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판결

대구지방법원 포항지원 2026. 1. 15. 선고 2024가합16566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는 이차 전지 소재의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주식회사이고, 원고는 2022. 5. 피고의 소재개발팀 책임연구원으로 입사하였다가 현재는 피고의 공정개발팀에서 근무하고 있는 사람이다.

나.

피고의 원고에 대한 징계처분 경과

1)

피고는 직원들에 대한 고충 상담 과정에서 피고의 직원인 C, D이 평소 직장 내 괴롭힘과 성희롱을 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게 되었다. 이에 피고는 원고를 포함하여 가해자로 지목된 사람들을 조사하였고, C, D으로부터 진술서와 관련 증거를 제출받은 후 2024. 11. 5. 피고 인사위원회에 원고에 대한 징계 의결을 요구하였다.

2)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4. 11. 5. 원고에게 2024. 11. 12. 자 징계 심의에 참석할 것을 통지하였다.

3)

원고는 변호사를 선임하여 2024. 11. 7. 피고 인사위원회에 징계사유에 관한 의견서를 제출하였고, 2024. 11. 12 개최된 징계 심의에 직접 출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개진하였다.

4)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4. 11. 12 원고의 성희롱 및 직장 내 괴롭힘 사실이 인정된다고 판단하여 원고에 대하여 정직 2개월의 징계를 의결하였고, 그 다음날인 2024. 11. 13 이를 원고에게 통지하였는데(이하 이에 따른 징계를 '이 사건 징계처분'이라 한다), 위 의결 내용은 아래와 같다.

5)

원고는 2024. 11. 18. 이 사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재심을 청구하였고, 2024.11. 28. 개최된 재심 심의에 출석하여 자신의 의견을 진술하였다.

6)

피고 인사위원회는 2024. 11. 28. 원고의 재심청구를 기각하기로 하면서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징계의결을 하였다.

다.

관련 규정

피고의 징계규정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호증, 을 제5 내지 12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이 사건 징계처분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무효이므로, 그 무효의 확인을 구한다.

가.

절차적 하자의 존재

1)

피고는 원고에게 징계위원회 출석을 통지하면서 징계사유를 포괄적으로만 기재하였을 뿐, 구체적인 비위 사실을 특정하지 않아 원고가 효과적으로 방어권을 행사하는 것을 곤란하게 하였고, 개별 사안에 대한 충분한 심의 없이 형식적으로 절차를 진행하여, 원고에게 충분한 소명 기회를 부여했다고 볼 수 없다.

2)

또한, 피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과정에서 피해자들의 일방적 진술에만 의존하고, C의 학교폭력 가해 이력과 같이 증인의 신빙성을 근본적으로 탄핵할 수 있는 사실에 대해 전혀 확인하지 않는 등 직장 내 괴롭힘 조사를 객관적으로 실시해야 할 의무를 위반하였다.

나.

징계사유의 부존재

1)

원고는 제1, 2, 3, 5, 6, 7 징계사유와 같은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

2)

제4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게임 과정에서 우연히 손 크기가 비슷한 D에게 친근감을 표현하는 의미로 '자기야'라고 말하고 손을 맞댄 사실은 있지만, 어떠한 성적인 의도나 목적이 없었고, D을 비롯한 누구도 이를 문제 삼지 않았으며, 오히려 함께 웃으며 즐거운 분위기를 이어 나갔는바, 이를 성희롱이라고 볼 수 없다.

3)

제8 징계사유와 관련하여, 원고는 정당한 절차에 따라 샘플 분석의뢰를 하였을 뿐이고, 그 과정에서 원고가 D에게 불만을 토로하였다는 사실만으로 이를 부당한 업무 지시나 괴롭힘으로 평가할 수는 없다.

다.

