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의 부담으로 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의 지위 등
정리 전 주식회사 D(이하 D라고 한다)는 1976. 7. 13.경 설립된 중견건설업체로서 16개의 계열회사로 구성되어 있는 1997년말 현재 자산총액이 2조845억인 F그룹의 모회사인데, 1998. 8. 17. 대구지방법원으로부터 회사정리절차개시결정을 받았고, 2001. 1. 2.에는 피고가 그 관리인으로 선임되었다.
한편 D의 임원처우규정(갑 4호증) 및 정관(갑 6호증의 3)에 의하면, 직위상 회장, 부회장,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 상무이사, 이사, 이사대우 및 감사로 상근인자를 회사의 임원으로 하되, 그 임면권의 행사는 주주총회에서 선임된 임원(법인등기부에 등재되는 임원, 이하 등기임원이라고 약칭한다)의 경우에는 대표이사가, 주주총회의 의결을 거치지 아니하고 선임된 임원(법인등기부에 등재되지 아니한 임원, 이하 비등기임원이라고 약칭한다)의 경우에는 이사회의 결의에 의하여 대표이사가 각 행하는 것으로 하고, 또한 효과적인 업무추진을 위하여 임원의 담당업무를 분장할 수 있고, 담당업무는 업무위촉에 의하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위 규정에 따라 원고 A는 1989. 12. 1.경 D의 비등기임원(재무담당 상무이사)으로 입사하여 그때부터 D의 자금관리를 담당하였고, 1995. 2. 28.경에는 D의 주주총회에서 이사로 선임되어 등기임원(이사)이 되었으며, 이어 1998. 3. 28.경 이사직에서 퇴임한 다음 같은 날 감사로 취임하였다가 1998. 5. 9.경 퇴직(다만 법인등기부에는 1998. 12. 24. 퇴직한 것으로 되어 있다)하였고, 원고 B은 1991. 8. 16.경 D의 비등기임원(기술담당 이사)으로 입사하여 그때부터 대구지역 토목업무를 담당하는 이사 및 상무이사로 근무하다가 1998. 6. 24. 퇴직하였으며, 원고 C은 1993. 1. 3.경 비등기임원(기술담당 이사)으로 입사하여 대구지역 공사담당이사(대구지역현장PM)로 근무하다가 1998. 6. 24. 퇴직하였다.
원고들의 퇴직금채권 및 정리계획의 확정 등
그리고 D의 위 임원처우규정 및 임원퇴직금지급규정(갑 5호증)에 의하면, 등기임 원 내지 비등기임원을 불문하고 만 1년 이상 근속한 상근임원이 퇴임한 경우 퇴임 당시의 최종직위 평균보수월액(퇴임자의 퇴임일로부터 소급하여 3개월 간에 지급된 월보수총액을 3등분한 금액과 퇴임일 이전 1년 간에 지급된 상여금 총액을 12등분한 금액을 합친 것)에다 회장, 부회장은 1년 근속에 4개월분, 사장, 부사장, 전무이사는 1년 근속에 3개월분, 상 무이사, 이사, 이사대우, 감사는 1년 근속에 2개월분의 각 지급율을 곱하여 산정한 퇴직금을 퇴직일로부터 1년 이내에 지급하도록 규정되어 있고, 이에 따라 원고들의 퇴직금을 산정하면 원고 A는 89,250,000원, 원고 B은 72,650,000원, 원고 C은 49,500,000원이 된다.
그런데 위 정리절차개시 후에 정리회사 주식회사 D(이하 정리회사라고 한다)의 관리인은 회사정리법 211조 1항 전문 및 216조에 따라 정리계획안을 작성하면서 원고들의 위 퇴직금을 포함한 D의 임직원 555명의 1999. 7. 13. 현재 미지급된 퇴직금 합계 8,872,124,130원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한 다음, 위 미지급 퇴직금에 대하여는 당사자들과 협의를 거쳐 준비년도(1999년)와 제1차년도(2000년)에 각 그 1/2에 해당하는 4,436,062,065원씩 분할하여 변제하기로 노력한다는 내용을 정리계획안 7장 공익채권과 그 변제방법에 명시하였는데, 위와 같은 정리계획안은 1999. 7. 13. 대구지방법원의 정리계획인가결정으로 그대로 정리계획으로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 다툼없는 사실, 갑 1 내지 6호증, 을 1 내지 4호증의 각 기재, 증인 G의 증언, 변론의 전취지]
원고들의 청구원인
원고들은 D의 비등기임원들로서 비록 명목상으로 이사 내지 감사의 지위에 있었지만 그 실질은 대표이사 등의 지휘, 감독 아래 일정한 노무를 담당하고 그 대가로 일정한 보수를 지급받는 관계에 있었던 것에 불과하였으므로,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라 할 것이고, 따라서 원고들의 이 사건 퇴직금채권(이하 이 사건 퇴직금채권이라고 한다)은 회사정리법 소정의 공익채권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며, 또한 정리회사의 관리인 역시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한 다음 2000년말까지 이를 변제하기로 하는 내용의 정리계획안을 작성하였고, 그 후 정리법원의 정리계획인가결정으로 위 정리계획안대로 정리계획이 확정된 이상, 이 사건 퇴직금채권은 공익채권으로 확정되었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위 확정된 정리계획에 따라 원고들에게 청구취지 기재와 같은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주장한다.
판단
먼저 이 사건 퇴직금채권이 원고들 주장과 같이 회사정리법 소정의 공익채권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관하여 본다.
