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이 사건 소를 각하한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전제사실
원고는 전기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고, B 주식회사(이하 '채무자회사'라 한다)는 소방설비 공사업 등을 목적으로 설립된 법인이다.
채무자회사, D 주식회사, 주식회사 E는 2015. 12. 30. 대구지방조달청으로부터 F 종합수장고 조성공사(소방공사, 이하 '이 사건 공사'라 한다)를 수급받았다.
채무자회사는 2017. 12. 27. 광주지방법원에 회생을 신청하였고, 위 법원은 2018. 2. 2. 채무자회사에 대한 회생절차 개시결정을 하였다.
피고는 2018. 2. 20. 위 회생신청 사건에서, 원고가 채무자회사에 대하여 ① 어음금채권 1억 원, ② 상거래채권(물품대금 미지급금) 2억 470만 원, 합계 3억 470만 원의 회생채권을 가지고 있다는 내용의 채권자 목록을 제출하였다.
원고는 위 회생신청 사건의 채권 신고절차에서, 원고가 채무자회사에 대하여 3억 470만 원의 임금채권을 가지고 있다고 신고하였고, 이에 대하여 피고는 신고취지 및 신고내용이 불명확하다는 이유로 부인하였다.
원고는 2018. 3. 21. 이 사건 소를 제기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2, 3, 4호증, 을 제8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각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당사자 주장의 요지
원고
채무자회사의 부사장인 G는 2016. 6. 25.경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전기공사 부분의 인력관리 및 자재수급을 부탁하여 원고가 이를 수락한 후 원고는 2016. 7.경부터 이 사건 공사 현장에 소수의 인부를 보내어 현장관리를 시작하였다. 그 후 채무자회사는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 중 전기 공사에 필요한 인원을 모두 투입해 달라고 요청하여, 원고는 2016. 11.부터 2017. 12.까지 채무자회사의 명의로 근로자(이하 '이 사건 근로자'라 한다)를 채용하여 이 사건 공사 현장에 필요한 인력을 투입하였다.
2016. 11.부터 2017. 12.까지 이 사건 근로자 임금의 합계는 533,945,000원인데, 그중 채무자회사가 229,245,000원을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직불하였고, 나머지 304,700,000원(= 533,945,000원 - 229,245,000원)은 원고가 채무자회사를 대신하여 이 사건 근로자에게 지급하였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채권(이하 '이 사건 채권'이라 한다)은 채무자 회생 및 파산에 관한 법률(이하 '채무자회생법'이라 한다) 제179조 제1항 제10호(채무자의 근로자의 임금·퇴직금 및 재해보상금)의 공익채권이고, 공익채권은 회생절차에 의하지 아니하고 수시로 변제하여야 하므로(채무자회생법 제180조 제1항), 피고는 원고에게 304,7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피고
채무자회사는 채무자회사가 이 사건 공사를 통하여 대구지방조달청으로부터 지급받을 공사대금의 85% 상당액을 원고에게 지급하기로 하고 원고에게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는 채무자회사의 근로자가 아니다. 따라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채권은 공익채권이 아니라 채무자회생법 제118조 제1호(채무자에 대하여 회생절차개시 전의 원인으로 생긴 재산상의 청구권)의 회생채권에 해당하므로,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여 각하되어야 한다.
판단
관련 법리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이 고용계약인지 도급계약인지보다 그 실질에 있어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 여기서 말하는 종속적인 관계가 있는지 여부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사용자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사용자가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는지, 노무제공자가 스스로 비품·원자재나 작업도구 등을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케 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노무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인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및 근로소득세의 원천징수 여부 등 보수에 관한 사항,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와 그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관한 법령에서 근로자로서 지위를 인정받는지 등의 경제적·사회적 여러 조건을 종합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다만,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하여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하였는지, 사회보장제도에 관하여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의 사정은 사용자가 경제적으로 우월한 지위를 이용하여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다는 점에서 그러한 점들이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대법원 2017. 1. 25. 선고 2015다59146 판결 등 참조).
채무자회생법에 의한 회생절차에 참가하고자 하는 회생채권자는 회생채권의 신고를 하여야 하고(동법 제148조 제1항), 신고된 회생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제기된 때에는 이의자 전원을 상대방으로 하여 법원에 채권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할 수 있으며(동법 제170조 제1항). 재판에 불복하는 자는 채권조사확정 재판에 대한 이의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동법 제171조 제1항), 다만 회생절차개시 당시 회생채권에 관한 소송이 계속 중인 경우 회생채권자는 회생채권의 신고를 하고, 신고된 회생채권에 대하여 이의가 제기된 때에는 이의자 전원을 소송의 상대방으로 하여 소송절차를 수계하여야 한다(동법 제172조 제1항). 따라서 회생절차가 개시된 후 회생채권자가 회생채권의 이의자를 상대로 회생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소를 제기하는 것은 부적법하다(대법원 2011. 5. 26. 선고 2011다10310 판결, 대법원 2014. 5. 16. 선고 2012다114851 판결, 대법원 2017. 6. 29. 선고 2016다221887 판결 등 참조).
