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7. 6. 16. 선고 2016노4298 판결

주문

원심판결을 파기한다.

피고인은 무죄.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피고인은 'D'라는 상호로 세탁업을 하는 업체(이하 '이 사건 업체'라 한다)에 사업자등록 명의를 대여해주었을 뿐, 위 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한 사실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경주 C에 있는 D를 운영하는 사람으로, 상시 6명의 근로자를 사용하여 세제·세탁업을 하는 사용자이다.

1)

근로기준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에 일체의 금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2015. 3. 7. 퇴직한 E의 연차유급휴가 미사용수당 706,800원과 2015. 4. 1. 퇴직한 F의 연차유급휴가미사용수당 2,885,760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2)

근로자퇴직급여보장법위반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그럼에도 피고인은 위 사업장에서 근무하다 2015. 3. 7. 퇴직한 E의 퇴직금 3,267,744원과 2015. 4. 1. 퇴직한 F의 퇴직금 11,964,396원을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각 지급하지 아니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그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인이 이 사건 업체의 사업주임을 전제로, 이 사건 공소사실에 대하여 유죄로 판단하였다.

다.

당심의 판단

1)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과는 관계없이 실질에 있어서 근로자가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는 업무의 내용이 사용자에 의하여 정하여지고 취업규칙·복무규정·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 있어서도 사용자로부터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는지 여부, 사용자에 의하여 근무시간과 근무장소가 지정되고 이에 구속을 받는지 여부, 비품·원자재·작업도구 등의 소유관계,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을 가지고 있는지 여부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져 있는지 여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제공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의 전속성의 유무와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 등 다른 법령에 의하여 근로자로서의 지위를 인정하여야 하는지 여부, 양 당사자의 경제·사회적 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반대로 어떤 근로자에 대하여 누가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인가를 판단함에 있어서도 계약의 형식이나 관련 법규의 내용에 관계없이 실질적인 근로관계를 기준으로 하여야 하고, 이 때에도 위와 같은 여러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야 하며(대법원 1999. 2. 9. 선고 97다56235 판결 등 참조), 실질적인 근로관계에 있지 않다면 근로기준법 기타 다른 법률 등에 의하여 사용자로 취급되는 경우가 있다고 하여 근로기준법상의 임금 및 퇴직금지급의무까지 진다고 할 수 없다(대법원 2007. 3. 30. 선고 2004다8333 판결 등 참조).

2)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에 의하면, 피고인은 2010. 1. 1. '상호 : D, 사업장소재지 : 경주시 C, 사업의 종류 : 업태 제조업, 도소매업, 서비스업, 종목 세제류, 천연비누, 세탁재료, 일반세탁업'이라는 내용으로 사업자등록을 한 사실, 그런데 H는 피고인이 위와 같은 사업자등록을 하기 이전부터 위 사업장소재지에서 'D'라는 상호로 세탁업을 하는 이 사건 업체를 운영하고 있었던 사실, 피고인 명의로 사업자등록이 된 이후부터 H가 사망한 이후에도 이 사건 업체의 수입금이 피고인 명의의 농협계좌(I)로 입금되고, 그 계좌를 통하여 근로자들에 대한 임금, 고용보험료, 업체운영비용 등이 지출된 사실, 이 사건 업체의 매입・매출과 관련한 세금계산서 역시 피고인 명의로 발급되거나 발급받는 사실, 이 사건 업체의 운영에 필요한 각종 서류(부동산임대계약서, 지정폐기물 수집・운반관리대장, 환경가전설치 계약서 등)에도 위 업체의 대표자로 피고인이 지정되어 있는 사실은 인정된다.

3)