살피건대, 회사정리법 208조 10호는 정리회사의 근로자의 급료, 퇴직금을 공익채권으로 규정하고 있고, 여기서 근로자라 함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를 말한다고 할 것이어서 이 사건 퇴직금채권이 공익채권에 해당하기 위하여는 우선 원고들이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여야 할 것인바, 그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계약의 형식에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하에 따를 것이다.
그런데 갑 4 내지 6호증, 을 4호증의 1의 각 기재 및 중인 G의 증언(뒤에서 배척하는 부분 제외)에 변론의 전취지를 모아보면, 원고들은 위 임원처우규정 5조에 따라 D로부터 효율적인 업무추진을 위하여 일정한 분장된 업무의 사무처리를 위임받고 있었던 사실, 또한 원고들은 각 분장된 업무의 담당임원으로서 임원회의에 참석하여 임원으로서 재량과 권한을 갖고 업무수행을 하였으며, D의 경우 등기임원과 비등기임원 사이에 업무수행권한 및 보수 등 처우에 관하여 아무런 차별도 없었던 사실, 그리고 원고들과 같은 임원의 보수총액은 주주총회에서 정하여지며, 그 퇴직금 또한 일반직원들과는 달리 1년 근속에 2-4개월분의 높은 지급율에 의거하여 산정되는 사실이 인정되고, 증인 G의 일부 증언만으로는 위 인정을 뒤집기에 부족하고 달리 반증이 없으며, 여기에 앞서 본 원고들이 등기 또는 비등기임원으로 선임된 경위, D의 자산규모 등의 제반 사정을 더하여 보면, 비록 원고들에게 D의 대표이사 내지 개념상의 주식회사 자체의 지휘, 감독을 받는 의미에서의 종속적인 관계조차 전혀 없었다고 볼 수는 없다 할 것이나, 그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업무수행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 감독을 받았다고는 볼 수 없을 뿐 아니라 원고들이 받은 보수 역시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을 가진 것은 아니라 할 것이므로, 원고들을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라고는 할 수 없고, 따라서 원고들이 근로기준법 소정의 근로자임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다음으로 정리회사에 대한 정리계획이 확정됨에 따라 이 사건 퇴직금 채권이 공익채권으로 확정되었다는 주장 부분에 관하여 보건대, 원고들 주장과 같이 정리회사의 관리인이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공익채권으로 분류하고 그에 대한 변제계획을 수립한 다음 이를 정리계획안에 명시하였고, 위 정리계획안대로 정리회사에 대한 정리계획이 확정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회사정리법 216조 및 211조 1항 전문에서 공익채권에 관하여 이미 변제한 것을 명시하고 또는 장래 변제할 것에 관하여 합리적인 결정을 하여야 하며, 정리계획에 공익채권의 변제에 관한 조항을 정하여야 한다고 규정한 취지는 공익채권의 규모가 정리채권, 정리담보권의 변제에도 영향을 미치고, 정리회사의 영업상의 지출은 대부분 공익채권에 해당하는 것이어서 이를 명시하여 이해관계인에게 결의의 자료를 제공함과 아울러 관리인에 의한 사업, 경영의 재산관리를 간접적으로 견제하기 위한 것에 불과하다는 점, 또한 회사정리법 239조, 245조 1항이 정리계획 인가결정이 확정된 때에 정리채권 또는 정리담보권에 기초한 계획의 규정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를 정리채권자표 또는 정리담보권자표에 기재하도록 하고, 그 기재는 확정판결과 동일한 효력이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이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것은 정리계획에 의하여 인정된 권리에 관한 정리채권자표와 정리담보권자표의 기재 뿐으로, 공익채권 변제에 관한 조항은 여기에 해당되지 아니할 뿐 아니라 달리 회사정리절차 내에서 공익채권을 확정하는 어떠한 절차도 존재하지 아니한 점, 그리고 위 확정판결과 같은 효력 역시 기판력이 아닌 정리절차 내부에 있어서 불가쟁의 효력이 있다는 정도의 확인적 의미에 지나지 아니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정리채권이 이의 없이 공익채권으로 분류되고 그 변제계획까지 수립된 것으로 정리계획안에 반영되어, 그 내용대로 정리계획이 확정되었다고 하더라도 이로 인하여 정리채권이 공익채권으로 그 성질이 변한다고는 볼 수 없다 할 것이므로,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이에 대하여 원고들은, 정리회사 내지 피고가 스스로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공익채권으로 인정하여 정리법원에 신고하고, 정리계획안에 반영한 탓에 이를 믿고 이 사건 퇴직금채권을 정리채권으로 신고하지 아니하였으며, 이에 따라 이 사건 퇴직금채권이 공익채권으로 인정되지 아니한다면 현재 정리채권 신고기간마저 도과하여 정리채권자로서 권리조차 잃게 되었는바, 이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지금에 이르러 공익채권이 아니라고 다투는 것은 종전의 선행행위에 현저히 모순되는 처사로서 신의칙 내지 금반언의 원칙에 반하는 것이라고 주장하므로 보건대, 앞서 본 여러 사정, 특히 회사정리절차 내에서 공익채권임을 확정할 수 있는 어떠한 절차도 존재하지 아니한 점에 비추어 원고들의 위 주장을 그대로 받아들인다 하더라도 이로써 정리회사 내지 피고가 원고들에게 이 사건 퇴직금채권이 공익채권임에 관한 신의를 공여하고, 객관적으로 보아 원고들이 이에 대한 신의를 가짐이 정당한 상태에 이른 것이라고는 보기 어렵다 할 것이어서, 이 부분 주장 또한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이 사건 청구는 부당하므로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2001. 11. 8.
판사 한범수(재판장) 권성우 황순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