징계양정의 부당

설령 일부 징계사유가 존재한다고 하더라도 원고의 행위는 비위의 정도가 심하거나 고의 또는 중대한 과실에 기한 것이라고 보기 어려움에도 원고에게 정직 2월의 중 징계 조치를 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 · 남용한 것으로 부적법하고, 원고와 함께 징계에 회부된 다른 직원들에게는 출근정지 5일, 서면경고 등 경미한 처분을 내린 점에 비추어 보더라도, 원고에 대한 이 사건 징계처분은 형평의 원칙에도 반한다.

3 판단

가.

절차적 하자 주장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징계처분에 대한 재심절차는 원래의 징계절차와 함께 전부가 하나의 징계처분절차를 이루는 것으로서 그 절차의 정당성도 징계과정 전부에 관하여 판단되어야 할 것이므로, 원래의 징계과정에 절차위반의 하자가 있더라도 재심 과정에서 보완되었다면 그 절차위반의 하자는 치유된다(대법원 1999. 3. 26. 선고 98두4672 판결 등 참조).

2)

구체적 판단

앞서 든 증거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 인사위원회가 개최되기 전인 2024. 11. 7. 변호사를 통해 제1 내지 7 징계사유에 대하여 구체적으로 반박하는 의견서를 제출하였는바, 이는 원고가 징계의 전반적인 내용을 명확히 인지한 상태에서 방어권을 행사하였음을 보여주는 점, ② 원고는 2024. 11. 12 피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각 징계사유에 관하여 고지받아 징계사유 대부분을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었던 것으로 보이고, 또한 그 과정에서 징계사유에 관한 진술을 충분히 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나아가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이후 재심 절차에서도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을 주장하며 방어권을 행사할 기회를 추가로 가졌던 점 등을 종합하면, 원고는 이 사건 징계처분 및 재심 절차 전반에 걸쳐 충분한 방어권을 행사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한편, 원고는 C의 학교폭력 가해 이력을 언급하며, 피고가 이에 대한 조사의무를 해태하였다고 주장하기도 하나, 이는 이 사건 징계처분 당시 피고가 알 수 있었던 사항으로 보이지 않고, 그와 관련된 사실관계도 명확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그러한 이력이 이 사건 징계처분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

나.

징계사유 존재 여부에 관한 판단

1)

관련 법리

성희롱이란 업무, 고용, 그 밖의 관계에서 국가기관 · 지방자치단체, 각급 학교, 공직유관단체 등 공공단체의 종사자, 직장의 사업주 · 상급자 또는 근로자가 ① 지위를 이용하거나 업무 등과 관련하여 성적 언동 또는 성적 요구 등으로 상대방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하는 행위, ② 상대방이 성적 언동 또는 요구 등에 따르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불이익을 주거나 그에 따르는 것을 조건으로 이익 공여의 의사표시를 하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양성평등기본법 제3조 제2호, 남녀고용평등과 일 ·가정 양립 지원에 관한 법률 제2조 제2호,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라)목 등 참조]. 여기에서 '성적 언동'이란 남녀 간의 육체적 관계나 남성 또는 여성의 신체적 특징과 관련된 육체적, 언어적, 시각적 행위로서 사회공동체의 건전한 상식과 관행에 비추어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를 의미한다.

성희롱이 성립하기 위해서는 행위자에게 반드시 성적 동기나 의도가 있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당사자의 관계, 행위가 행해진 장소 및 상황, 행위에 대한 상대방의 명시적 또는 추정적인 반응의 내용, 행위의 내용 및 정도, 행위가 일회적 또는 단기간의 것인지 아니면 계속적인 것인지 등의 구체적 사정을 참작하여 볼 때,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낄 수 있게 하는 행위가 있고, 그로 인하여 행위의 상대방이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꼈음이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8. 4. 12. 선고 2017두74702 판결 등 참조).

