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소송비용은 원고들이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다음의 각 사실은 당사자 사이에 다툼이 없거나, 갑 제1, 10호증, 을 제6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피고(이하 '피고 회사'라고 한다)는 1 내지 4종 손해사정 등을 주요 업무로 하는 회사이다.
피고 회사는 보험회사들과 손해사정업무에 관한 위임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라 상해 및 질병 등 약정된 보험사고 발생에 따른 보험계약자의 보험금 청구와 관련하여 접수된 보험금 청구서 및 진단서 등 관련서류를 건네 받음으로써 손해사정업무를 개시한다. 피고 회사가 이와 같이 보험회사들로부터 위임받은 업무를 각 보험계약자들의 주소지 또는 거주지에 따라 각 지역에 있는 사무실에 이를 배분하게 된다. 원고들은 별지1 기재 각 원고별 근무기간란 기재 기간 동안, 피고 회사로부터 소외 E가 위와 같이 배분받은 업무 중 E가 이를 원고들에게 배분한 손해사정업무를 수행하였다.
원고들은 2011. 9. 1. 피고 회사와 사이에 '근로계약서(조사자용)'을 작성하였다.
당사자들의 주장
원고들의 주장
원고들은 피고 회사로부터 지시 및 감독을 받는 종속적인 관계에서 소정의 임금을 받으면서 피고 회사의 손해사정업무를 수행하였으므로, 원고들의 위 업무 수행은 근로의 제공에 해당하여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는 각 근로관계가 성립하였으며, 원고들이 이후 피고 회사에서 각 퇴직한 이상 피고 회사는 근로기준법이 정한 바에 따라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으므로 각 퇴직일자를 기준으로 산정한 퇴직금에서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각 지급한 퇴직금(2011. 9. 1. 이후의 근로에 대하여 피고 회사가 지급한 퇴직금)을 제한 나머지 금액을 각 원고들에게 지급하여야 한다.
피고 회사의 주장
원고들이 피고 회사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근무한 것은 2011. 9. 1.부터이고 그 이전의 기간은 원고들이 피고 회사가 아닌 소외 E 등에게 소속되어 근무한 것이다. 따라서 원고들이 E 등에게 제3자에게 소속되어 근무한 기간에 해당하는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피고 회사가 지급할 의무는 없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그 계약의 형식이 민법상의 고용계약인지 또는 도급계약인지에 관계없이 그 실질면에서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그러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함에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수행과정에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 개별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근로자 스스로가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업무의 대체성 유무,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에 대한 대상적 성격이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의 지위를 인정받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사회·경제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5다50034 판결 등 참조).
사용·종속관계에 있는 사업의 주체가 누구인지는 근로자가 담당하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업무수행 과정에서 근로자가 사용자한테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 · 감독을 받는지 여부, 비품 · 원자재 · 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지급주체와 결정방법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근로 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의 전속성 유무와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나아가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한다(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한편, 근로자의 사용·종속관계는 하나 또는 복수의 사업장에서 이루어질 수 있는데, 사용·종속관계의 연속성이나 사업장의 동일성 여부 등을 판단함에 있어서는 가사 어느 회사가 여러 곳에 공장 또는 지점사무소 등을 두고 있다거나 혹은 경영진의 사정이나 경영상의 필요에 의하여 2개 이상의 단위로 인적·물적 설비를 서로 독립시키고 회계를 분리·경영하고 있다고 하더라고 그 경영주체가 동일하고, 근로자 역시 동일한 사업장에서 동일한 경영주체와의 사용·종속관계 하에서 노무를 제공한다는 의사를 가지고 동일 노무를 제공한 이상 이를 하나의 사업 또는 사업장이라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에 대한 판단
원고가 제출한 여러 증거들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원고들이 일정한 사무실에 출근하여 손해사정업무를 위한 외부 면담 약속을 잡고 이후 외부에서의 업무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업무를 수행하여 온 점,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E에게 분배한 손해사정업무만을 수행하였던 점, 결국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손해사정업무와 관련한 업무를 수행하고 받은 대가 이외에는 별도로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수입원이 없었던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비록 원고들이 근로자를 위한 4대보험에 가입되어 있지 않았고 소득에서 사업소득세가 원천징수되고 있었던 사정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독립적인 지위에서 손해사정 보조업무를 수행하는 개인사업자라기보다는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다.