그러나 이 사건 기록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세탁세제 등의 공장은 피고인이, 이 사건 업체는 H가 각 운영하고 있다가 이를 합쳐 피고인 명의로 위와 같은 사업자등록이 마쳐졌는데(증거기록 80면), 그 이후에도 H는 2013. 5.경 실종되기 전까지 이 사건 업체를 실질적으로 운영하여 왔던 점(증 제13-6호, 증거기록 44면), ② 2008. 4.경부터 이 사건 업체의 공장장으로 근무해왔던 G는 원심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H가 실종된 이후 위 업체의 운영과 관련하여 'H의 실종 당시 공장이 어려웠다. 그 당시 증인에게 대학에 다니는 애들이 있었고 일하는 아줌마 4명이 있었는데 공장운영이 중단되면 안 될 것 같아 피고인에게 우리가 한번 해 보겠다. 증인이 책임지고 한번 해 보겠다고 하였다(공판기록 134, 151면).', '증인이 피고인으로부터 금전을 차용하여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급하였고(공판기록 139면), 그 무렵부터 증인이 공장을 실제 운영하다시피 하였다(공판기록 139면).', '이 사건 업체를 운영하면서 발생한 수입금은 피고인 명의의 통장으로 입금되었는데 H의 사망 이후부터는 증인이 위 통장을 가지고 있었다(공판기록 141면).', '이 사건 업체는 피고인 명의로 되어 있었지만, 증인이 일, 월급 관리, 거래처 관리, 수금 등 모든 것을 관리했고(공판기록 143면), 납품업체에 대한 물품대금도 증인이 직접 결제하였다(공판기록 149면).', '항상 적자라서 피고인이 수익을 가져간 적은 없지만(공판기록 141면), 만약 수익이 많이 나더라도 피고인에게 주지 않았을 것이다(공판기록 146면).', '사업장에서 기계를 수리하거나 구입할 일이 생기면 증인이 피고인에게 이야기한 적은 있는데, 그 이유는 피고인이 기계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었고, 피고인의 친구가 세탁기계 공장을 운영하였기 때문이다(공판기록 147면).', '증인이 급여대장을 단독으로 작성했고 피고인에게 결재나 사후보고는 하지 않았다(공판기록 150면).'는 취지로 진술한 점, ③ 위와 같이 H가 사망한 이후부터는 G를 앞세워 근로자들이 직접 이 사건 업체를 운영하였다는 취지의 G의 진술은 당시 근로자였던 K, L, M이 각 작성한 사실확인서의 내용과도 부합하는 점(공판기록 37-42면), ④ 이 사건 업체의 근로자였던 E은 원심법정에서, 피고인을 사업주로 하여 4대보험이 가입된 점 등을 근거로 위 업체의 사용자가 피고인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으나, 이는 위 업체의 사업자등록이 피고인 명의로 된 것에서 비롯된 것일 뿐이고, E은 피고인과 직접 근로계약을 체결한 바도 없는 점(공판기록 114면), ⑤ 피고인은 이 사건 업체와 동일한 상호(D)로 세탁세제 등의 제조업, 도소매업을 영위하면서 앞서 본 농협계좌와는 상이한 거래 도장을 사용한 별도의 금융계좌를 통하여 자금을 관리하고 있었던 점(공판기록 47면 이하), ⑥ G는 수사기관 및 원심법정에서 이 사건 업체에 적자가 발생하면 피고인으로부터 보전을 받았다는 취지로 진술하기는 하였으나(증거기록 46면, 공판기록 135면), 다른 한편 '수익이 부족해도 제가 월급을 늦게 가져가는 등으로 해서 업체가 어떻게든 운영되었다(공판기록 143면).', '피고인이 세제, 비누 등을 공급해주었는데, 업체에서 피고인에게 그 비용을 지급하지 못하였다(공판기록 144면).', '피고인이 증인에게 신경을 좀 써줄테니까 한 번 해보라는 식으로 말하였다(공판기록 147면).'와 같은 취지로 진술하기도 한바, 피고인이 이 사건 업체에 대하여 한 다소간의 손해보전이 손익계산이 귀속되는 사업주의 지위에서 한 것으로 단정하기는 어려운 점 등을 종합해 보면, 당시 근로자들이 스스로 이 사건 업체를 운영한 것으로 볼 여지가 있어, 공소사실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다고 보기 어렵고, 달리 이를 인정할만한 증거도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있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에 의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변론을 거쳐 다시 다음과 같이 판결한다.

이 사건 공소사실의 요지는 위 '제2.의 가.'항 기재와 같은바, 이는 위 제3항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범죄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하므로,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의하여 피고인에게 무죄를 선고하고, 형법 제58조 제2항에 의하여 피고인에 대한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지충현 이용욱

각주1) 공소장에 기재된 '2015. 3. 1.'은 '2015. 4. 1.'의 오기인 것으로 보인다(증거기록 1-6면).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