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7. 12. 22. 선고 2017노3599 판결

주문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한다.

이유

1.

항소이유의 요지

가.

피고인 A

1)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피고인은 H 주식회사(이하 'H'이라 한다)에 고용된 현장책임자일 뿐이므로 이 사건 근로자들에 대하여 임금지급의무를 부담하는 사용자가 아니다. 그런데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원심판결에는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

2)

양형부당

원심이 선고한 형(징역 10월, 집행유예 2년)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나.

피고인 B

원심이 선고한 형(벌금 1,000만 원)은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

다.

검사

원심이 피고인들에게 선고한 각 형은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

2.

판단

가.

피고인 A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에 관한 판단

1)

원심은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인이 H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실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아,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였다.

①

피고인은 R의 상무이사 명함을 제시하면서 H이 도급받은 I아파트 신축공사 중 형틀목공, 비계, 철근, 콘크리트 공사(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R 명의로 하수급하기로 구두 약정을 하고 2015. 2. 중순경부터 현장에 출근하였다.

②

H은 피고인과 공사대금, 공사기간 등에 대해 협의한 후 2015. 3. 8.자로 이 사건 공사에 대한 하도급계약서를 작성하였는데, 당시 하수급인은 공란이었으나 피고인이 하수급인의 연대보증인으로 서명하였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여 공사포기각서도 작성하였다.

③

피고인은 2015. 2. 중순경부터 2015. 6. 중순경까지 이 사건 공사 현장에서 모든 업무를 총괄하였는데, 당시 H과 고용을 전제로 임금 액수 등을 정하거나 근로계약을 체결한 사실은 없었다.

④

피고인은 2015. 4. 6. H로부터 선급 경비로 2,000만 원을 받아 임의로 사용하였을 뿐 아니라, 이 사건 공사에 필요한 인부 고용, 자재 구입, 장비 거래처 선정, 조달일자와 조달물량 결정 등도 H의 관여 없이 독자적으로 정하였는데, H이 피고인을 통해 직영공사를 한 것이라면 위와 같은 사항을 지시하거나 보고받지 않을 아무런 이유가 없다.

⑤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 현장에 H과는 별도의 컨테이너 사무실을 두고 현장을 관리하였다.

⑥

피고인은 '이 사건 공사의 4월분 및 5월분 노임 및 자재 · 식대를 자신이 지급하여야 하나, H에서 직접 지급해 줄 것을 위임한다.'는 내용의 위임장(증거기록 122~125면)을 작성하였고, 이에 따라 H이 노임 등을 직불하였다.

⑦

H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직후인 2015. 6. 26.경 '즉시 계약한 대로 업무에 복귀하라'는 내용증명을 발송한 것을 비롯하여 하도급계약의 이행을 수회 촉구하였는데, 이에 대해 피고인은 '계약한 내용대로 충실히 작업에 임하였다'면서 하도급계약사실을 인정하는 취지로 답변하였다.

⑧

이 사건 현장에서 철근반장으로 일한 K은 피고인을 사용자로 지목하여 고소하였고, 이 사건 공사는 피고인이 R 명의를 빌려 하도급받은 것으로 안다면서 피고인에게서 직접 '이 공사를 내가 떼서 한다. 임금은 H에서 직불처리 해 준다'는 말을 들었다(증거기록 2-18면, 708면)고 일관되게 진술하였다.

2)

원심이 설시한 위와 같은 사정들에다가 원심과 당심이 적법하게 채택하여 조사한 증거들에 따라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을 보태어 보면, 피고인이 H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아 시공하면서 이 사건 근로자들을 고용한 사실을 충분히 인정할 수 있고, 독립적으로 이 사건 공사 현장을 관리하였을 뿐, H에 대하여 실질적인 사용종속관계에서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

①

피고인은 H과 R 사이에 하도급계약이 체결되면 피고인이 R의 책임자로 현장에서 근무하고 R에서 수익을 나눠 받기로 하는 조건으로 하도급계약을 체결하려고 한 것이라고 진술하였다.

②

피고인은 H과 R 사이에 하도급계약이 체결되지 않았으므로 그 후 이 사건 공사 현장의 관리자로 일한 피고인이 H의 직영근로자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피고인은 앞서 원심이 설시한 사정들과 같이 R이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았을 경우와 동일한 역할을 하였는데, 피고인과 H의 관계가 R의 하도급계약 체결 여부에 따라 도급계약에서 고용계약으로 변경되어 피고인이 H에 대하여 바로 근로자의 지위에 있게 된다고 보기 어렵다.

③

피고인은, H의 실질적 운영자인 AE이 실제 공정이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지하와 1층 골조공사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비용이 적게 드는 2층 이후부터의 골조공사는 피고인 등 고임금이 지급되는 인부를 내보내는 방식으로 공사를 진행하여 악명이 높다는 취지로 AE에 대하여 비난하는바, 위와 같은 내용은 피고인이 하수급인임을 전제로 하는 경우의 주장으로 보인다.

3)

한편, 피고인과 H 사이에 근로자들의 임금을 직불하기로 하는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근로자들의 임금 지급을 보장하기 위한 것이지, 이로써 피고인의 임금지급채무를 면제하기로 하는 근로자들의 동의가 있었다고 볼 아무런 사정이 없는 한 피고인의 임금지급채무가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다.

4)

따라서 원심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인정한 것은 정당하고, 거기에 피고인의 주장과 같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위법이 있다고 할 수 없으므로, 피고인의 위 주장은 이유 없다.

나.

피고인 A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검사와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을 함께 살펴본다.

피고인이 H 소속의 현장책임자일 뿐이라고 주장하면서 범행을 부인하고 반성하는 태도를 보이지 않는 점, 임금 체불액이 상당함에도 현재까지 대부분의 피해가 회복되지 아니한 점, 동종 범죄로 2회 벌금형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있는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이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이 사건 공사를 R 명의로 하도급받아 진행하려다 여의치 않자 직접 하수급인으로 시공한 것으로 그 임금체불 경위에 참작할 사유가 있고, 이 사건 범행으로 직접 취득한 이득은 많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적정하고,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선고한 형이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거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다.

피고인 B 및 검사의 양형부당 주장에 관한 판단

검사와 피고인의 각 양형부당 주장을 함께 살펴본다.

체불임금의 액수가 적지 아니하고, 전액 변제되지 않은 점 등은 불리한 정상이다. 다만, 피고인은 이 사건 범행을 인정하면서 잘못을 반성하는 점, 일부 근로자와 합의한 점, 2회의 벌금형 이외 처벌을 받은 전력이 없는 점, 임금지급의 책임은 1차적으로 근로자들을 직접 고용한 A에게 있고, 피고인은 직상수급인의 대표이사로서 연대책임을 부담하게 된 것인 점 등은 유리한 정상이다.

그 밖에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에 이르게 된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이 사건 기록과 변론에 나타난 모든 양형 조건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피고인에게 선고한 형은 적정하고, 원심의 양형 판단이 재량의 합리적인 한계를 벗어났다고 평가되거나 이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부당하다고 인정되는 등의 사정을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원심이 선고한 형이 검사가 주장하는 바와 같이 너무 가벼워서 부당하다거나, 피고인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너무 무거워서 부당하다고 볼 수 없으므로, 검사와 피고인의 위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

3.

결론

그렇다면 피고인들과 검사의 항소는 모두 이유 없으므로,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4항에 따라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김경대(재판장) 이지연 석윤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