2)

인정되는 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 갑 제5 내지 13호증, 을 제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증인 C, D의 각 법정진술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제2 내지 6 징계사유에 기재된 행위를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나아가 위 각 징계사유는 피고의 징계규정에서 정한 '직장 내 성희롱 행위'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가)

제2 징계사유: "풀발했냐" 발언

(1)

D은 2024. 10. 19. 「23년 8월경 원고가 퇴사자 자리 쪽(내 자리 옆 쪽)으로 오며 "싱가폴 잘 다녀왔냐?"라고 물어 퇴사자가 "스튜어디스 이쁘다"라고 대답하였음.그에 원고는 비행기 풀발했냐?라며 성적인 발언을 하며 "D씨 왜 엿들어요?"하며 웃음. 갑자기 성적인 농담을 들어 당황스러웠고 수치심을 느꼈음.」 이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2)

D은 2024. 11. 12. 피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원고가 H에게 '비행기안에서 풀발했냐'라는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명확히 진술하였고, 2025. 8. 21. 이 법정에 출석하여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3)

D은 신고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하여 당시의 상황, 원고의 행동과 말, 당시 느꼈던 기분이나 감정 등을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그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세부적이고 비정형적인 사항을 풍부하게 포함하고 있고, 그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으며, 거짓을 말할 동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4)

원고는, 당시 H가 원고에게 먼저 "스튜어디스가 이뺐어요"라고 말하자 원고가 H에게 "비행기 출발할 때?"라고 물었고, 이에 H가 "풀발이요"라고 말장난을 하였을 뿐, 원고가 직접 해당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고, 같은 취지의 H 작성의 진술서를 제출하였다. 그러나 원고가 실제 있었다고 주장하는 위 대화는 그 맥락상 다소 부자연스럽고, H는 원고와 친한 사이인 점에 비추어 원고의 위 주장을 그대로 믿기 어렵다. 더욱이 원고는 2024. 11. 7. 자 의견서에서 해당 발언이 있었음을 전제로 D이 우연히 대화 내용을 듣게 된 것을 알게 되어 D을 배려하는 마음에서 해당 발언을 들었는지 물어본 것이라고 주장한 적이 있음을 고려하면,<1> 이후의 부인 주장은 더욱 받아들이기 어렵다.

(5)

'풀발'은 '성기가 완전히 발기된 상태'를 의미하는 속어로서, 그 자체로 '남성의 특정 신체 부위 및 생리 현상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표현'에 해당한다. 원고의 이 부분 발언은 다른 이성의 직원이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이루어진 저속한 성적 농담으로서, 사회 통념상 허용되는 범위를 넘어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으로 하여금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에 해당한다고 봄이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된다.

나)

제3 징계사유: 오뎅을 성기에 비유한 발언

(1)

D은 2024. 10. 19. 「23년 가을경 2캠퍼스 구내식당 리모델링으로 1캠퍼스 구내식당에 가서 석식을 배식을 받는 중 꼬치에 꽂힌 긴 빨간 오뎅이 반찬으로 나왔음. 그것을 보고 원고가 다른 퇴사자에게 "이거 뭐고? 니꺼가? 거시기같노?"라고 하며 오뎅 반찬을 남성의 성기에 비유하는 대화를 하며 "D씨 왜 옆에서 웃고 있는데요?"

라고 함. 그리고 밥을 먹을 때 오뎅 반찬을 먹으니 원고는 성적 행위를 연상되게 하는 발언을 함. 같이 밥을 먹는 식탁에 여자가 나 뿐이라 부끄러웠고 표정관리가 힘들었고 불편함을 느꼈음.」 이라는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2)

D은 2024. 11. 12. 피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구내식당에서 석식을 받던 중 빨간 오뎅 꼬치 및 반찬이 나왔는데, 원고가 H에게 모양이 왜 이러냐 니꺼냐 그 거같다, D씨 왜 웃고있냐는 등으로 민망한 상황을 만들었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2025. 8. 21. 이 법정에 출석하여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3)

D은 신고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이 부분 징계사유에 관하여 구체적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고, 그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알 수 없을 정도로 매우 상세하며, 그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다.

