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항소이유의 요지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대한 위임 취지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할 의무는 비단 '고열작업' 등을 하는 경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폭염과 같은 고온 하에서 실외 작업을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이를 두고 죄형법정주의 원칙 중 하나인 유추해석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판단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는 사업주가 사업을 할 때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동조 제2항은 그 필요한 조치에 관한 세부사항을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점, ② 부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만 규율할 수 있으므로(헌법 제75조, 제95조 등), 산업안전보 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2항에 의하여 위임받은 내용을 규정하는 부분은 사업장의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 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야기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구체적 조치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인 점, ③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총칙(제1편), 안전기준(제2편), 보건기준(제3편)으로 구분하면서, 보건조치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상술하고 있는 '제3편 보건기준'에서 휴게시설의 설치와 관련하여서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한랭·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규칙 제567조 제1항), 그 이외에 달리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과 관련하여 휴게시설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은 점, ④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79조(휴게시설)는 그 편제상 총칙(제1편)에 배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문언상으로도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관한문구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구체화한 조항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⑤ 오히려 위 조항은 문언 등에 비추어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서 일반적인 사업주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할 것'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이는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될 뿐인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A가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무죄로 인정하였다.
당심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 A가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7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한랭·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고열이란 '열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열경련·열탈진 또는 열사병 등의 건강장해를 유발할 수 있는 더운 온도'를 의미하고(규칙 제558조 제1호), 고열작업이 있는 장소도 작업환경의 특성 자체에서 고열이 발생하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규칙 제559조 제1항).
이 사건 현장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59조 제1항이 규정한 바와 같이 작업환경의 특성 자체에서 고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고, 비교적 단순한 보수공사가 이루어진 곳으로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계절적 특수성에 따라 기온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에 작업로 보수공사를 하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범석(재판장) 조희성 서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