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20. 6. 5. 선고 2018가단115655 판결

주문

1.

원고(선정당사자) 및 선정자 B의 승계참가인의 청구를 모두 기각한다.

2.

소송비용 중 원고(선정당사자)와 피고들 사이에 생긴 부분은 원고(선정당사자)가 부담하고, 참가로 인한 부분은 선정자 B의 승계참가인이 부담한다.

청구취지 및 승계참가취지

1.

청구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선정당사자)에게 41,417,881원, 선정자 B에게 79,101,772원, 선정자 H에게 41,417,881원, 선정자 I에게 41,417,881원, 선정자 J에게 41,417,881원과 위 각 돈에 대하여 2017. 3. 7.부터 이 사건 소장 부본 송달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승계참가취지

피고들은 공동하여 선정자 B의 승계참가인에게 11,373,300원과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승계참가신청서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유

1.

기초사실

가.

이 사건 공사의 경과

1)

피고 주식회사 C(변경전: 주식회사 K, 이하 ‘피고 회사’라 한다)은 2016. 9. 23. L조합으로부터 구미시 M 소재 L조합 임오지점 신축공사(이하 ‘이 사건 신축공사’라 한다)를 도급받았다.

2)

이 사건 신축공사 중 1, 2층 사이 벽면 도장공사(이하 ‘이 사건 도장공사’라 한다)가 2017. 3. 2.경부터 진행되었는데, 당시 위 1, 2층 사이의 계단에는 안전난간이 설치되지 않은 상태였고, 망 N(이하 ‘망인’이라 한다)은 2017. 3. 7. 10:50경 이 사건 공사 현장 내 1층 계단 바닥에 쓰러진 채로 발견되어 바로 구미시 O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같은 달 21. 06:32경 외부원인에 의한 뇌출혈을 직접 사인으로 하여 사망하였다(이하 ‘이 사건 사망사고’라 한다).

나.

당사자의 지위

1)

선정자 B는 망인의 배우자, 원고(선정당사자) A, 선정자 H, I, J{이하 ‘원고(선정당사자)’와 ‘선정자’들을 ’원고들‘로 통칭한다}은 망인의 자녀들이다.

2)

이 사건 사망사고 발생 당시 피고 D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피고 E은 피고 회사의 부사장, 피고 F은 피고 회사의 현장소장, 피고 G은 피고 회사의 실질적인 경영자였다.

3)

원고 B의 승계참가인(이하 ‘참가인’이라 한다)은 국민연금법에 의하여 국민의 노령․장애 또는 사망에 대하여 연금급여를 실시하는 법인으로 원고 B에게 유족연금을 지급한 자이다.

다.

관련 형사판결의 경과

1)

원고들은 피고 E을 제외한 나머지 피고들을 산업안전보건법위반 혐의로 고소하였는데, 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은 2018. 12. 27. 피고 D, G에 대하여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2)

한편, 피고 회사와 피고 F은 이 사건 공사현장에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필요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하여 안전․보건에 관한 협의체를 구성․운영하지 않았으며, 작업장 순회점검을 실시하지 않았고, 하수급인이 근로자에게 실시하는 안전․보건교육에 대한 지도와 지원을 실시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2019. 7. 9. 대구지방법원 김천지원에서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을 각 선고받았고(2019고정14호), 위 피고들이 항소하여 대구지방법원 2019노2920호로 항소심 계속 중이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2, 4, 5, 17, 18호증, 갑나 제1 내지 3호증, 을 제9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들과 참가인의 주장 요지

가.

원고들

1)

망인은 피고 회사에 단기 일용근로자로 고용되어 2017. 3. 2.부터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도장작업을 하여 왔다. 이 사건 공사현장은 미끄러웠고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였으므로, 사업주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위험을 방지하기 위하여 안전난간 설치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함에도 피고들은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 안전난간과 같은 추락방지시설을 설치하지 아니하였다. 망인은 2017. 3. 7. 10:50경 이 사건 공사현장의 1층과 2층 사이 계단에서 벽면 마무리 도장공사 작업을 하던 중 추락하는 사고를 당하였다. 이 사건 사망사고 당시 피고 D는 피고 회사의 대표이사, 피고 E은 부사장, 피고 F은 현장소장, 피고 G은 실질적인 경영자였다. 피고 회사와 피고 F은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이 사건 공사 현장의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고, 이는 망인의 사망사고 발생의 원인이 되었다. 따라서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들에게 위와 같은 불법행위로 인하여 망인 및 원고들이 입은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2)

가사 망인이 피고 회사의 피용자 또는 노무수급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피고 회사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위반하였고, 이는 망인의 사망사고와 그로 인한 손해 발생의 원인이 되었으므로 피고들은 원고들이 이 사건 사망사고로 인하여 입은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나.

참가인

망인은 원고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피고들의 재해방지조치 의무 위반으로 인하여 사망하였으며, 참가인은 선정자 B에게 유족연금 합계 11,373,3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위 금액의 범위에서 선정자 B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청구권을 대위할 수 있다고 할 것이어서 이에 대한 손해배상금의 지급을 구한다.

3.

판단

가.

