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항소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기초사실
피고와 C의 사무장 병원 운영
C은 의료인이 아님에도 대구 서구 D 소재 'E병원'(이하 '이 사건 병원'이라 한다)을 실제로 운영하면서 의사를 병원장으로 순차 고용하고 그 명의를 대여받는 방법으로 이 사건 병원을 이른바 '사무장 병원' 형태로 운영하여 왔다.
C은 2012. 8. 16.경 의사인 피고를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으로 고용한 후 피고 명의로 이 사건 병원의 의료기관 개설허가 명의를 변경하였다.
원고의 근무기간과 퇴직금
원고는 2004. 5. 1.부터 2014. 7. 1.까지 이 사건 병원의 간호사로 근무하였고, 위 퇴직일로부터 14일이 경과하고도 퇴직금 17,372,700원(= 위 근무기간을 기준으로 산정된 퇴직금 19,372,700원 - C으로부터 수령한 퇴직금 원금 2,000,000원)을 지급받지 못하였다.
원고의 배당금과 체당금 수령
원고는 2015. 2. 3.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F 경매사건에서 미지급된 퇴직금 중 일부로 배당금 538,954원을 지급받았다.
원고는 2015. 7. 22.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위 퇴직금 중 일부로 체당금 5,174,240원을 지급받았다.
피고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 2015고단953호, 대구고등법원 2016노28호 사건에서 '피고가 2012. 8. 16.경부터 2014. 12. 15.경까지 C과 함께 이 사건 병원을 공동경영하다 2004. 5. 1.부터 2014. 7. 1.까지 근로한 원고에게 그 퇴직금 17,372,700원을 미지급한 것을 비롯하여 근로자 총 62명에게 임금 및 퇴직금 합계 458,791,460원을 지급기일연장합의 없이 퇴직일로부터 14일 내에 지급하지 아니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그 판결은 확정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호증, 을 제3,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 의 취지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피고는 이 사건 병원의 운영자(병원장)로서 원고에 대한 사용자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피고는 원고에게 미지급 퇴직금 11,659,506원(=17,372,700원 - 배당금 538,954원 - 체당금 5,174,24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의 퇴직일인 2014. 7. 1.로부터 14일이 경과한 다음 날인 2014. 7. 16.부터 다 갚는 날까지 근로기준법에 정한 연 20%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의 주장에 관한 판단
피고는 2012. 8. 16.부터 대외적으로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이었지만 실제로는 C에게 고용되어 월급을 받은 의사이자 명의대여자에 불과하였고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였던 원고와의 관계에서 실제 사용자는 C이고 원고 역시 이를 이와 같은 사실을 잘 알고 있었으므로, 피고는 원고에게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살피건대, 의료인의 자격이 없는 일반인이 필요한 자금을 투자하여 시설을 갖추고 유자격 의료인을 고용하여 그 명의로 의료기관 개설신고를 하고, 의료기관의 운영 및 손익 등이 그 일반인에게 귀속되도록 하는 내용의 약정은 강행법규인 의료법 제33조 제2항에 위배되어 무효이다(대법원 2011. 1. 13. 선고 2010다67890 판결 참조). 이와 같은 경우 의료기관의 운영과 관련하여 얻은 이익이나 취득한 재산, 부담하게 된 채무 등은 모두 의사 개인에게 귀속된다(대법원 2014. 9. 26. 선고 2014다30568 판결 참조).
위 법리에 비추어 이 사건에 대하여 보건대, 설령 피고의 주장과 같이 피고가 C에게 의사 명의를 대여하였고 C이 이 사건 병원의 실질적인 운영자라고 하더라도 이 사건 병원 운영과 관련하여 부담하게 된 채무는 모두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개설명의자)으로서 의사인 피고에게 귀속된다 할 것이므로, 피고는 이 사건 병원의 근로자였던 원고에게 위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피고는 C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으로서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가담한 것은 2012. 8. 16. 이후이므로 위 일자 이후의 퇴직금에 대하여만 지급 책임이 있다 할 것이고, 원고의 이 사건 병원 입사일자도 2012. 8. 16.이므로 그 이전의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원고의 퇴직금은 변제할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다.
먼저 원고가 2012. 8. 16. 이 사건 병원에 입사하였는지에 대하여 살피건대 을 제8호증의 일부 기재에 의하면, 이 사건 병원의 2012년 10월분, 2013년도 5월분 각 급여대장에 원고의 입사일자가 '2012. 8. 16.'로 기재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그러나 ㉠ 피고는 '2004. 5. 1.부터 2014. 7. 1.까지 근로한 원고에게 그 퇴직금 17,372,700원을 미지급하였다'는 범죄사실로 유죄판결을 받은 점, ㉡ 이 사건 병원의 2014년 9월분 급여대장에는 원고의 입사 일자가 '2014. 8. 18.'이라고 기재되어 있기도한 점, ㉢ 피고가 원고의 입사일자라고 주장하는 '2012. 8. 16.'은 피고가 C에게 고용되어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으로 의료기관 개설허가 명의를 변경하여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가담한 일자와 일치하고 원고 외에도 기존 근로자들 대부분의 급여대장상 입사일자가 '2012. 8. 16.'로 변경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볼 때 을 제8호증의 일부 기재는 그대로 믿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으며, 원고는 앞서 인정한 바와 같이 2004. 5. 1.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였다 할 것이다.
한편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가 2012. 8. 16. 이후 이 사건 병원의 운영에 가담하였다 하더라도 갑 제4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 즉 ㉠ 피고는 수사기관 및 법정에서 '이 사건 병원의 병원장으로서 2012. 8. 16. 이전부터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하였던 근로자들에 대하여도 그 고용승계를 전제로 하여 해당 근무기간 전부를 기준으로 한 퇴직금 지급의무를 모두 인정한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 ㉡ 원고는 피고가 자신 앞으로 이 사건 병원의 의료기관 개설허가 명의를 변경한 2012. 8. 16.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중간정산하거나 그 일부를 지급받은 바 없이 2004. 5. 1.부터 2014. 7. 1.까지 이 사건 병원에서 근무한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는 자신 앞으로 이 사건 병원의 의료기관 개설허가 명의를 변경하면서 종전 개설허가 명의자와 원고 사이의 고용관계도 승계한 것으로 봄이 상당하므로, 피고는 2012. 8. 16. 이전의 근무기간에 해당하는 원고의 퇴직금도 변제할 의무가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피고는, C이 2014. 6. 5. 이 사건 병원 건물의 임대인인 G 등으로부터 반환받을 시설비를 이 사건 병원 근로자의 퇴직금에 충당할 것을 공증하였고 이에 따라 근로자 대표 H에게 시설비 반환금 중 약 38,500,000원이 입금되었으므로 이로써 원고의 퇴직금 중 일부도 변제되었다고 주장하나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따라서 피고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어 이를 인용할 것인바,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하여 정당하므로 피고의 항소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박만호(재판장) 김일수 신미진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