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9. 9. 25. 선고 2019나304071 판결

주문

1.

제1심판결을 다음과 같이 변경한다.

가.

피고는 원고에게 12,878,910원 및 이에 대하여 2017. 9. 1.부터 2019. 9. 25.까지는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나.

원고의 나머지 청구를 기각한다.

2.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한다.

3.

제1의 가.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와 피고의 지위

1)

원고는 대구 수성구 D에 있는 공동주택인 A(총 7동 885세대, 이하 '이 사건 아파트'라 한다)의 구분소유자들 및 이를 임차하여 사용하는 사용자들(이하 구분소유자들과 사용자들을 통틀어 '입주자등'이라 한다)이 그들을 대표하여 A의 관리에 관한 주요사항을 결정하도록 하기 위하여 공동주택관리법 제14조에 의하여 선출한 동별 대표자들을 구성원으로 하여 구성한 자치 의결기구이다.

2)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의 동별 대표자들 중 1인으로, 2015. 12. 16. 공동주택관리법 시행령 제12조에 따라 A의 입주자등에 의하여 원고의 임원인 회장으로 선출되었다. 피고는 2016. 1. 1. 원고의 대표자인 회장으로 취임하였고 임기가 그로부터 2년 후인 2017. 12. 31.까지로 예정되어 있었는데, 2017. 7. 26. 피고가 동별 대표자로 선출된 선거구인 제7 선거구(E동 1~6라인)에서 총 75세대의 과반수인 62세대의 입주자등이 피고의 해임을 찬성함에 따라 그 무렵 동별 대표자로서의 자격과 원고의 임원인 회장으로서의 지위를 상실하였다.

나.

관리사무소장 F의 해고

1)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인 F은 피고가 원고의 회장으로 취임한 후, ① 2016. 7. 30. 이 사건 아파트 G동에 정전이 발생하였는데도 현장에 나타나지 않았고, ② 위 정전사고에 대한 '사고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전에 원고에게 보고를 하거나 협의절차를 거치지 아니하였으며, ③ 피고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이 사건 아파트의 취업규칙(이하 '이 사건 취업규칙'이라 한다)을 주지시킨 다음 확인을 받고, 공고문을 게시할 경우 관리사무소장의 명의로 직인을 제대로 찍어 게시하라고 지시하였음에도 이를 이행하지 아니하였고, ④ 원고의 회장 앞으로 온 삼성라이온즈파크 개장 초대권을 피고가 아닌 전임 회장에게 전달하였다가, 피고의 지적을 받자 이를 회수하여 피고에게 건네주었다는 사유(이하 '이 사건 사유'라 한다) 등으로 피고와 갈등을 빚었다.

2)

원고는 2016. 8. 19. 동별 대표자 6명이 연대서명한 F에 대한 '해고안'이 제출되자, 같은 날 이를 심의하여 원고 구성원 8명 중 6명의 찬성으로 F의 해고를 의결하였다. 그 다음날 동별 대표자 2명이 추가로 위 '해고안' 및 의결에 찬성하는 서명을 하였고,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등 23명이 '해고안'에 연대서명하였다.

3)

원고는 2016. 8. 22. F에게 해고예고통지를 하였고, 2016. 8. 23. 새로운 관리사무소장을 채용하는 공고를 하였다. 원고는 2016. 8. 24. F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 제37조 제4호에 근거하여 2016. 9. 22.자로 해고한다.'는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

4)

원고는 2016. 8. 27. 입주자대표회의에서 F을 해고하기로 다시 의결하고, 2016. 8. 29. F에게 '명령불복종, 사직의사 공개, 불법행위, 선거법위반, 근무태도 불량' 등 이 사건 사유를 포함한 22개의 비위사실이 기재된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

5)

F은 2016. 8. 30. 원고에게 '해고사유 통지 이의신청서'를 제출하였으나, 원고는 수신인란에 'B A 입주자대표회의 회장'이라는 개인의 성명이 기재되어 있다는 이유로 수령을 거절하였다.

6)

원고는 2016. 9. 21. F에게 해고통지서를 교부하였다. F은 해고일인 2016. 9. 22.부터 출근하지 아니하였다.

다.

F의 복직 등

1)

F은 2016. 11. 7. 경북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를 신청하였다.

2)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017. 1. 13. '사용자인 원고가 2016. 9. 22. 근로자인 F에게 한 해고는 부당해고임을 인정하고, 원고는 판정서를 송달받은 날로부터 30일 이내에 F을 복직시키고 해고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더라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라'고 판정(이하 '이 사건 초심판정'이라 한다)하였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는 2017. 2. 8. 원고에게 이 사건 초심판정정을 통지하였다.

