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5. 5. 28. 선고 2014가합8831 판결

주문

1.

원고의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2010. 11. 19. 피고와 사이에 용역명을 B 안전순찰업무 용역, 총 계약기간을 2010. 12. 1.부터 2016. 11. 30.까지, 총 용역대금을 3,711,640,000원으로 하는 총괄 용역계약을 체결한 후 매년 연차별 계약을 체결하는 방식으로 도로안전순찰업무 용역계약(이하 '이 사건 용역계약'이라 한다)을 체결하고, 'C'이라는 상호로 도로안전순찰 업무를 수행하였다.

나.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반조건의 주요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1조(목적) 이 조건은 계약당사자간에 이행하여야 할 계약조건을 정함을 목적으로 하며, 계약당사자는 이 조건에 정한 계약문서에 따라 신의와 성실의 원칙에 입각하여 계약을 이행하여야 한다.

제29조(계약상대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인한 계약의 해제 또는 해지) ① 계약담당자는 계약상대자가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당해 계약의 전부 또는 일부를 해제 또는 해지할 수 있다.

5.

계약의 수행 중 뇌물수수 또는 정상적인 계약관리를 방해하는 불법·부정행위가 있는 경우

7.

기타 계약조건을 위반하고 그 위반으로 인하여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다고 인정될 경우

다.

이 사건 용역계약에는 피고가 원고에게 제시한 '고속도로 안전순찰업무 수행을 위한 표준매뉴얼'(이하 '표준매뉴얼'이라 한다)이 계약의 내용으로 포함되어 있는데, 표준매뉴얼 중 이 사건과 관련된 부분의 내용은 다음과 같다.

제3장 외주운영 관리

제1절 계약 업무 일반

6.

계약해지

가.

용역계약일반조건 제29조 내지 제31조에 의한 일반적인 계약해제·해지 사유 이외에 다음 각 호의 1에 해당하는 사항이 발생하였을 때 안전순찰업무 용역계약을 해제 또는 해지한다.

1)

계약기간 내 안전순찰업무 부실운영, 경영평가(하위등급) 등으로 경고조치 3회 이상 시

3)

정당한 계약 관련 자료 제출 요구 및 업무 관련 조사를 방해하거나 조사에 불응 시 또는 근로기준법 등 관계 법령에서 소정 기간 보관토록 되어 있는 자료를 유실(고의적 폐기 포함)하거나 업무상 제출 요구에 불응 시

8)

기성금 청구 시 서류를 제출하지 아니하거나 허위로 제출한 경우 또는 경영평가 등 공사에서 요구하는 자료를 허위로 제출한 사실이 확인된 경우

9)

반사회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로 우리 공사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경우

제2절 외주운영 업무

7.

부실운영 조치

나.

계약담당자는 계약상대자가 계약조건 및 표준매뉴얼을 위배하거나 시정조치에 불응할 경우 주의, 경고 조치를 취할 수 있다. 이 경우 시정조치 3회는 주의 1회, 주의 3회는 경고 1회로 간주하며, 경고 2회 시에는 계약기간을 2개월 단축할 수 있다.

라.

원고는 2012. 5. 7. 2011년도 도로안전순찰업무 경영평가에서 부진기관으로 평가되었다는 사유로 1차 경고 처분을 받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의 설계예산서 노무비 기준의 96% 미만으로 노무비를 지급할 경우 매년 갱신되는 재계약 심사에서 불이익을 받게 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해 2011년 2월경 'C'의 경리사원인 D에게 실제로 원고가 지출한 노무비보다 부풀려 96%에 해당하는 금액을 노무비로 지급한 것처럼 국민은행 시지지점 명의의 'E 이체 확인증'을 위조하여 제출하도록 지시하고, 원고의 지시에 따라 D이 2011년 2월분부터 2012년 5월분까지의 'E 이체 확인증'을 위조(이하 '이 사건 1차 위조'라 한다)하여 피고에게 제출함으로써 근로자에게 실제 지급한 급여 내역과 다른 내용의 기성청구서류를 제출하였다는 이유로 2012. 8. 24. 2차 경고 처분을 받았다. 마. 원고가 피고로부터 2회의 경고 처분을 받음에 따라 2012. 9. 26. 이 사건 용역계약의 총 계약기간이 2010. 12. 1.부터 2016. 9. 30.까지로 2개월 단축되었다.