(4)

원고는, 당시 H가 먼저 "원고 핫바는 좀 작네요"라는 성적 뉘앙스가 있는 농담을 하여, H에게 "뭐라노, 니꺼 아니가"라고 어색하게 대응할 수 밖에 없었다고 주장하나, 원고의 주장에 의하더라도 여성 직원이 함께 있는 공개된 장소에서 다소 중의적일 수 있는 H의 발언을 곧바로 성적 농담으로 보고 이에 대응하는 농담을 하였다는 것이 통상적이라고 보기 어려울 뿐만 아니라, 원고의 행위는 H의 발언을 즉시 성적 농담으로 인식하여 이에 동조한 것으로서, 그러한 사정만으로 원고의 행위가 정당화되거나 성희롱으로서의 성격이 희석된다고 볼 수 없다.

(5)

원고의 위와 같은 행위는 단순한 농담을 넘어 건전한 직장 분위기를 저해하고 동료에게 성적 굴욕감을 주는 행위에 해당하므로 이 부분 징계사유도 인정된다. 라) 제4 징계사유: 손깍지를 낀 행위

원고는 D에게 "자기야"라고 부르며 손깍지를 낀 사실 자체는 인정하면서도 성적인 목적이 없는 장난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직장 내 성희롱은 행위자의 의도가 아니라 그 행위가 객관적으로 상대방과 같은 처지에 있는 일반적이고도 평균적인 사람에게 성적 굴욕감이나 혐오감을 느끼게 할 수 있는 행위인지가 그 판단 기준이 되는바, 원고와 D의 직위, 원고와 D의 관계 등에 비추어 보았을 때 위와 같은 행위는 일반인의 입장에서도 충분히 성적 불쾌감을 유발하는 행위로 평가함이 타당하므로, 이는 성희롱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 역시 인정된다.

마)

제5, 6 징계사유: 옷차림에 대한 발언

(1)

C은 2024. 9. 12. 아래와 같은 내용의 진술서를 작성하였다.

(2)

C은 2024. 11. 12. 피고 인사위원회에 출석하여 "24년 5월 3일, 개발동 사무실 입구 복도측 지인과 통화 중, 원고가 옆을 지나가다 '안에 아무것도 안입었냐'면서 안을 들여다보는 행위 두어 차례 함. 당시 옷에 음식물이 묻어 회사 잠바를 목 끝까지 입은 상태, 이후 들어와서 D 사원에게 안에 보이는지 확인, 당시 다른 인원들도 지나가고 있었고, 지인도 내용 들음", "4월 29일 선행개발 I 사원이 도와주다 흰 셔츠에 토너가 묻음. 흰색 속옷, 흰색 티셔츠를 입고 있어 비치지 않을 것이라 생각, 셔츠를 빨고 올라오는 길에 셔츠 일부러 벗었냐, 보여주고 싶어서 벗었냐, 안에 다 비친다등의 발언"을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였고, 2025. 7. 10. 이 법정에서도 같은 취지로 진술하였다.

(3)

위와 같은 C의 진술은 구체적이고 일관되며, 그 진술 내용은 직접 경험하지 않으면 진술하기 어려울 정도로 구체적이며 상세하다. 또한 진술 자체로 모순되거나 불합리한 부분을 찾아볼 수 없고, 거짓을 말할 동기도 찾아보기 어렵다.

(4)

C과 2024. 5. 3. 통화를 하였던 J은 "안에 아무것도 안입었냐"는 남자 목소리를 들었다고 진술하고 있는바, 이는 C의 진술의 신빙성을 더욱 높여준다.

(5)

제6 징계행위와 관련하여, 원고는 2024. 11. 7. 자 의견서에서 "안덥냐?, 안 입은거에요?"라는 발언을 한 사실이 있음을 전제로, C이 평소와 달리 짚업잠바를 착용하고 있던 상황에서 동료의 건강과 컨디션을 걱정하는 마음에서 나온 관심의 표현이었다고 취지로 주장하기도 하였다.

