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지방법원판결

대구지방법원 2019. 11. 20. 선고 2019나305630 판결

주문

1.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2.

항소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이유

1.

기초사실

가.

원고의 업무내용 및 이 사건 사고의 발생

1)

원고는 D생 남자로, 2015. 3. 24. 피고와, 계약기간을 2015. 3. 24.부터 2015. 6. 23.까지, 일급을 14만 원으로 정한 근로계약을 체결하고, 그 무렵부터 피고의 지시에 따라 C 주식회사 내의 도장 전 처리 업무(선박 표면에 도료가 잘 부착되도록 그라인더, 샌딩기 등을 이용하여 선박 표면의 이물질을 제거하는 업무)에 종사하였다.

2)

원고는 2015. 4. 21. 야간근무를 끝내고 2015. 4. 22. 오전에 수면 등 휴식을 취하던 중, 급성 뇌경색 증상(이하 '이 사건 사고'라 한다)을 입었다.

나.

이 사건 사고 전 원고의 근무형태 및 근무상황

1)

원고는 2008. 2. 26.경부터 도장 전 처리 업무에 종사하였는데, 피고와 근로계약을 체결하기 전인 2014. 12. 3.부터 2015. 3. 14.까지는 E에서 같은 업무를 수행하였다.

2)

원고는 2015. 3. 24. 피고로부터 교육을 받은 후, 2015. 3. 25.부터 같은 달 27.까지는 주간근무를 하다가, 그 다음날부터 이 사건 사고 발생일 전날인 2015. 4. 21.까지 야간근무를 하였다. 피고가 운영하는 F의 주간근무시간은 08:00부터 17:00까지, 야간근무시간은 19:00부터 04:00까지이고, 주간에는 식사시간이 12:00부터 13:00까지, 휴식시간이 10:00부터 10:10까지, 15:00부터 15:10까지이고, 야간에는 휴식시간이 22:00부터 22:10까지, 24:00부터 01:00까지, 03:00부터 03:10까지이다.

3)

원고는 F에서 도장 전 처리 업무를 한 2015. 3. 25.부터 2015. 4. 21.까지의 기간 중 1일(4. 18.)만 휴식을 취하였는데,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원고의 4주간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61.5시간이고, 1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55시간이다.

4)

한편 고용노동부고시 제2013-32호는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과 관련하여 근로자의 업무가 "만성적인 과중한 업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업무의 양·시간·강도·책임, 휴일·휴가 등 휴무시간, 교대제 및 야간근로 등 근무형태, 정신적 긴장의 정도, 수면시간, 작업 환경, 그 밖에 그 근로자의 연령, 성별, 건강상태 등을 종합하여 판단하되, 업무시간에 관하여는 발병 전 12주 동안 업무시간이 1주 평균 60시간(발병 전 4주 동안 1주 평균 64시간)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업무와 발병과의 관련성이 강하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

원고의 건강상태

1)

원고는 이 사건 사고 당시 만 48세의 남자로, 신장 166cm, 몸무게 80kg이었다.

2)

원고는 평소 1일 1갑 정도의 흡연을 하였고, 회당 소주 1병, 주 5회 음주를 하였으며, 흡연 및 음주 기간은 30년이었다.

3)

원고는 2010. 3. 4.부터 40여 회에 걸쳐 고혈압 치료를 받았는데, 2015. 2. 13. 30일 분의 고혈압 치료약을 처방받은 것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전 마지막 치료내역이다.

4)

원고가 피고에게 제출한 건강진단서(2015. 3. 5.자)에 기재된 원고의 혈압은 130/80mmHg으로 정상이었다.

라.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의 지급

산업재해보상보험재심사위원회는 2015. 11. 25. 근로복지공단이 2015. 8. 17.자로 원고에게 행한 요양 불승인 처분을 취소하는 재결을 하였다. 이에 따라 근로복지공단은 2018. 9. 5.을 기준으로 원고에게 합계 234,916,210원의 보험급여를 지급하였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4, 9, 11호증, 을 제3, 7호증(가지번호 있는 것은 가지번호 포함, 이하 같다)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청구원인에 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는 원고를 근로자로 채용하여 근무하게 함에 있어 사용자로서 안전배려의무 내지 주의의무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의무를 해태하여 원고에게 적절한 휴식 등을 제공하지 않고 주간근무에서 야간근무로 전환하는 등 업무상 부담을 가중시키고, 4주 동안의 근로기간 동안 단 1일의 휴일만을 제공하는 등의 과실로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재해를 입게 하였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사고로 인한 손해배상으로 522,995,782원(= 일실수입 391,993,730원 + 기왕치료비 13,495,590원 + 향후치료비 67,506,462원 + 위자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판단

1)

관련 법리

사용자는 근로계약에 수반되는 신의칙상의 부수적 의무로서 피용자가 노무를 제공하는 과정에서 생명, 신체, 건강을 해치는 일이 없도록 인적·물적 환경을 정비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강구하여야 할 보호의무를 부담하고, 이러한 보호의무를 위반함으로써 피용자가 손해를 입은 경우 이를 배상할 책임이 있으나(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보호의무위반을 이유로 사용자에게 손해배상책임을 인정하기 위하여는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사고가 피용자의 업무와 관련성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또한 그 사고가 통상 발생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 예측되거나 예측할 수 있는 경우라야 할 것이고, 그 예측가능성은 사고가 발생한 때와 장소, 사고가 발생한 경위 기타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하여야 한다( 대법원 2001. 7. 27. 선고 99다56734 판결 등 참조).

