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4. 8. 19. 선고 2012가단65505 판결

주문

1.

피고는 원고 B에게 7,824,331원, 원고 C, D, E에게 각 5,216,22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1. 9. 20.부터 2014. 8. 19.까지는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들의 각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 중 1/10은 피고가, 나머지 9/10는 원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피고는 'G'라는 상호로 제재기 제조업체를 운영하는 사람이고, 망 A(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H'라는 상호로 집진기 등 수리, 설치, 판매업에 종사하는 사람이다.

나.

피고는 2011. 7. 20.경 I를 운영하는 J과, 제재기와 집진시설 등을 대금 1억 원에 J에게 납품하는 계약을 체결하였고, 그 중 집진기 납품을 위하여 2011. 8. 5. 망인의 중개로, 'K'이라는 상호로 합판 등 판매업을 하던 L과, 경북 고령군 M에 있던 중고집진기 1대(이하, '이 사건 집진기'라 한다)를 400만 원에 L으로부터 매수하기로 하는 계약을 체결하였는데, 이 사건 집진기는 2005. 11.말경 망인이 직접 제작하여 L에게 납품·설치해 준 것이었다.

다.

피고는 2011. 8. 5. 이 사건 집진기에 대한 매매계약금 100만 원을 L에게 지급한 후, 망인에게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 및 운반을 의뢰하였는데, 망인은 2011. 9. 20. 피고로부터 송금받은 이 사건 집진기의 잔금 300만 원을 인출하여 L에게 지급한 후, 인부인 N, O과 함께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작업을 시작하였다.

라.

2011. 9. 20. 16:40경 피고가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를 위하여 산소절단기를 이용하여 톱밥저장탱크의 호퍼를 절단하던 중, 저장탱크에 있던 톱밥이 아래로 쏟아져 내리면서 절단작업 중 발생한 불꽃이 톱밥의 분진에 옮겨 붙어 폭발이 일어났고, 이로 인하여 피고가 신체표면의 70-79%에 화상을 입는 사고(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가 발생하였다.

마.

망인은 2014. 1. 29. 패혈성 쇼크로 사망하였는데, 원고 B은 망인의 처, 원고 C, D, E은 망인의 자녀들로서 이 사건 소송절차를 수계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15호증, 을가 제3호증의 2, 3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본안 전 항변에 관한 판단

피고는, 망인이 피고를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고소하여 노동사무소에서 조사를 받는 과정에서 망인에게 금원을 지급하기로 하고 원만히 합의하였으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제소합의를 위반한 것으로서 부적법하다고 주장하므로 살피건대, 을가 제4호증의 1, 2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이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피고를 상대로 진정을 제기하였고, 그 조사과정에서 피고로부터 1,000만 원을 지급받기로 하고, 진정을 취하한 사실은 인정되나, 합의 경위 등에 비추어 보면, 망인이 피고로부터 지급받기로 한 위 돈은 진정을 취하하는데 대한 대가 또는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손해 중 일부에 대한 배상금으로 보일 뿐, 더 나아가 망인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을 포기하였다거나 피고를 상대로 이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지 않기로 하는 것을 조건으로 하는 합의금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피고의 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3.

본안에 관한 판단

가.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1)

책임의 발생

가)

당사자들의 주장

(1)

원고들

피고는 망인에게 20만 원, 망인이 데리고 온 인부들인 N, O에게 각 15만 원의 일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망인에게 이 사건 집진기를 해체하여 피고의 회사로 운반해 달라고 요청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망인의 사용자로서 안전장비를 제공하거나 안전교육을 하는 등 이 사건 집진기의 해제작업 과정에서 안전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할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여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으므로, 피고는 이 사건 사고로 망인이 입은 모든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피고

피고는 망인과, 대금 3,000만 원에 이 사건 집진기를 해체하여 J의 사업장에 재설치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고, 망인은 위 계약의 이행을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먼저 이 사건 집진기를 해체하는 작업을 하다가 이 사건 사고를 당하게 된 것이다. 위와 같이 피고는 망인과 도급계약을 체결하였으므로,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작업과 관련하여 망인에게 구체적인 작업지휘나 감독을 한 사실도 없고, 망인 스스로 작업방법이나 순서 등을 결정하여 시행하였다. 그렇다면 피고가 망인의 사용자로서 작업과정에서 망인을 보호할 의무가 있음을 전제로 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판단

(1)

피고가 망인의 사용자인지 여부

을가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면, 망인이 평소에 피고와 집진기 관련 거래를 꾸준히 해온 사실, 망인은 제재기 설비 중 집진시설을 전문적으로 제작 또는 수리, 납품해 온 사실이 인정되는데 이러한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망인과, 망인이 이 사건 집진기를 해체하여 J의 I에 재설치해 주는 것을 내용으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고 볼 여지가 없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기초사실에서 인정한 사실 및 을가 제4호증의 3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실이나 사정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보면, 피고는 망인에게 일당을 지급하기로 하고,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 및 운반만을 지시하였고, 따라서 망인은 피고의 지시에 따라 피고에게 근로를 제공하였으며, 피고는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 등 작업과 관련하여 망인을 고용한 사용자로서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고 봄이 상당하다.

(가)

피고의 주장처럼, 피고와 망인 사이에 대금 3,000만 원에 이 사건 집진기를 망인이 J의 제재소에 재설치해 주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였다면, 애초에 망인이 이 사건 집진기의 소유자인 L으로부터 이를 매수하여 그 대금을 지급하는 것이 자연스러우나, 이 사건 집진기의 매수인은 피고로서 피고가 그 대금을 부담하였다.