바.

D은 위와 같이 'E 이체 확인증'을 위조할 때 사용하였던 위조된 국민은행 시지지점의 직인을 이용하여 2012년 6월분부터 2012년 9월분까지의 'E 이체 확인증'도 위조(이하 '이 사건 2차 위조'라 한다)하여 제출하였다. D이 위조한 확인증 중 2012년 6월분부터 2012년 8월분까지는 원고가 실제로 근로자들에게 지급한 노무비 액수가 그대로 기재되어 있으므로 실제 지급금액과 차이가 없었고, 2012년 9월분 확인증의 경우 원고가 실제로 노무비로 지급한 37,989,390원보다 적은 금액인 37,717,564원이 지급금액으로 기재되어 있었다.

사.

피고는 2014. 1. 16. 원고에게 피고가 요구하는 자료의 허위제출, 경고 3회 누적 등의 사유를 들어 계약해지 일시를 2014. 2. 28. 24:00로 정하여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다는 통보를 하였고, 위 통보는 그 무렵 원고에게 도달되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호증의 1~8, 갑 제2~11호증, 갑 제13, 18, 19호증, 을 제1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아래와 같은 사유로 피고의 이 사건 용역계약 해지는 부당하여 무효이고, 피고는 원고에게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계속 수행하였더라면 얻을 수 있었을 영업이익에 상당하는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①

원고는 D에게 이 사건 2차 위조를 지시한 사실이 없고, D이 더 이상 'E 이체 확인증'을 위조하지 말라는 원고의 지시를 위반하여 임의로 위조한 것이므로 원고에게 아무런 책임이 없다. 피고가 2012년 9월경 D의 요청에 따라 D에게 2012년분 기성금 청구서류 전체를 반환함으로써 D이 이를 기화로 'E 이체 확인증'을 위조한 것이므로 피고의 책임이 더 크다.

②

이 사건 2차 위조로 제출한 'E 이체 확인증' 중 2012년 6월분부터 8월분까지는 실제 지급금액과 차이가 없으므로 허위라고 볼 수 없고, 2012년 9월분의 경우 확인증의 기재 금액이 실제 지급금액보다 적은 금액이어서 이 사건 2차 위조로 인하여 피고의 용역사업에 지장을 주거나 계약관리 업무를 방해한 것이 없다. 또한 원고가 제출한 'E 이체 확인증'의 지급 내역이 실제 지출 내역과 동일한 이상 원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상의 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③

2012년 9월분의 경우 기재된 금액과 실제 지급 금액의 차이가 271,826원에 불과하여 계약의 해지 사유가 되지 않는 경미한 계약위반에 불과하고, 'E 이체 확인증' 제출의무와 같은 용역계약상의 채무는 부수적 채무에 불과하여 그 위반을 이유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할 수는 없다.

④

원고는 이 사건 2차 위조와 관련한 피고의 조사업무를 방해한 사실이 없으므로, 업무 관련 조사방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는 부당하다.

⑤

2013. 10. 21. 국정감사에서 F 국회의원이 거론한 것은 피고가 피고의 퇴직자들에게 안전순찰 용역업무를 맡긴 것이 '내 식구 챙기기'로 사회적인 문제가 된다는 것이고, 그 과정에서 용역업체들이 서류를 조작하여 인건비를 더 받아갔다는 것이 언급된 것이므로, 이 사건 2차 위조로 인하여 피고의 이미지가 훼손되었다고 볼 수는 없다. 또한 위와 같은 이미지 훼손의 문제는 이 사건 1차 위조에 대해 2차 경고가 이루어지고 총 계약기간의 단축됨으로써 일단락되었는데, 이를 다시 문제 삼는 것은 부당하다.

