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원고는 2002. 1. 17.부터 피고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당사자들의 지위
피고 재단은 방송·언론 등 미디어사업과 문화·복지 및 교육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으로서 서울과 지방 각 지역에서 씨비에스방송국을 운영하는 사용자이고, 원고는 2002. 1. 17. 피고 재단이 운영하는 지역 방송사인 대구씨비에스 방송국(이하 '대구CBS'라 한다)에 채용되어 현재 대구CBS 보도제작국에서 근무하고 있다.
대구CBS의 프리랜서계약서 작성 요구 및 원고의 거부
대구CBS는 2014. 10.경 원고에게 프리랜서계약서를 작성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원고는 이를 거부하면서 2014. 12. 23. 및 2015. 6. 19. 대구CBS와 서울CBS 경영본부 등에 근로자로서의 정당한 대우를 해줄 것을 요구하는 취지의 내용증명 우편을 보냈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호증의 기재(가지번호 생략, 이하 같음), 변론 전체의 취지
피고 재단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항변의 요지
피고 재단은 아래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소의 확인의 이익이 없다고 주장한다.
원고는 연장근무에 따른 수당 등을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바, 피고 재단을 상대로 위 수당 등의 지급을 청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하면 될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분쟁의 종국적인 해결방법이 아니다.
원고의 거부로 원고와 대구CBS와 사이에 프리랜서계약서가 작성되지 않았고, 한편 대구CBS는 원고와의 프리랜서계약을 해지한 사실도 없다.
판단
살피건대, 원고는 대구CBS가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음을 이유로 피고 재단을 상대로 이 사건 소를 제기한 것이므로, 원고가 피고 재단을 상대로 미지급 수당 등의 지급을 구하는 이행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거나 원고와 대구CBS 사이에 프리랜서계약이 체결되지 않았고 대구CBS가 원고에게 프리랜서계약을 해지하지 않았다는 등의 사정은 이 사건 소의 확인의 이익 유무를 판단함에 있어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대구CBS가 원고에 대하여 프리랜서계약서의 작성을 요구하는 등 원고에 대해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이상, 원고로서는 대구CBS를 운영하는 사용자인 피고 재단을 상대로 원고가 근로자로서의 지위에 있음을 확인받는 것이 자신의 위와 같은 불안한 법적 지위를 해소하기 위한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이라 할 것이므로, 이 사건 소는 확인의 이익이 있다.
따라서 피고 재단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
본안에 대한 판단 - 원고의 근로자성 인정 여부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여기에서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 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기 때문에,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판단
살피건대, 갑 제1 내지 6, 8, 11호증의 각 기재, 증인 B의 증언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 또는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원고는 대구 CBS에서 근무를 개시한 이래 현재까지 줄곧 대구CBS 본부장 등 사용자측으로부터 상당한 지휘·감독을 받는 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고 있다고 인정되므로, 원고는 피고 재단의 근로자로 봄이 상당하다.
대구CBS는 2002. 1.경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자체적으로 '대구CBS 전문방송MC'를 공개 채용한다는 공고를 하였고, 원고는 1차 서류전형, 2차 논술, 3차 오디오 실기테스트, 4차 면접 등의 절차를 거쳐 2002. 1. 17. 대구CBS 직원으로 채용되었다. 한편 피고 재단의 지역 방송사가 주로 프리랜서 형태(파트타임 또는 아르바이트)로 채용하는 리포터나 VJ의 경우에는 채용 전에 이미 관련 업무에 관한 전문성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에 별도로 교육을 실시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나, 원고는 위와 같이 대구CBS에 채용된 후 약 2주 동안 아나운서 교육을 받은 다음 업무에 투입되었다.
원고는 대구CBS에 채용된 2002. 1. 17.부터 2011. 12. 31.까지는 대구CBS 본부장 또는 보도제작국장 등 간부의 지시에 따라 오전 9시에 출근하여 오후 6시에 퇴근하였고, 2012. 1. 1.부터 2013. 1. 6.까지는 8시 40분에 출근하여 오후 6시에 퇴근하였으며, 2013. 1. 7.부터 2015. 6. 19.까지는 오전 8시 40분에 출근하여 오후 3시에 퇴근하였다. 이와 같이 대구CBS는 출퇴근 시간을 지정하여 원고에게 이를 지시하였고, 원고는 이에 따라 출퇴근 시간을 조정하였다.
원고는 2002. 1. 17.부터 2014. 9.경까지 대구CBS의 대부분의 직원들이 참석하는 C에서 D를 하였다(이후 대구CBS 간부의 지시에 따라 D를 그만둠). 또한 원고는 대구CBS의 '업무담당표'에 따라 오전 뉴스와 종합뉴스 및 각종 프로그램을 제작·진행하였으며, 그 외에도 설교파일 편집, 음원등록, 교계행사의 안내멘트 녹음 등의 업무를 담당하였다. 특히 원고는 2009. 10.경 출산 휴가를 마치고 복귀한 뒤 방송운행표 제작 업무를 하였는데, 이와 같은 방송운행표 제작 업무는 일반적으로 PD나 아나운서 등 정규직 직원들이 담당하는 업무이고, 프리랜서 형태로 채용되는 리포터나 VJ는 이와 같은 업무를 담당하지 않는다.
