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에 대한 형의 선고를 유예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정699
판결선고
2016. 10. 21.
범죄사실
피고인은 D지부 지부장이며, E는 같은 지부 조직국장이다.
피고인과 E는 '차별없는 정액급식비 지급, 단체협약 체결' 및 '정액급식비 13만원 제시안 일방적 철회 시도 중단'을 촉구하기 위해 F 앞에서 기자회견을 빙자한 미신고 집회를 개최하기로 공모하였다.
옥외집회나 시위를 주최하려는 자는 그 옥외집회나 시위를 시작하기 720시간 전부터 48시간 전에 관할 경찰서장에게 신고를 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피고인과 E는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G 17:35 ~ 18:10경 대구 수성구 H에 있는 F 본관 앞에서 집회 참가자 20여명과 함께, "차별 없는 정액급식비 전직종 지급! 4년째 단체협약 이제는 체결하자! 주최: D 지부"라고 기재된 현수막 1개, "차별 없는 정액급식비 13만원 모두에게 지급하라", "4년을 끌어온 임금인상 단체협약 이제는 끝을 보자" 등의 피켓 5개를 들고, 마이크와 휴대용 확성기를 사용하여 피고인들이 '차별없는 정액급식비 전 직종 지급하라', '재량휴업일 유급휴일 즉각 환원하라', '최소한의 노조활동 유급전임 보장하라' 등의 구호를 선창하고, 집회참가자들이 이를 따라서 외치게 하는 방법으로 구호를 제창하였다.
I 11:01~11:38경 위 같은 장소에서 노조원 30여명과 함께 "정액급식비 13만원 제시안 일방적 철회 시도 중단, 예산반영 촉구 기자회견, D회"라고 기재된 현수막 1개, "차별없는 정액급식비 13만원 모두에게 지급하라", "4년을 끌어온 임금인상 단체협약 이제는 끝을 보자" 등의 피켓 6개를 들고, 마이크와 휴대용 확성기를 사용하여 피고인이 '정액급식비 교육청제시안 철회 시도 중단하고 예산안에 반영하라', '차별 없는 정액 급식비 2016년 실시하라' 등의 구호를 선창하고, E와 집회참가자들이 이를 따라서 외치는 방법으로 구호를 제창하였다.
이로써 피고인은 E와 공모하여, G 17:35 ~ 18:10경, 같은 해 I 11:01 ~ 11:38경 수성경찰서장에게 옥외집회 신고를 하지 아니하고 각 집회를 주최하였다.
증거의 요지
피고인의 일부 법정진술
증인 J의 법정진술
단체협약 체결 촉구 기자회견 채증자료, 각 기자회견문, 옥외집회신고서
내사보고(집회개최현황 확인), 내사보고(실제 촬영시간 확인), 내사보고(집회신고장소와 집회장소와의 거리 측정)
수사보고(피의자 E 확인 경위)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자(미신고 집회) 수사의뢰(기록 제2권 제5면 이하)
채증자료(각 현장 사진), 기자회견문
수사보고(집회참가자 확인)
CD(G자 집회 영상녹화물)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및 형의 선택
각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제22조 제2항, 제6조 제1항, 형법 제30조(각 벌금형 선택)
경합범가중
형법 제37조 전단, 제38조 제1항 제2호, 제50조
선고유예할 형
벌금 100만 원
노역장유치
형법 제70조 제1항, 제69조 제2항(1일 10만 원)
선고유예
형법 제59조 제1항 (피고인이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피고인이 주최한 이 사건 각 집회로 인하여 공공의 안녕질서가 크게 해한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 점 등 이 사건 범행에 이르게 된 동기와 경위, 범행의 방법 및 결과, 범행 전후의 정황, 기타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정상을 두루 참작)
피고인 및 변호인의 주장에 대한 판단
피고인 및 변호인 주장의 요지
피고인 및 변호인은, 피고인의 판시 행위는 쟁의행위 기간 중에 해당사업장에서 적극적으로 업무방해를 하지 않으면서 최소한의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에 해당하므로 집회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적법한 쟁의기간 중 단체행동권을 행사한 것으로서 정당한 쟁의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주장한다.
판단
기자회견에 해당할 뿐 신고의 대상인 집회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의 목적, 시위에 관한 정의, 같은 법 제3조 이하에서 옥외집회를 시위와 동렬에서 보장 및 규제하고 있는 점에 비추어 볼 때, 위 법률에 의하여 보장 및 규제의 대상이 되는 집회란 '특정 또는 불특정 다수인이 공동의 의견을 형성하여 이를 대외적으로 표명할 목적 아래 일시적으로 일정한 장소에 모이는 것'을 말한다고 할 것이다.