원고들에 대하여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자가 누구인가에 대한 판단
이 사건에 있어서는 전항에서 본 바와 같이 원고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누가 원고들로부터 근로의 제공을 받는 사업주인가가 다시 문제가 되고 이 사건에 있어서는 오히려 이것이 주요 쟁점으로 보인다. 왜냐하면 피고의 주요 주장은 결국 '원고들은 E 등과 계약을 체결한 사람들에 불과하고 원고들과 피고 회사는 (2011. 9. 1. 원고들과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이전까지는) 아무런 계약관계가 없었다'는 주장이기 때문이다.
원고들이 제출한 여러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소정의 서류발급비, 인센티브(성과수수료) 등을 피고 회사로부터 직접 송금받기도 한 사실, 원고들이 손해사정서를 작성하여 피고 회사로부터 받은 전산IP 인증번호를 이용해 피고 회사의 전산망에 접속하여 이를 제출하여 왔던 사실, 원고들은 피고 회사의 손해사정 업무만을 사실상 보조하여 왔던 사실, 피고 회사 명의의 2007. 5. 18.자 원고 A의 재직증명서도 존재하는 사실, 보험업법상의 각종 규제를 받는 피고 회사의 업무 특성상 그 업무담당자에 대한 강력한 통제 없이는 각종 행정상 또는 민·형사상의 책임 부담으로 말미암아 비용이 급증할 우려가 있는 사정 등이 인정된다. 이러한 사실들은 피고 회사가 원고들의 사용자라고 볼 만한 징표들이기는 하다.
그러나 을 제1 내지 5, 8호증과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보면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피고 회사는 2004.경 소외 F과 독립채산제 운영에 관한 계약을 체결한 사실, ② 그 계약서에는 『F이 대구, 경북, 부산, 경남, 울산, 제주에서 인보험과 배상책임보험 관련 손해사정업무를 수행하고 피고 회사는 같은 지역에 중복 조직을 두지 않기로 하되, F에게 소속된 직원들은 대내적으로는 F의 직원으로, 대외적으로는 피고 회사의 직원으로서 업무를 수행하며, 그 직원들은 피고 회사의 직원이 아니고 피고 회사와는 고용 관계가 없으므로 퇴직시 피고 회사에 퇴직금을 청구할 수 없다는 등』 의 내용이 기재되어 있는 사실, ③ F은 위 계약 당시 대구에 사무실이 없었는데, G, E 등을 영입하여 대구에서의 업무를 수행하도록 한 사실, ④ 당시 대구 사무실의 임대료, 집기류 등 일체 경비와 사무실 유지비 등은 F, G, E 등이 공동으로 부담한 사실, ⑤ G이 원고 A, 원고 B에 대한 채용 절차를 진행하였고, 원고 C, 원고 D에 대하여는 E가 채용 절차를 진행한 사실, ⑥ 피고 회사는 E에게 손해사정업무의 보조업무에 대한 수수료를 직접 송금한 사실, ⑦ 원고들은 일부 서류발급비와 인센티브를 제외한 소득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수수료를 E로부터 송금받아 왔던 사실, ⑧ 피고 회사가 원고들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시점인 2011. 9. 1.경 피고 회사는 G, E, H로부터 사무실 집기류 등을 매수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그 대금을 송금한 사실, ⑨ 그 무렵 대구와 창원의 사무실 임차계약도 피고 회사가 이를 승계하기로 하고 임차보증금 상당 금액을 G에게 송금한 사실 등에 비추어 보면 앞서 본 여러 징표들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가 원고들에게 근로기준법이 정하는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임을 인정하기는 어렵다.
만약, G, E 등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이 인정된다면 그에 따라 E의 업무 지시에 따라 근로를 제공한 원고들이 피고 회사의 근로자임을 인정할 여지가 있겠으나 원고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만한 증거가 없다(앞서 본 여러 사실들에 비추어 보면 G이나 E와 피고 회사의 관계가 근로계약관계로 보이지도 않는다).
따라서 원고들과 피고 회사 사이에 근로계약관계가 존재함을 인정할 수는 없다 할 것인바, 근로계약관계의 존재를 전제로 피고 회사에 퇴직금의 지급을 구하는 원고들의 주장은 퇴직금의 액수 등 나머지 점에 대하여 나아가 살펴 볼 필요 없이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의 피고에 대한 각 청구는 이유 없어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범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