3)

원고는 2017. 2. 17. 이 사건 초심판정의 취소를 구하는 재심을 신청하였으나, 중앙노동위원회는 2017. 5. 12. 원고의 재심신청을 기각하는 판정(이하 '이 사건 재심판정'이라 한다)을 하였다.

4)

원고는 이 사건 재심판정에 따라 2017. 6. 8. F을 복직시켰고, 이후 F을 포함한 2명의 관리사무소장이 근무하게 되었다. 원고는 2017. 8. 31. F이 퇴직할 때까지 F의 임금 등(건강보험료 등을 포함)으로 아래와 같은 금액을 지출하였다.

5)

한편 원고는 2017. 4. 25. 재심을 위한 노무사 비용으로 220만 원을 지출하였고, 경북지방노동위원회로부터 기간 내에 판정을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이유로 이행강제금을 부과 받아 2017. 5. 22. 이행강제금으로 500만 원을 지출하였다. 이행강제금의 부과사유는 '원고는 2017. 2. 10. 판정서를 수령하였음에도, 이행결과통보서 제출기한인 2017. 3. 13.까지 이행하지 아니하였다.'는 것이다.

6)

원고는 2017. 6. 12. 대전지방법원에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을 상대로 이 사건 재심판정에 대한 취소를 청구하는 소를 제기하였다가(2017구합710), 2017. 7. 28. 소를 취하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1 내지 5, 8, 11, 12호증, 을 1 내지 2, 5 내지 9, 24, 42, 49 내지 53호증(가지번호 있는 경우 이를 포함. 이하 같음)의 각 기재 또는 영상, 변론 전체의 취지

2.

피고의 본안전 항변에 대한 판단

가.

피고의 주장

원고는 비법인사단으로 이 사건 소 및 항소를 제기하기 위해서는 사원총회의 결의를 거쳤어야 하는데도, 원고의 적법한 결의가 없으므로, 이 사건 소 및 항소 제기는 부적법하다.

나.

판단

갑 제15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원고는 2019. 2. 20. 개최된 회의에서 구성원 9명 중 8명이 출석하여 이 사건 소 제기 행위를 승인하고, 항소를 제기하기로 결의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고, 위 인정사실에 의하면 이 사건 소제기에 대해서는 사후적 추인이 있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본안전 항변은 이유 없다(피고는 자유로운 표결이 보장되지 않아 위 결의가 무효라는 주장 등도 하고 있으나, 피고가 주장하는 사실을 인정할 증거가 없다).

3.

본안에 대한 판단

가.

당사자의 주장

1)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의 대표자인 회장으로 재직하는 기간 동안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 사무를 처리하여야 하는데도, 이를 게을리하여 위법하게 F을 해고하고, 이 사건 초심판정에 불응하여 재심까지 신청하였으며, 그로 인하여 원고로 하여금 F에게 임금 등과 업무추진비, 방화수당 및 검침수당을 지급하고, 재심 신청을 위한 노무사 비용으로 220만 원을, 이행강제금으로 500만 원을 각 지출하는 손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손해배상금으로 합계 44,737,7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피고의 주장

가)

F에게는 이 사건 취업규칙 제37조 제4호의 해고사유가 있었고, 피고는 F에게 해고통지서를 교부하고 이의신청을 할 기회를 주었다.

나)

피고는 원고의 해고 의결을 이행한 것에 불과하므로 원고에게 부당해고에 대한 책임을 물을 수는 없다.

다)

원고는 2016. 8. 26. 및 2017. 6. 20.(근로자의 동의서가 제출된 날을 기준으로 한 것으로, 이하 피고가 특정한 방식에 따라 '2016. 8. 26.자 변경' 및 '2017. 6. 20.자 변경'이라 한다) 이 사건 취업규칙 제36조 제1호를 거듭 개정하여, 관리사무소장의 정년을 60세로 단축하였다. 그러므로 F(H생)은 2016. 8. 26. 또는 2017. 6. 20. 정년이 도래하였다고 할 것이어서, 원고는 각 그 다음날부터는 F에게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고, 따라서 피고에게 그 임금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도 없다.

