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7. 8. 24. 선고 2017노1123 판결

주문

검사의 항소를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산업안전보건법의 입법 목적,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 대한 위임 취지 등을 종합하면,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사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해야 할 의무는 비단 '고열작업' 등을 하는 경우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라 폭염과 같은 고온 하에서 실외 작업을 하는 경우도 포함한다고 해석함이 상당하고, 이를 두고 죄형법정주의 원칙 중 하나인 유추해석금지 원칙에 위반된다고 볼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심은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하였으니, 원심판결에는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판단

가.

원심의 판단

원심은, ①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는 사업주가 사업을 할 때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면서, 동조 제2항은 그 필요한 조치에 관한 세부사항을 고용노동부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는 점, ② 부령은 법률에서 구체적으로 범위를 정하여 위임받은 사항과 법률을 집행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에 관하여만 규율할 수 있으므로(헌법 제75조, 제95조 등), 산업안전보 건기준에 관한 규칙 중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2항에 의하여 위임받은 내용을 규정하는 부분은 사업장의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 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의한 건강장해를 야기하는 상황을 방지하는 구체적 조치에 관한 내용을 설명하는 부분인 점, ③ 고용노동부장관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을 총칙(제1편), 안전기준(제2편), 보건기준(제3편)으로 구분하면서, 보건조치에 대한 기준을 구체적으로 상술하고 있는 '제3편 보건기준'에서 휴게시설의 설치와 관련하여서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한랭·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고(규칙 제567조 제1항), 그 이외에 달리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과 관련하여 휴게시설에 관한 언급을 하고 있지 않은 점, ④ 근로자들이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설치하도록 한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79조(휴게시설)는 그 편제상 총칙(제1편)에 배치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그 문언상으로도 방사선·유해광선·고온·저온·초음파·소음·진동·이상기압 등에 관한문구가 전혀 포함되어 있지 않아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에서 위임받은 사항을 구체화한 조항이라고 보기 어려운 점, ⑤ 오히려 위 조항은 문언 등에 비추어산업안전보건법 제5조 제1항 제2호에서 일반적인 사업주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는 '근로자의 신체적 피로와 정신적 스트레스 등을 줄일 수 있는 쾌적한 작업환경을 조성하고 근로조건을 개선할 것'을 구체화한 것으로 볼 수 있고, 이에 대하여 산업안전보건법에는 별도의 처벌규정이 없으므로 이는 일반적·추상적 의무를 부과하는 것으로 해석될 뿐인 점 등을 종합하여,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이 피고인 A가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고 보아 죄가 되지 아니하는 경우로서 무죄로 인정하였다.

나.

당심의 판단

원심이 인정한 위와 같은 사정들 및 원심이 적법하게 채택·조사한 증거들을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고려하면, 피고인 A가 사업장에 휴게시설을 설치하지 않은 행위는 산업안전보건법 제24조 제1항 제2호를 위반한 행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무죄로 인정한 원심의 판단은 정당하고 거기에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없다. 그러므로 검사의 주장은 이유 없다.

○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67조 제1항은 '사업주는 근로자가 고열·한랭·다습 작업을 하는 경우에 근로자들이 휴식시간에 이용할 수 있는 휴게시설을 갖추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고열이란 '열에 의하여 근로자에게 열경련·열탈진 또는 열사병 등의 건강장해를 유발할 수 있는 더운 온도'를 의미하고(규칙 제558조 제1호), 고열작업이 있는 장소도 작업환경의 특성 자체에서 고열이 발생하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다(규칙 제559조 제1항).

○

이 사건 현장은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 제559조 제1항이 규정한 바와 같이 작업환경의 특성 자체에서 고열이 발생하는 경우가 아니고, 비교적 단순한 보수공사가 이루어진 곳으로 봄이 타당하다. 결국 피해자는 이 사건 당시 계절적 특수성에 따라 기온이 높아질 수 있는 시점에 작업로 보수공사를 하다 열사병으로 쓰러진 것으로 보인다.

3.

결론

그렇다면 검사의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의하여 이를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임범석(재판장) 조희성 서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