이 사건에 관하여
인정사실
원고의 실질적 사주인 H은 2016. 7.경부터 2018. 1. 4.까지 채무자회사 측에 이 사건 공사와 관련된 전자우편(이하 '이 사건 전자우편'이라 한다)을 발송하였는데, 이에는, ①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2016. 11.부터 2017. 12.까지의 급료지급명세서(이 사건 근로자의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및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이수증 사본 첨부), ② '공사명: F, 원도급사: 채무자회사, 시행사: 원고'라고 기재된 공사비정산서 (1차준공, 이하 '이 사건 정산서'라 한다), ③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된 자재들의 거래명세서, ④ 공급자를 위 자재들을 공급한 자, 공급받는 자를 채무자회사로 기재한 전자세금계산서(공급자 통장 사본 첨부) 등이 첨부되어 있었다.
H은 채무자회사 측에, 2017. 8. 18. '사장님 죄송합니다.~~ 노무비라도 오늘 처리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2017. 11. 10. '소화약재만이라도 처리를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일자불상경 '…(전략)… 사장님 말씀만 믿고 전 재산과 주위 분들에게 돈을 빌려 공사를 하였습니다. …(중략)… 12월분 노임신고만이라도 부탁드립니다.'라는 문자메시지를 각 발송하였다.
원고는 2017. 10. 12. 공급자를 원고로, 공급받는 자를 채무자회사로, 품목을 F 노임'으로, 공급가액을 1억 5,000만 원으로 하여 전자세금계산서를 발행하였다가, 2017. 10. 13. 계약의 해제를 이유로 위 전자세금계산서 내용을 취소하는 수정 전자세금계산서 및 위 전자세금계산서에서 품목만을 '감지기 외'로 변경한 전자세금계산서를 각 발행하였다.
채무자회사는 2017. 11. 29. 다음과 같은 내용의 이행각서(이하 '이 사건 이행각서'라 한다)를 작성하여 원고에게 교부하였다.
한편 H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원고로부터 급여를 받아 왔고, 채무자 회사의 총괄이사라는 명함을 사용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7, 8호증, 을 제1, 3, 4, 17, 21 내지 37, 41, 43, 44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판단
위 인정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여 나타나는 다음과 같은 사정을 관련 법리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는 채무자회사의 근로자로 보기 어렵고, 원고는 채무자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므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이 사건 채권은 회생채권이라 할 것이다. 따라서 채무자회사에 대한 회생절차가 개시된 2018. 2. 2. 이후인 2018. 3. 21. 제기된 이 사건 소는 회생채권자인 원고가 회생채권의 이의자인 피고를 상대로 회생채권의 이행을 구하는 것으로서 부적법하다.
이 사건 근로자의 업무 내용을 채무자회사가 정하였는지, 이 사건 근로자들이 채무자회사의 취업규칙 또는 복무(인사)규정 등의 적용을 받으며 업무 수행 과정에서 채무자회사가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였는지, 채무자회사가 이 사건 근로자의 근무시간과 근무장소를 지정하고 근로자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등 이 사건 근로자가 체무자회사의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채무자회사에게 근로를 제공하였는지 여부를 인정할만한 아무런 증거가 없다. 오히려 이 사건 전자우편에는 이 사건 근로자의 신분증 사본, 통장 사본 및 건설업 기초안전보건교육 이수증 사본 등이 첨부되어 있는 점, H은 이 사건 공사기간 동안 채무자회사가 아닌 원고로부터 급여를 받아온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 사건 근로자는 채무자회사가 아닌 원고 측이 채용한 것으로 보인다.
원고는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임금을 채무자회사가 직접 지급하기로 약정하였으므로 이 사건 근로자는 채무자회사의 근로자라는 취지로 주장하나, 도급인과 수급인 사이의 약정에 따라 도급인이 수급인의 근로자들에게 임금을 지불하는 것도 가능하므로, 그와 같은 사정만으로 채무자회사와 이 사건 근로자 사이에 사용종속관계가 존재한다고 보기도 어렵다.
이 사건 정산서에는 '원도급사: 채무자회사, 시행사: 원고'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이 사건 이행각서에는 '채무자회사는 원고에게 지급하여야 할 이 사건 공사 하도급 미지급 대금'이라고 기재되어 있는 점, 원고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하여 발행한 전자세금계산서에는 이 사건 근로자에 대한 노무비 외에도 이 사건 공사에 사용된 자재에 관한 것도 존재하는 점, 이 사건 공사를 실제 수행한 것으로 보이는 H은 이 사건 공사기간 동안 채무자회사가 아닌 원고로부터 급여를 지급받은 점, H이 채무자회사 측에 보낸 문자메시지 내용에 의하면 원고가 실제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고 채무자회사, 는 사후적으로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수행하면서 부담한 채무를 직접 결제하는 방식으로 이 사건 공사를 진행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는 채무자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았다고 봄이 상당하다.
원고는 소방시설공사업법 및 동법 시행령상 이 사건 공사는 하도급이 불가능하므로 원고는 체무자회사로부터 이 사건 공사를 하도급받은 것이 아니라고 주장하나, 법령상 이 사건 공사에 관한 하도급이 금지되어 있다 하여 원고가 채무자회사로부터 하도급을 받을 수 없다거나 양자가 실제로 체결한 계약의 성격이 하도급계약이 될 수 없다고 보기는 어렵다. 오히려 위와 같은 법령상의 제한으로 인하여 H은 채무자회사의 총괄이사라고 기재된 명함을 사용하였고, 채무자회사가 이 사건 공사에 관한 채권자들에게 직접 대금을 송금하는 등의 행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결론
이 사건 소는 부적법하므로 이를 각하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판사 이덕환(재판장) 박민규 서동원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