라)

피고가 회장으로 근무하는 동안의 운영성과로 인해 2019. 6. 20.까지 약 8,117만 원의 비용이 절감되었으므로, 결과적으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였다고 할 수 없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한 경우에 사후에 법원에 의하여 그 해고가 정당하지 못하여 무효라고 판단되었다고 하여 그러한 사유만에 의하여 곧바로 그 해고 당시에 단체의 대표자가 그 임무를 게을리한 것으로 보아서 대표자 개인이 단체에 대하여 손해배상책임을 부담한다고 볼 수는 없고, 근로자를 해고할 당시의 객관적 사정이나 근로자에 대한 해고사유의 내용 또는 경중, 근로자에 대하여 해고를 하게 된 경위 등에 비추어 해고할만한 정당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할 상당한 근거가 있고, 이와 아울러 소정의 적법한 절차 등을 거쳐서 해고를 한 경우라면 단체에 대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이와 같이 단체의 대표자가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선량한 관리자로서의 주의의무 또는 충실의무를 위반하여 자신의 임무를 게을리하였는지 여부는 통상의 합리적인 대표자를 기준으로 하여 해고의 사유 및 절차 등에 관한 여러 사정을 종합하여 볼 때 단체의 대표자로서 근로자를 해고하기로 하는 결정을 함에 있어서 간과하여서는 안 될 잘못이 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한다(대법원 2009. 2. 12. 선고 2008다74895 판결 등 참조).

2)

인정사실

가)

F은 2007. 11. 23.부터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장으로 근무해 오면서, 매년 1년 단위로 계약기간을 갱신해 왔다. F은 2015. 11. 23. 원고와 사이에, 계약기간 2015. 11. 23.부터 2016. 11. 22.까지인 근로계약을 체결하였다.

나)

대구광역시는 2011. 10. 4. 국토교통부에 이 사건 아파트를 공동주택 우수관리단지로 추천하였고, F은 2011. 7. 4. 대구수성소방서장으로부터, 2015. 12. 31. 국민안전처장관으로부터 표창장을 받았다.

다)

이 사건 취업규칙은 직원의 인사에 관하여 평등과 명확성을 기하기 위하여 인사위원회(징계위원회를 포함한다)를 구성하고(제11조), 징계심의 의결 전 해당직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여야 하고, 징계대상자는 구두 또는 서면으로 자기에게 유리한 사실을 진술 또는 제출할 수 있으며(제15조 제3, 4호), 징계의 종류로 견책, 감봉, 정직, 해고(제49조 제4호)를 규정하고 있고, 제50조 내지 제52조에서 징계해고를 비롯한 징계사유에 대해 정하고 있다. 또한 이 사건 취업규칙은 '근무성적이 불량한 자로서 개전의 정이 없다고 인정되고 아파트 입주민 20인 이상과 동별 대표자 과반수의 연대서명이 있을 때'에는 인사위원회의 의결 없이 해고시킨다고 규정하고 있다(제37조 제4호).

라)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초심판정을 하였다.

마)

중앙노동위원회는 원고의 재심 신청을 기각하는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하였는데, 그 사유는 다음과 같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3, 8호증의 19, 25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3)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및 범위

가)

청구원인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회장이었던 피고는 입주자등을 위하여 맡은 업무를 성실히 수행하여 입주자등에게 손해를 끼치지 않도록 할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가 있다.

그런데 앞서 본 각 사실과 증거들에 의하여 인정할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근로자에게 변명의 기회를 부여하지 않더라도 해고가 당연시될 정도라는 등의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취업규칙상 통상해고사유에 해당한다고 하여도 그 사유가 징계해고사유에도 해당하는 경우에는 의결이라는 방법을 취하였다고 하더라도 징계해고에 따른 소정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고 봄이 상당한 점, ② 이 사건 아파트의 취업규칙 제37조 제4호의 해고사유인 '근무성적이 불량한 자로서 개전의 정이 없다고 인정되는' 경우는 추상적인 개념으로 그에 해당하는 구체적인 사유는 제50조 내지 제52조의 징계사유에 중복해서 해당하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③ 이처럼 F에 대한 해고사유가 취업규칙에 정한 통상해고사유와 징계해고사유에 동시에 해당하는 경우에는 근로자에게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는 등 방어권 보장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여야 한다고 봄이 타당한 점, ④ 그럼에도 원고의 회장이었던 피고는 F에게 이러한 절차적 보장을 하지 아니한 채 해고결정을 하였고, 이후 F이 제출한 이의신청서의 수령도 거절한 점, ⑤ 이 사건 사유를 비롯하여 피고가 내세운 F의 비위사실들은 대체로 사소한 잘못에 불과하거나 객관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어서, F에게 취업규칙 제37조 제4호의 해고사유가 존재한다거나 또는 그에게 변명의 기회를 주지 않더라도 해고가 당연시 될 정도의 사정이 있다고 볼 수 없음이 명백한 점, ⑥ 이러한 이유로 인해 이 사건 초심판정 및 재심판정에서도 F에 대한 해고는 적법한 절차를 거치지 아니한 중대한 하자가 있어 무효라고 심판된 점, ⑦ F은 피고가 원고의 회장으로 취임하기 전까지 비교적 성실하게 임무를 수행해 온 것으로 보이고, 피고가 원고의 회의에서 F에게 이 사건 취업규칙 제37조 제4호의 적용을 주장한 것에 비추어, 해고를 주도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을 종합하여 보면, 피고는 위임의 취지를 위반하여 원고의 회장이라는 지위에서 F에 대한 해고를 주도적으로 처리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혔다고 할 것이므로, 그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원고의 손해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F에 대한 부당해고일인 2016. 9. 22.부터 퇴직 시까지의 임금 등과 업무추진비는 물론이고, 노무사 비용 및 이행강제금도 부당해고로 인한 것으로, 피고의 행위와 인과관계 있는 손해에 해당한다고 봄이 상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42,929,700원(= F에 대한 임금 등과 업무추진비 합계 35,729,700원 + 노무사 비용 220만 원 + 이행강제금 500만 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2)

