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3. 12. 27. 선고 2013나300800 판결

주문

1.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04. 1. 1.부터 2011. 2. 28.까지 피고 회사의 자재팀 소속 버스기사로 재직하면서, 피고 회사의 지시를 받아 일정한 시간에 출퇴근하는 피고 회사의 직원들을 수송하는 업무를 수행해 왔고, 위 퇴직일 1년 전부터는 월 평균임금으로 2,767,500원을 지급받아 왔는바, 원고는 피고 회사의 근로자로서 7년 2개월간 근무하였으므로 피고회사는 원고에게 위 재직기간에 상응하는 퇴직금 19,833,75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판단

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을 보아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위에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게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와, 보수의 성격이 근로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근로를 제공하는 자가 기계, 기구 등을 소유하고 있다고 하여, 곧바로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하고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안는 사업자라고 단정할 것은 아니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 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3. 7. 11. 선고 2012다57040 판결 등 참조).

나.

인정사실

다음 사실은 갑 제1, 2, 7호증, 을 제1, 2, 4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제1심 증인 B의 증언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할 수 있다.

(1)

피고 회사는 평화그룹(피고 회사를 포함하여 평화홀딩스 주식회사, 주식회사C, D 주식회사, 평화오일씰공업 주식회사, 평화기공 주식회사, 주식회사 평화이엔지, 주식회사 평화부품으로 구성되어 있다)의 계열사이다.

(2)

원고는 2004. 1. 1.부터 평화그룹 내 피고 회사 자재팀에 소속되어 버스기사 직위로 통근버스 운행 업무를 담당하였다.

(3)

원고를 포함한 평화그룹 내 버스기사 21명을 대표한 E은 2009. 7. 1. 평화그룹 내 주식회사 C, D 주식회사의 대표이사 F과 사이에 차량운송과 관련한 합의를 체결하였는데(이하 '이 사건 합의'라 한다), 그 주요 내용은 아래와 같다.

2.

차량운행 : 회사는 버스기사의 소유차량을 사용하여 평화그룹에 종사하는 직원의 출·퇴근 및 기타 행사 때 운행하고, 차량 명의인은 회사명의로 한다.

3.

합의조건

(1)

기간 : 2009. 7. 1.부터 2010. 6. 30.까지로 한다. 이하 생략

(2)

사용비용 : ① 월정액일금 4,100,000원

②

유가연동제 : 주유단가는 1,400원을 기준으로 매월 말 주유단가의 증감을 파악하여 100원의 차이가 날 경우 유류대를 차이분 만큼 조정한다.

③

회사의 휴무일 통근운행시 대당 30,000원을 식사보조대로 지급한다(단, 토요일은 제외한다).

(3)

운행구간 : 회사의 사업체 종사원의 출·퇴근 구간 또는 행사시 행사구간으로 한다.

(대구 각 코스 출발지 - 달성군 달성공단 내 회사) 이하 생략

(4)

운행회수 : 1일 2회 왕복을 원칙으로 한다. 단, 일요일, 법정공휴일 및 단체협약상 유,무급휴일은 특근인원에 따라 별도 배차한다.

(5)

특별운행 : 버스기사는 위 운행구간 이외에 회사의 특별운행지시에 따라야 하고, 시외 운행 시에는 일당 80,000원과 운행거리에 따른 연료를 지급하며, 시내 운행 시에는 일당 30,000원과 은행거리에 따른 연료를 지급한다(연료는 실운행 거리에 2.5km당 1L 지급한다).

(6)

사용료 지급 : 회사는 매월 말일 마감하여 익월 10일까지 버스기사에게 사용료를 지급하는데, 각종 제세공과금은 공제한다.

(7)

차량수명 : 최초 등록일로부터 12년으로 하고, 차후 구입차량은 8년 이내로 차량으로 한다.

4.

고장, 사고 등에 대한 대책

(1)

고장 : 운행 중 차량의 고장으로 인하여 통근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 버스기사의 책임 하에 긴급하게 대차운행하여 회사의 업무에 지장이 없도록 조치하여야 하고, 버스기사의 결행(정기검사 포함)으로 회사가 차량대차 시 회사가 버스기사에게 지불할 임차료에서 대차비용 전액을 공제한다.

(2)

사고 : 자동차 운행 중 사고로 인하여 발생하는 제반 피해보상은 버스기사가 전액 부담하고, 회사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는다.

(3)

위 (2)항의 안전대책을 위하여 버스기사는 임대차량을 자동차보험회사의 자동차종합보험에 필히 계속 가입하여야 한다.

5.

운행경비 : 차량운행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제반경비는 버스기사가 부담한다.