(6)

원고는 동료의 건강을 걱정한 관심의 표현이었다고 주장하나, 발언의 내용과 맥락, 상대방이 느꼈을 감정을 종합할 때 이는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관심의 범주를 명백히 벗어난 성적 희롱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 또한 모두 인정된다.

3)

인정되지 않는 징계사유

가)

제1 징계사유

원고는 제1 징계사유인 "둘이 모텔 가는 줄 알았다"는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고, C 또한 원고로부터 위 발언을 직접 들은 것이 아니라 제3자인 K으로부터 전해 들은 전문진술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있으며, 달리 그 내용을 뒷받침할 다른 증거가 없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나)

제7 징계사유

원고는 당시 K이 다른 직원들의 별명에 대해 언급을 하였고, 그 자리에 있던 사람들은 웃으며 대화하고 있었고, 장난스러운 분위기 속에서 C에게 "C씨는 뭐일 것 같아요"라고 물었을 뿐이라고 주장한다. C도 이 법정에서 K이 주로 별명 이야기를 하였다는 취지로 진술하고, '원고는 웃는 정도에 불과하지 않았는지'에 대한 변호사의 질문에 대하여는 별다른 대답을 하지 않은 점에 비추어 보면, C의 진술만으로는 당시 원고가 다른 직원들의 별명을 언급하였다는 사실을 인정하기는 부족하고, 위와 같은 상황에서 원고가 단순히 C에게 'C의 별명은 무엇일 것 같은지'를 물어보았다고 하여 이를 곧바로 성희롱에 해당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

제8 징계사유

앞서 든 증거, 갑 제10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피고인사위원회는 '원고가 2023. 4.부터 2023. 7.까지 D에게 수차례 적정수준을 벗어난 샘플분석의뢰 및 인격무시 발언으로 무력감 및 회사생활에 회의감을 느끼게 하였다.'는 것을 제8 징계사유로 삼은 사실, D은 선행개발팀에서 샘플 분석 업무를 담당하고 있었고, 같은 팀 직원 L(2024. 1. 31. 퇴사)이 2023. 7. 17. 팀원들에게 샘플 분석의뢰 양식을 배포한 사실, 위 분석의뢰 양식에는 SEM 분석<2>이 포함되어 있지 않고, 고상 샘플은 건조 후 100mesh(10um) 이하로 분쇄하도록 지시하고 있는 사실, 원고는 L이 퇴사한 이후에는 앞서 L이 배포한 양식을 준수하지 않은 채 선행개발팀에 샘플 분석의뢰를 해 왔던 사실,<3> 선행개발팀 직원 M가 원고에게 샘플 건조 및 분쇄를 준수해달라고 요청한 사실, 이에 원고는 D에게 "그냥 좀 해주면 안돼요?"라는 발언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위 인정사실에 따르면, 원고가 상호 협의한 업무 절차를 일부 준수하지 않거나 그 과정에서 부적절한 언행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는 있다고 할 것이나, 앞서 든 증거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샘플의 건조 및 분쇄 절차는 과거 선행개발팀에서 수행하다가 업무량 증가에 따라 의뢰자가 직접 수행하는 것으로 변경된 것으로 보이고, 이는 업무 분장에 관한 문제로 볼 수 있는 점, 선행개발팀은 보유하고 있던 SEM 기계의 문제로 인하여 품질관리팀의 FE-SEM 기계를 사용해 왔던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SEM 분석이 선행개발팀의 업무가 아니라고 단정하기 어렵고, 이 역시 업무 분장의 문제로 보이는 점, 원고가 상호 협의한 절차를 미준수한 점이나

분석 업무를 담당하는 D에게 "그냥 좀 해주면 안돼요?"라고 말한 행위가 부적절한 측면은 있으나, 위와 같은 사유만으로 개인에 대한 인격적 무시나 지속적인 괴롭힘 행위에 이르렀다고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에 비추어 보면, 원고와 D 사이에 업무 분장에 있어서 상호 갈등이 있었던 것으로 보일 뿐, 이 부분 징계사유와 관련한 원고의 행위를 직장 내 괴롭힘이라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이 부분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는다.

