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 A을 징역 2년에, 피고인 B를 징역 1년 6월에 각 처한다.
다만, 피고인 B에 대하여는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위 형의 집행을 유예한다.
사건정보
대구지방법원
판결
사건
2016고합546
판결선고
2017. 3. 31.
대구지방법원
제11형사부
판결
범죄사실
[범죄전력]
피고인 A은 2015. 12. 24. 대구지방법원에서 사문서위조죄 등으로 징역 6월을 선고받고 2016. 2. 19. 그 판결이 확정되었다.
[범죄사실]
피고인 A은 대구 북구 F에 있는 "G"에 상가 116개를 보유한 부동산임대업체인 (주)H의 대표이사이고, 피고인 B는 피고인 A의 조카로서 2012. 2.경부터 2014. 2.경까지 (주)H의 총무차장으로 재직하였던 사람이다.
(주)H은 위 "G"의 운영주체인 (주)I에 (주)H이 소유한 상가 116개를 임대하고, 대 종합유통단지 의류관사업 협동조합 소속 개인들로부터 상가 495개를 임차하여 (주)I에 전대하고, 그 임대 및 전대의 대가로 (주)I로부터 약정된 임대료를 받는 것을 주된 사업으로 하는 업체이다.
피고인들은 2013. 6.경 (주)H의 운영과정에서 누적된 체불임금 등 부채를 해결하기 위하여 대출을 추진하던 중 그 무렵 피해자 (주)J(이하 'J'이라고 한다)과 (주)K(이하 'K'이라고 한다)의 컨소시엄에 (주)H의 임대사업 중인 점포 중 (주)H 소유의 116개 점포에 대한 부동산 구분소유권을 담보로 J에 20억 원, K에 40억 원, 합계 60억 원의 부동산 담보대출을 신청하였다. 이에 2013. 9. 13.경 위 컨소시엄은 위 담보의 환가가치 부족 등의 사유로 대출신청을 부결하면서, (주)I이 위 담보에 대하여 위 대출원리금이 보장되는 금액으로 매입확약을 한다면 대출이 가능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피고인들은 (주)I로부터 위 컨소시엄이 요구하는 매입확약서를 받을 마땅한 방법이 없었고, 이에 피고인 A은 (주)I 명의의 매입확약서를 위조하고 피고인 B는 마치 (주)I의 매입확약서 작성부서의 직원인 것처럼 행세하면서 위와 같이 위조된 (주)I 명의의 매입확약서를 위 컨소시엄 담당 직원들에게 제출하는 방법으로 그들을 속여 위 컨소시엄으로부터 대출을 받기로 모의하였다.
피고인들은 2013. 9. 27.경 서울 마포구 L에 있는 I 본사건물의 지하 1층 커피숍에서, 피고인 A은 J의 대출담당직원 M, K의 대출담당직원 N에게 "본건 대출이 부실화되어 공매절차로 이행되면, (주)I이 귀 저축은행의 대출원리금이 보장되는 가격으로 (주)H의 담보물을 매입하기로 (주)I과 합의가 되었다."라고 거짓말하고, 피고인 B는 자신을 (주)I 매입확약서 담당부서의 팀장이라고 소개하면서 사전에 피고인 A으로부터 건네받아 소지하고 있던 (주)I 명의의 2013. 9. 27.자 매입확약서를 위 M, N에게 교부하였고, 위 M, N이 피고인 B에게 명함을 요구하니 피고인 B는 당장 명함이 없으니 다음에 주겠다고 답변하였으며, 위 M, N이 피고인 B에게 대출일자에 맞추기 위해 매입확약서 작성일자를 기존 2013. 9. 27.자에서 2013. 9. 30.자로 변경한 다음 우편으로 그 변경된 2013. 9. 30.자 매입확약서를 보내달라고 하니, 피고인 B가 위 M, N에게 매입확약서 작성일자를 2013. 9. 30.자로 변경하여 새로 보내겠다고 답변하였다.
그러나 사실은 피고인들이 (주)I과 위와 같이 매입을 하겠다는 내용의 합의가 된 적이 없었고, 위 (주)I 명의의 매입확약서는 피고인 A이 위조한 것이었다.
이로써 피고인들은 공모하여, J 담당자를 속여, 이에 속은 J으로부터 2013. 10. 1.경 대출금 명목으로 20억 원을 교부받아, 이를 편취하였다.