한편 원고는, 원고가 복직한 F에게 방화수당 및 검침수당 합계 1,808,000원을 지급하였으므로, 피고가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고 주장한다.

원고가 2017. 8. 31. F에게 방화수당 및 검침수당으로 합계 1,808,000원을 지급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다. 그러나 원고는 방화수당 및 검침수당은 한국전력공사가 관리사무소 직원들에게 방화 및 검침업무를 위탁한 후 그 업무 수행의 대가로 지급하는 돈으로, 원고가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이를 수령하여 직원별로 나누어 준다고 주장한 점(2018. 10. 31.자 준비서면 제2쪽, 2018. 11. 8.자 변론기일), 원고의 주장에 의한다면 검침수당 등은 그 성격상 원고를 비롯한 이 사건 아파트의 관리사무소 직원들이 한국전력공사를 대신하여 아파트 각 세대의 검침업무 등을 수행한 다음 한국전력공사로부터 소정의 비율에 따라 지급받은 돈으로 보이므로, 원고에 대한 관계에서 근로의 대가로 받는 임금이라 할 수 없고, F이 방화 및 검침 업무를 수행했다고 볼 증거도 없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원고가 F에게 위 각 수당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볼 수 없으므로, 피고에게 그 금액 상당의 손해배상을 구할 수도 없다. 따라서 원고의 이 부분 주장은 받아들일 수 없다.

나)

피고의 주장에 대한 판단

(1)

원고의 의결을 이행한 것에 불과하므로 잘못이 없다는 피고의 주장에 대해 살펴본다.

앞서 본 바와 같이 피고는 원고의 회장으로 F에 대한 해고를 주도하고 부당해고임을 들어 복직을 명하는 이 사건 초심판정에 따르지 아니하여 원고에게 손해를 입게 한 이상, 원고의 의결을 거쳤다고 하여 피고의 행위가 정당화 될 수는 없으며, 나아가 의결에 잘못이 있는 경우에는 그에 참가한 구성원 모두에게 책임이 있다 할 것이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은 이유 없다.

(2)

이 사건 아파트의 취업규칙이 2016. 8. 26. 및 2017. 6. 20. 두 차례 개정되어 관리사무소장의 정년이 60세로 정해졌으므로, 원고가 각 그 다음날부터는 F에게 임금을 지급할 필요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 살펴본다.

갑 제8호증의 19, 24, 27, 28, 을 제42호증의 각 기재에 의하면, ① 원고는 2016. 8. 25. 이 사건 취업규칙 제36조 제1호에 관하여 "직원의 정년은 관리소장 60세, 단 동대표 2/3 이상 찬성시 1년씩 계약직으로 65세까지 근무할 수 있다. 기술, 관리직 60세, 경비, 미화직은 65세가 되는 그해 연말로 한다."라고 의결하여 직원 중 관리소장의 정년만 65세에서 60세로 단축하고, 그 다음날 F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17명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2016. 8. 29.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취업규칙 변경 신고를 한 사실, ② 원고는 2017. 6. 15. 이 사건 취업규칙 제36조 제1호에 관해 다시 "1. 직원의 정년은 관리직(관리사무소장)과 기술직은 60세, 경비직과 미화직은 65세가 되는 그해 연말로 한다. 단 관리직(관리사무소장도 포함), 기술직, 경비직, 미화직 등 모든 직원은 동대표 2/3 이상 찬성시 계약직으로 1년씩 근로계약을 체결한 후 근무할 수 있다."라고 의결하고, F을 제외한 나머지 근로자 18명의 동의서를 첨부하여, 2017. 6. 22.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변경된 취업규칙을 신고한 사실, ③ 중앙노동위원회는 2016. 8. 26.자 변경은 근로자인 F의 동의를 얻지 않았으므로 무효라는 내용으로 이 사건 재심판정을 한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

