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불법 부착된 현수막을 철거한 것이므로 이는 정당행위에 해당하고, 피고인에게 위법성에 대한 인식이 없었으며, 이 사건 현수막은 재산적 가치도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벌금 200만 원의 형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대한 판단
무단으로 도로변에 설치한 불법광고물이라고 하여 손괴죄의 객체가 될 수 없다고 할 수는 없으며, 한편 재물손괴죄에 있어서의 효용을 해한다고 함은 물건을 본래의 사용목적에 공할 수 없게 하는 상태로 만드는 것을 말하는데, 일시 그것을 이용할 수 없는 상태로 만드는 것도 역시 이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대법원 1993. 12. 7. 선고 93도2701 판결, 대법원 1999. 6. 22, 선고 99도899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살피건대,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가사 이 사건 현수막들이 불법으로 설치된 것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재물로서의 이용가치가 있는 이상(증거기록 제1권 제7면, 제3권 제21면) 이는 재물손괴죄의 객체가 된다고 할 것이고, 또한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임의로 위 현수막들을 철거하여 C 골프클럽 시설팀 창고 등에 보관한 사실이 인정되는바(증거기록 제1권 제18면, 증거기록 제3권 제28, 39, 48면), 노상에 설치된 현수막을 철거하여 다른 장소에 보관한 것은 타인의 재물인 현수막을 은닉함으로써 그 본래의 용도인 '노상에 설치되어 그 현수막에 기재된 내용을 불특정 다수의 사람들에게 알리고자 하는 것'에 사용되지 못하도록 그 효용을 해하는 것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결국 피고인의 위와 같은 행위는 재물손괴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한다.
다음으로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하는지에 관하여 보건대, 형법 제20조에 정하여진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아니하는 행위"라 함은, 법질서 전체의 정신이나 그 배후에 놓여 있는 사회윤리 내지 사회통념에 비추어 용인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하므로, 어떤 행위가 그 행위의 동기나 목적의 정당성, 행위의 수단이나 방법의 상당성, 보호법익과 침해법익과의 법익균형성, 긴급성, 그 행위 외에 다른 수단이나 방법이 없다는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춘 경우에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대법원 1986. 10. 28. 선고 86도1764 판결, 2003. 9. 26. 선고 2003도3000 판결, 2004. 8. 20. 선고 2003도4732 판결, 2006. 4. 13. 선고 2003도3902 판결 등 참조).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① 이 사건 현수막들이 게시되었던 'C 골프클럽 경비실에서 C 골프클럽 삼거리 방향의 도로변'은 피고인이 소속된 주식회사 C 골프클럽이 실질적으로 관리하고 있었던 장소가 아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2권 제246 내지 253면), ② 이 사건 현수막들의 내용, 게시장소 등에 비추어 볼 때 그로 인해 주식회사 C 골프클럽의 영업이 현저하게 방해되었을 것으로 보기는 어려운 점, ③ G은 경찰에서 "2014. 8. 22. 00:00부터 쟁의권을 인정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증거기록 제2권 제6면), 피고인이 당심에서 참고자료로 제출한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5. 12. 3. 선고 2015고단544 판결에도 같은 취지의 내용이 기재<각주1>되어 있는바, 이 사건 현수막들은 피해자가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설치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④ 이 사건 범행으로부터 약 1년이 경과한 2015. 9. 23.에 이르러 비로소 현수막 게시 등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구지방법원 경주지원 2015카합3035호 방해금지가처분 결정이 내려진 점, ⑤ 2014. 11. 14.자 범행 당시 노조는 옥외집회 신고를 마치고 이 사건 현수막들을 게시한 뒤 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증거기록 제2권 제9, 15, 233면), ⑥ 피고인은 민사소송 내지 가처분신청을 제기하는 등 법정절차를 통한 구제를 시도하지 아니하고 곧바로 이 사건 현수막들을 임의로 철거한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의 행위가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나 경위에 참작할 만한 사정이 있는 점,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의 정도가 그리 중하지는 않은 것으로 보이는 점은 인정되나, 한편 피고인에게 동종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위반 범죄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는 점, 원심은 피고인에 대한 유리한 정상을 충분히 고려하여 약식명령의 형보다 감액된 벌금형을 선고한 것으로 보이는 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각주2>,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강태호 설동윤
각주1) 위 판결 제10면에 '노조와 회사는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교섭을 진행하였으나 합의가 되지 않아 노조에서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신청을 하였으나 경북지방노동위원회가 2014. 8. 21. 조정중지결정을 함에 따라 노조는 쟁의권을 확보한 점'이라는 기재가 있다.
각주2) 피고인은 당심에 이르러 G과 합의하였다고 주장하나,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자는 C 골프클럽 노동조합이고, G이 위 피해자를 대표할 지위에 있지도 않은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제2권 제5면 등 참조).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