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5. 11. 27. 선고 2024가합16184 판결

징계무효확인 등

주문

1.

피고가 2023. 1. 27. 원고에 대하여 한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은 무효임을 확인한다.

2.

피고는 원고에게 375,37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3.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3.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4.

소송비용 중 1/4은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5.

제2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이하 ‘공단’이라 한다)은 국민건강보험법에 따라 건강보험사업 등을 수행하여 국민보건 및 사회보장을 증진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원고는 2008. 3. 피고 공단에 입사한 근로자로, 2016. 7. 13.부터 2020. 7. 5.까지 피고 공단 대구경북본부 B지사 C센터의 D팀에서 팀장(요양직 3급)으로 근무하였다.

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경위

1)

망 E(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9. 7. 피고 공단에 입사하여 2019. 7. 29. 위 D팀에 배치된 후 2020. 7. 5.까지 원고와 함께 근무한 사람으로, 2022. 10. 7.자살하였다.

2)

망인의 유족은 ‘망인이 피고 공단에서 근무하면서 괴롭힘을 당했다는 내용’이적힌 망인의 메모를 발견한 후 2022. 10. 17. 정부 국민신문고에 진정서를 접수하였고, 위 진정은 같은 날 피고 공단으로 이송되었다.

3)

피고 공단 인권센터는 2022. 12. 19. 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가 2019. 10. 15. 망인에게 ‘너도 결혼하면 그만두고 살림할거냐, 대부분 다 본대로 한다“는 말(이하‘ 이 사건 발언’이라 한다)을 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 사건 발언을 직장 내 괴롭힘으로 판단하여 ‘원고에 대한 징계 및 재발방지 교육 이수’를 권고하는 의결을 하였다.

4)

피고 공단 이사장은 2023. 1. 12. 원고에 대한 징계의결을 요구하였고, 피고 공단은 2023. 1. 27. 징계위원회를 개최하여 원고에 대하여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이하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을 의결하였고,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청구를 하였으나 2023. 3. 15. 기각되었다.

다.

피고 공단의 내부규정

피고의 내부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10호증, 을 제1, 2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당사자의 주장 요지

가.

원고

1)

이 사건 징계처분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

이 사건 징계처분은 피고 공단의 인사규정 시행규칙(이하 ‘시행규칙’이라 한다) 제75조에서 규정하는 징계의결 요구기한을 도과하여 이루어진 것으로 절차상 위법이 있고, 이 사건 발언은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지 않아 징계사유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원고에 대한 징계가 내려진 위법이 있다. 설령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 발언 당시 상황 및 경위, 발언의 의도, 실질적인 불이익의 정도 등을 감안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지나치게 과중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이다.

2)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감액된 급여 등 상당액의 청구

피고는 원고에게 무효인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원고가 지급받은 못한 급여 및 성과급 합계 3,936,710원(= 감봉으로 감액된 급여 375,370원 + 승급제한으로 지급받지 못한 급여 1,209,340원 + 평가등급 하향으로 지급받지 못한 성과급 2,362,000원)을 지급하여야 한다.

나.

피고

1)

피고 공단은 사건을 이송받기 이전까지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 발생 사실을 알 수 없었고, 피고 공단의 이사장은 사건 이송일인 2022. 10. 17.로부터 3년 이내인 2023. 1. 12. 징계의결을 요구하였으므로 징계의결 요구기한 규정을 위반하였다고 보기 어렵다.

2)

이 사건 발언은 망인의 가족 내지 가정환경을 비하하는 것으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하고, 비위의 정도가 중함에도 원고는 경징계인 감봉 1월의 처분만을 받았으므로 징계양정을 벗어난 것이라고 볼 수 없다.

3.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시행규칙 제75조 제1항에서 “징계의결요구권자가 징계위원회에 징계의결을 요구할 수 있는 기한은 비위가 발생한 날부터 3년이 되는 날까지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 사실은 앞서 본바와 같다.