6.

운행통제 : 회사의 지시와 통제에 의하여 운행한다. 휴무일 때는 회사의 지시 없이 일체의 운행을 하지 못하고, 항상 차량은 회사 내에 주차해야 하며, 아침 출근을 위한 야간주차는 예외로 한다. 이하 생략

7.

위약 또는 계약의 해지

(1)

본 계약은 회사, 버스기사가 일방적으로 위약 또는 해지할 수 없다.

(2)

쌍방이 상호 상대방의 위약을 이유로 해지하고자 할 때는, 서면으로 1개월 전에 상대방에게 통보하고 해지한다. 일방적인 위약 또는 해지 시 위약자는 상대에게 응분의 피해보상을 하여야 한다.

(3)

위 (1), (2)항에 명시함에도 불구하고, 버스기사가 다음 조항을 지키지 않을 시에는 회사는 즉각 해지한다.

①

버스기사가 회사의 출·퇴근과 회사의 지시에 의한 운행 외에 임의로 무단운행할 때

②

버스기사가 회사의 허락 없이 계약자를 임의로 변경할 때

③

버스기사가 직접 운전하지 않고 대리운전을 시킬 때(단, 부득이한 경우 회사의 사전 허가를 득하여 허가기간 동안 기사를 대체할 수 있다) 이하 생략

8.

생략

9.

기타

(1)

차량소유에 따른 제세공과금 및 보험료는 버스기사가 부담한다.

(2)

출·퇴근 노선은 회사의 노선표에 의하여 운행한다.

(3)

본 합의서상에 명시된 사항 외에도 약관에 세부사항을 명시하여 본 합의서와 동등한 효력을 발생하도록 규정하며, 본 합의서 및 약관에 명시되지 않는 경미한 사항은 회사와 버스기사 사이의 합의에 의하여 처리한다. 이하 생략

별첨 차량사용약관

1 내지 9 생략

10.

위반 시 조치사항(합의서에 명시되지 않는 위약사항)

①

정상적인 배차요구 불응 시 : 해지

②

출·퇴근 시 임의로 노선변경을 했을 시 : 1차 벌금 10만 원, 2차 해지 이하 생략

(4)

위 E은 2010. 7. 1. 원고를 포함한 평화그룹 내 버스기사 21명을 대표하여 위 F과 사이에 차량운송과 관련한 합의를 체결하였는데, 위 합의는 아래 내용을 제외하고는 위 2009. 7. 1.자 합의와 대부분 동일하였다.

3.

합의조건

(1)

기간 : 2010. 7. 1.부터 2011. 6. 30.까지로 한다. 이하 생략

(2)

사용비용 : ① 월정액일금 4,500,000원

②

유가연동제 : 주유단가는 1,600원을 기준으로 매월 말 주유단가의 증감을 파악하여 100원의 차이가 날 경우 유류대를 차이분 만큼 조정한다.

(5)

원고는 하루 2회(1회당 약 1시간 30분), 한 달에 약 20회 가량 아침에는 주간 출근자를 출근시킨 후 야간 근무자를 퇴근시키고, 저녁에는 야간 출근자를 출근시킨 후 주간 출근자를 퇴근시키는 방법으로 피고 회사의 통근버스를 운행하였고, 2011. 2. 28. 운전기사직을 그만둘 때까지 앞서 본 합의 조건을 준수하여 운전기사 업무를 수행하였다.

다.

판단

위 인정사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일정한 자본을 투자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지입차주로서 지입회사인 피고와 사이에 별도의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하고 그에 따른 용역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봄이 타당하고, 원고가 상당기간 고정된 운송일정과 운송경로에 따라 특정 운송업무를 반복 수행하며피고로부터 일정한 금원을 지급받은 것은 위 운송용역계약의 내용과 특성에 따른 것일 뿐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원고가 피고에 대하여 종속적인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는 없다.

(1)

원고와 이 사건 합의를 체결한 당사자는 피고 회사가 아니라 피고 회사가 속한 평화그룹의 회사 전체로서, 이 사건 합의는 실질적으로 평화그룹이 하부 계열사들의 근로자들에 대한 출·퇴근 수송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원고와 사이에 체결한 운송용역계약에 해당하는바, 피고 회사는 원고에 대하여 이 사건 합의에 따른 책임을 독립적으로 부담할 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2)

원고는 피고 회사에 고용계약을 맺고 '임금'을 받는 다른 근로자들과는 달리 자신의 비용으로 통근버스를 구입하여 운송사업을 영위하는 지입차주로서 피고 회사에 위 통근버스를 지입한 다음 이를 피고 회사를 위하여 운행한 후 피고 회사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아 왔고(결국 위 사용료에는 위 통근버스의 임대료가 포함되어 있다고 할 것이다), 그 근로조건이 피고 회사와 평화씨엠비 노동조합과 사이에 체결된 단체협약 및 피고 회사의 취업규칙에 따라 결정된 것이 아니라 평화그룹과 버스기사들의 대표자 사이의 합의에 결정되었으며, 원고는 일반 근로자들과는 달리 보직변경이 불가능한 상태로 오로지 피고 회사의 통근버스 운전기사로만 근무하였다.