(나)

이 사건 집진기의 운반하는데 필요한 크레인의 임대비용 또한 피고가 부담하기로 하였는데, 이러한 사실 또한 도급계약이라는 피고의 주장과 부합하지 않는다.

(다)

피고는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 등 작업을 하기로 한 망인에게 일당으로 20만 원, 인부들에게 각 15만 원씩을 지급하기로 하였는데, 이러한 사실도 도급계약이라는 피고의 주장과 부합하지 아니한다. 이에 대하여 피고는, 집진기 중 부피가 큰 저장탱크가 J의 제재소 규모와 맞지 않아 망인이 애초의 도급금액을 추가하지 않고 저장탱크를 새로 제작하여 설치해 주겠다고 하여, 그에 대한 고마움으로 수고비 조로 망인 및 망인이 데리고 온 인부들에게 일당을 지급해 주기로 하였다고 주장하나, 망인이 J의 I를 방문하여 그 규모 등을 확인한 사실도 없어 새로 설치하게 될 저장탱크의 규모나 제작비용 등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피고에게 저장탱크를 추가비용 없이 새로 제작해 주겠다고 제의하였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고, 저장탱크는 집진시설 중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여 그 제작비용이 클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위와 같은 피고의 주장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라)

피고는, 이 사건 사고 이전에도 망인에게 집진기의 수리 및 납품을 의뢰하면 망인이 중고집진기를 수리하여 피고에게 납품하는 거래를 여러 차례 하여 왔고, 이 사건 집진기도 종전과 마찬가지 방식으로 거래한 것이라고 주장하나, 피고가 망인에게 송금한 내역의 규모 및 송금기간 등을 종합하여 보면, 100만 원 이하의 거래내역도 여러 차례 포함되어 있어 망인과 피고 사이에 오로지 집진기를 납품하는 거래만을 하였다고 보기는 어렵고, 오히려 피고가 매수한 집진기를 망인이 수리하거나 해체, 운반하는데 대한 대가로서 금전이 지급된 경우가 포함되었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2)

책임의 근거

위와 같이 피고는 사용자로서 망인에게 일당을 주기로 하고 이 사건 집진기의 해체 등을 지시하였는바, 피고는 망인이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이나 신체를 해치는 일이 없도록 물적 환경을 정비하고 필요한 조치를 강구할 보호의무가 있다고 할 것이나, 위와 같은 보호의무를 소홀히 한 채 방치하였고, 위와 같은 피고의 잘못은 이 사건 사고와 인과관계가 인정된다.

2)

책임의 제한

한편, 망인은 제재기 중 집진기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보유하고 있는 사람으로, 이 사건 집진기도 망인이 제작하여 L에게 납품한 것으로서, 그 구조와 기능에 대하여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톱밥저장탱크를 산소절단기로 절단할 경우, 톱밥분진에 불이 붙어 폭발할 위험성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음에도 무리하게 작업을 감행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하여 망인이 입은 손해에 대한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함이 상당하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범위

아래에서 별도로 설시하는 이외에는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기재와 같고, 당사자의 주장 중 별도로 설시하지 않는 것은 배척한 것으로 본다.

1)

망인의 손해액

가)

일실수입

(1)

인정사실 및 평가내용

(가)

인적사항 :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기초사항] 기재와 같다.

(나)

산정기간

원고들은,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사고로 망인이 입은 화상과 인과관계가 있으므로, 망인이 60세가 되는 해까지의 소득을 일실수입의 기초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하나, 이 법원의 영남대학교 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에 의하면 이 사건 사고로 인한 망인의 화상에 대한 치료는 이미 종결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갑 제15, 16호증의 각 기재만으로는 망인의 사망이 이 사건 사고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므로, 망인이 사망한 시점까지를 일실수입 산정의 기초로 삼는다.

(다)

직업 및 소득

이 사건 사고 당시, 망인은 'H'라는 상호로 집진기 등 제조, 설치업에 종사하고 있었으나(용접공으로 종사하였다는 원고들의 주장은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망인의 소득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가 없으므로, 일용노임단가를 기준으로 한다.

(라)

노동능력상실률

-

입원치료 기간: 100%

-

퇴원 후부터 사망시까지: 전신의 40% 이상에 추상이 남은 자에 해당하여 50%의 추상장애 발생

(2)

계산

별지 손해배상액 계산표 중 [일실수입]란 기재와 같이 계산하면 일실수입은 26,892,395원이 된다.

나)

기왕치료비

31,350,920원

다)

책임의 제한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

17,472,994원 [58,243,315원(= 26,892,395원 + 31,350,920원) × 0.3]

라)

위자료

1,200만 원 (망인의 나이, 이 사건 사고의 발생경위 및 결과 등 여러 사정 참작)

마)

공제

600만 원 (청구원인에서 망인이 손해배상금으로 600만 원을 지급받은 사실을 자인하고 있다)

2)

상속관계

가)

상속대상 금액

23,472,994원

나)

상속비율

원고 B 3/9, 원고 C, D, E 각 2/9

다)

상속액

-

원고 B: 7,824,331원

-

원고 C, D, E: 각 5,216,220원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11호증의 각 기재, 이 법원의 영남대학교병원장에 대한 신체감정촉탁결과, 변론 전체의 취지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는 원고 B에게 7,824,331원, 원고 C, D, E에게 각 5,216,220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이 사건 사고 발생일인 2011. 9. 20.부터 이 판결 선고일인 2014. 8. 19.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4.

결론

원고들의 각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이를 일부인용한다.

판사 이영철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