증거의 요지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A의 진술기재
제2회 공판조서 중 피고인 B의 일부 진술기재
증인 M, N의 각 법정진술
피고인 A에 대한 검사 피의자신문조서
피고인 B에 대한 경찰 피의자신문조서 중 N 진술기재 부분
O에 대한 경찰진술조서
수사보고(수정전 매입확약서 첨부)
여신승인신청서 사본, 매입확약서 사본, 명함 사본, 여신거래약정서 사본
판시 전과 : 범죄경력조회등, 수사보고(판결문 사본 첨부), 처분미상전과확인결과보고
법령의 적용
범죄사실에 대한 해당법조
피고인들 : 각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2016. 1. 6. 법률 제13719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조 제1항 제2호, 형법 제347조 제1항, 제30조
경합범처리
피고인 A : 형법 제37조 후단, 제39조 제1항
작량감경
피고인들: 각 형법 제53조, 제55조 제1항 제3호(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참작)
집행유예
피고인 B : 형법 제62조 제1항(아래 양형의 이유 중 유리한 정상 거듭 참작)
피고인 B 및 변호인의 주장에 관한 판단
주장의 요지
피고인 B는 자신이 J 담당자에게 건네 준 서류가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이 위조된 매입확약서라는 사실을 알지 못하였고, 단지 (주)I의 직원이 아니라는 사실을 J 담당자에게 밝히지 않았을 뿐이므로 피고인 A과 공모하여 이 사건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다.
판단
2인 이상이 범죄에 공동가공하는 공범관계에 있어 공모는 법률상 어떤 정형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고 2인 이상이 공모하여 범죄에 공동가공하여 범죄를 실현하려는 의사의 결합만 있으면 되는 것으로서, 순차적으로 또는 암묵적으로 상통하여 그 의사의 결합이 이루어지면 공모관계가 성립하고, 사기의 공모공동정범이 그 기망방법을 구체적으로 몰랐다고 하더라도 공모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대법원 2013. 8. 23. 선고 2013도5080 판결 등 참조). 그리고 이러한 공동가공의 의사는 타인의 범행을 인식하면서도 이를 제지하지 아니하고 용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나(대법원 2000. 4. 7. 선고 2000도576 판결 등 참조), 반드시 사전에 치밀한 범행계획의 공모에까지 이를 필요는 없으며 공범자 각자가 공범자들 사이에 구성요건을 이루거나 구성요건에 본질적으로 관련된 행위를 분담한다는 상호이해가 있으면 충분하다 할 것이다(대법원 2008. 9. 11. 선고 2007도6706 판결 등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 B가 설령 그 주장과 같이 이 사건 범행에 있어 구체적인 기망방법을 알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피고인 A이 대출을 받기 위하여 J 담당자에 대하여 기망행위를 한다는 사실 자체는 미필적으로나마 인식한 상태에서 피고인 A과 암묵적으로 공모하여 이 사건 사기 범행을 저지른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다. 따라서 피고인 B 및 변호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주)H은 이 사건 범행 이전인 2012년 6월경부터 직원들에게 급여를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자금상황이 좋지 않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해 (주)H이 소유한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상가 116개를 담보로 여러 금융기관을 상대로 추가 대출을 추진하고 있었다. 한편 피고인 B는 피고인 A의 친조카로 2012년 2월경부터 2014년 2월경까지 (주)H에서 총무차장으로 근무하였는데, 피고인 B 역시 2013년 4월경부터 2014년 2월경까지 (주)H으로부터 급여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던 점, 피고인 B가 피고인 A을 근로기준법위반 혐의로 고발하고 조사를 받으면서 임금이 11개월이나 밀렸는데도 위 회사를 계속 다닌 이유에 대하여 '2013년 초에 은행권에서 (주)H에 대출이 가능하다고 하여 회생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였는데 그게 가능하지 않았고, 5~6개월이 지나니 그 동안 못 받은 임금과 회사에 빌려준 돈을 합치니 3,500만 원 정도가 되어 그 돈을 받기 위하여 퇴사하지 않았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수사기록 제302쪽), 이 사건 범행 무렵에는 기존에 근무하던 직원들은 대부분 퇴사하고 피고인 B와 P 정도만 (주)H의 직원으로 근무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당시 피고인 B는 (주)H의 자금상황이 좋지 않아 피고인 A이 추가로 저축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위하여 노력하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 대출이 잘 실행되지 않고 있다는 사정을 인식하고 있었다고 봄이 상당하다.
피고인 B는 2013. 9. 27.경 I 본사건물 지하 1층 커피숍에서 피고인 A이 자신을 (주)I의 직원이라고 소개하였음에도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주)I 직원인 것처럼 가장한 이유에 관하여 경찰에서 "그 장소에 가기 전 피고인 A이 저에게 미리 서류를 맡기면서 '이따가 달라고 하면 주면 되고 내가 다 알아서 할 테니 아무 말도 하지 말고 가만있어라.'고 미리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사장 말을 들어야 하는 입장이어서 아무 말도 하지 않았습니다."고 진술하였고(수사기록 제248쪽), 피고인 A 역시 경찰에서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사전에 부탁을 하며 매입확약서를 맡겨 놓았습니다. 피고인 B는 특별히 다른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제가 사장이다 보니 시키는 대로 했을 뿐입니다.'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제422쪽).