3.

판단

가.

원고의 ① 주장에 관한 판단

1)

갑 제2, 3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D은 원고로부터 노무비를 용역계약서 설계예산서 노무비의 96%로 지급하고 그대로 서류를 피고에게 제출할 것을 지시받았음에도 이 사건 2차 위조를 하였다는 이유로 2014. 9. 18. 벌금 300만 원의 유죄 판결을 선고받아 그 무렵 위 판결이 확정된 사실, D은 위 사건에 대 한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2차 위조에 대하여 원고가 위조를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한 사실이 인정된다.

그러나 앞서 든 각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정에다 채무자가 타인을 사용하여 채무를 이행하는 경우에 피용자의 고의나 과실은 채무자의 고의나 과실로 보아야 하는 점(민법 제391조)까지 보태어 보면, 이 사건 2차 위조와 관련하여 원고에게 이 사건 용역계약의 불이행 또는 위반의 책임이 있다고 봄이 타당하고, 원고에게 책임이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가)

D은 위 형사 사건에 대한 검찰 조사에서 '이 사건 2차 위조 이전에 원고가 이제까지 가져간 노무비 부분을 더 이상 가져가지 않을 것이니 전액 노무비로 지급하라'고 지시하였을 뿐 서류를 위조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은 아니라고 진술하였다.

나)

위 조사에서 D은 이 사건 2차 위조 당시 피고에게 이체 확인증 원본을 보내야 하는데 원고가 원본을 제대로 보내주지 않아 기성금 청구를 위해 스스로의 판단 하에 기존에 가지고 있던 이체 확인증 양식과 국민은행 시지지점 직인을 이용하여 기존에 만들던 대로 이체 확인증을 위조하여 제출하게 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다)

앞서 본 유죄 판결에서도 D이 원고의 지시를 오인하여 이 사건 2차 위조의 범행에 이른 것으로 설시되어 있다.

라)

원고는 딸에게 부탁하여 국민은행 시지지점 명의의 이체 확인증 양식을 만들고, 국민은행 시지지점의 직인을 위조하여 이를 D에게 전달하였으며, D은 이를 이용하여 이 사건 1차 위조를 할 수 있었다. 그런데 원고는 이 사건 1차 위조 이후 D으로부터 위 이체 확인증 양식과 직인을 회수하지 않았다.

마)

이 사건 2차 위조와 관련하여 원고가 국민은행 시지지점으로부터 이체 확인증 원본을 발급받아 D에게 보내주었다고 볼 만한 자료가 나타나 있지 않아 위 나)항에서 본 D의 진술의 신빙성을 쉽사리 부인하기는 어렵다.

2)

피고가 2012년 9월경 D에게 2012년분 기성금 청구서류 전체를 반환한 사실이 있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갑 제15, 16호증, 갑 제17호증의 1~3, 을 제6호증의 1, 3의 각 기재만으로는 이를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서류를 반환한 사실이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러한 사실을 들어 원고에게 이 사건 2차 위조에 대한 책임이 없다고 볼 수는 없다.

3)

따라서 원고의 ① 주장은 이유 없다.

나.

원고의 ② 주장에 관한 판단

1)

앞서 본 기초 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2차 위조 및 위조된 서류의 제출 행위는 정상적인 계약관리를 방해하는 부정행위로서 이 사건 용역계약의 일반조건에서 정한 해지사유에 해당하고, 경고 3회 누적, 정당한 계약 관련 자료 제출 요구의 방해, 기성금 청구 시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경우 및 반사회적이거나 부도덕한 행위로 피고의 이미지를 훼손한 경우에 해당하여 표준매뉴얼에서 정한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 사유에도 해당한다.