그러나 위 징계의결 요구기한 규정은 2022. 2. 23.자 시행규칙 개정을 통해 새롭게 도입된 것으로 보이는데, 시행규칙 부칙(2022. 2. 23.) 제4조는 위 징계의결 요구기한 규정은 규칙 ‘시행일 이후’ 발생한 비위행위로 징계를 받는 경우부터 적용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바,<1> 이 사건 발언은 위 징계의결 요구기한 규정이 시행되기 전에 발생한 행위이므로, 이 사건 발언이 있었던 날로부터 3년이 지난 이후에 징계의결 요구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그것만으로 이 사건 징계에 어떠한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실체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징계 사유의 존부

가)

관련 법리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 내 괴롭힘’, 즉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되고,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켰다면, 이는 위법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

여기서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는 행위’라 함은 그 행위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업무상 필요성이 인정되지 않거나, 업무상 필요성은 인정되더라도 그 행위 양태가 사회통념에 비추어 볼 때 상당하지 않다고 인정되는 행위를 의미한다. 그리고 ‘신체적·정신적 고통’이나 ‘근무환경 악화’는 주관적인 것이 아니라 객관적인 것인바, 객관적으로 피해자와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할 수 있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피해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 또는 근무환경의 악화라는 결과가 발생하였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이 심리불속행 상고기각판결로써 확정한 대전고등법원(청주) 2025. 2. 12. 선고 2023나52912 판결 참조].

나)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위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고, 결국 이 사건 징계처분은 그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아니하여 위법하다고 봄이 타당하다.

①

피고 공단 징계심의위원회(이하 ‘징계심의위원회’라고만 한다)는 ‘망인 입장에서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한 불쾌감과 수치심이 적지 않았을 것이고, 망인은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았다’고 판단하였다(갑 제6호증 징계사유 설명서 참고). 그러나 그 기재 내용에 비추어 징계심위위원회가 어떠한 사실을 근거로 위와 같은 판단을 하였는지 명확히 알 수 없고, 위와 같이 다소 추상적인 판단 외에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망인이 어떠한 정신적 고통을 느끼고, 망인에게 어떠한 근무환경 악화가 발생한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상황을 확인하기는 어렵다.

②

통상적으로 직장 상사와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것에 대하여 부담을 가질 수 있고, 망인 또한 원고와의 평상시 관계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원고와의 사적인 대화가 불편하였을 것으로 보이기는 한다. 그러나 이 사건 발언은 그 자체로 타인을 비방하거나 모욕하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고 단정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고, 이 사건 발언의 경위와 내용, 그 정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발언이 직장 상사 및 부하 간의 의사소통 과정에서 다소 부적절하거나 미숙한 표현이 사용된 수준을 넘어, 사회 통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는 어렵다.

③

징계심의위원회는 이 사건 발언이 인격 모독적인 발언임을 전제로,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해 망인에게 ‘정신적 고통이 발생하거나 근무환경이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한 것으로 보이나,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의 입장에서 보았을 때 이 사건 발언으로 인하여 주관적인 불쾌감에 그치지 않고 정신적 고통까지 발생한다고 보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2>

2)

징계양정에 관한 부가적 판단

설령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하더라도, 앞서 든 증거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앞서 본바와 같이 이 사건 발언의 경위와 내용, 강도 등에 비추어 이 사건 발언이 사회 통념상 용인하기 어려운 수준에 이르렀다고 보기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그 비위의 정도가 중하다고 보기는 어려운 점, ② 이 사건 징계처분은 망인이 자살한 사정도 고려하여 비위의 정도가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였는데, 망인이 자살한 시점은 이 사건 발언이 있었던 때로부터 약 2년 11개월이 경과한 때로, 시간적 간격이 상당하고 그 밖에 이 사건 발언이 망인의 자살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아닌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자살한 사실 그 자체만으로 이 사건 발언을 중하게 보는 것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한 측면이 있는 점,<3> ③ 원고는, 이 사건 발언은 결혼생활을 병행한 자신이 동성 직장인의 입장에서 한 발언이라고 주장하고 있고, 이 사건 발언의 경위 및 문맥상 위와 같은 원고의 주장을 배척하기는 어려울 뿐만 아니라 징계심의위원회도 위와 같은 사실을 고려하여 고의성이 보이지는 않는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고려하면, 원고에게 고의나 중과실이 있었다고 인정하기는 어려운 점, ④ 징계심의위원회는 비위의 유형으로 ‘직장 내 괴롭힘 금지 위반’ 항목이 신설된 개정 ‘징계양정 기준’(2020. 12. 31. 시행)을 적용하여 징계 양정을 하였는데,<4> 이 사건 발언 당시(2019. 10. 17.) 시행 중이던 ‘징계양정 기준’에 의하면 직장 내 괴롭힘 유형은 보다 경한 징계사유인 ‘품위손상유지 위반’에 해당하는바, 행위 당시 시행 중이던 ‘징계양정 기준’을 적용하여 징계 양정을 하였다면 원고는 더욱 유리한 징계 양정 기회를 부여 받았을 것으로 보이는 점, ⑤ 나아가 원고가 받은 감봉 1월의 징계처분은 보수의 감액에 그치지 않고, 이로 인하여 호봉 누락 및 평가등급의 하향이라는 불이익까지 받게 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이 사건 징계처분은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비례의 원칙에 반하므로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서 위법하고, 무효이다.

