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문
피고가 2020. 1. 3. 원고에게 한 소액체당금 지급거부처분을 취소한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
이유
처분의 경위
원고는 B상가번영회로부터 위 상가의 관리를 위임받은 C에게 고용되어 2013. 8. 1.부터 2017. 1. 26.까지 위 상가에서 주차관리원으로 근무하다가 퇴직하였는데, 지급받지 못한 임금 및 퇴직금의 합계가 46,428,140원이다.
원고는 2019. 12. 13. 피고에게 소액체당금 10,000,000원의 지급신청을 하였으나, 피고는 2020. 1. 3. 원고가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4호, 같은 법 시행령 제7조 제2항에서 정한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2년 이내에 소 제기한 근로자에 해당하지 아니한다는 이유로 부지급 결정을 하였다(이하 ‘이 사건 처분’이라 한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2020. 2. 18. 중앙행정심판위원회에 행정심판을 청구하였으나 2020. 10. 20. 위 심판청구가 기각되었다.
[인정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4, 5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이 사건 처분의 적법여부
원고의 주장
원고는 2019. 1. 17. 사업주를 오인하여 ‘체불 임금등·사업주확인서’ 중 사업장명에 기재된 비법인사단 B상가번영회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대구지방법원 2019가단101806), 재판 진행 중 원고를 고용한 사용자는 위 번영회가 아니라 C라는 주장이 제기되어 이를 검토한 후 2019. 4. 9. 위 소를 취하하고, 같은 날 위 C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대구지방법원 2019가단
113441). 따라서 원고가 민사소송의 상대방을 잘못 지정하여 그 기간을 도과한 데에는 원고에게 책임지울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을 뿐만 아니라 퇴사 후 임금채권 행사를 해태하였다고 볼 수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고의 퇴직일인 2017. 1. 26.부터 2년이 경과하기까지 민사소송 등을 제기하지 않고 소액체당금 지급신청을 하였음을 이유로 그 지급을 거절한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다.
관계 법령
별지 관계 법령 기재와 같다.
인정사실
원고가 2017. 1. 26. B상가번영회에서 퇴직하였고, 그로부터 2년이 지난 2019. 12. 13.에서야 피고에게 소액체당금 지급신청을 한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고, 앞서 든 증거들, 갑 제1, 2, 3호증의 각 기재 및 변론 전체의 취지에 의하면 다음과 같은 사실이 인정된다.
원고는 2017년 4월경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B상가번영회에서 일하였으나 임금 등을 받지 못하였음을 이유로 C를 임금체불로 처벌하여 달라는 취지의 진정서를 접수하였다.
이에 C는 원고에게 임금 등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되어 대구지방법원 2018고단327 사건(이하 ‘관련 형사사건’이라 한다)에서 2018. 4. 20. 유죄판결을 선고받았고, 위 판결은 2018. 11. 29. 확정되었다.
원고는 2019. 1. 4. 피고로부터 체불사업주 사업자명 ‘B상가번영회’, 실제대표 ‘C’ 등이 기재된 ‘체불 임금등·사업주 확인서’를 교부받아 2019. 1. 17. B상가번영회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2019. 4. 9. 위 소를 취하하고, 같은 날 위 C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판단
앞서 본 인정사실에 더하여 아래에서 보는 소액체당금 제도의 도입 취지, 이 법원에 현저한 사실 및 변론 전체의 취지를 종합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실들을 종합하면, 원고가 C를 상대로 퇴직한 날부터 2년 이내에 미지급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지 못한 데에는 원고에게 책임지울 수 없는 특별한 사정이 있었다고 보이고, 달리 원고가 임금채권과 관련한 권리행사를 해태하였다고 보기도 어렵다. 따라서 이와 다른 전제에 선 이 사건 처분은 위법하므로 취소되어야 한다.
구 임금채권보장법(2015. 1. 20. 법률 제13047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은 도산한 기업에서 퇴직한 근로자가 사업주로부터 임금 등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하여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을 지급하는 체당금 제도를 규정하고 있었다. 그런데 체당금의 지급대상이 도산한 기업에서 퇴직한 근로자로 한정되었기 때문에 도산하지 않은 기업에서 퇴직한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위해 체불임금에 대한 권리 구제가 보다 신속하게 이루어질 필요성이 대두되었고, 그에 따라 2015. 1. 20. 임금채권보장법이 법률 제13047호로 개정되어 근로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미지급 임금 등을 지급하라는 판결 등을 받은 경우 일정 금액의 범위 내에서 국가가 사업주를 대신하여 임금 등을 지급하고 국가가 사업주에게 구상하는 내용의 소액체당금 제도가 도입되었다.