그리고 피고인 B는 2013. 9. 27.경 위 지하 1층 커피숍에서 만난 M, N과 인사를 나누며 명함을 교부받아 그들이 저축은행의 직원인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으면서도 직원 여부 등의 확인을 위하여 명함을 요구하는 N에게 '명함을 가져오지 않았고, 외부에 급하게 나가야 하니 바로 주기는 어렵다.'는 취지로 변명하며 명함을 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피고인 A으로부터 자리를 빨리 피해달라는 신호를 받고 먼저 위 커피숍을 떠났다. 나아가 피고인 B는 다음 날 N으로부터 직접 명함을 요구하는 전화를 받고도 '사무실 밖에 있어서 그러니 곧 보내드리겠다.'는 말을 하며 이와 같은 사실을 피고인 A에게 보고하여 피고인 A이 명함을 위조하여 N에게 보낼 수 있게 하였고, 그 과정에서 피고인 A이 자신의 휴대전화를 이용하여 N에게 위조된 명함 사진을 보내는 것을 묵인한 것으로 보인다.
양형의 이유
법률상 처단형의 범위
피고인들: 각 징역 1년 6월 ~ 15년
양형기준상 권고형의 범위
피고인 A
이 사건 범행은 판시 범죄전력 기재 사문서위조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으므로 양형기준이 적용되지 아니한다.
피고인 B
[유형의 결정] 사기 > 일반사기 > 제3유형(5억 원 이상, 50억 원 미만)
[특별양형인자] 감경요소 - 미필적 고의로 기망행위를 저지른 경우
[권고영역의 결정] 감경영역
[권고형의 범위] 1년6월 ~ 4년
선고형의 결정
피고인 A: 징역 2년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주)I 명의의 매입확약서를 위조하여 피해자 J에 제출하여 이에 속은 피해자 저축은행으로부터 20억 원의 돈을 편취한 것으로 범행 수법이나 피해 규모 등에 비추어 그 책임이 무겁고, 피고인은 피해자 저축은행과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였다.
그러나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있고, 이 사건 범행은 판시 범죄전력 기재와 같이 판결이 확정된 사문서위조죄 등과 형법 제37조 후단의 경합범 관계에 있어 이를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또한 (주)H이 피해자 저축은행에 담보로 제공한 상가에 대하여 공매절차가 진행될 경우 그 피해가 상당부분 회복될 가능성이 높고,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 당시 동종 범죄로 처벌받거나 이종 범죄로도 벌금형을 초과하는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었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피고인 B: 징역 1년 6월, 집행유예 2년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편취금액이 20억 원에 이르러 그 죄질이 결코 가볍지는 않다. 그러나 이 사건 범행은 (주)H의 대표이사이자 피고인의 삼촌인 피고인 A이 주도한 것이고, 피고인은 피고인 A의 지시에 따라 그 범행의 일부에만 가담한 것으로 미필적 고의에 의한 범행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죄로 2회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것 외에는 별다른 범죄전력도 없고, 위에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는 상당부분 회복될 가능성이 높으며, 피고인이 이 사건 범행으로 취득한 경제적 이익도 없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이 사건 범행의 경위와 방법, 범행 전후의 정황 등 변론에 나타난 여러 양형 요소를 종합하여 주문과 같이 형을 정한다.
판사 황영수(재판장) 김동욱 신미진
각주1) 한편 피고인 B는 경찰에서 '이 사건 대출 성사 시에 피고인 A으로부터 소정의 대가를 받거나 받기로 약속한 것은 아닌가요.'라는 수사관의 질문에 '그런 것은 없습니다. 다만 피고인 A이 저축은행 대출을 받아서 직원들의 밀린 임금, 퇴직금은 물론이고 회사의 다른 부채 등 금전적 문제는 일괄 해결하면 되니 조금만 참고 기다리라고 달랜 것은 사실입니다.'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제245쪽).
각주2) 이에 관하여 피고인 B는 경찰에서 '외부인이 피의자에게 명함을 달라고 하는 행위 자체가 피의자의 신분을 객관적으로 확인하자는 의미인데 양심에 찔리지 않던가요.'라는 수사관의 질문에 '사실 저도 조금 그랬고 황당했습니다. 그래서 명함을 안 가져 왔다고 말했습니다.'고 진술한 바 있다(수사기록 제248, 249쪽).
각주3) 피고인 B는 경찰에서 "서울에서 만난 다음날 제 휴대전화 번호로 전화가 와 '어제 인사 나눈 저축은행 직원인데 명함을 좀 보내주십시오.'고 하기에 저로서는 I 직원도 아닌데 명함을 계속 달라는 곤란한 상황이 힘들어 피고인 A에게 보고했더니 자기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여 저는 그냥 있었습니다."고 진술하였다(수사기록 제249쪽).
각주4) 피고인 A은 이 법정에서 위조된 명함을 보낸 방법에 대하여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다고 진술하였으나 경찰에서 '제가 피고인 B의 휴대폰을 임의로 사용하여 보낸 것으로 기억합니다.'고 진술한 바 있고(수사기록 제422쪽), N은 수사기관에서부터 이 법정에 이르기까지 일관되게 '위조된 명함을 자신의 휴대폰 문자메세지로 받았는데, 발신인 란에 피고인 B의 휴대폰 번호가 기재되어 있어 피고인 B가 보낸 것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는 취지로 진술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 B의 휴대폰을 이용하여 N에게 위조된 명함의 사진 파일을 전송한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