6. 7.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였고 2023. 6. 8. 피고들이 각 현금 50,000,000원을 공탁할 것을 조건으로 항소심판결 선고시까지 강제집행정지결정이 인용되었다.
피고들이 위 1심판결에 대하여 항소한 결과, 대구지방법원 2023나312048호 항소심에서도 피고들의 주장이 모두 배척되었으나, 피고 C에 대하여는 원고가 스스로 피고 C이 주장하는 임대차보증금 상당액인 40,000,000원의 지급과 상환으로 점유 부분의 인도를 구하는 것으로 청구취지를 감축하여 2023. 10. 12. 이에 상응하는 판결이 선고되었다. 피고들은 이에 대하여 2023. 10. 30. 강제집행정지신청을 하면서 상고장을 제출하였으나 2023. 11. 3.자로 강제집행정지신청이 기각되자 2023. 11. 8. 상고를 취하하여 위 판결은 2023. 11. 3. 확정되었다.
피고들은 2023. 11. 24. 이 사건 건물을 사실상 인도하였으나, 피고 B가 전기, 수도요금, 도로점용료 등을 납입하여야 하는 절차 등으로 원고는 2023. 12.말경 인도확인을 하여 주었다. 그 후 E이 원고가 공탁한 위 공탁금을 출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0호증, 을 1 내지 5호증, 17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원고의 청구에 관한 판단
원고 주장
원고는 E에 대한 선행 판결에 기하여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매매대금 상당액을 공탁하고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친 뒤 인도집행을 하려고 하였으나, 피고들이 이 사건 건물의 임차인임을 주장하며 원고의 E에 대한 강제집행을 방해하였다. 특히 관련 법규상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면 종전 소유자나 임차인들의 사용·수익이 정지되고 E의 선행 소송과정에서 피고들은 이 사건 건물의 경우 영업손실 보상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사정을 잘 알고 있었음에도, 사업을 조속히 진행시킬 필요가 있는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할 목적으로 허위의 주장을 하며 부당하게 소송에 응소하고 강제집행정지 결정을 받음으로써 소송이 종결될 때까지 이 사건 사업이 지연되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1) 원고의 매매대금 공탁일인 2022. 12. 27. 이후부터 2023. 11.경까지 사이에 발생한 ① 2022. 7. 25.자 주택도시보증공사와 이 사건 사업을 위한 대출 계약을 체결하면서 지출한 사업비 대출이자 414,924,711원, ② 사업대행자인 J 주식회사에 지급한 이자 19,631,167원, ③ 조합 운영비 96,000,000원, 2) 원고가 시공사 I 주식회사와 체결한 주택재건축정비사업 공사도급계약서에 기한, 2022. 12. 1.부터 2023. 12. 31.까지 지급한 13개월분 2,421,305,067원 인상분, 3) 2022. 12. 27.부터 2023. 12. 31.까지의 이 사건 부동산에 대한 임료상당액으로 피고 B가 지급하여야 할 19,516,857원, 피고 C이 지급하여야 할 3,405,410원의 손해를 원고에게 배상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인데, 원고는 일부 청구로 그 중 1억 원의 지급을 구한다.
판단
부당한 인도거부 내지 부당응소로 인한 대출이자 등의 손해배상청구 부분
소 제기나 응소행위가 권리실현이나 권리보호를 빙자하여 상대방의 권리나 이익을 침해하거나 상당한 이유 없이 상대방에게 고통을 주려는 의사로 행하여지는 등고의 과실이 인정되고, 그것이 공서양속에 반하는 경우에 이른 것인 경우에만 위법성을 띠고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7. 2. 28. 선고 96다32126 판결, 대법원 2013. 3. 14. 선고 2011다91876 판결 등 참조).