3)

소결론

따라서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없고 징계양정 기준에도 반하는 것으로 위법하여 무효이고, 피고가 이 사건 징계처분이 유효하다는 취지를 이를 다투고 있으므로 원고에게 이 사건 징계처분의 무효 확인을 구할 확인의 이익도 인정된다.

다.

미지급 급여 등 청구에 관한 판단

가)

감액된 급여 부분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감액된 급여가 375,370원이라는 사실에 대하여는 다툼이 없다.

이 사건 징계처분은 징계사유가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한 위법이 있어 무효라고 판단되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위 375,37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이 사건 청구취지 및 청구원인변경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인 2025. 3. 12.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호봉 누락으로 인한 미지급 급여 및 성과급 부분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호봉 승급 제한을 받아 합계 1,209,340원(= 2024년분 1,117,000원 + 2025. 1.분 92,340원)의 급여를 지급받지 못하였고, 평가등급이 하향되어 성과급 2,362,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고 주장하나, 원고가 제출한 갑 제11, 12, 13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 부족하고,<5>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6>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징계무효확인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고, 임금 등 지급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하기로 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오(재판장) 전지은 이영광

1갑 제10호증, 인사규정 시행규칙 36쪽 참고

2망인의 상속인들이 원고를 상대로 한 관련사건(광주지방법원 2022가단554927)에서는 이 사건 발언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고 인정하여 원고에게 불법행위를 원인으로 한 위자료 1,000만 원을 지급하도록 판결하였고, 위 판결이 확정된바 있으나, 각 소송 절차에서 현출된 증거와 다투는 법률적 쟁점, 적용된 법리가 동일하다고 보기 어렵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에서도 위 확정판결이 인정한 사실에 기속된다고 볼 수 없다.

3관련사건에서도 망인이 원고로부터 받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하여 자살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바 있다(광주지방법원 2022가단554927).

4직장 내 괴롭힘을 금지하는 근로기준법 제76조의2는 2019. 1. 15.에 신설되어 2019. 7. 16.에 시행되었고, 피고 공단은 이를 반영하여 2020. 12. 31. ‘징계양정 기준’을 개정한 것으로 보인다.

5원고는 연봉제운영규칙 및 연봉기준급표, 연봉명세서를 근거로 들며 원고가 구하는 금액의 계산식을 제출하였으나, 위 근거 자료들은 이 법원에 제출되어 있지 아니하여, 원고가 제안한 위 계산식이 적당하다고 볼 만한 근거가 없다.

6또한, 원고는 승급 제한으로 인한 미지급 임금 청구에 있어서 2024년분의 경우에는 25호봉과 24호봉의 기본연봉 차액을 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원고는 2023. 3. 1. 25호봉으로 승급될 예정이었으나(갑 제2호증, 2쪽 참고), 2023. 1. 27. 이 사건 징계처분으로 인하여 1년간 승급제한이 되었으므로, 이미 2024. 3.경 25호봉으로 승급되어 그에 따른 임금을 지급받았을 것으로 보일 뿐만 아니라, 이 사건 징계처분이 없었더라면 원고는 2023. 3.경 25호봉으로, 2024. 3.경 26호봉으로 각 승급되었어야 하므로, 원고가 주장하는 연도별 호봉은 실제와 다른 것으로 보인다. 또한, 원고가 구하는 2023년성과평기기본계획에 따른 미지급 성과급은 원고의 주장과 달리 2022년을 평가기간으로 하고 있고, 위 평가에서 실제 원고에 대한 등급하향이 있었는지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