2)

위조된 확인증에 기재된 금액과 실제 지급한 노무비가 동일하다고 하더라도 실제로 국민은행 시지지점이 발급한 바 없는 이체 확인증을 마치 위 은행이 정상적으로 발급한 것처럼 위조하여 제출한 것은 허위 제출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고, 2012년 9월분의 경우 위조된 확인증에 기재된 금액이 실제 지급한 노무비와 다른 이상 허위 제출에 해당하는 것이 분명하다.

3)

이 사건 용역계약의 성격에 비추어 볼 때 계약의 당사자 간 신뢰 관계가 중요하고, 이 사건 용역계약에서 정당한 계약 관련 자료 제출 요구의 방해, 기성금 청구 시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경우 등을 해지 사유로 특별히 정한 것에 비추어 보면,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제대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원고가 노무비 지급 내역 등 기성금 청구 관련 서류를 성실하게 제출할 것이 요구되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이 사건 2차 위조로 인해 실제로 피고의 용역사업에 지장이 초래되었는지 또는 계약관리 업무가 방해되었는지 여부와 상관없이 이 사건 2차 위조 및 위조된 서류 제출만으로도 원고는 이 사건 용역계약을 위반한 것이고, 이를 사유로 피고가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 것은 정당하다고 할 것이다.

3)

따라서 원고의 ② 주장도 이유 없다.

다.

원고의 ③ 주장에 관한 판단

1)

위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원고가 'E 이체 확인증'을 위조하여 피고에게 제출한 행위 자체가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 사유에 해당하는 것이고, 위조된 확인증에 기재된 금액과 실제 지급된 금액에 차이가 있는지, 그 차이가 어느 정도인지에 따라 해지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판가름되는 것은 아니므로, 그 차이가 경미하다고 해서 경미한 계약위반에 불과하여 이를 사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

2)

앞서 본 바와 같이 기성금 청구 시 서류를 허위로 제출한 경우를 해지 사유의 하나로 명시하고 있는 이상, 이러한 사유가 발생한 경우 계약을 해지할 수 있음은 분명하고, 이체 확인증 제출의무가 부수적 의무에 불과하다거나 그 의무 위반을 이유로 계약을 해지할 수 없다고 보기 어렵다.

3)

따라서 원고의 ③ 주장도 받아들일 수 없다.

라.

원고의 ④ 주장에 관한 판단

원고가 이 사건 2차 위조와 관련한 피고의 조사업무를 방해하였는지에 관하여는 이를 인정할 아무런 증거가 없으나, 이 사건 2차 위조와 위조 확인증의 제출 행위가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 사유에 해당함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으므로, 원고의 조사방해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와는 무관하게, 피고가 위와 같은 행위를 이유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 것은 정당하다.

따라서 원고가 조사 방해 행위를 하지 않았다는 사유를 들어 피고의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마.

원고의 ⑤ 주장에 관한 판단

을 제7호증의 1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보태어 보면, F 국회의원의 보도자료에서 급여이체확인증의 위조를 정면으로 문제 삼고 있는 사실, 위 보도자료는 이 사건 2차 위조 행위가 모두 완료되고 난 이후인 2013. 10. 21. 작성된 사실이 인정되므로, 이 사건 2차 위조 행위로 인하여 피고의 이미지가 훼손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를 이유로 계약을 해지한 것을 두고 이 사건 1차 위조로 일단락된 문제를 다시 문제 삼은 것으로 보기는 어려우므로, 원고의 ⑤ 주장도 받아들이지 않는다.

바.

소결

따라서 피고가 이 사건 2차 위조 및 위조 서류의 제출을 이유로 이 사건 용역계약을 해지한 것은 정당하여 유효하다 할 것이고, 피고의 이 사건 용역계약의 해지가 무효임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서경희(재판장) 김동혁 곽동준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