근로기준법 제94조 제1항 단서는 "취업규칙을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그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런데 아파트 관리사무소장과 나머지 근로자들은 비록 하나의 근로체계 안에 있기는 하지만 그들 사이에 전환 가능성이 없고, 근무기간의 경과 등에 의한 직급 상승으로 나머지 근로자들에게 변경된 취업규칙의 적용이 예상된다고 할 수도 없어, 관리사무소장에게 불이익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은 관리사무소장에게만 적용된다 할 것이므로(2016. 8. 26.자 변경이 효력이 없다면, 2017. 6. 20.자 변경 역시 F에게 불리한 것이다), 그의 동의 또는 관리사무소장 과반수의 동의가 없는 이상, 위 각 변경은 효력이 없다 할 것인데, 원고가 위 각 취업규칙을 변경하면서 위와 같은 동의를 얻었다고 볼 증거가 없다. 나아가 취업규칙에 정한 내용보다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근로자에게 유리한 것인 때에는 당연히 근로계약에 정한 근로조건이 취업규칙보다 우선하여 유효하게 적용되고, 취업규칙이 근로계약과의 관계에서 최저한의 기준을 설정하는 효력만 가지는 이상, 근로계약을 체결한 이후에 취업규칙이 적법한 절차를 거쳐 근로자에게 불리하게 변경되었다고 하여 유리한 근로계약에 우선하여 불리하게 변경된 취업규칙이 적용된다고 볼 수도 없으므로, 설령 위 각 변경이 효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근로계약서에 정한 기간이 단축된다고 볼 수도 없다.

(3)

피고는 자신이 회장으로 근무하는 동안에 이룬 성과로 인해 2019. 6. 20.까지 약 8,117만 원의 비용이 절감되었으므로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원고는 부당해고로 인한 손해에 대한 배상을 구하고 있는데, 피고가 주장하는 비용절감이 해고에 따른 직접적인 이익이라고 할 수도 없으므로, 설령 위와 같은 운영상 성과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이를 들어 손해의 발생을 부정할 수는 없다. 따라서 피고의 이 부분 주장도 이유 없다.

4)

책임의 제한

피고는 이 사건 아파트 입주민등을 위하여 봉사차원에서 원고의 회장으로 취임하여 일한 점, 피고는 F을 해고하고 이 사건 초심판정에 대해 재심을 신청하는 과정에서 원고의 의결을 거친 점, 그 밖에 이 사건 변론에 나타난 제반사정을 고려하면, 피고에게 F에 대한 해고로 인한 손해를 모두 부담하게 하는 것은 공평의 원칙상 부당해 보이고, 위와 같은 사정에 비추어 피고의 책임을 30%로 제한함이 타당하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12,878,910원(= 42,929,700원 × 30%)원 및 이에 대하여 원고에게 손해가 발생한 이후로 원고가 구하는 바에 따라 2017. 7. 1.부터 피고가 이행의무의 존부 및 범위에 관하여 항쟁함이 상당한 당심 판결 선고일인 2019. 9. 25.까지는 민법이 정한 연 5%의, 그 다음날부터 갚는 날까지는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위 인정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을 주문과 같이 변경한다.

판사 이영철(재판장) 정한근 이용욱

각주1)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당초 47,021,04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청구하였는데, 위 금액 중 2016. 9. 1.부터 해고 전날인 2016. 9. 21.까지의 임금 2,283,340원(해고 전 미지급하였던 임금)은 부당해고와 관련이 없어 항소 범위에서 제외한다고 밝히고 있으므로, 청구취지도 위 범위 내로 감축하였다고 봄이 타당하다.

각주2) 방화수당의 성격은 검침수당과 달리 볼 여지도 있으나, 원고가 이와 같이 주장하는 이상, 이에 따른다.

각주3) 피고의 주장 중 가)항에 대해서는 위 청구원인의 판단에서 살펴보았으므로, 별도로 판단하지 아니한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