다.

징계양정에 관한 판단

1)

관련법리

징계처분을 하는 경우에 어떠한 처분을 할 것인지는 원칙적으로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다. 그러므로 그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하기 위해서는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징계권자에게 맡겨진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인정되어야 한다(대법원 2012. 9. 27. 선고 2010다99279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징계권자가 내부적인 징계양정 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라 징계처분을 하였다면 정해진 징계양정기준이 합리성이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해당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다고 섣불리 단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4. 11. 27. 선고 2011다41420 판결, 대법원 2019. 12. 24. 선고 2019두48684 판결 등 참조).

수 개의 징계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으나 인정되는 다른 일부 징계사유만으로도 당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한 경우에는 그 징계처분을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지 아니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2. 9. 24. 선고 2002두6620 판결 등 참조).

2)

판단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 징계처분에 관하여 살피건대, 이 사건 징계처분의 징계사유 중 제1, 7, 8 징계사유는 인정할 수 없으나, 앞서 든 증거들, 을 제15호증의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원고는 피고의 직원으로서 피고의 취업규칙 등에 따라 성실의무와 품위유지의무 등을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직원들에게 성적 수치심과 굴욕감을 주는 행위로 적지 않은 정신적 고통을 준 것으로 보이는 점, ② 원고가 행한 성희롱의 수준은 그 정도가 가볍지 않고, 현재까지도 피해직원들이 정신적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점, ③ 원고의 이와 같은 성희롱 행위는 피해자가 이의를 제기하기 곤란하여 쉽게 외부로 드러나지 않는 점에서 그 폐해가 크고 조직질서에 주는 악영향이 큰 점, ④ 원고의 각 행위들은 오랜 기간에 걸쳐 수차례 반복되어 그 비위의 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피고 징계규정의 징계양정기준에 의하면 고의적인 성희롱에 대하여는 '중징계'를 하도록 정하고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인정된 각 징계사유만으로도 이 사건 징계처분의 타당성을 인정하기에 충분하다고 할 것이어서, 이를 그대로 유지하여도 위법하다고 보기 어렵다.

한편, 원고는, 원고와 함께 징계에 회부된 다른 직원들에게는 경미한 처분을 내린것과 달리 원고에게만 중징계에 해당하는 정직 처분을 내린 것은 형평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하나, 원고의 징계사유와 다른 직원들의 징계사유는 그 비위의 내용과 성질, 행위의 동기, 조직 질서에 미치는 해악의 정도에 있어서 본질적으로 다르므로, 이 사건 징계처분이 형평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라.

소결

따라서 피고의 이 사건 징계처분은 적법하고 유효하다고 할 것인바,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상오(재판장) 전지은 이영광

각주1) 을 제7호증, 제6쪽 참조

각주2) SEM분석기계를 통한 분석방법을 말한다. L의 진술서에 의하면, SEM 기계는 원래 품질관리팀에서 보유하고 있었으나, 품질관리팀에서 FE-SEM 기계를 도입하면서 선행개발팀에 이관되었고, 선행개발팀은 SEM 기계가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자 품질관리팀과 협의하여 품질관리팀이 FE-SEM 기계를사용하지 않은 시간에 이를 사용하여 SEM 분석을 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각주3) 원고는 고상 샘플을 건조 및 분쇄하지 않은 채 선행개발팀에 샘플 분석의뢰를 하거나 당시 선행개발팀이 아닌 품질관리팀에서 보유하고 있던 SEM 분석기계를 통한 분석을 의뢰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