원고는 대구CBS가 주최하는 행사가 있을 경우에는 위 '업무담당표'에 따라 출연자 섭외, 출연자에 대한 자료 조사, 청취자 리스트 관리 등 공연의 기획 및 진행에 참여하였다. 원고는 대구CBS 소속의 다른 아나운서가 부재 중일 때는 그를 대신해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하였는데, 일반적으로 아나운서가 진행하는 프로그램을 리포터나 VJ가 대신하여 진행하는 경우는 없을 뿐만 아니라 설령 대신하여 진행하는 경우라도 별도의 출연료가 지급되어야 하지만, 대구CBS는 원고가 위 프로그램을 진행한 것에 대해 별도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원고는 대구CBS 간부의 지시에 따라 대구CBS가 후원 또는 주최하는 외부행사(대구 성시화 연합찬양대회, 한국성가협회 합창제, 대구 남산교회 고등학교 중창경연대회 등)에서 사회를 보았다. 이러한 경우 원고는 언제나 '대구CBS 아나운서'라는 명칭으로 사회를 보았고, 앞서와 마찬가지로 대구CBS는 원고가 위와 같이 외부행사 사회를 본 것에 대해 별도의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았다.
원고는 2002. 1. 17. 처음 대구CBS에 채용된 때에는 매월 25일에 70만 원의 급여를 받다가 이후 90만 원의 급여를 지급받았고, 2008년경부터는 130만 원의 급여를, 2011. 1.경부터는 140만 원의 급여를 고정적으로 지급받았다. 그런데 대구CBS는 2011. 7.경 원고의 근로자로서의 지위와 관련하여 문제가 불거지자 원고의 급여를 일당 67,000원으로 계산하여 매월 15일과 30일에 두 차례로 나누어 지급하기로 하였고, 이에 따라 원고는 그때부터 현재까지 일당 67,000원으로 계산한 급여를 15일과 30일에 나누어 지급받고 있다. 한편 원고는 2011년경부터 C D를 그만둔 2014. 9.경까지는 이에 대한 수당 명목으로 월 10만 원을 지급받기는 하였으나, 그 외에는 위 급여를 제외하고는 출연료 등의 명목으로 금원을 지급받은 것이 없다.
원고는 2002. 1. 17.부터 2013. 1. 6.까지 약 11년 동안 1일 약 8시간을 대구 CBS에서 근무하였으므로 통상 1일/8시간을 일하는 근로자와 근무시간에 있어 차이가 없다. 한편 원고는 2013. 1. 7.부터 2015. 6. 19.까지는 1일 약 5시간을 근무하였지만, 이는 대구CBS 간부의 지시에 따른 것임은 앞서 인정한 바와 같고, 나아가 원고는 위와 같이 대부분의 시간을 대구CBS에서 근무하는데 사용했기 때문에 대구CBS에서의 업무 외에 다른 일을 하기 불가능하였고, 다른 일을 한 적도 없다.
피고 재단은 직원을 채용함에 있어서 주로 PD와 기자, 아나운서는 정규직 직원으로, 리포터와 VJ는 프리랜서의 형태로 채용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데, 원고는 2002. 1. 17. 대구CBS에서 근무를 개시한 때부터 회사 내에서 '아나운서'라는 호칭으로 불렸고, 'CBS 보도제작국/아나운서'로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다. 또한 원고는 2014년까지는 대구CBS의 인터넷 홈페이지(http://www.dgCBS.co.kr) 중 '대구CBS소개'란의 '직 원조직도'에 그 직책이 '아나운서'로 표시되어 있었다(한편 대구CBS는 2015년경 원고의 직책을 'MC'로 변경하였다).
원고는 'E' 업무 및 'F' 방송에서 방송사고를 낸 적이 있는데, 그때마다 대구 CBS 보도제작국장 등의 지시에 따라 각 경위서를 작성·제출하였다.
원고와 대구CBS 사이에 근로계약서가 작성된 적이 없었던 점, 피고 재단 소속 방송국의 일반 직원들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복무(인사)규정·징계 규정 등이 원고에게도 적용되는지 불확실한 점, 원고는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원천징수 당하였고 4대 보험도 가입되어 있지 아니한 점 등의 사정이 있다 하더라도, 이러한 사정들은 원고가 피고 재단 및 대구CBS에 제공하는 실질적인 노무 형태와 부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사용자인 피고 재단이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에서 사실상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에 불과하여 원고의 근로자성을 뒤집는 사정이라고 보기에는 부족하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형태(재판장) 유지상 박소정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