이와 같이 소액체당금 제도는 근로자가 사업주를 상대로 임금지급에 관한 판결 등을 받을 것을 요건으로 하여 국가가 근로자에게 소액체당금을 지급함으로써 근로자의 생활안정을 신속하게 도모하기 위하여 마련된 사회복지적 차원의 제도로, 그 지급신청을 위해 근로자는 퇴직한 날로부터 2년 내에 소 제기 등을 하여야 하고(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7조 제2항), 판결 등이 있은 날로부터 1년 이내 지급신청을 하도록(제9조 제1항) 제도가 설계되었다. 이와 같이 소액체당금 제도는 기업의 도산을 요건으로 하지 않음으로써 그 지급대상을 확대하는 한편, 비교적 간편하지만 임금지급을 둘러싼 법률관계를 확정할 수 있는 판결 등을 요구함으로써 주로 저분쟁성 사건에 관하여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하기 위하여 도입된 제도이다.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2항은 일반체당금(제1호 내지 3호, 사업주의 회생절차개시결정, 파산결정 등)과 소액체당금(제4호, 사업주에 대한 임금지급 판결, 명령, 조정 또는 결정 등)의 지급요건, 임금지급의 범위(최종 3개월분의 임금과 휴업수당, 최종 3년간의 퇴직급여)를 규정하고 확정된 종국판결 등이 있는 경우에 임금채권자가 지급받지 못한 임금 등을 고용노동부장관이 대신 지급하도록 하면서, 같은 조 제4항에서 '체당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근로자와 사업주의 기준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에 관한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의 해석에 있어 임금채권보장법의 위임의 취지를 고려하여야 한다.
이에 따라 임금채권보장법 시행령 제7조 제2항에서 '소액체당금의 지급대상이 되는 근로자는 사업에서 퇴직한 날의 다음 날부터 2년 이내에 임금채권보장법 제7조 제1항 제4호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판결, 명령, 조정 또는 결정 등에 관한 소의 제기 또는 신청 등을 한 근로자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이는 앞서 본 바와 같이 도산여부와 관계없이 임금이 체불된 근로자의 신속한 권리구제를 도모하되 국가의 재정상태 등을 반영하여 적정하게 소액체당금의 혜택을 부여할 대상을 구체화하도록 할 필요성에 근거하여 근로자의 요건을 정한 것이지, 그 기간의 경과 자체만으로 임금채권자의 체당금청구권 자체를 박탈하고자 하는 취지라고 볼 수는 없다.
원고가 당초 임금체불 및 퇴직금 미지급 사유 등을 들어 대구지방고용노동청에 C를 진정하였고, 이에 C가 원고에 대한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기소되어 유죄판결을 선고받은 사실은 앞서 본 바와 같으나, C는 관련 형사사건에서 계속하여 ‘원고에 대하여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책임져야 하는 자는 사업주인 B상가번영회이지 자신이 아니다.’라고 주장하였고, 이에 관련 형사사건의 항소심 법원에서는 ‘C가 설령 사업주가 아니라도 하더라도 근로자에 관한 사항에 대하여 사업주를 위하여 행위하는 자라고 할 것이므로 근로기준법상의 사용자에 해당하고 원고에 대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하여 사용자로서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여 제1심 유죄판결을 유지하였다. 이에 C가 대법원에 항소하였으나 2018. 11. 29. 상고기각판결이 선고되어 관련 형사판결이 그대로 확정됨으로써 원고가 위 B상가번영회가 사업주로서 원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에 대한 책임을 질 수도 있다고 판단할 여지도 있었다고 보인다.
원고는 B상가번영회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가 위 번영회와 관련하여 단체로서 소송당사자가 되는지 여부, 사용자인지 여부에 대한 다툼이 있자 2019. 4. 9. 위 번영회에 대한 소를 취하하고, 같은 날 바로 위 C를 상대로 임금 등의 지급 청구의 소를 제기하였다.
결론
그렇다면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이유 있으므로 이를 인용한다.
판사 이진관(재판장) 박가연 이도경
출처: 대법원 종합법률정보 · 수집일 2026.10.26.