앞서 든 증거, 을 제11 내지 18호증의 각 기재 및 영상에 의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에 비추어 보면, 기초사실에서 드러난 사실관계 및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고들의 응소행위나 강제집행정지신청 등 일련의 소송행위가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거나 그로 인하여 원고가 그 주장과 같은 손해를 입었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 원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 B는 E과 함께 이 사건 건물에서 공동으로 G의원을 운영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원고가 E에 대한 집행권원으로 강제집행을 시도할 때 피고 B가 이의를 제기하여 강제집행이 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원고에 대한 불법행위가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소규모주택정비법 관련규정에 따라 조합설립에 동의하지 않은 사람들을 상대로 매도청구를 하고 철거 및 이주대책을 세우는 등 절차를 진행하였는데, 피고들은 조합설립에 동의한 조합원들이 아니고 이 사건 건물은 2012.경에 소유권보존등기가 된 점에 비추어 볼 때, 피고들이 원고들의 사업계획에 순순히 응하지 아니하고 인도를 거부하여 원고가 소송절차에 나아가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오로지 원고의 궁박한 상태를 이용하거나 원고에게 고통을 줄 목적에서 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다. 또한 그 과정에서 이 사건 건물의 인도가 지체되었다고 하더라도 피고들이 원고에게 위와 같은 범위의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건물인도소송은 원고의 절차진행에 관한 의견제출로 인하여 2023. 3. 6.부터 2023. 11. 3.까지의 기간 동안 최대한 빠르게 진행되었고, 피고들은 2023. 11. 3. 인도판결이 확정되자 곧바로 인도절차에 협조하였다.
원고가 이 사건 사업을 진행하기 위하여는 구 도시정비법에 따른 착공신고를 하여야 하는데 착공신고 이전에 이 사건 사업구역 내 거주자의 이주절차 및 건축물의 철거 절차와 완료가 선행되어야 하고 원고는 2023. 12. 말에 피고들로부터 인도를 받은 다음에 비로소 철거를 진행할 수 있었다고 하나 피고들이 제출한 자료에 의하면, 2024. 6.경 여전히 이 사건 사업구역 내 철거절차가 진행되지 않고 있는 점, 2023. 6. 8. 원고와 신탁사, 시공사 사이에 진행된 회의록에 의하면, 이 사건 건물의 인도관련 소송문제와 더불어 지역 내 미분양사태 등을 고려하여 시기적으로 사업진행을 좀 천천히 하자는 논의가 이루어졌던 점을 고려할 때, 원고의 이 사건 사업이 지연된 것이 반드시 피고들의 이 사건 건물 인도거부 때문이라고 보기도 어렵다.
소규모주택정비법 제37조 제1항 본문에 의하여 피고들의 이 사건 건물에 관한 사용·수익권이 정지되어 건물인도의무가 발생한다고 할지라도, 제37조 제1항 단서에서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에 따른 손실보상이 완료되지 않은 경우는 제외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피고들로서는 여러 사정을 내세워 다투어 볼 여지가 있는 것이고 자진하여 인도의무를 이행하지 않았다고 하여 당연히 불법행위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원고는 피고들이 원고 주장과 같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대법원 2018. 7. 12. 선고 2014다88093 판결 등을 근거로 들고 있으나, 위 대법원 판결은 조합원을 상대로 정관 규정 등을 근거로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청구를 한 경우로서, 조합원 지위에 있지 아니한 피고들을 상대로 불법행위에 기한 손해배상금을 청구하고 있는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
무단점유에 따른 손해배상 내지 부당이득반환청구에 대하여
소규모주택정비법상 관리처분계획인가 후에 소유자나 임차인의 사용, 수익이 정지됨에도 불구하고 피고들이 2023. 12.말까지 이 사건 건물을 점유, 사용한 사실은 위에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불법점유를 당한 부동산의 소유자로서는 불법점유자에 대하여 그로 인한 임료 상당 손해의 배상이나 부당이득의 반환을 구할 수 있을 것이나, 불법점유라는 사실이 발생한 바 없었다고 하더라도 부동산소유자에게 임료 상당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는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대법원 2002. 12. 6. 선고 2000다57375 판결 참조). 원고는 이 사건 사업구역 내 이 사건 건물을 사용․수익하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철거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를 인도받고자 하였으므로, 위 기간 동안 피고들의 이 사건 건물에 대한 불법점유가 없었더라도 원고에게 임료 상당 이익이나 기타 소득이 발생할 여지가 없었다. 따라서 원고는 피고들에게 불법점유를 이유로 한 손해배상이나 부당이득반환을 청구할 수 없다.
원고의 위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 론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이 사건 청구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권희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