실질적 사용관계에 따른 채무불이행 내지 불법행위 책임 인정 여부

1)

원고들은 피고 회사가 2017. 3. 2. 망인을 근로자로 채용하여 이 사건 도장공사를 하도록 하였다거나, 망인이 노무수급인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도장공사에 관한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피고들은 망인의 생명․신체․건강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피고들이 이 사건 공사현장에 안전난간 등 위험방지 조치를 취하지 아니한 것이 원인이 되어 이 사건 사망사고가 발생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피고들은, 망인은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도장공사를 도급받은 주식회사 P(이하 ‘P’이라 한다)의 실경영주로서 피고 회사의 근로자 또는 노무수급인이 아니므로 망인에 대한 보호의무를 부담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2)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한편, 도급인은 도급 또는 지시에 관하여 중대한 과실이 없는 한 수급인이 그 일에 관하여 제3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없고(민법 제757조), 다만 예외적으로 도급인이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한 채 수급인에 대하여 특정한 행위를 지휘하거나 특정한 사업을 도급시키는 경우와 같은 노무도급의 경우에는 비록 도급인이라고 하더라도 사용자로서의 배상책임이 있지만(대법원 2005. 11. 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1997. 4. 25. 선고 96다53086 판결 등 참조), 이 경우 도급인의 지휘․감독은 실질적인 사용자 관계가 인정될 정도로 구체적인 공사의 운영 및 시행을 직접 지시․지도하고 감시․독려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대법원 2014. 2. 13. 선고 2013다78372 판결 등 참조).

3)

살피건대,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망인이 피고 회사의 피용자였다거나 피고 회사가 P에 하도급 준 이 사건 도장공사와 관련하여 일의 진행 및 방법 등에 관하여 실질적으로 지시 또는 감독을 하였다거나, 구체적인 지휘․감독권을 유보하였다고 보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반면 앞서 든 증거와 을 제1, 5, 7호증(각 가지번호 포함)의 각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알 수 있는 아래와 같은 사실관계 및 사정들을 종합하면, 망인은 P의 실경영주로서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도장공사를 하도급 받아 독립적으로 공사를 진행하였던 것으로 보는 것이 타당하므로, 피고 회사가 망인의 사용자 또는 노무도급인에 해당함을 전제로 한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가)

망인의 사망 이후 유족인 원고들은 근로복지공단에 이 사건 사망사고가 산업재해에 해당한다면서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를 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7. 7. 21. 망인은 배우자인 원고 B가 대표이사인 P의 실제 경영주이고, 망인이 피고 회사에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는 이유로 위 청구를 받아들이지 아니하였고, 원고들이 위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취소를 구하였으나 근로복지공단은 2018. 1.경 위 청구를 기각하였으며, 산업재해보상보험심사위원회 또한 2018. 5. 11. 원고들의 재심사 청구를 기각하였다.

나)

위 유족급여 및 장의비 청구와 관련한 심사결정 및 재결의 주된 이유는 망인이 P의 실사업주로서 피고 회사와 이 사건 도장공사에 관한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스스로 P 소속 인부들을 이 사건 공사현장에 투입하여 P 소유의 작업기계를 사용하여 도장공사를 하면서 피고 회사로부터는 구체적으로 업무내용에 관한 지휘․감독을 받은 바 없다는 것이다.

다)

원고들이 피고들을 업무상과실치사 등으로 고소한 사건(대구지방검찰청 김천지청 2018형제11515호)에서도 검사는 ‘원칙적으로 도급인에게는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으나, 도급인이 공사의 시공이나 개별 작업에 관하여 구체적으로 지시․감독하였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에게도 수급인의 업무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있다고 할 것인데, 피고 회사가 수급자인 망인 또는 P의 작업에 대한 구체적인 업무지시, 감독 등을 한 사실이 없고, 망인이 사업주로서 독립적으로 근로자들을 고용하여 스스로의 판단 하에 P 소유의 차량과 작업도구를 사용하여 관리․감독하여 왔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들에게는 이 사건 도장공사와 관련하여 사고방지에 필요한 안전조치를 취할 의무가 없다’고 보아 2018. 8. 30. 증거불충분으로 혐의없음 처분을 하였다.

라)

망인은 2016. 11. 3. Q 신축공사 현장에서 도장작업 중 추락하여 뇌내출혈, 두개골 등 부분골절상을 입고 근로복지공단에 산재보험요양급여신청을 하였다가 2016. 11. 26. ‘망인은 P의 대표 B의 배우자로 산재보험의 적용을 받는 근로자가 아님에도 착오로 산재요양급여를 신청하였기에 동 신청서의 반려를 요청한다’는 반려요청서를 제출하기도 하였다.

나.

산업안전보건법위반에 따른 손해배상 책임 인정 여부

피고 회사와 피고 F이 1. 다. 2)항 기재와 같이 산업안전보건법위반죄로 벌금 200만 원을 선고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위 판결의 취지는 피고 회사와 피고 F이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를 위반하였다는 것이고, 그 의무위반으로 인하여 이 사건 사망사고가 발생하였다는 점에 대해서는 원고들에게 증명책임이 있다고 할 것인데, 원고들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위 피고들의 산업안전보건법상 산업재해예방조치의무 위반이 원인이 되어 망인이 사망하였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달리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

나아가 산업안전보건법 제29조는 ‘전문분야에 대한 공사의 전부를 하도급한 사업주는 그가 사용하는 근로자와 그의 하수급인이 사용하는 근로자가 같은 장소에서 작업할 때 생기는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망인은 피고 회사로부터 이 사건 도장공사를 하도급 받은 P의 실경영주로서 이 사건 공사현장에서 도장업무를 실제로 수행한 R, S, T의 산업재해를 방지하기 위한 조치를 도급인인 피고 회사와 함께 취하여야 할 의무자에 해당할 뿐, 망인이 수급인인 P이 사용하는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으므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원고들의 이 부분 주장 역시 받아들일 수 없다.

다.

소결론

따라서 피고들에게 이 사건 사망사고에 관한 과실이 존재한다고 볼 수 없는 이상 이를 전제로 한 원고들 및 참가인의 주장은 나머지 점에 관하여 더 나아가 살필 필요 없이 이유 없다.

4.

결론

그렇다면 원고들과 참가인의 각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모두 기각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황형주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