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사실오인
이 사건 공소사실 중 피해자 V에 대한 사기의 점(2016고단2557 부분)과 관련하여, 피고인에게 처음부터 편취 범의가 있었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를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원심 판시 제1죄 : 징역 4월, 원심 판시 제2 내지 7죄 : 징역 1년 8월)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판단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사기죄의 주관적 구성요건인 편취의 범의는 피고인이 자백하지 않는 이상 범행 전후의 피고인의 재력, 환경, 범행의 내용, 거래의 이행과정 등과 같은 객관적인 사정 등을 종합하여 판단할 수밖에 없으며, 미필적 고의에 의하여도 사기죄는 성립되는 것인바, 범죄구성요건의 주관적 요소로서 미필적 고의라 함은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을 불확실한 것으로 표상하면서 이를 용인하고 있는 경우를 말하고, 미필적 고의가 있었다고 하려면 범죄사실의 발생가능성에 대한 인식이 있음은 물론, 나아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위험을 용인하는 내심의 의사가 있어야 하며, 그 행위자가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용인하고 있었는지의 여부는 행위자의 진술에 의존하지 아니하고, 외부에 나타난 행위의 형태와 행위의 상황 등 구체적인 사정을 기초로 하여 일반인이라면 당해 범죄사실이 발생할 가능성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가를 고려하면서 행위자의 입장에서 그 심리상태를 추인하여야 한다(대법원 2008. 1. 18. 선고 2007도8781 판결, 대법원 2009. 2. 26. 선고 2007도1214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으로 돌아와 위 법리에 비추어 살피건대,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면, 피고인이 최소한 미필적인 편취의 범의는 가지고 피해자로부터 총 2억 원을 송금받은 사실을 넉넉하게 인정할 수 있으므로, 원심이 이 부분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여 수긍이 가고, 달리 원심판결에 사실을 오인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다.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피해자 V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으로부터 "이 사건 공사비용으로 총 10억 원이 소요되는데 이미 70% 정도 공사가 진행되었으니,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하기 위하여 4억 원 정도가 필요하다. 피고인이 2억 원을 투자할테니, 피해자도 2억 원을 투자하면 나머지 공사를 마무리하도록 하겠다"는 취지의 말을 듣고 2억 원을 송금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공판기록 제191, 196면).
그런데 피해자가 피고인으로부터 들었다는 위 말의 내용 중 '이 사건 공사비용으로 총 10억 원이 소요된다'는 부분과 관련하여, ㉮ W은 경찰에서, 피고인과 사이에 이 사건 공사대금을 3억 원에서 4억 원정도로 예상하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120면), ㉯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감리를 맡았던 AX도, 총 공사대금이 4억 원에서 5억 원 정도로 예상되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317면), ㉰ 피고인이 경찰에 제출한 '약정 계약서'(2016고단2557호증거기록 제309면)를 보아도 '공사금액 예정추산액'이 4억 원으로 기재되어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는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위 말의 내용 중 '이미 70% 정도 공사가 진행되었다'는 부분과 관련하여서도, ㉮ W은 경찰에서, 공사 중단 당시 남은 공정률이 70%에서 80% 정도에 이르렀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121면), ㉯ AX도, 피고인이 W으로부터 받은 공사대금 '7천 몇백만 원' 정도에 해당하는 정도를 시공하였을 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274면) 등에 비추어 보면, 이 부분 역시 사실이 아니었던 것으로 보인다.
한편, ㉮ 피해자 V은 원심 법정에 증인으로 출석하여, 피고인에게 2억 원을 송금한 이후 공사 진행에 관한 자료를 계속 보내달라고 하였는데 피고인은 위와 같은 자료를 한 번도 보내준 적이 없었고, 피해자가 공사 현장에 가 보아도 공사가 진행되지 않고 있었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공판기록 제193면), ㉯ W은 경찰에서, 피고인에게 공사대금으로 8,000만 원 정도를 주었는데 피고인이 2014. 12. 말경부터 "공사대금이 다 떨어져서 공사를 못한다"고 하였고, 이후 추가로 공사한 것이 전혀 없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점(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120, 123면), ㉰ 피고인은 피해자로부터 받은 돈을 대부분 이 사건 병원 공사대금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점(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261 내지 281, 329면) 등에 비추어 보면, 피고인은 피해자가 송금한 2억 원을 이용하여 이 사건 공사를 제대로 진행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피고인은 W으로부터 공사 실비의 20%에 해당하는 금액을 수익금으로 받기로 하였을 뿐 이 사건 병원 운영과 관련된 지분 등을 받기로 약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는바(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119, 125, 310면), 결국 피고인은 단순한 공사업자에 불과하여 W의 동의 없이 이 사건 병원을 처분할 권한이 없었고(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123면), W과 사이에 위 병원 처분에 관한 협의를 한 적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286면).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살피건대, 판결이 확정된 원심 판시 범죄사실 첫머리 기재 각 사기죄와 동시에 판결할 경우와의 형평을 고려하여 형을 정하여야 하는 점 등은 인정되나, 한편 피고인이 당심에 이르기까지 이 사건 공소사실 중 일부를 부인하는 등 자신의 잘못을 진지하게 반성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 이 사건 범행은 피고인이 피해자 6명으로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총 3억 원이 넘는 거액을 편취하고, 퇴직근로자 5명에게 임금 합계 1,340만 원을 지급하지 아니한 것으로, 그 피해규모가 크고 죄질이 나쁜 점, 피고인이 피해자들과 합의한 사실이 없고, 대부분의 피해 금액이 변제되지도 아니한 점, 동종 사기죄로 인하여 실형 2회, 집행유예 4회 등 여러 차례 형사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피고인이 동종 사기 범죄로 인한 누범 기간 중 전혀 자숙하지 않고 또다시 이 사건 일부 범행을 저지른 점, 원심판결 선고 이후 원심의 형을 변경할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이 없는 점, 그 밖에 피고인의 연령, 성행, 환경, 가족관계,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제반 양형 조건을 참작하면, 원심의 형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피고인의 이 부분 주장 역시 이유 없다.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정도(재판장) 강태호 설동윤
각주1) 다만 형사소송규칙 제25조 제1항에 의하여 직권으로, 원심판결 중 제9면 제17, 18행의 '편취하는데 공범으로 가담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를 '편취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로 경정하기로 한다.
각주2) 피고인은 경찰에서, 이 사건 공사대금이 12억 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고(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287),검찰에서도, 위 공사대금이 약 10억 원이라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357면).
각주3)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AX는 총 공사대금이 4억 원에서 5억 원 정도로 예상되었다는 진술을 하였는바, 이에비추어 볼 때 "피고인이 '7천 몇백만 원'에 해당하는 부분을 시공하였다"는 것은 공정률이 20% 정도에 불과하였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각주4) 피고인도 경찰(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284면) 및 검찰에서(2016고단2557호 증거기록 제358면), W으로부터공사대금 명목으로 8,000만 원을 받았다는 취지의 진술을 하였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