살피건대, 앞서 든 각 증거들에 의하면, 피고인은 G과 I 두 차례에 걸쳐 노조원 20여명 또는 30여명과 함께 집결하여 판시 범죄사실 기재와 같이 현수막을 걸고 피켓을 들고,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후 구호를 제창하는 등의 행위를 한 사실이 인정되는바, 위와 같은 행위가 형식적으로 기자회견의 모습을 띠고 있었다 하더라도, 그 기자회견의 경위, 목적, 시간, 장소, 참석자 수, 기자회견의 방법 등에 비추어 보면, 위 기자회견은 순수한 기자회견의 성격을 넘어 정액급식비 지급 등을 촉구하는 의사표현을 위한 집회를 개최한 것으로서 위 법률에 의한 신고의 대상 등이 되는 집회에 해당한다 할 것이다.
정당한 쟁의행위 또는 사회상규에 위배되지 않는 정당행위에 해당하여 위법성이 조각된다는 주장에 대한 판단
근로자들이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거나 유리한 영향을 얻기 위하여 집회를 개최하는 것은 헌법상 보호되는 기본권에 속한다. 그러나 이러한 권리 역시 헌법 제37조 제2항에 따라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제한될 수 있다. 그러한 제한 법률로서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이 규정한 신고제도는 신고에 의하여 옥외집회 또는 시위의 성격과 규모 등을 미리 파악함으로써 적법한 옥외집회 또는 시위를 보호하는 한편, 그로 인한 공공의 안녕질서에 대한 위험을 미리 예방하는 등 공공의 안녕질서를 함께 유지하기 위한 조치를 마련하고자 하는 데 있다(대법원 2009. 7. 23. 선고 2009도840 판결 참조). 즉 집회의 신고제도는 집회를 금지·제한하고자 하는 데 목적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필연적으로 공공질서에 대한 영향과 제3자의 기본권과의 충돌을 가져오게 되는 집회에 관하여 관련되는 제3자와의 이익을 조정하고, 집회에 관한 정보를 미리 행정기관에 제공하여 공공의 안녕과 질서를 유지하는 데 필요한 조치가 가능하게 하는 데 목적이 있다. 이러한 이해관계의 조정과 질서유지의 요청 그리고 그 전제로서 신고를 통한 정보 제공의 필요성은 그 집회의 목적이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과 관련되어 있다거나 혹은 널리 쟁의행위의 일환으로서 이루어졌다는 사정 때문에 달라질 수 없으므로, 집회의 목적이 쟁의행위의 일환으로 이루어졌다는 점만으로 위 각 집회에 관한 신고의무가 면제된다거나 신고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볼 수 없다.
또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 제4조는 노동조합이 단체교섭·쟁의행위 기타의 행위로서 같은 법 제1조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한 정당한 행위를 형법상의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여기에 해당하는 정당행위로서 위법성이 조각되려면, 어느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가 근로자의 단결권·단체교섭권 및 단체행동권을 보장하여 근로조건의 유지·개선과 근로자의 경제적·사회적 지위의 향상을 도모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으로서 그 목적과 수단의 정당성, 법익 균형성, 보충성 등이 인정되어야 한다.
살피건대, ① 피고인이 대표자로 있는 D지부에서는 2015. 6. 26.경 "2015. 6. 30. 00:00부터 2015. 7. 25. 24:00까지 개최목적을 '호봉제, 교육공무직 등 학교비정규직 처우개선과 인간다운 삶을 만들어가기 위한 집회'로, 개최장소를 'F 정문 좌우, 분수대, 대구은행네거리 4속 인도'"로 한 옥외집회신고를 하였으나, 위 신고에 따른 개최장소가 아닌 F 본관 현관 앞에서 이 사건 집회를 개최한 점, ② 근로자가 근로조건에 관한 주장을 관철하고 다른 사람에게 전달하기 위하여 하는 집회의 경우, 그 집회행위 자체가 아닌 '집회신고를 하지 아니하는 행위'가 위와 같은 목적을 위하여 직접적인 행위라고 볼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집회 신고를 하더라도 위와 같은 목적을 달성하는 데 지장이 있다고 할 수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각 미신고 집회행위는 비록 그 동기나 목적이 정당한 면이 있다 하더라도 긴급성이나 보충성 등의 요건을 갖추지 못하였다 할 것이므로, 피고인의 이 사건 각 미신고 집회 개최 행위는 정당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그밖에 사회상규에 반하지 않는 행위라고 볼 수도 없다.
결론
따라서 피고인 및 변호인의 위 각 주장은 모두 이유 없으므로 이를 받아들이지 아니한다.
판사 정승혜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