(3)

피고 회사의 노무직 근로자들은 1일 2교대제로 근무해 온 것으로 보이는 반면에, 원고는 특근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간동안 매일 2회 총 3시간만 피고 회사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4)

피고는 원고에게 사용료 명목으로 매월 일정액(2009. 7.부터 410만 원, 2010. 7.부터 450만 원)을 지급하기는 하였으나 휴무일 통근운행, 특별운행의 경우 따로 일당 등을 지급하였으며, 위 운송업무 수행에 따른 유류대는 '유가연동제'라는 명목으로 매월 일정 금액 주유단가를 기준으로 100원 이상의 차이가 날 경우 그 증감분을 더 지급하거나 사용료에서 감액한 것으로 보인다.

(5)

이 사건 합의에 따르면 통근버스 운행 중 교통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고는 피고 회사에 대한 관계에서 위 교통사고에 따른 모든 책임을 부담하는 반면에, 피고 회사는 일체의 책임을 지지 않게 되어있고, 버스기사인 원고가 스스로 통근버스에 대한 자동차종합보험을 가입하였다.

(6)

이 사건 합의에 따르면 운행 중 고장으로 인하여 통근버스의 운행이 불가능할 경우에도 피고 회사는 원고의 귀책사유와 관계없이 피고 회사가 지출한 대차비용을 피고가 지급해야 할 사용료에서 공제할 수 있었고, 원고는 피고의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지 아니하고, 자신의 비용으로 통근버스를 유지, 관리하였다.

(7)

이 사건 합의는 실질적으로 평화그룹이 하부 계열사들의 근로자들에 대한 출·퇴근 수송업무를 수행하기 위하여 원고와 사이에 운송용역계약을 체결한 것이므로, 원고의 기본적인 업무내용, 업무시간 및 장소는 위 운송용역계약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으로 보아야 하고, 더욱이 출·퇴근 근로자 운송업무는 운송일정과 운송경로가 고정되어 있어 피고 회사가 별도로 업무내용 등을 정할 수 있는 부분은 크지 아니할 것으로 보인다.

(8)

비록 원고가 피고 회사에 소속되어 있고, 피고 회사로부터 사용료를 지급받아 왔으나, 원고는 이 사건 합의 제3조 제5항에 따른 특별운행을 제외하고는 특별히 피고 회사의 개별적인 운행지시 없이 반복적인 업무를 수행해 왔고, 이 사건 합의 제7조 제3항 제3호(대리운전 규정)에 따라 일정한 원고를 대신하여 다른 운전기사가 대리로 운전하는 것이 가능하였고, 제1심 증인 B의 증언에 의하면 실제로도 위 규정을 통하여 버스기사들에게 통근버스 운행에 어느 정도 자율성이 보장된 것으로 보이는 바, 원고가 업무수행 과정에서 특별히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았다고 볼 것은 아니다.

(9)

원고는 상당한 자금을 투자하여 고정적인 수익이 보장된 피고 회사에게 통근 버스를 지입함으로써 일정 수준의 수익을 보장받는 대신에 독립적인 운송사업자로서의 권한 중 상당 부분을 포기하기로 한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에게 일방적으로 종속되어 있다고 보기도 어렵다.

(10)

이 사건 합의 제6조의 기재와 같이 피고가 통근버스를 다른 운송업무에 이용하는 것을 금지한 것은 근로자들의 출·퇴근에 지장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상시 안정적인 운송수단을 확보하여 둘 필요성이 있기 때문이고, 원고 또한 피고와의 전속적이고 장기적인 운송용역계약을 통하여 자신의 운송수익을 안정적으로 유지·관리할 수 있는 이점이 있어 이를 받아들인 것으로 보아야 한다.

라.

소결

따라서, 원고가 피고의 근로자에 해당함을 전제로 하는 원고의 퇴직금 청구는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할 것인바, 제1심 판결 중 피고 패소부분은 이와 결론을 달리 하여 부당하므로, 이에 대한 피고의 항소를 받아들여 피고 패소부분을 취소하고, 그 부분에 해당하는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한(재판장) 정승혜 김재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