2)

피고의 보호의무위반 여부

앞서 본 바와 같이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원고의 4주간 주당 평균 근무시간은 61.5시간이고, 1주간 평균 근무시간은 55시간으로, 이는 근로기준법에서 허용하는 한도의 주당 근로시간(연장근로 포함)을 넘어서고, 원고가 25일 정도를 계속하여 야간근무를 하기는 하였으나(야간근무의 경우 주간근무에 비하여 더 많은 육체적, 정신적 부담을 발생시킬 수 있다), 이러한 사정만으로 피고가 원고에 대한 보호의무를 위반하였다고 인정하기에 부족하고, 앞서 든 각 증거와 을 제8호증의 기재에 변론 전체의 취지를 더하여 인정되는 아래와 같은 사정들을 종합하여 보면, 이 사건 사고의 발생은 원고의 지병인 고혈압이 그 주된 원인이 되어 발생한 것으로서, 피고가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음을 알았거나 알 수 있음에도 그 회피를 위한 별다른 안전조치를 취하지 않고 원고에게 계속하여 근무를 하게 하였다고 인정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피고의 보호의무위반을 전제로 한 원고의 주장은 이유 없다.

①

원고는 2010.부터 약 5년 동안 고혈압 치료를 받아 왔고, 음주 및 흡연을 즐겼음에도 2015. 2. 13. 30일분의 고혈압 치료약을 처방받은 이후로는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고혈압 치료를 받지 않았다.

②

원고는 2015. 3. 14.까지 E에 근무하였는바, F에 입사한 2015. 3. 24. 까지 9일 정도 휴식을 취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4주간 평균 주당 근무시간은 고용노동부고시에 의한 뇌혈관 질병 또는 심장 질병과의 관련성 기준에 미치지 못하고, 이 사건 사고 발생 직전 1주일 동안의 근무시간은 4주 동안의 평균 주당 근무시간과 비교하여 감소하였다.

③

원고는 2008.부터 도장 전 처리 업무에 종사해 오고 있었는바, 위 업무의 내용, 강도 등을 충분히 숙지하고 있었을 것으로 보인다. 원고의 업무는 근로시간 내내 계속적, 연속적으로 작업을 해야 하는 업무와 달리 당일 주어진 업무량을 마칠 수 있으면 근로시간 중 잠시 휴식을 취할 수도 있는 것이어서 원고가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과중했다고 보이지 않고, 업무량에 급격한 변화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④

피고는 고용 근로자들로 하여금 건강검진을 받도록 함과 동시에 뇌심혈관질환 발병 위험도 평가를 진행하여 위험군에 속한 근로자들을 선별하였는데, 원고의 경우 근무기간이 지나치게 짧아 위 평가를 실시하지 못하였다.

⑤

원고가 F에 입사한지 불과 1달 만에 이 사건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원고가 F에 입사하면서 받은 건강검진자료에는 뇌혈관 관련 질환의 발병 위험이 있음을 예상할 수 있는 아무런 기재가 없고(혈압 항목에 대해 정상으로 판정), 달리 원고가 피고에게 이를 알리거나 호소한 일도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⑥

원고는 휴일근로 및 연장근로를 하였으나 이것이 피고의 강요에 의한 것이라고 볼 아무런 증거가 없다. 또한 원고가 근무기간 중 휴일근로나 연장근로에 대하여 피고에게 이의를 제기하거나 고혈압이나 건강을 이유로 이를 거부하거나 피고에게 업무수행에 지장이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아무런 증거가 없다.

⑦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재해보상이 업무상 사유에 의한 근로자의 부상·질병·신체장해 또는 사망이 발생한 경우에 사용자의 고의나 과실을 불문하고 법이 정하는 보상을 하도록 한 규정에 따라 지급하는 사회보장제도로서의 성질을 가지고 있음에 비하여, 원고가 주장하는 피고의 손해배상책임은 위와 그 성격이 전혀 다르므로, 원고에게 산업재해보상보험급여가 지급되었다고 하여 곧바로 피고에게 보호의무위반이 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3.

결론

원고의 청구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하여야 할 것인데,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같이 하여 정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기각한다.

판사 이영철(재판장) 정한근 이용욱

각주1) 건강진단이 이루어진 2015. 3. 5.경에는 원고가 2015. 2. 13.자로 처방받은 고혈압 치료제를 복용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